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을 딛고 일어난 ‘히데오 요시무라’
애프터 마켓 머플러 브랜드인 요시무라는 60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일본의 완성차 브랜드 스즈키와 40년 이상 특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요시무라의 시작과, 수많은 브랜드 중 스즈키와 함께하게 된 일화를 소개한다.
요시무라의 창업주인 히데오 요시무라(좌측)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항공기 정비사로 근무했던 히데오 요시무라(이하 히데오)는 전쟁이 끝난 후 바이크를 튜닝했다. 영어를 구사할 수 있었던 그는 미군의 바이크를 튜닝하며 1954년 일본 후쿠오카에 ‘요시무라 모터스’를 설립한다. 히데오는 먼 이국땅에 와있는 미군들을 아들처럼 여겼다. 히데오에게 감동 받은 그들은 아버지를 뜻하는 ‘Pop’이라는 별명을 붙여 ‘Pop 요시무라’라고 불렀다.
요시무라와 혼다
1964년 일본 최초의 공식 내구 레이스인 스즈카 18시간 내구 레이스가 개최됐다.
히데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바이크를 튜닝했는데, 이 경기에서 히데오의 레이싱 팀은 혼다의 레이싱 팀 혼다R&D를 꺾고 우승했다.
그다음 해, 일본 그랑프리 주니어 클래스에서도 히데오가 튜닝한 혼다의 CB72는 놀라운 성능을 나타냈다. 그 모습을 목격한 혼다의 관계자가 성능 테스트를 요청했고, 히데오는 흔쾌히 승낙했다.
혼다 엔지니어들의 손을 거친 CB72는 기본 24hp에서 3hp가 증가한 27hp이었지만, 히데오가 튜닝한 CB72는 32hp의 출력을 발휘했다.
이후 혼다는 히데오에게 엔진과 부품을 보내 바이크 튜닝을 의뢰했다. 그의 손을 거친 혼다의 바이크는 대회를 휩쓸며 일본 전역에 알려지게 됐다.
하지만 혼다와 히데오의 동행은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혼다는 자체적으로 레이스 전문 팀을 설립했고, 히데오는 자비로 레이스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레이스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해 경영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1971년 히데오는 아들 후지오와 함께 사업 확장을 위해 ‘요시무라 레이싱’이라는 사명으로 로스앤젤레스에 진출했지만 경영난을 겪으며, 1974년 다시 일본으로 돌아왔다.
스즈키와 운명적인 만남
2021 FIM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 1위
1976년, 히데오는 미국 시장에 재도전하기 위해 다시 로스앤젤레스로 향했다. 하지만 그다음 해, 불의의 사고로 심각한 전신 화상을 입고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이때 스즈키가 바이크를 보내왔다.
당시 스즈키 이륜차 사업 설계 담당자였던 에츠오 요코우치는 신모델 GS1000으로 정상의 자리에 올라보자고 협업을 제안했다.
이를 계기로 운명적인 만남이 이루어졌다. 레이스에서의 성공은 곧 사업의 부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히데오는 집념을 발휘해 각종 파츠들을 튜닝하며 무려 60kg의 경량화를 이루어냈고, 제1회 스즈카 8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사용할 GS1000을 완성했다.
1978년 스즈카 8시간 내구레이스 시작 전 회의 모습
1978년 7월 30일, 제1회 스즈카 8시간 내구레이스가 개최됐다. 요시무라 팀은 히데오를 포함해 3명의 가족과 4명의 직원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는 정상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순조롭던 레이스는 경기 시작 후 4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급작스러운 위기를 맞이했다. 타이어 교체 도중 휠을 고정하는 볼트 하나가 실수로 인해 부러졌다. 포크 전체를 교환해야 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해당 세션 레이서인 볼드윈은 “지금 상태로 어느 정도는 달릴 수 있으니 내가 돌아오기 전에 수리할 방법을 생각해놓으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레이스를 이어나갔다. 나머지 팀원들이 방법을 강구하는 동안 시간은 계속 흘렀다. 트랙을 15바퀴 정도 달린 볼드윈이 다시 피트로 돌아왔다.
그는 “그냥 차축 고정 나사를 갈아서 얇게 만들어주세요!”라고 말했고, 그 말을 들은 팀원들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문제가 해결된 머신은 트랙을 질주했고 스즈키는 2위보다 무려 4바퀴를 앞선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들의 목표였던 ‘정상에 오르는 것’을 실현했다.
2021 FIM 볼도르 24시간 내구레이스 1위
2018년 요시무라와 스즈키의 동행이 40주년을 맞이했다.
이때까지 스즈키는 1978년 이후 AMA 슈퍼바이크 챔피언십 14회 우승, 슈퍼바이크 레이스 189번 우승이라는, AMA 슈퍼바이크 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 횟수를 기록했다.
요시무라는 지금도 스즈키와 기술 협약을 맺고 레이스용 부품과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여전히, 매년 스즈카 8시간 내구레이스에 참가하며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글/이승원 기자
참조/https://www.yoshimura-jp.com, https://www.yoshimura-rd.com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히데오 #요시무라 #머플러 #내구레이스
한국이륜차신문 391호 / 2021.11.16~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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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을 딛고 일어난 ‘히데오 요시무라’
애프터 마켓 머플러 브랜드인 요시무라는 60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일본의 완성차 브랜드 스즈키와 40년 이상 특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요시무라의 시작과, 수많은 브랜드 중 스즈키와 함께하게 된 일화를 소개한다.
요시무라의 창업주인 히데오 요시무라(좌측)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항공기 정비사로 근무했던 히데오 요시무라(이하 히데오)는 전쟁이 끝난 후 바이크를 튜닝했다. 영어를 구사할 수 있었던 그는 미군의 바이크를 튜닝하며 1954년 일본 후쿠오카에 ‘요시무라 모터스’를 설립한다. 히데오는 먼 이국땅에 와있는 미군들을 아들처럼 여겼다. 히데오에게 감동 받은 그들은 아버지를 뜻하는 ‘Pop’이라는 별명을 붙여 ‘Pop 요시무라’라고 불렀다.
요시무라와 혼다
1964년 일본 최초의 공식 내구 레이스인 스즈카 18시간 내구 레이스가 개최됐다.
히데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바이크를 튜닝했는데, 이 경기에서 히데오의 레이싱 팀은 혼다의 레이싱 팀 혼다R&D를 꺾고 우승했다.
그다음 해, 일본 그랑프리 주니어 클래스에서도 히데오가 튜닝한 혼다의 CB72는 놀라운 성능을 나타냈다. 그 모습을 목격한 혼다의 관계자가 성능 테스트를 요청했고, 히데오는 흔쾌히 승낙했다.
혼다 엔지니어들의 손을 거친 CB72는 기본 24hp에서 3hp가 증가한 27hp이었지만, 히데오가 튜닝한 CB72는 32hp의 출력을 발휘했다.
이후 혼다는 히데오에게 엔진과 부품을 보내 바이크 튜닝을 의뢰했다. 그의 손을 거친 혼다의 바이크는 대회를 휩쓸며 일본 전역에 알려지게 됐다.
하지만 혼다와 히데오의 동행은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혼다는 자체적으로 레이스 전문 팀을 설립했고, 히데오는 자비로 레이스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레이스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해 경영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1971년 히데오는 아들 후지오와 함께 사업 확장을 위해 ‘요시무라 레이싱’이라는 사명으로 로스앤젤레스에 진출했지만 경영난을 겪으며, 1974년 다시 일본으로 돌아왔다.
스즈키와 운명적인 만남
2021 FIM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 1위
1976년, 히데오는 미국 시장에 재도전하기 위해 다시 로스앤젤레스로 향했다. 하지만 그다음 해, 불의의 사고로 심각한 전신 화상을 입고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이때 스즈키가 바이크를 보내왔다.
당시 스즈키 이륜차 사업 설계 담당자였던 에츠오 요코우치는 신모델 GS1000으로 정상의 자리에 올라보자고 협업을 제안했다.
이를 계기로 운명적인 만남이 이루어졌다. 레이스에서의 성공은 곧 사업의 부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히데오는 집념을 발휘해 각종 파츠들을 튜닝하며 무려 60kg의 경량화를 이루어냈고, 제1회 스즈카 8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사용할 GS1000을 완성했다.
1978년 스즈카 8시간 내구레이스 시작 전 회의 모습
1978년 7월 30일, 제1회 스즈카 8시간 내구레이스가 개최됐다. 요시무라 팀은 히데오를 포함해 3명의 가족과 4명의 직원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는 정상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순조롭던 레이스는 경기 시작 후 4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급작스러운 위기를 맞이했다. 타이어 교체 도중 휠을 고정하는 볼트 하나가 실수로 인해 부러졌다. 포크 전체를 교환해야 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해당 세션 레이서인 볼드윈은 “지금 상태로 어느 정도는 달릴 수 있으니 내가 돌아오기 전에 수리할 방법을 생각해놓으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레이스를 이어나갔다. 나머지 팀원들이 방법을 강구하는 동안 시간은 계속 흘렀다. 트랙을 15바퀴 정도 달린 볼드윈이 다시 피트로 돌아왔다.
그는 “그냥 차축 고정 나사를 갈아서 얇게 만들어주세요!”라고 말했고, 그 말을 들은 팀원들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문제가 해결된 머신은 트랙을 질주했고 스즈키는 2위보다 무려 4바퀴를 앞선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들의 목표였던 ‘정상에 오르는 것’을 실현했다.
2021 FIM 볼도르 24시간 내구레이스 1위
2018년 요시무라와 스즈키의 동행이 40주년을 맞이했다.
이때까지 스즈키는 1978년 이후 AMA 슈퍼바이크 챔피언십 14회 우승, 슈퍼바이크 레이스 189번 우승이라는, AMA 슈퍼바이크 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 횟수를 기록했다.
요시무라는 지금도 스즈키와 기술 협약을 맺고 레이스용 부품과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여전히, 매년 스즈카 8시간 내구레이스에 참가하며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글/이승원 기자
참조/https://www.yoshimura-jp.com, https://www.yoshimura-rd.com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히데오 #요시무라 #머플러 #내구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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