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ding Impression_SPEED 400 TRIUMPH, ‘이븐’하게 익혀 나온 콤팩트 로드스터

2024-11-01

_ 콤팩트한 크기로 민첩하게 즐길 수 있는 로드스터… 

_ 가성비 넘치는 가격으로 신규 트라이엄프 라이더 유입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트라이엄프가 엔트리 모델 ‘400 시리즈’를 출시하며 신규 유저 유치에 나섰다. 

트라이던트 660을 발표했을 당시 파격적인 가격 책정으로 큰 이슈몰이를 했었는데, 이번 스피드 400과 스크램블러 400 X 또한 엄청난 가성비로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두 대 중 로드스터 모델인 스피드 400을 먼저 시승했다.


트라이엄프 아이덴티티

많고 많은 배기량 중에 트라이엄프가 왜 400cc를 선택했을까. 답은 금방 나오게 된다. 유럽 시장은 EU 면허 체계 중 하나인 A2 라이선스(최고출력 35kW, 47hp 이하) 클래스가 강세인 만큼 시장의 흐름에 맞춰 출시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A2 클래스는 판매량이 많은 만큼 새로운 고객을 불러들이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내는 면허 체계가 달라 상황이 다르지만, 평소 트라이엄프의 오너가 되고 싶었던 라이더를 끌어들이기에는 매력적인 모델임이 틀림없다.

아무리 잘 만든 모터사이클이라 해도 디자인이 나쁘면 소용없다. 트라이엄프는 엔트리 모델이라고 해서 차별을 두지 않았다. 전체적인 외관은 기존 트라이엄프의 이미지를 그대로 이어간다. 클래식한 원형 헤드라이트, 공랭식 감성의 냉각핀 디테일 등이 그렇다. 여기에 프런트 포크를 금색으로 도장해 보다 고급스러운 이미지까지 챙겼다.

계기반은 아날로그 속도계와 흑백 LCD 스크린이 합쳐진 모습이다. 각종 인디케이터는 아날로그 속도계 쪽에 표시되고, LCD 스크린에는 연료계, 회전계, 기어 포지션, 시계 등의 정보가 표시된다. 

브레이크는 앞뒤 모두 디스크이며 브렘보의 세컨드 브랜드인 바이브레 캘리퍼를 장착했다. 여기에 2채널 ABS와 TCS까지 탑재돼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감성과 성능의 절묘한 조화

시동을 걸자 단기통 특유의 ‘동동’거리는 리드미컬한 배기음을 들려준다. 어쩌다 보니 최근 들어 비슷한 배기량대의 단기통 엔진을 장착한 여러 모델을 경험하고 있는데, 확실히 최신 모델일수록 깊고 중후한 소리로 심금을 울리는 맛이 있다. 듣기 좋은 단기통 배기음을 만들어 내는 기술이 거의 절정에 다다른 것 같다.

클러치 레버는 새끼손가락 하나만으로 조작할 수 있을 정도로 가볍다. 다만 전자식 스로틀은 초반 반응이 예민해 약간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시트고는 790mm에 불과하고 시트도 허벅지가 닿는 부분을 얇게 만들어 발착지성이 좋아 초보자라도 부담스럽지 않다.

차량 통행량이 적은 외곽 도로에서 스로틀을 감아 돌리자 속도계의 바늘이 부지런히 움직인다. 최고 속도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수치까지 도달한다. 특히 스피드 400의 진가는 코너에서 발휘된다. 콤팩트한 차체와 낮은 무게 중심을 기반으로 마치 125cc급 모터사이클을 타고 있는 듯이 가볍게 휙휙 넘기는 맛이 있다. 직진, 코너 모두 밸런스가 고르게 잡혀있다.

트라이엄프는 트라이엄프다

저렴한 부위의 고기라도 누가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그 맛은 확연히 달라진다. 

스피드 400은 트라이엄프 로고가 박힌 트라이엄프의 모터사이클이다.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를 따지는 것은 그 다음 이야기가 될 것이다.

이승원(monkey2@kmnews.net)

시승 협조_트라이엄프 코리아


일타 리뷰

합리적인 가격, 높은 시장 가치


스피드 400의 시승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오래 기다린 탓인지 몸소 체험하니 장단점이 명확하게 느껴졌다. 

우선 만족스러운 부분은 만듦새다. 스피드 400은 인도 바자즈(BA JAJ)와의 업무 협약으로 생산된 ‘MADE IN INDIA’다. 

인도 생산 모터사이클이 국내에 수입되기 시작한 초창기에는 품질 이슈도 심심찮게 발생했기에 이에 따른 불안감도 있었다. 그러나 실물을 확인한 뒤에 어느 정도를 안심할 수 있었는데, 무엇보다 파츠의 품질이 나쁘지 않았다. 

트라이엄프는 종종 프레임과 스윙 암을 ‘아노다이징’ 처리한다. 아노다이징이란 알루미늄 위에 금속으로 막을 치는 표면 처리법이다. 

아노다이징으로 마감된 프레임은 보기에도 고급스러울 뿐만 아니라 녹이 잘 슬지 않고 내마모성도 우수하다. 이 아노다이징 프레임이 스피드 400에도 일부 적용됐다. 

연료 탱크를 보면 트라이엄프 로고가 새겨져 있다. 이는 그냥 스티커를 붙여 놓은 것이 아니라 정교한 그래픽 위에 클리어를 도포해 깔끔하게 마감했다. 프런트의 골드 포크는 쿼터급 답지 않은 고성능 서스펜션의 느낌을 준다. 

계기반의 구성과 시인성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배기음도 훌륭하다. 공회전 시에 ‘동 동 동 동’ 거리며 감성적으로 울리는 ‘빅 싱글’의 감성이 잘 살아 있다. 스로틀을 감을 때 들리는 배기음은 나름 거칠기도 하다.


명확한 장르적 한계

반면 주행 성능에 있어 스피드 400의 한계는 생각만큼 높지 않았다. 스피드 400의 최고 출력은 40ps다. 다만 이 출력값을 모두 뽑아내려면 어느 정도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6,000rpm 부근부터 진동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 회전 영역부터 감성적인 필링은 기대할 수 없다. 버터 내야 하는 진동만이 있을 뿐이다. 계속해서 스로틀을 열 수도 있지만, 굳이 그러고 싶지 않다. 

또한 공기역학 성능을 기대할 수 없는 클래식 장르 특성상 시속 100km로 달리는 풍압이 온몸으로 받아내야 한다. 즉 40ps의 최고 출력은 즐거움의 영역이 아니다. 그저, ‘그렇게도 달릴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해야 한다. 

엔진의 한계는 높지만, 장르적 한계로 이를 백분 활용하지 못하는 모습, 즉 성능과 장르 간의 괴리감이 이 모델에서 유독 크게 느껴진다.

다만 차체가 콤팩트하고 가벼워서 다루기가 쉽고, 대중적이면서도 완성도 높은 디자인은 트라이엄프라는 로고를 달기에 부족함이 없다. 

스피드 400의 시장적 가치는 높다고 볼 수 있다. 659만 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이 정도 성능, 이 정도 감성, 이 정도의 디자인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큰 이득이다. 

이와 같은 특성의 신차를 바랐던 이들이 국내에도 많았다. 500대에 달하는 사전 예약 건수가 이를 방증한다.

김남구 기자(바이커즈랩)


TRIUMPH SPEED 400 주요 제원

엔진 형식        수랭 단기통 DOHC

보어×스트로크  Ø89.0×64.0(mm)

압축비           12:1

배기량             398cc

최고출력        40ps/8,000rpm

최대토크        37.5Nm/6,500rpm

시트고          790mm

연료탱크       13ℓ

타이어          (F) 110/70-17 (R) 150/60-17

브레이크        (F) ø300mm 싱글 디스크 

                     (R)ø230mm 싱글 디스크, 2채널 ABS

차량중량       170kg

판매가격       659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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