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ORCYCLE REVIEW


‘퍼포먼스 크루저란 이런 것’

2025-11-05

 할리데이비슨 '2025 로우라이더 S'

크루저라 하면 편안함이 먼저 떠오른다. 묵직한 차체가 도로를 지배하고, 

낮은 회전수에서 쏟아지는 토크가 라이더를 감싼다. 장거리 주행에서의 안정감은 크루저만의 자산이었다.  그러나 로우라이더 S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2025년식 모델은 퍼포먼스를 전면에 내세운다. 

편안함을 넘어, 공격적으로 달릴 수 있는 크루저! 장르를 뛰어넘는 해답이 여기에 있다.



퍼포먼스 크루저의 맥락

크루저는 긴 휠베이스, 낮은 시트, 무겁고 두터운 차체로 정의된다. 미국 대륙의 도로 위에서 천천히 흘러가듯 달리며 장거리 주행의 동반자가 됐다.

저회전에서 묵직하게 밀고 나가는 토크는 피로를 줄였고, 시트와 발판은 여유로운 자세를 만들었다. 사람들은 크루저를 타면서 속도를 즐기지 않았다. 대신 바람을 맞으며 풍경을 누비는 감각을 택했다. 

그래서 크루저는 곧 느긋함이라는 단어와 동일시됐다. 스포츠 바이크가 고회전과 민첩성을 대표했다면, 크루저는 안정성과 여유를 대표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구분은 흐려졌다. 고배기량 엔진이 보편화되면서 크루저도 더 강력한 출력을 갖게 됐다. 일부 라이더들은 단순한 여유에 만족하지 않았다. 외형은 크루저지만 성능은 스포츠 바이크에 가까운 기종을 원했다. 

1980년대 이후 이러한 흐름은 점차 커졌고, 퍼포먼스 크루저라는 새로운 개념이 자리 잡았다. 크루저의 편안함과 스포츠의 성능을 동시에 담은 장르였다. 할리데이비슨도 이 변화를 따라갔다. 전통을 지키는 모델 옆에, 새로운 세대를 겨냥한 모델이 필요했다. 로우라이더는 그 요구 속에서 태어난 이름이다.

1977년, FXS 로우라이더가 세상에 나왔다. 685mm의 낮은 시트고는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수치였다. 크루저는 차체가 크고 다소 높다는 인식을 깨뜨린 모델이었다. 출고 상태에서 이미 커스텀이 완성된 듯한 디자인은 파격이었다. XLCR 카페레이서에서 차용한 직선적인 디자인은 머슬 크루저의 덩치와 결합하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 ‘낮은 포지션에서 스포티하게 주행한다’는 철학은 이때 확립됐다. 

1990년대에는 다이나 패밀리에 편입돼 스포츠 크루저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2016년에는 로우라이더 S가 등장했다. 작은 비키니 카울, 전방 흡기, 블랙 아웃 마감. 세 가지 요소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정체성이다.


역대 가장 강력한 심장

2025년식 로우라이더 S에는 밀워키에이트 117 ‘H.O.’ 엔진이 탑재됐다. 알파벳 H.O.는 ‘High Output’의 약자다.

H.O. 엔진은 이름처럼 고회전 고출력형 세팅을 지향했다. 배기량 1,923 cc, 114마력의 최고출력은 5,020 rpm에서 발휘된다. 고회전뿐 아니라 전 영역에서 반응성이 한층 진화했다. 


스로틀을 조금만 열어도 3,000 rpm 부근에서 토크가 즉각적으로 터져 나온다. 도심에서 신호가 바뀌는 순간, 차체는 묵직함을 숨기고 거칠게 달려 나간다. 라이더의 의지에 곧바로 반응한다는 확신을 준다.

4,000rpm 이후에도 힘은 꾸준히 이어진다. 기존 117 엔진은 중속 이후 약간 숨을 고르는 듯한 감각을 보였지만, H.O. 엔진은 끝까지 몰아붙인다. 와인딩 로드에서 기어를 바꾸지 않고도 회전을 끌어올릴 수 있다. 고회전 영역에서 오히려 더 살아나는 출력이 라이더를 자극한다. 크루저가 이렇게 고회전에서도 지치지 않고 출력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퍼포먼스라는 이름이 과장이 아님을 증명한다. 


변화는 흡기와 맵핑에서 비롯됐다. 새로운 흡기 시스템은 공기를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ECU 세팅은 고회전에서도 출력을 유지하도록 다듬어졌다. 체감은 스로틀을 여는 순간 몸이 뒤로 젖혀지는 경험이다. 고속으로 달리다가 추월을 위해 스로틀을 열면 차체는 흔들림 없이 매끄럽게 속도를 이어간다.


주행 모드는 로드·스포츠·레인 세 가지다. 로드는 일상 주행에 적합하게 출력을 부드럽게 다듬고, 스포츠는 스로틀 반응을 예민하게 바꿔 와인딩이나 고속 주행에 어울린다. 레인 모드는 출력이 억제되고 트랙션 컨트롤 개입이 강화돼 젖은 노면에서도 안정감을 확보한다. 전자 제어는 과하지 않다. 라이더가 기계와 직접 교감한다는 감각은 유지하면서 필요할 때만 개입한다.

결국 이 엔진은 단순히 더 강력해진 숫자가 아니다. 도심에서는 순간적인 토크, 교외에서는 고회전의 아드레날린, 와인딩에서는 회전 전체를 활용하는 폭넓은 여유를 보여준다. 퍼포먼스 크루저라는 성격은 이 엔진에서 비롯된다.


디자인 속에 담긴 성격

로우라이더 S의 외관은 단순히 멋을 위한 것이 아니다. 작고 각진 비키니 카울은 공기 흐름을 분명히 다스린다. 고속 주행에서 상체로 밀려드는 바람을 흘려보내고, 라이더의 부담을 줄인다. 카울 뒤로 자세를 낮추면 머리와 어깨가 자연스럽게 가려지며, 스포츠 바이크 페어링과 비슷한 안정감을 준다.


블랙 아웃 처리된 파워트레인은 차체와 일체감을 이룬다. 크롬을 배제하고 검은색으로 통일한 마감은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집중도를 높인다. 엔진, 배기, 서스펜션까지 이어지는 블랙 톤은 로우라이더 S가 단순한 투어링 크루저가 아니라 퍼포먼스를 위한 기종이라는 점을 시각적으로 강조한다.


전방에는 ‘헤비 브리더’ 흡기 시스템이 자리한다. 전방으로 뻗은 흡기는 공기를 적극적으로 빨아들이는 동시에 시각적 긴장감을 높인다. 기능과 디자인이 함께 드러나며 로우라이더 S의 성격을 상징한다. 휠은 블랙 알루미늄 주조 방식으로, 아홉 갈래로 뻗은 얇은 암 구조는 언뜻 스포크 휠처럼 보인다. 클래식한 이미지와 현대적 감각이 교차하며, 차체의 균형을 잡는다. 리어는 솔로 시트로 마무리돼 동승을 배제했다. 라이더 혼자만의 주행, 온전히 퍼포먼스에 집중하는 기종임을 시트 구조가 말해준다.


로우라이더 S의 차체는 전통적 크루저의 무게감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퍼포먼스 모델다운 구성을 갖췄다. 전륜 지름 43mm 도립식 포크는 코너링과 제동 시 차체의 흔들림을 억제한다. 후륜은 프리로드 조절식 모노 쇼크로, 노면 반응이 매끄럽고 고속에서의 안정감이 강화됐다. 전륜 작동 폭은 127mm, 후륜은 112mm로 설계돼 요철이나 도심 방지턱에서도 충격을 적절히 흡수한다. 브레이크는 전륜 지름 300mm 더블 디스크와 4피스톤 캘리퍼, 후륜은 싱글 디스크 구성이다. 제동력은 초반부터 분명하게 살아나며, 반복 제동에서도 페이드 현상은 적다. 코너링 ABS는 기울어진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제동을 유지해 준다.


계기반은 아날로그와 LCD가 결합한 4인치 원형 디스플레이다. 속도와 회전수 외에 기어 위치, 주행 모드, 연료 잔량, 트립 정보가 표시된다. 야간에도 가독성은 분명하다. 전조등은 LED로 교체돼 조사각과 광량 모두 충분하다. 야간 와인딩에서도 노면과 표지판이 뚜렷이 드러난다. USB-C 포트도 마련돼 기기 충전에 대응한다.


퍼포먼스 크루저를 새롭게 정의하다

로우라이더 S는 2025년 할리데이비슨 크루저 라인업에서 퍼포먼스를 상징한다. 헤리티지 클래식이 전통을, 팻보이가 강인함을 대표한다면 로우라이더 S는 성능을 맡는다.

도심에서는 날카로운 반응, 고속에서는 안정된 항속, 와인딩에서는 민첩한 전환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전자 장비는 안전을 보완하되 주행의 본질을 해치지 않는다. 크루저는 느긋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깨고, 스포츠 라이딩이 가능하다는 해답을 제시한 모델. 퍼포먼스 크루저라는 정의가 필요하다면, 바로 이 기종이다.

김남구(바이크채널)

시승협조_할리데이비슨 코리아


할리데이비슨 로우라이더 S 주요 제원

엔진 형식     Milwaukee-Eight 117 H.O.

보어×스트로크    Ø103.5ר114.3(mm)

압축비    10.3:1

배기량    1,923cc

최고출력    114HP/5,020rpm

최대토크    173Nm/4,000rpm

전장×전폭×전고    2,360×890×1,205(mm)

축간거리    1,615mm

시트고    715mm

연료탱크    19ℓ

타이어    (F) 110/90B19 62H, BW   (R) 180/70B16, 77H, BW

브레이크    (F) 300mm 더블 디스크, ABS  (R) 292mm 싱글 디스크

차량중량    305kg

판매가격    4,190만 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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