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_부담을 빼고 즐거움을 더한 타이거 시리즈 기함

2023-04-26

TIGER 1200 GT EXPLORER


트라이엄프 타이거 시리즈의 기함 모델인 타이거 1200 GT 익스플로러를 시승했다. 큰 덩치와 여유 있는 파워, 그리고 스펙표에는 나타나지 않는 브리티시 특유의 매력을 품고 있었다.

트라이엄프 타이거 1200 GT 익스플로러


국내 출시된 타이거 1200 시리즈는 GT 프로·GT 익스플로러·랠리 프로·랠리 익스플로러 네 가지다. 차이를 간략하게 붙이면, GT는 프런트 휠이 19인치인 일반도로 중심, 랠리는 21인치인 오프로드 중심 타이거다. 익스플로러는 프로를 베이스로 30ℓ 연료탱크와 추가 파츠를 장착하고 있다. 주요 구성품을 공유하면서 섀시와 전자장비 셋업이 다르다. 디자인적으로도 프로는 깔끔한 느낌이며 익스플로러는 기함다운 존재감이 부각된다.


시승한 모델은 온로드 타이거의 기함인 타이거 1200 GT 익스플로러다. 엔진가드, 라이더/동승자 열선 시트, 열선 그립, TPMS, 힐 홀드 컨트롤, 어댑티브 코너링 라이트, 크루즈 컨트롤 등을 기본 사양으로 탑재하고 있다.


외형적으로 가장 큰 특징인 30ℓ 연료탱크는 알루미늄으로 제작돼서 커진 사이즈에도 불구하고 이에 따른 무게 증가는 미미하다. 다만 연료 용량에 따른 무게 차이는 발생하기 때문에 라이딩 환경에 따라 주유량을 조절하면 되겠다. 양쪽 사이드에 위치한 라디에이터는 기계적인 장점과 함께 디자인적으로도 와일드한 분위기를 배가 시킨다. 타이거 900과 디자인 흐름은 함께 하지만 존재감은 비교 대상이 아니다.


이렇게 설명을 이어가면 타이거 1200 GT 익스플로러의 덩치가 엄청 크게 생각되겠지만, 실제로는 덩치를 크게 부풀려 놓은 느낌보다 단단한 느낌이다. 그래서 크지만, 또 한편으론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처음 탈 때도 ‘이걸 어떻게 타지?’ 보다는, ‘탈만 한데?’라는 마음이다.


라이더의 마음으로 설계된 요소요소


낮은 단계(850mm)로 설정된 시트에 앉으면 발착지성이 좋다. 연료 탱크를 가득 채운 상태지만 발을 잘못 디뎌서 휘청할 것 같은 불안감도 없다. 시트에 앉아 핸들 아래까지 뻗어있는 프런트 둘레를 보고서야 덩치가 새삼 와 닿는다.


큰 연료탱크+프런트 둘레에도 불구하고 연료탱크 니그립이 절묘하다. 강한 제동+고속 코너링+유턴 등 어느 장면에서도 허벅지가 연료탱크에 맞춤처럼 딱 맞는다. 주간 주행등과 헤드라이트는 스위치로 변환시킬 수 있다. 기함급임에도 오토라이트가 아닌 점은 낯설다. 라이딩 모드는 스포츠, 로드, 레인, 오프로드, 사용자 지정으로 나뉘며 각 모드에 따라 스로틀 응답성, 트랙션 컨트롤, ABS, 서스펜션 설정이 변경된다. 시승에는 스포츠와 로드 모드를 사용했다.


라이더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7인치 TFT 계기반


7인치 TFT 계기반에는 최신 모델답게 시간, 외기 온도, 연료 잔량 등 다양한 정보가 표시된다. 하지만 최소한으로 표시될 뿐 가장 크게 표시되는 건 라이딩 필수 정보인 타코미터와 주행 속도다. 디테일한 정보 표시나 전자장비 셋업 시에도 좌측으로 비켜질 뿐 여전히 큰 비중으로 표시된다. 이것이 타이거 1200의 설계 사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됐다. 


‘달리는 즐거움, 나머지는 부가적일 뿐.’


반전 매력을 가진 올 뉴 T-플레인


올 뉴 T-플레인 엔진은 전 모델과 달리 걸걸함이 생겼다. 타이거 900에도 채용된 엔진이지만 배기량이 커지면서 조금 더 크게 느껴진다. 1단을 넣고 클러치를 연결하면 클러치 어시스트가 RPM을 스스로 올리면서 출발을 보조한다. 저속 토크도 높기 때문에 출발이나 저속 전진할 때 엔진 상태를 신경 쓸 필요 없어 편하다. 5단으로 1,500rpm까지 속도를 줄인 후 재가속도 무난하다. 클러치 레버를 잡았다 놓는 것에 따른 진동과 소음 변화가 조금 있다.


부등 간격 폭발인 신형 엔진은 고회전으로 갈수록 잘게 부서지지만 전 구간에 특유의 고동감이 있다. 이런 고동감은 중저속에서는 엔진/트랙션 상황을 라이더가 느끼기 쉽게 만들고, 가감속 시에는 특유의 와일드한 필링이 된다. 트라이엄프 시승 시에 매번 감동하는 기어 변속 감각은 여전하며, 퀵시프트는 고회전 업시프트에서 작동감이 조금 무뎌지지만, 많이 사용하는 중저속, 특히 저속 구간이 굉장히 좋다.


엔진 파워가 제대로 나오는 건 7,000rpm부터다. 주우욱~! 빨려 들어가듯 가속력이 드라마틱하게 바뀐다. 레브리미트까지 시원하게 가속한다. 편안하던 6,000rpm 이하와는 다른 반전 매력이다. 블라인드 스팟 레이더는 몇 번 경험하면 금세 믿음이 생겨 숄더체크 없이 차선을 변경하게 된다.


트라이 링크라는 새로운 스윙암은 급가속 시에 샤프트 드라이브 특유의 리어가 들리는 안티 스쿼트가 현저하게 적어서 눈에 띄었다. 기존 샤프트 드라이브 대비 가벼운 무게나 높아진 강성 같은 제조사 발표를 보면서도 크게 와 닿지 않았는데, 적극적인 주행에서 곧바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듀얼 스포츠와 투어링의 사이


라이딩 모드에 따라 세미 엑티브 서스펜션 세팅은 큰 폭으로 달라진다. 로드 모드에선 대부분의 요철, 심지어 방지턱도 부담 없이 밀고 달렸지만, 스포츠 모드에선 웬만한 요철은 피하게 된다. 7,000rpm을 전후로 모습을 달리하는 엔진처럼 스포츠와 로드를 오가는 서스펜션 변화도 드라마틱하다. 서스펜션은 라이딩 모드와 별개로 9단계 댐핑 변경 가능하다.


세조각으로 구성된 윈드스크린은 한 손으로 간편하게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고, 높은 위치에서는 바이저가 있는 헬멧으로 고속 주행이 부담 없을 정도로 방풍성이 좋다. 브레이크는 프런트와 리어 모두 피드백이 좋아서 컨트롤하기 쉽다. 특히 리어 컨트롤성이 좋아서 리어측 자세를 쉽게 마음먹은 대로 만들 수 있다. 


리어 타이어가 오버리터 듀얼의 표준이라 할 수 있는 170-17인치가 아닌 150-18인치인 것도 눈에 띈다. 혼다 CRF1100이 동일한 리어 사이즈이기 때문에 타이어 교체 시에 불편할 일은 없겠다.


출발 직후부터 느껴지는 선회 특성은 차체 크기나 배기량이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가뿐하고, 특히 프런트 방향 전환이 굉장히 좋다. 여기서 ‘좋다’라는 포괄적인 표현은 ‘자연스럽게+많이’를 포함한 독특한 감각이다. 유턴이나 중속 코너링에서도 이런 특성이 재밌어서 입가에 미소가 나온다. 조향각도 커서 좁은 2차선 유턴도 여유 있다. 10km/h 이하 극저속 전진은 조금 신경 써야 하지만, 이런 특성이 타이어1200의 독특한 선회 감각과 연결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디자인과 주행 특성 어디에서도 앞선 세대의 타이거 1200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젊다. 이전모델이 듀얼 투어링이었다면, 현 모델은 듀얼 스포츠에 가깝다. 라이더의 시선으로 설계된 요소요소는 라이딩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효과를 체험하면서 좋은 인상을 받게 된다. 넓은 외곽이 아니더라도 여러 환경에서 부담이 아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대형 듀얼퍼퍼스다.

 

TRIUMPH TIGER 1200 GT EXPLORER 주요제원

 

엔진형식 - 수랭 4스트로크 DOHC 3기통

보어×스트로크 - Ø90.0×60.7(mm)

배기량 - 1,160cc

압축비 - 13.2 : 1

최고출력 - 150PS/9,000rpm

최대토크 - 130Nm/7,000rpm

전장×전폭×전고 - -×849×1,436(mm)

축간거리 - 1,560mm

시트고 - 850/870(mm)

연료탱크 - 30.0ℓ

타이어 - (F) 120/70 R 19 (R) 150/70 R 18

브레이크 - (F) Ø320mm 더블 디스크, 레디알 4피스톤 캘리퍼 (R) Ø282mm 싱글 디스크, 1피스톤 핀슬라이드 캘리퍼

웨트중량 - 255kg

판매가격 - 3,220만 원

 

황성필 시승 전문 객원기자 사진/편집부

시승협조/트라이엄프 코리아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트라이엄프 #타이거1200 #GT익스플로러


한국이륜차신문 425호 / 2023.4.16~4.30


Copyright ⓒ 한국이륜차신문 www.kmnews.net 무단복제 및 전재 –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