Z-카페의 정비숍 이야기 ⑬, 겨울철 배터리 방전 대비책

2021-12-29

시동이 안 걸리는데 출장 좀 와주실 수 있나요?


겨울이 시작되고 이런 문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날씨가 추워지다 보니 라이더가 라이딩 빈도를 줄이게 되고, 막상 사용하려 할 때가 되면 ‘시동 불량’이 발생해서 정비숍에 급하게 연락을 하게 되는 것이다. 라이더는 추운 날씨에 방한용품들로 온 몸을 무장한다 해도 찬바람을 뚫고 주행해야 하는 바이크에게 부담이 되는 계절이 바로 겨울이다.


장기간 미 운행 시, 배터리가 방전되는 이유


겨울철에 바이크를 장기간 운행하지 않을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배터리의 방전이다.


추운 날씨인 3개월(11, 12, 1월) 여를 지나면서 라이딩을 장기간 하지 않았을 때 배터리가 방전되거나 방전에 준하는 경우들이 생긴다. 배터리가 시동을 걸기에는 부족한 상태로 약해진 상태에서 라이더가 스타트 버튼을 계속 누르다 보면 결국 시동은 걸리지 않고 방전 되어버리는 경우들도 많다.


대체 왜 겨울철이 되면 배터리가 쉽게 방전되는 것일까? 몇 가지 원인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는 배터리 내부에 들어있는 전해액은 외부 온도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다. 섭씨 영상 25도에서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는 전해액은 영하 18도 이하의 온도에서는 빙결되기 시작해서 배터리 성능을 낮추게 된다. 


배터리를 탈거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


약해진 배터리는 결국 시동을 걸지 못하게 되며, 낮은 온도는 배터리 내부의 화학 반응 자체를 느리게 만들어 배터리의 성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유독 시동이 안 걸리게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배터리는 추위에 약한 것’이다.


또 다른 원인으로 ‘암전류 관련 방전’이다. 차량과 동일하게 바이크에도 암전류라는 것이 존재한다. 암전류란 시동을 완전히 꺼놓은 상태에서 바이크 내부에 센서나 각종 전자장치에 미세하게 흐르는 작은 예비전류로서, 장기간 주차 시 암전류가 조금씩 배터리를 소모해나가 배터리가 자연방전 되는 것을 가속화 하게 되는 것이다.


방전 예방 꿀팁


+, - 단자를 분리해놓는 것이 좋다


바이크를 운행하지 않는 기간이 3주 이상, 한 달 가까이 된다고 하면 배터리에서 플러스(+) 나 마이너스(-) 단자를 탈거해 놓는 것이 좋다. 가능하다면 완전히 배터리를 탈거해서 집에 따로 보관을 해두면 좋지만, 이러한 작업이 너무 번거롭고 불편한 일부 기종의 경우는 배터리가 연결된 플러스(+) 나 마이너스(–) 단자를 빼놓으면 방전되는 것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평상 시 바이크의 상태가 정상적인 경우라면 마이너스(–) 단자만 빼 놓으면 되고 만약 바이크에 문제가 있어서 겨울철이 아닌 평상시에도 운행을 자주하지 않아 방전이 됐던 차량이라 한다면 암전류가 허용치보다 큰 경우이며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정비가 필요하지만 우선은 급한 대로 플러스(+) 단자를 빼 놓기만 해도 배터리 방전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바이크 겨울잠 준비는 필수


장기간 운행하지 않을 경우 배터리를 분리해 놓으면 된다


바이크를 주차할 때도 찬바람을 그대로 맞아야 하는 외부보다는 아파트 지하주차장 같이 겨울에도 영하의 온도로 내려가지 않는 공간을 찾는 것이 좋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영하의 온도에서는 배터리 전해액뿐만 아니라 부동액과 엔진오일 그리고 휘발유까지 다양한 부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지인들이 거주하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이라도 찾아서 주차해 놓는 것을 추천한다.


겨울철 실내에 장기 주차할 때는 바이크 시트에 곰팡이가 피거나 산화로 인한 부식이 일어날 수 있으니 정기적으로 실외로 이동해서 햇빛이나 바람을 맞으면서 습도가 낮은 곳으로 이동시켜줄 필요가 있다. 


또 한 가지는 연료, 휘발유를 가득 채워 장기주차 하는 것이다. 연료가 가득 차 있지 않는 경우 남아있는 공간을 통해 결로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결로 현상으로 발생한 수분은 연료라인 중간에 빙결을 일으켜 시동이 걸리지 않는 원인이 되기도 하고 엔진의 출력 제한을 유발해 연료펌프의 고장이나 연료라인의 부식을 일으킬 수도 있다. 


간단하게 연료를 가득 채워 놓는 것만으로도 예방할 수 있으니 겨울철 장기주차 전에는 연료를 가득 채워 놓는 것이 좋다. 가급적이면 2주에 한 번씩은 시동을 걸어주고 짧은 거리라도 운행을 해주는 게 좋지만 몸도 마음도 움츠러드는 요즘 같은 계절에는 쉽지 않은 일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엔진 시동 후 공회전을 10분 이상 정도해준다면 긴 겨울 바이크 컨디션을 유지해주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정비사다’를 진행하며


‘나는 정비사다’ 코너에 연재를 시작하면서 글을 하나씩 써오다 보니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간 것 같다.


바이크 정비를 직업적으로 하고 있는 만큼, 일반 라이더들이 ‘이 정도는 꼭 스스로의 안전과 올바른 바이크 관리를 위해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글을 썼다. 쓰다 보니 어떤 주제는 더 많이 알려드리고 싶은 욕심에 할당된 지면을 넘기게 되어 본의 아니게 2부로 연재되기도 했었다.


한편 ‘한국이륜차신문’에 칼럼을 쓰면서 ‘정비사가 만난 독특한 고객들에 대한 이야기’는 꼭 한번 다루고 싶었다. 다양한 사람들의 재미있는 바이크 스토리들을 미처 다 전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 이륜차 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매체에 글을 써서 기고한다는 무게감이 가끔은 크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한 번씩 안부연락을 하는 업계 관계자분들께서 ‘글 잘 보고 있다’고 말씀 해주실 때면 부끄러우면서 동시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다시 한 번 ‘한국이륜차신문’이 업계에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느껴졌다. 처음 기사를 쓰게 되면서 막연하게 생각했을 때 보다 ‘한국이륜차신문’의 영향력은 훨씬 컸고, 그런 매체에 외부필진으로 글을 연재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영광이었고 큰 기쁨이었다.


근래 들어 교통수단이자 레저 용도에만 국한되지 않고, 이륜차 문화 자체를 사랑하는 분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한국이륜차신문’이 일으키는 파도가 라이더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해, 라이더들이 사회적인 존중을 받는 세상으로 향하도록 안내하는 지침서로서, 지금처럼 계속 힘써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글/지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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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393호 / 2021.12.16~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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