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_감히 클래스 최강, 닌자 400(NINJA 400)

2023-08-23

KAWASAKI NINJA 400


동급 최강을 자부하는 모델들은 많지만, 가와사키의 닌자 400은 그중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다. 단지 출력과 서킷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적 용도에서도 부족함 없다.

 

A2 클래스 최강


당당한 모습의 닌자 400


닌자 400이 A2 클래스 동급(A2 클래스는 유럽에서의 면허 체계로 최대출력 최고 35kW·47마력이 기준)에서 최고의 자리를 지켜온 것은 닌자 300에서 400으로 바뀐 2018년, 바로 그 즉시부터였다.


닌자는 배기량이 400cc로 단순히 배기량으로 동급을 구분하기에는 모호함이 있다. 그래서 유럽에서의 면허 체계가 최대출력을 기준으로 하는 A2 클래스를 기준으로 출력을 중심에 둔 엔진 성능과 섀시 전반의 완성도, 구성 요소들의 프리미엄성 등을 평가 항목으로 비교할 수 있다.


미리 밝혀두자면 닌자 400이 이 모든 부분에서 최강에 해당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시점에서 비교한다면 약점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이 적지 않다. 지난 2018년을 기준으로 모델 변경이 이뤄진 것이 비교 사항의 기초이다. 그 이후의 변화는 사실 배기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더 그렇다. 하지만 그런데도 최강의 자리를 지킬 수 있다면 오히려 그 가치를 온전히 증명할 수 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닌자 400은 국내 시장에서 레이스를 위한 베이스 모델로 많이 사용됐다. 그래서 닌자 400의 이미지는 트랙 위를 달리는 것에 집중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동급 최강의 이미지도 트랙에서의 활약 때문일 수 있다. 가장 좋은 베이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은 결국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외관상의 디자인은 생각보다 콤팩트한 느낌은 아니다. 오히려 상위 배기량의 닌자 650처럼 약간은 풍만한 인상을 주며 핸들 바는 약간 높게 올라와 있다. 레이스 모델과 같은 본격적인 느낌보다는 오히려 편안한 투어링에 적합할 법한 기본 포지션을 제공한다.


2018년을 기점으로 주요 업데이트가 이뤄진 이후, 현재는 LED 타입의 헤드라이트 등이 적용됐지만 여전히 벌브 타입의 윙커 등은 확실히 최신식 모델처럼 보이진 않게 만드는 요소다. 원형 아날로그 회전계와 디지털 속도계, 그리고 기어 포지션 인디케이터를 포함하고 있는 계기반은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2022년식 이후로 풀 컬러 계기반이 적용된 동급 모델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빼어나다고 말하긴 어렵다. 세밀한 조정이 불가능한 전후 서스펜션이나, 제동 안정성 등에서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액시얼 마운트 방식의 브레이크 캘리퍼와 싱글 디스크 등도 그러하며, 레이스를 위한 베이스 모델로 생각한다면 기본 라이딩 포지션 등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런데도 닌자 400의 본질적인 가치를 깎아내릴 수 있을 부분은 거의 없다. 왜 그럴까.


높은 접근성과 중량 대비 출력


785mm의 시트고는 키 174cm의 라이더에게 충분한 발착지성 제공


시승은 전라남도 영암에 있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에서 진행했다.


시승 차량은 완전한 순정 사양이었다. 라이딩 포지션을 취하면 낮은 시트고와 가까운 핸들 바가 가장 먼저 다가왔다. 785mm의 시트고는 키 174cm의 라이더에게 충분한 발착지성을 제공했다. 프런트 카울과 윈드 실드가 상당히 볼륨감이 있는 것과 대비되게 시트와 무릎 주변의 공간은 날렵해서 거주성이 높았다. 


언뜻 크기 면에서 같은 A2 클래스로 묶을 수 있는 혼다의 CBR500R과도 비슷하게 느껴졌는데 실제 무게는 훨씬 가볍다. 닌자 400의 무게는 168kg, 혼다의 CBR500R은 이보다 22kg이 더 무거운 190kg이다.


그럼 상대적으로 닌자보다 배기량이 작은 또 다른 동급 모델 중 하나인 야마하의 YZF-R3와 비교하면 어떨까. 당연히 R3가 더 가벼울 것으로 생각했던 것과 달리 실제 장비 중량은 닌자 400쪽이 1kg이 더 가볍다. 물론 차체 전반의 부피와 무게감 때문에라도 R3가 더 가볍게 느껴질 수 있다고는 해도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주행을 시작하면 초반 토크가 아주 뛰어나고 경쾌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하지만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엔진 회전수 8,000rpm을 중심으로 기어 변속을 진행하면서 달리면 토크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단지 정지 상태에서 처음 출발할 때 정도만 신경이 조금 쓰일 뿐인 정도이다.


가벼운 차체에 경쟁 A2 클래스 모델들 가운데 가장 짧은 1,370mm의 휠베이스를 가진 덕분에 아주 경쾌한 선회를 가능하게 한다. 그러면서도 상대적으로 스윙암의 길이가 길어 리어 타이어에 전달되는 토크를 진득하게 써먹을 수 있다.


부드럽게 끝까지 꾹꾹 눌러가며 달리는 느낌으로 주행하면 그 안정감이 무척 좋다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를 달리는 닌자 400


부드럽게 끝까지 꾹꾹 눌러가며 달리는 느낌으로 주행하면 그 안정감이 무척 좋다. 라이더와 바이크가 꾸준히 교감하면서 신뢰를 쌓아가는 느낌이랄까. 점점 더 익숙해질수록 자신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 같았다.


계기반 상의 엔진 회전수 한계는 12,000rpm부터이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거의 13,000rpm까지 신나게 돌릴 수 있다. 실제 최고마력이 발휘되는 시점은 10,000rpm. 회전 한계까지 돌리다가 급하게 기어를 내리더라도 안심감 있는 어시스트 슬리퍼 클러치 덕분에 차체는 크게 요동치지 않는다.


시승하면서 닌자 400을 한계점까지 몰아보겠다거나 그럴 욕심은 전혀 부리지 않았지만, 이미 충분히 이 모델이 왜 클래스 최강으로 많은 이들에게 선택받았는지는 알 수 있었다. 이런 장점들은 사실 일반 도로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반 도로에서 장점이 많다



서킷에서의 주행을 마치고 일반 도로에서 달려본 느낌은 오히려 일반 도로에서의 장점이 더 많다는 느낌이었다. 어디까지나 서킷에서의 주행은 이런 탄탄한 기본기 덕분에 가능한 것처럼 느껴졌다.


풍만한 차체 카울은 대형 바이크를 소유하고 즐기는 듯한 맛을 제공하며, 이제는 다소 수더분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를 디자인도 지나치게 유행을 타는 스타일이 아니기에 오랫동안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을 법했다.


편안한 포지션도 한 몫을 더 한다. 장거리 주행에서도 쉽게 피로해지지 않을 법한 편안한 포지션을 갖췄지만, 언제든지 달려보겠다고 마음을 먹는다면 A2 클래스 최고 수준의 달리기 성능으로 보답해준다.


심지어 애초에 스포츠 투어링 모터사이클의 관점으로 개발됐던 선대 모델의 장점을 계승하면서 간단한 소화물을 싣는 것까지 고려한 고정용 후크 등도 갖췄다. 이만하면 트랙데이나 레이스를 위해서가 아니라 일상과 스포츠 투어링을 염두에 둔 라이더로서도 이만한 모델을 찾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충분히 스포츠 투어링으로 즐기다가 어느 순간엔 트랙데이 머신으로 꾸며서 즐기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A2 클래스를 중심으로 990만 원이란 닌자 400의 가격이라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많다. 하지만 A2 클래스의 스포츠 라이딩과 스포츠 투어링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측면에서 닌자 400을 손쉽게 제압할 모델은 찾기 어렵다.


KAWASAKI NINJA 400 주요 제원


엔진 형식 - 수랭 병렬 2기통

배기량 - 399cc

최고출력 - 45ps(33.4 kW)/10,000rpm

최대토크 - 38.0Nm(3.9kgf.m)/8,000rpm

전장×전폭×전고 - 1,990×710×1,120(mm)

시트고 - 785mm

연료탱크 - 14ℓ

타이어 - (F)110/70ZR17M/C (54H) (R)150/60ZR17M/C (66H)

브레이크 - (F)Ø310mm 싱글 세미 플로팅 디스크 (R)Ø220mm 싱글 디스크

차량 중량 - 168kg

판매 가격 - 990만 원


글/나경남 모터사이클 칼럼니스트

사진/김성원 Vehicle Photography

취재 협조/대전기계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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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433호 / 2023.8.16~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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