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은 고지로 오를 수 있다는 확신, ROYAL ENFIELD 'HIMALAYAN 450'

2025-06-19

로얄엔필드의 야심작, 새로운 수랭식 쉐르파 450 엔진은 결코 가벼운 짐을 짊어진 게 아니다. 하지만 이 능숙한 짐꾼인 쉐르파 엔진은 로얄엔필드를 세계 최고 수준의 고지로 이끌어줄 충분한 역량을 지녔음을 이번 시승을 통해 확신할 수 있었다.

 

쉐르파 450 엔진, 가능성을 넓히다


최근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로얄엔필드는 가장 뜨거운 브랜드 중 하나다.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도 그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는 350cc~650cc급 주요 모델들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며, 그 기세는 꺾일 줄 모른다. 오히려 팬층은 더욱 두터워지고 있으며, 이는 신규 라이더들을 끌어모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많은 사용자가 만족감을 표하는 브랜드는 새로운 라이더들에게도 신뢰감을 주기 마련이니까.


이런 로얄엔필드에게, 그들의 성장을 더욱 가속화할 새로운 동력이 등장했다. 바로 새롭게 선보인 수랭식 쉐르파 450 엔진이 그 핵심이다. ‘쉐르파’는 본래 히말라야 산악 지대에 거주하는 민족의 이름이지만, 고산지대 도전에 나선 산악인들의 안내인이자 짐꾼을 뜻하는 보통명사로도 사용된다.


그런 의미에서 쉐르파 450 엔진은 실제로 상당한 짐을 짊어지고 있다.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하고자 하는 로얄엔필드의 비전을 실현하고, 그 가능성을 증명하며 확보해야 하는 중책을 맡은 셈이다. 이것이 로얄엔필드가 정복해야 할 고지라면, 쉐르파 450 엔진은 그들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모두 짊어지고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야 할 짐꾼의 역할을 맡은 것이다.


이 엔진은 1901년부터 시작된 로얄엔필드 브랜드 역사상 최초의 수랭식 엔진이다. 배기량은 452cc로 DOHC 방식이며, 피스톤 직경이 엔진의 상하 움직임보다 큰 오버스퀘어(보어 84.0mm × 스트로크 81.5mm) 타입이다. 과거 히말라얀 411에 탑재됐던 LS410 엔진이 스트로크가 보어보다 약 8mm 더 길어 엔진의 회전 및 폭발 감각이 좀 더 길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쉐르파 450 엔진은 훨씬 더 빠르고 경쾌한 인상을 준다. 과장하자면 과거의 엔진이 6연발 리볼버 타입의 권총이었다면, 쉐르파 엔진은 세미 오토매틱(반자동) 권총에 가까운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완성형 경량급 어드벤처 투어러


먼저 히말라얀 450은 이전 세대 모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진화를 이루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모두 현대적 기준에서 전혀 어색함이 없고, 오히려 로얄엔필드 특유의 클래식한 모습은 억제된 듯 보인다. 각 부분의 마감 또한 매우 훌륭해 과거 모델들에서 보였던 투박함이 거의 다듬어진 느낌이다. 기존의 공랭식 엔진과 수랭식 엔진은 상호 호환되는 부분이 아예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방식이 새롭기에, 사실상 세대 구분을 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히말라얀 411이 시장 전체에 끼친 영향을 생각한다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경험해 본 이들이 적지 않은 모델이기에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공유하는 것은 이름과 장르적 특성 정도라고 볼 수 있겠다.


‘히말라얀’이라는 이름이 계승되는 것은 당연히 그 이전 세대와의 연결점을 표방하는 것이고, 실제로 프런트에 21인치 휠을 채택하고 전후 서스펜션의 스트로크를 길게 가져가는 것 또한 장르적 특성의 계승점이라 볼 수 있다.


물론 듀얼퍼퍼스 모터사이클 또는 어드벤처 투어링 장르의 모델이라고 하더라도 프런트에 21인치 휠을 채택하는 것이 흔한 일만은 아니다.


최근에는 21인치 휠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온로드와 오프로드의 균형을 생각한다면 19인치 휠을 선택할 수도 있다. 마치 히말라얀 411의 형제 모델이었던 스크램 411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21인치 휠을 선택한 히말라얀의 경우는 당연하게도 오프로드 주파성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힘은 좋아지면서 가벼워졌다


엔진 배기량은 약 41cc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마력은 약 16마력이 더 높다. 새로운 히말라얀 450의 최고마력은 약 40마력이며, 무게는 18kg가량 더 가볍다. 더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무게와 출력 변화만으로도 히말라얀 450은 기존 히말라얀과 비교했을 때 모든 면에서 진일보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브레이크의 성능이 딱히 더 좋아지지 않았더라도 더 잘 설 것이며, 핸들링 특성이 여전히 똑같다고 하더라도 더 가볍게 다룰 수 있다.


여기에 이전보다 훨씬 더 응답성이 좋은 서스펜션이 채용된 점이 그야말로 날개를 달아주는 듯하다. 특히 굉장히 여유롭게 느껴지는 승차감이 인상적인데, 온로드 주행 시에도 그 편안한 특성이 드러날 정도라는 점이 놀랍다. 히말라얀 450에 적용된 전후 서스펜션은 모두 쇼와(SHOWA)의 제품이며, 프런트에는 직경 43mm 도립식 카트리지 타입 포크가, 리어에도 역시 쇼와의 링크식 모노 쇽 업소버가 각각 200mm의 움직임 간격을 갖는다.


적용된 카트리지 타입 포크는 별도의 조절 도구가 없는 것이긴 하지만, 포크 내부에 별도의 감쇠 밸브가 존재하는 타입으로 전통적인 텔레스코픽 포크보다 정밀한 댐핑 조절 능력을 보여줄 수 있고 동시에 높은 내구성을 제공한다. 쇼와가 같은 방식의 서스펜션을 제공했던 어드벤처 투어링 모터사이클들(혼다의 아프리카 트윈, 스즈키 V스트롬)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상당히 상위급 제품을 선택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경쟁력 있는 어드벤처


서스펜션의 움직임 폭이 길지만, 그 감쇠력 특성이 일정하기에 비교적 고속 온로드 주행에서도 안정감이 높았다. 별도로 오프로드를 길게 달릴 일은 없었지만, 마찬가지로 오프로드에서의 접지감을 확실히 살릴 수 있고 움직임에 대한 신뢰감이 높다는 점이 무척 장점으로 여겨졌다.


라이더가 주행 스타일을 조절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네이키드 또는 스포츠 모델을 즐기듯 주행한다면 서스펜션의 움직임이 큰 편이기 때문에 서스펜션이 수축하고 늘어나는 과정에서 시간이 다소 길다는 것이 쉽게 체감된다.


하지만 압축과 신장의 과정이 출렁이듯 반발력이 이어지는 느낌은 별로 크지 않다. 덕분에 피로감이 크게 줄어드는 느낌이다. 단지 서스펜션의 움직임 간격이 크기 때문에 보트에서 큰 노를 젓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연료 탱크의 형상도 멋지게 디자인됐으며, 전체적인 스타일링은 이전 세대보다 훨씬 현대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가격은 699만 원으로 책정됐는데, 이는 튜브리스 타입의 와이어 스포크 휠을 적용한 모델의 가격이고, 휠 내부에 튜브가 들어가는 보다 전통적이지만 오프로드 주행에서 공기압 조정이 더 용이한 장점이 있는 일반 와이어 스포크 휠 버전은 669만 원으로 가격이 더 내려간다. 제공하는 성능과 기능을 고려할 때 상당히 경쟁력 있는 가격이라 할 수 있다.

 

ROYAL ENFIELD HIMALAYAN 450 주요 제원

 

엔진 형식 - 수랭 단기통 DOHC 4밸브

배기량 - 452cc

최고출력 - 40.02ps/8,000rpm

최대토크 - 40Nm/5,500rpm

전장×전폭×전고 - 2,245×852×1,316(mm)

시트고 - 824~845mm

연료탱크 - 17ℓ

타이어 - (F) 90/90-21 (R) 140/80 R 17

브레이크 - (F) Ø320mm 싱글 디스크, ABS (R) Ø270mm 싱글 디스크, ABS

차량중량 - 181kg

판매가격 - 669~699만 원

 

나경남 모터사이클 칼럼니스트

사진_Vehicle Photography 김성원

시승 협조_로얄엔필드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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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477호 2025.6.16~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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