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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R 1300 RS와 함께 떠난 1박 2일의  특별한 여행

2025-10-27

BMW 모토라드, DMZ 피스웨이 라이드 2025

라이더라면 자신의 모터사이클을 타고 여행하는 것을 좋아할 것이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명소들을 방문해보겠지만,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모든 곳을 가볼 수 있는 건 아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가보기 힘든 곳이 있으니 바로 ‘DMZ(Demilitarized Zone)’, 비무장지대다.


6.25 전쟁 이후 설정된 DMZ는 한정된 인원들만 들어갈 수 있고 모터사이클로는 그동안 방문이 불가능했다. 

그런데 지난 2023년부터 BMW가 클릭앤라이드(CNR), 철원군청, 군부대 등과 협의를 거쳐 DMZ 평화투어를 운영하며 가볼 기회가 생겼다. 다양한 DMZ 내의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코스였지만, 단 하루 만에 많은 곳을 둘러보기란 쉽지 않아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에 새롭게 1박 2일로 확대된 ‘철원 DMZ 피스웨이 라이드 2025’가 마련돼 직접 코스를 달려보았다.


DMZ 평화투어

이번 투어 역시 기존과 마찬가지로 강원도 철원에 위치한 바잘트 38.1 카페를 거점으로 이뤄진다. 모터사이클 역시 이곳에 마련된 차량 중 하나를 골라 선택해 이동할 수 있지만, 이번 투어에선 특별한 모델과 함께 하기로 했다. 바로 최근에 출시된 신제품인 스포츠 투어러 R 1300 RS다. 
BMW의 대표 투어러로 R 1300 RT가 있지만, 좀 더 스포티한 라이딩을 선호하는 라이더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것이 RS 시리즈다.
GS와 RT에 이어 이번에 새로 R과 RS 역시 신형 박서 엔진이 투입되며 대대적인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는데, 이 신제품을 가장 빨리 시승할 수 있어 이번 투어에 함께 하게 됐다.

시승 차량을 받아 출발해보니 RS 역시 엔진 업그레이드와 함께 시프트 어시스턴트가 새로 적용된 덕분에 주행이 한결 편하다. 왼쪽 핸들 바의 버튼을 눌러 수동 변속에서 자동 변속으로 변경해주면 그때부터는 덩치 큰 스쿠터로 변신한다. 


라이더가 할 일은 도로 상황을 주시하며 스로틀과 브레이크만 확실히 조작해주는 것뿐이고, 나머지 변속은 컴퓨터가 속도나 회전수에 맞춰 알아서 변경해주기 때문에 주행이 한결 편하다. 필요에 따라 기어 레버로 변속하거나 주행모드 변경, 스로틀 페달을 크게 열어주면 더 빠른 가속이 가능한데, 이번 투어 내내 일부러 기능 테스트를 위해 시도할 때 빼고는 단 한 번도 수동 변속을 쓴 적이 없을 정도로 편리함은 으뜸이다.

서울에서 출발해 경기 북부를 거쳐 철원까지 2시간 30분여, 짧지 않은 거리지만 그래도 R 1300 RS를 타고 편하게 달리다 보니 어느새 투어의 시작점이자 종착점인 바잘트 38.1에 도착했다. 자동차를 타고 온 사람들도 먼저 여기로 집결해 모터사이클을 배정받고 투어 코스와 주의사항에 대한 안내를 받은 후 출발하게 된다. 


이번 코스는 평소와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 원래는 1박 2일동안 철원 내 비무장지대를 둘러보는 코스지만, 투어 당일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군부대의 내부 행사 일정으로 인해 이번 코스는 비무장지대 반, 주변 지역 반을 달리는 코스로 바뀐다고.

못 가본 코스 일부는 이전 DMZ 평화투어 때 가본 적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 그동안 가보지 않았던 강원 북부 지역의 새로운 곳들을 가볼 수 있으니 오히려 반가운 일이다.


다시 노동당사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분단의 상징인 노동당사다. 이전에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보수 문제로 건물 주변에 높은 담벼락이 둘러쳐져 있었지만, 이번에는 담장이 싹 사라지고 원래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6.25 전쟁의 격전 속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건물로 당시의 치열한 상황을 한눈에 보여주는 곳이다. 노동당사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또 하나 인상적인 부분은 모터사이클을 위한 별도의 주차 공간이 마련된 점이었다. 

철원군에서도 라이더들이 자주 방문하는 점을 고려해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편하게 주차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한다. 그동안은 길가에 불안하게 모터사이클을 세워야 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진 점이 좋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곳이고, 이제는 본격적으로 비무장지대 투어를 시작할 시간이다. 안내에 따라 달리다 보니 낯선 구조물이 눈에 들어온다. 비무장지대 출입을 위한 군부대의 검문소다. 군사지역인 만큼 출입을 위해 신원 확인을 거쳐야 하는데, 10여 명의 참가자를 모두 확인하느라 시간이 지체되지만, 이곳의 특수성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 


긴 시간 모든 확인 절차를 마친 후 군부대 차량의 안내에 따라 도착한 곳은 DMZ 생태평화공원 방문자센터다. 여기에는 십자탑 탐방로와 용양보 탐방로 2곳의 코스가 있는데, 오늘은 이 중에서 용양보 탐방로를 다녀온다고.

비무장지대는 통행이 제한되다 보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들이 많다. 용양보는 내부에 거대한 습지가 있어 천혜의 자연환경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가이드의 안내를 따라 걸으니 곳곳에 보이는 철조망과 초소들이 이곳이 비무장지대임을 느끼게 한다. 


그래도 그 덕분에 습지는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 깨끗한 환경을 그대로 관찰할 수 있다. 한참을 걷다 보니 나타나는 거대한 철책선, 바로 민간인은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최북단의 선인 남방한계선이다. 애국가 영상에서 흔히 보는 가파른 능선의 철책선이 바로 여기 용양습지 옆에 있는 남방한계선 일부라고.

과거에는 여기까지 오고 나서 왔던 길을 따라 되돌아가야 했지만, 탐방로가 설치되며 습지를 따라 한 바퀴 돌 수 있게 바뀌었다. 탐방로를 따라 걷다 보면 예상외의 광경이 펼쳐지는데 바로 뜬금없이 나타나는 철길이다. 


과거 이곳은 서울에서 출발해 김화역을 거쳐 금강산으로 향하는 전기철도가 있었는데 이를 탐방로로 바꿔 걸을 수 있게 조성해놓았다고. 우거진 숲속의 철길이라니, 색다른 광경에 신기함도 들지만, 언젠가 이 철길이 부활해 기차를 타고 금강산을 방문하는 날이 오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탐방을 마치고 나니 어느새 해가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조금 이르지만 비무장지대는 야간 통행이 제한되는 만큼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해야 할 시간이다, 오늘의 숙소는 비무장지대 내 폐교를 활용해 만든 캠핑장이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전형적인 시골 학교의 풍경이 펼쳐진다. 운동장 좌우로 마련된 데크 위의 텐트가 오늘 저녁의 숙소다. 지역 주민들이 현지에서 수확한 재료를 이용한 맛집 부럽지 않은 저녁 식사를 마련해준 덕분에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R 1300 RS의 진면모 확인

이튿날 아침 안개가 자욱할 무렵에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 오늘은 예정대로 비무장지대 주변을 달리는 코스인데, 나가는 과정 역시 군 차량의 안내를 받아야 하기에 시간에 맞춰 서둘러 짐을 정리하고 출발한다.

검문소를 빠져나와 달리기 시작하니 양구, 화천 일대의 다양한 와인딩 코스들이 시작된다. 오래간만에 R 1300 RS의 진면모를 확인할 차례다. 자동 변속으로도 와인딩을 달리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조금 더 스포티하게 달리기 위해 매뉴얼 모드로 바꿔준다. 


코너 진입 전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동시에 미리 기어를 아래로 내려주면 코너를 빠져나오면서 부드럽게 빠른 가속이 가능하다. R 1300 RT도 이런 코너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지만, 날카로움은 역시 기대처럼 R 1300 RS가 한 수 위다. 좌우로 민첩하게 기울어 방향을 전환하기 때문에 짧은 코너가 이어져도 부담은커녕 오히려 라이딩이 더 즐거워진다.

물론 RT에 비해 RS의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방풍 성능의 아쉬움으로, 허리를 바짝 숙여 윈드스크린 아래로 숨지 않으면 주행풍을 온몸으로 맞아야 하기 때문. 윈드스크린은 조절식이긴 하지만 수동 방식이어서 주행 중 조절은 주의해야 한다. RT와 달리 오디오 시스템이 없는데, 대신 블루투스 연결은 지원하기 때문에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헤드셋을 연결해 음악이나 전화 등을 제어할 수 있어 이 부분은 취향에 따라 갈릴 듯하다.

잠깐 카페에서 숨을 돌리고, 잠깐 점심 식사 후 조금 달렸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해가 서서히 기울고 있었다. 


다시 출발지인 바잘트 38.1에 도착하는 것으로 이번 철원 DMZ 피스웨이 라이드 2025의 모든 일정이 마무리됐다. 비무장지대의 더 많은 곳을 둘러보는 것도 좋았겠지만, 그동안 가보지 않았던 강원 북부 지역의 색다른 코스를 라이딩하는 것도 충분히 즐거웠다.

여기에 지역 주민들의 맛깔나는 식사와 평소에 가보지 않았던 와인딩 코스까지, 그동안 많은 곳을 다녀 봤지만, 이번 비무장지대 투어에서는 ‘새로움’을 경험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여기까지 기사를 읽고 ‘나도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아쉽게도 올해 예정된 투어는 발 빠른 사람들로 인해 벌써 마감됐으니 내년 시즌을 기다려보자. 

약간의 기다림이 있겠지만, 기다림에 대한 보상은 충분히 받을 수 있을 만큼 즐거운 투어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송지산(song196@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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