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ding Impression_TRIUMPH, SCRAMBLER 400 X

2024-12-05

스타일과 성능을 동시에 갖춘 어반 스크램블러


한눈에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 시리즈가 연상되는 디자인… 헤드라이트 그릴, 핸드가드와 패드 등 다채로운 장비가 기본 사양

스타일과 성능을 동시에 갖춘 SCRAMBLER 400 X


스크램블러는 레이스를 기반으로 탄생했다. 1920년대부터 영국에서는 어느 한 지점에 모여 여러 지형의 길을 지나 도착점까지 얼마나 빨리 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포인트 투 포인트 레이스가 열렸다. 모든 지형에 대처할 수 있는 모터사이클이 필요했던 레이서들은 온로드 베이스의 모터사이클에 오프로드 주행이 가능하도록 성능을 개선했다. 이후 완성차 브랜드에서 양산을 시작하며 ‘스크램블러’는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게 됐다.


현대의 스크램블러는 특유의 레트로한 분위기 덕분에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하고 싶어 하는 라이더의 선택을 받고 있다.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의 향기


스크램블러의 상징인 듀얼 머플러


스크램블러 400 X의 외관은 상위 모델인 스크램블러 1200 시리즈, 900 시리즈가 가진 디자인 요소들을 잘 녹여낸 덕분에 한눈에 봐도 트라이엄프의 스크램블러가 연상된다.


자세히 살펴보면 오프로드 주행이 준비된 모습도 엿볼 수 있다. 리어 브레이크 페달은 고무를 제거해 그립을 높였고, 헤드라이트 그릴, 핸드가드와 패드 등이 기본 사양으로 적용됐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머플러 엔드의 높이가 스피드 400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머플러에 두 개의 배기구를 적용해 조금 더 다이내믹한 배기음을 들려준다. 작게 달린 방열판도 스크램블러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타이어는 메첼러의 '카루 스트리트'가 기본 장착된다
리어 브레이크 페달은 고무를 제거해 그립력을 높였다

계기반은 아날로그 속도계와 흑백 LCD의 조합이다


휠 사이즈는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해 프런트 19인치, 리어 17인치 세팅이다. 프런트 브레이크 디스크는 Ø320 mm로 소폭 커졌다. 브레이크 패드에서 차이를 뒀다고 하는데, 오프로드 주행 시 조금 더 부드러운 제동을 위한 세팅으로 보인다.


또한,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해 형제 모델인 스피드 400과 비교해 프레임 헤드가 더 길게 연장된 것을 알 수 있다.


브레이크는 앞뒤 모두 디스크이며, 브렘보의 세컨드 브랜드인 바이브레 캘리퍼를 장착했다. 2채널 ABS와 TCS를 탑재했고, 전자식 스로틀이 적용돼 오프로드 주행 시 TCS를 해제할 수 있다.


타이어는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메첼러의 ‘카루 스트리트’가 기본 장착된다. 중앙의 블록 패턴은 넓은 접지 면적으로 온로드 주행 시 고속 안정성을, 가로로 파인 V형 패턴은 오프로드 주행 시 안정적인 그립을 제공한다. 모터사이클을 기울였을 때 안정성을 위해 측면에도 접지 면적이 넓은 패턴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계기반은 스피드 400과 동일하다. 아날로그 속도계와 흑백 LCD의 조합이다. 인디케이터는 아날로그 속도계 쪽에, LCD 스크린에는 연료계, 회전계, 기어 포지션, 시계 등의 정보가 표시된다.


알맞은 즐거움을 찾자


시동을 걸고 스크램블러 400 X에 몸을 실었다. 핸들바가 살짝 높아져 라이딩 포지션이 한결 편하면서도 오프로드 주행을 염두에 두고 넓어진 덕분에 한 체급 위의 모터사이클을 타는 기분이다.


본격적으로 도로에 나서 주행을 시작해보니 스피드 400에 비해 큰 휠 사이즈와 훌쩍 높아진 시트고 때문인지 몸으로 느껴지는 무게 중심은 꽤 차이가 난다. 휠베이스도 길어져 민첩함도 약간은 줄어들었다.


엔진 세팅은 스피드 400과 동일하다. 6,000rpm이 넘어가면서부터는 핸들과 스텝을 통해 진동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좀 더 여유롭게 달려보자’라는 마음으로 80km/h 부근에서 속도를 조절하며 유유자적하게 달리자 훨씬 감성 있는 주행감이 느껴진다.


스크램블러를 탔다고 스크램블(scramble)할 필요는 없다. 40ps는 어디까지나 엔진이 가진 ‘최고출력’일 뿐, 항상 최대성능으로 달려야 즐거운 것은 아니다.

 

일타리뷰

스크램블러에 높은 이해도를 가진 트라이엄프


국내 이륜차 시장에서 스크램블러의 입지는 좁았다. 그도 그럴 것이 메이저 브랜드에서 125~400cc급의 스크램블러를 출시하지 않았다. 대부분 스크램블러는 리터급에 포진해 있었다. 최근 혼다가 CL500을 통해 ‘캐주얼 스크램블러’를 제시했지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하지만 새롭게 출시한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 400 X의 흥행세는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클래식 모터사이클 장면에서 트라이엄프는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현재 시판 모델 중 가장 배기량이 높은 ‘스크램블러 1200’을 출시하고 있으며, 양산 기종으로 자바 랠리에 참가해 5위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트라이엄프가 갖고 있는 스크램블러의 장르적 이해도는 매우 높다. 그리고 그 노하우는 스크램블러 400 X에도 잘 녹아있다.


맛을 제대로 살린 ‘찐’ 스크램블러


기본 사양인 헤드라이트 그릴
너클 가드도 기본 적용된다


스크램블러 400 X의 휠 사이즈는 19인치다. 스피드 400보다 2인치가 크다. 휠 사이즈의 증가로 무게 중심도 다소 높아졌다. 이와 같은 변화는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져다준다.


우선 시트고가 높아진 점은 단점이다. 스피드 400의 시트고는 795mm로 무리 없는 수준이지만, 스크램블러 400 X는 835mm로 꽤나 높아졌다. 발 착지성에 민감한 라이더라면 불편할 수 있는 높이다.


서스펜션 트래블은 앞뒤 150mm로 조금 늘어났다. 차체의 무게 중심이 높아지고 서스펜션이 길어지며 앞뒤로 꿀렁이는 ‘피칭 현상’도 심화했다. 급출발 시에는 프런트에 하중이 빠지며 포크가 쭉 늘어난다.


반대로 급정거 시에는 앞 코가 주저앉는 노즈다이브(Nosedive) 현상이 발생한다. 이와 같은 역동적인 움직임은 스크램블러의 공통적인 특성이기도 한데, 트라이엄프는 이 느낌을 맛깔나게 살렸다. 극단적인 피칭 현상은 정교한 라이딩을 방해하지만, 스크램블러 400 X의 피칭 현상은 적당한 수준이다. 앞뒤로 허둥지둥 대며 달리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


외관에서도 스크램블러의 매력이 잘 드러난다. 스피드 400과 스크램블러 400 X를 나란히 세워두고 살펴보면, 스크램블러 400 X가 스피드 400보다 약 30%가량 커 보이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전장은 6cm가 더 길고, 전고도 10cm 이상 높아졌다. 그래서 차체가 더욱 당당해 보인다.


타이어는 메첼러의 ‘카루 스트리트’다. 자갈밭 정도는 무리 없이 주파할 수 있다. 또한 순정 상태로 너클 가드, 언더 가드, 헤드램프 가드, 라디에이터 가드 등의 가드류를 풀 장착했다. 덕분에 제법 어드벤처 냄새가 난다. 순정 액세서리로 제공되는 비크, 윈드 스크린, 엔진 가드 등을 추가 장착하면 러프한 매력을 더욱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김남구 기자(바이커즈랩)

 

TRIUMPH SCRAMBLER 400 X주요 제원

 

엔진 형식 - 수랭 단기통 DOHC

보어×스트로크 - Ø89.0×64.0(mm)

압축비 - 12:1

배기량 - 398cc

최고출력 - 40ps/8,000rpm

최대토크 - 37.5Nm/6,500rpm

시트고 - 835mm

연료탱크 - 13ℓ

타이어 - (F) 100/90-19 (R) 140/80-17

브레이크 - (F) Ø320mm 싱글 디스크 (R)Ø230mm 싱글 디스크, 2채널 ABS

차량중량 - 179kg

판매가격 - 679만 원

 

이승원(monkey2@kmnews.net)

시승 협조_트라이엄프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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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464호 / 2024.12.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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