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엄프, 타이거 900 GT 프로

2024년 타이거 900을 시승한 뒤, 다시 이 모델을 찾은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당시 스페인 현지 시승에서 타이거 900은 본업을 잊고 라이딩에 몰입하게 만들 만큼 인상적인 경험을 남겼다. 국내 출시가 이뤄진다면 한국의 주행 환경에서도 다시 한번 투어를 떠나보고 싶은 생각을 하고 있었고, 2025년식 출시와 함께 트라이엄프 코리아의 협업으로 타이거 오너들과 투어를 진행할 기회를 얻었다.

트라이엄프의 3기통 엔진은 타이거 800이라는 모델명으로 출시되던 시절부터 부드러운 회전과 토크로 명성을 쌓아왔고, 새 모델은 배기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출력과 장비를 대폭 끌어 올렸다.
유럽에서 미들급 어드벤처의 베스트셀링 모델로 등극했지만, 국내에서는 주로 리터급 어드벤처 수요가 많아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이 모델을, 오너들과 함께 약 400㎞ 투어를 떠나며 다시금 들여다봤다.
온로드의 GT 프로, 오프로드의 랠리 프로
타이거 900은 온로드 성향의 GT 프로와 오프로드에 중점을 둔 랠리 프로로 나뉜다.
두 모델의 지향점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요소는 휠 사이즈다.
GT 프로는 프런트 19인치 휠을 장착해 온로드와 오프로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춘다. 반면 랠리 프로는 21인치 휠을 적용해 오프로드 주파성을 높였다. 휠 사이즈가 달라지면서 핸들링 감각에도 차이가 생긴다. 코너에서는 GT 프로가 더 간결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랠리 프로는 오프로드에서 듬직하게 노면의 충격을 잠재운다.
프런트 서스펜션은 두 모델 모두 Ø45mm 도립식 포크를 사용하지만, 작동 폭에는 큰 차이가 있다. GT 프로는 180mm, 랠리 프로는 240mm다. 이 차이는 라이딩 포지션에도 영향을 준다. 랠리 프로는 핸들 바가 더 높고 너비도 넓다. 스탠딩 포지션의 용이성과 오프로드에서의 조향성을 고려한 설계다.
시트고 역시 두 모델의 성격을 가르는 요소다. GT 프로는 820mm, 랠리 프로는 860mm로 차이가 크다. 보다 낮은 시트고를 선호하는 라이더라면 GT 프로가 부담이 적다.
랠리 프로에는 GT 프로에 없는 기능도 있다. 오프로드 프로 라이딩 모드다. 이 모드를 선택하면 ABS와 TCS가 완전히 비활성화돼, 보다 자유도 높은 오프로드 라이딩이 가능하다.
GT 프로와 랠리 프로 중 어느 쪽이 더 뛰어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주로 온로드 주행을 한다면 GT 프로가, 어드벤처 감성이 짙고 오프로드 주행을 즐긴다면 랠리 프로가 각각 잘 맞는 선택이 될 것이다.
GT 프로의 다재다능함
이번 투어 기간에는 2025년식 타이거 900 GT 프로를 시승했다. 이전 세대 타이거 900은 최고출력 95마력을 냈지만, 신형 모델은 엔진 구성품을 다듬으면서 최고 출력이 108마력으로 향상됐다.
전자장비 역시 큰 폭으로 강화됐다. GT 프로에 적용된 전자식 리어 서스펜션은 댐핑을 아홉 단계로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1~3단계는 부드러운 세팅으로 악천후 주행에 적합하고, 4~6단계는 일반적인 투어 상황에 잘 맞는다. 7~9단계는 더 적극적인 스포츠 라이딩을 지원한다. 서스펜션 댐핑은 주행 중에도 버튼으로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트라이엄프 강동점을 출발해 경기도 광주를 지나 충주로 향하는 코스에서는 상습 안개 구간을 통과했다. 다른 기종이었다면 긴장감이 커지고 체력 소모도 컸을 법한 상황이었다. 가시거리는 채 200m가 되지 않았다. 이 같은 조건에서 실시간으로 댐핑을 조절할 수 있는 전자식 서스펜션은 큰 도움이 됐다.
여기에 열선 그립과 열선 시트가 더해져, 얼어붙은 몸을 빠르게 녹여준다. 자칫 힘들어질 수 있는 라이딩 환경을 타이거 900의 전자장비 덕분에 비교적 여유 있게 주파할 수 있었다.
출력 상승은 안개 구간을 빠져나온 뒤부터 체감됐다. 기존보다 13마력 늘어난 출력 덕분에 중·고속 영역에서도 가속에 여유가 있었고, 3기통 엔진 특유의 부드러운 회전 질감도 그대로 유지된다. 고속 크루징 상황에서도 엔진의 정숙함과 윈드 스크린의 적당한 방풍 성능이 체력 소모를 줄여준다. 갑작스럽게 만나는 요철에서도 서스펜션은 노면 충격을 고급스러운 감각으로 상쇄한다.
댐핑을 하드 세팅으로 바꾸면 본격적으로 달릴 준비를 마친 셈이다. 고속 주행 시에도 차체를 탄탄하게 지탱하고, 와인딩 구간에서는 서스펜션이 끈끈하게 노면을 짓누른다. 퀵시프트는 부드러운 체결감으로 조작의 번거로움을 줄여준다.
업시프트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퓨엘 컷이 느껴지는 구간이 있지만, 이질감은 크지 않았다. 투어 중 만났던 다른 라이더들 역시 퀵시프트의 부드러움에 대해 비슷하게 평가했다.
타이거 오너들의 실제 평가
한두 차례 시승하는 것과 기종을 소유한 뒤 장기적으로 운영하며 느끼는 경험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타이거 오너들의 실제 생각이 궁금했다. 가장 먼저 물은 부분은 고질병이었다. 이 부분은 오너가 돼야 비로소 체감할 수 있는 영역이다. 오너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고질병은 계기반 시계가 점점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만 이외에 치명적인 결함은 없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유지관리 측면에서도 큰 어려움은 없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번 투어에는 전라북도 완주에서 참가한 라이더도 있었는데, 약 1시간 30분 거리에 AS 대리점이 있어 그곳에서 차량 관리를 받는다고 한다. AS를 받는다는 명분으로 투어를 겸할 수 있어, 체감상 불편함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소모품 교체 외에는 특별히 신경 쓸 부분이 없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실제로 3만 km를 주행하면서도 큰 문제를 겪지 않았다는 사례가 언급됐다. 성능과 유지관리 측면 모두에서 만족도가 높은데도 판매량이 적은 점이 의아하다는 것 역시 오너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한 참가자는 타이거 900의 인지도가 높지 않다는 점이 오히려 마음에 든다는, 웃픈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만듦새를 이유로 타이거 시리즈를 선택했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미들급 어드벤처 시장에 다양한 경쟁 모델이 있지만, 타이거 900의 실물을 확인한 뒤 마음을 굳혔다는 설명이다. 사진이나 제원보다 실제로 봤을 때 제품의 완성도와 디자인이 더 뛰어나 보였다는 것이, 타이거 900 랠리 프로 오너의 평가였다.
타이거 900의 독보적인 포지션
이번 투어를 마치고 다시금 분명해진 부분이다. 미들급 어드벤처 시장에는 다양한 브랜드가 앞다퉈 최신 모델을 내놓고 있지만, 트라이엄프 타이거 900 GT 프로와 랠리 프로는 편의 장비와 출력 면에서 최상단에 위치한다.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치와 전자장비 구성만 봐도 그 근거는 충분하다. 다소 아쉽게 느껴졌던 출력은 100마력대로 올라왔고, 최고 출력 108마력은 재밌게 타기에 딱 좋은 수준이다. 전자장비 구성은 리터급 어드벤처를 넘어선다.
정리해 보면 타이거 900은 미들급 최상단이면서도, 리터급에 견줄 수 있는 독보적인 포지션에 자리하고 있다. 동시에 이 독보적인 위치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량이 월등하지 않은 이유 역시 이러한 포지션의 생소함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도 타이거 900의 이런 특성을 높이 평가한다.
국내 시장은 자동차든 모터사이클이든 풀 옵션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국내에 수입되는 타이거 900 프로 트림은 풀 옵션 사양으로 구성됐다. 150마력 대의 출력이 필요하지 않고, 다양한 전자장비의 매력을 충분히 누리고 싶다면 이보다 나은 선택지를 찾기 어렵다.
여기에 깔끔한 만듦새와 3기통 엔진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앙칼진 회전 질감까지 더해져, 즐길 거리가 많은 모델이다.
김남구(바이크채널)
시승협조_트라이엄프 코리아
사진_트라이엄프
트라이엄프 타이거 900 GT 프로 주요 제원
엔진 형식 수랭 4스트로크 직렬 3기통
보어×스트로크 78×61.9(mm)
압축비 13:1
배기량 888cc
최고출력 108ps/9,500rpm
최대토크 9.1kg.m(90Nm)/6,850rpm
전장×전폭×전고 2,305×930×1,410(mm)
축간거리 1,556mm
시트고 820~840mm
연료탱크 20ℓ
타이어 (F) 100/90-19 (R) 150/70-17
브레이크 (F) 320mm 더블 디스크, ABS (R) 255mm 싱글 디스크
차량 중량 222kg
판매가격 2,175만 원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트라이엄프_타이거900GT프로 #트라이엄프_타이거900랠리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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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엄프, 타이거 900 GT 프로
2024년 타이거 900을 시승한 뒤, 다시 이 모델을 찾은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트라이엄프의 3기통 엔진은 타이거 800이라는 모델명으로 출시되던 시절부터 부드러운 회전과 토크로 명성을 쌓아왔고, 새 모델은 배기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출력과 장비를 대폭 끌어 올렸다.
유럽에서 미들급 어드벤처의 베스트셀링 모델로 등극했지만, 국내에서는 주로 리터급 어드벤처 수요가 많아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이 모델을, 오너들과 함께 약 400㎞ 투어를 떠나며 다시금 들여다봤다.
온로드의 GT 프로, 오프로드의 랠리 프로
두 모델의 지향점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요소는 휠 사이즈다.
GT 프로는 프런트 19인치 휠을 장착해 온로드와 오프로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춘다. 반면 랠리 프로는 21인치 휠을 적용해 오프로드 주파성을 높였다. 휠 사이즈가 달라지면서 핸들링 감각에도 차이가 생긴다. 코너에서는 GT 프로가 더 간결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랠리 프로는 오프로드에서 듬직하게 노면의 충격을 잠재운다.
프런트 서스펜션은 두 모델 모두 Ø45mm 도립식 포크를 사용하지만, 작동 폭에는 큰 차이가 있다. GT 프로는 180mm, 랠리 프로는 240mm다. 이 차이는 라이딩 포지션에도 영향을 준다. 랠리 프로는 핸들 바가 더 높고 너비도 넓다. 스탠딩 포지션의 용이성과 오프로드에서의 조향성을 고려한 설계다.
시트고 역시 두 모델의 성격을 가르는 요소다. GT 프로는 820mm, 랠리 프로는 860mm로 차이가 크다. 보다 낮은 시트고를 선호하는 라이더라면 GT 프로가 부담이 적다.
GT 프로와 랠리 프로 중 어느 쪽이 더 뛰어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주로 온로드 주행을 한다면 GT 프로가, 어드벤처 감성이 짙고 오프로드 주행을 즐긴다면 랠리 프로가 각각 잘 맞는 선택이 될 것이다.
GT 프로의 다재다능함
트라이엄프 강동점을 출발해 경기도 광주를 지나 충주로 향하는 코스에서는 상습 안개 구간을 통과했다. 다른 기종이었다면 긴장감이 커지고 체력 소모도 컸을 법한 상황이었다. 가시거리는 채 200m가 되지 않았다. 이 같은 조건에서 실시간으로 댐핑을 조절할 수 있는 전자식 서스펜션은 큰 도움이 됐다.
여기에 열선 그립과 열선 시트가 더해져, 얼어붙은 몸을 빠르게 녹여준다. 자칫 힘들어질 수 있는 라이딩 환경을 타이거 900의 전자장비 덕분에 비교적 여유 있게 주파할 수 있었다.
출력 상승은 안개 구간을 빠져나온 뒤부터 체감됐다. 기존보다 13마력 늘어난 출력 덕분에 중·고속 영역에서도 가속에 여유가 있었고, 3기통 엔진 특유의 부드러운 회전 질감도 그대로 유지된다. 고속 크루징 상황에서도 엔진의 정숙함과 윈드 스크린의 적당한 방풍 성능이 체력 소모를 줄여준다. 갑작스럽게 만나는 요철에서도 서스펜션은 노면 충격을 고급스러운 감각으로 상쇄한다.
댐핑을 하드 세팅으로 바꾸면 본격적으로 달릴 준비를 마친 셈이다. 고속 주행 시에도 차체를 탄탄하게 지탱하고, 와인딩 구간에서는 서스펜션이 끈끈하게 노면을 짓누른다. 퀵시프트는 부드러운 체결감으로 조작의 번거로움을 줄여준다.
업시프트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퓨엘 컷이 느껴지는 구간이 있지만, 이질감은 크지 않았다. 투어 중 만났던 다른 라이더들 역시 퀵시프트의 부드러움에 대해 비슷하게 평가했다.
타이거 오너들의 실제 평가
유지관리 측면에서도 큰 어려움은 없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번 투어에는 전라북도 완주에서 참가한 라이더도 있었는데, 약 1시간 30분 거리에 AS 대리점이 있어 그곳에서 차량 관리를 받는다고 한다. AS를 받는다는 명분으로 투어를 겸할 수 있어, 체감상 불편함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소모품 교체 외에는 특별히 신경 쓸 부분이 없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실제로 3만 km를 주행하면서도 큰 문제를 겪지 않았다는 사례가 언급됐다. 성능과 유지관리 측면 모두에서 만족도가 높은데도 판매량이 적은 점이 의아하다는 것 역시 오너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한 참가자는 타이거 900의 인지도가 높지 않다는 점이 오히려 마음에 든다는, 웃픈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만듦새를 이유로 타이거 시리즈를 선택했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미들급 어드벤처 시장에 다양한 경쟁 모델이 있지만, 타이거 900의 실물을 확인한 뒤 마음을 굳혔다는 설명이다. 사진이나 제원보다 실제로 봤을 때 제품의 완성도와 디자인이 더 뛰어나 보였다는 것이, 타이거 900 랠리 프로 오너의 평가였다.
타이거 900의 독보적인 포지션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치와 전자장비 구성만 봐도 그 근거는 충분하다. 다소 아쉽게 느껴졌던 출력은 100마력대로 올라왔고, 최고 출력 108마력은 재밌게 타기에 딱 좋은 수준이다. 전자장비 구성은 리터급 어드벤처를 넘어선다.
정리해 보면 타이거 900은 미들급 최상단이면서도, 리터급에 견줄 수 있는 독보적인 포지션에 자리하고 있다. 동시에 이 독보적인 위치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량이 월등하지 않은 이유 역시 이러한 포지션의 생소함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도 타이거 900의 이런 특성을 높이 평가한다.
국내 시장은 자동차든 모터사이클이든 풀 옵션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국내에 수입되는 타이거 900 프로 트림은 풀 옵션 사양으로 구성됐다. 150마력 대의 출력이 필요하지 않고, 다양한 전자장비의 매력을 충분히 누리고 싶다면 이보다 나은 선택지를 찾기 어렵다.
여기에 깔끔한 만듦새와 3기통 엔진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앙칼진 회전 질감까지 더해져, 즐길 거리가 많은 모델이다.
김남구(바이크채널)
시승협조_트라이엄프 코리아
사진_트라이엄프
트라이엄프 타이거 900 GT 프로 주요 제원
엔진 형식 수랭 4스트로크 직렬 3기통
보어×스트로크 78×61.9(mm)
압축비 13:1
배기량 888cc
최고출력 108ps/9,500rpm
최대토크 9.1kg.m(90Nm)/6,850rpm
전장×전폭×전고 2,305×930×1,410(mm)
축간거리 1,556mm
시트고 820~840mm
연료탱크 20ℓ
타이어 (F) 100/90-19 (R) 150/70-17
브레이크 (F) 320mm 더블 디스크, ABS (R) 255mm 싱글 디스크
차량 중량 222kg
판매가격 2,175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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