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_BIMOTA KB4

2022-09-08

가와사키의 심장을 가진,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이탈리아 명품 모터사이클

 

8월 16일, 전남 영암에 위치한 국제자동차경주장에서 비모타의 ‘KB4’ 시승회가 진행됐다. 럭셔리라는 말로도 부족한, 하이엔드 모터사이클 제조사인 비모타의 ‘KB4’가 눈앞에 등장하자 웅장한 자태에 감탄이 터져나왔다

 

비모타와 가와사키의 만남


비모타 KB4


비모타(BIMOTA)는 이탈리아에서 1972년부터 본격적으로 모터사이클 사업을 시작했다. 비모타라는 이름은 창립자인 발레리오 비앙키(Valerio Bianchi), 쥬세페 모리(Guiseppe Morri), 마시모 탐부리니(Massimo Tamburini) 세 사람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비모타는 일반적인 제조사와는 다른 생산 방식을 가지고 있다. 자체 개발한 섀시에 기존 제조사의 엔진을 얹어 극소량 생산하며, 손으로 조립하고 페인팅하며 이탈리아 장신 정신을 담아낸다. 이렇게 완성된 비모타의 모터사이클은 독특한 디자인과 합쳐져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특별한 무언가로 재탄생한다.


비모타 로고


2019년, 가와사키는 비모타의 지분 49.9%를 인수하고 합병했다. 자금난에 허덕이던 비모타는 다시 날개를 달게 됐다.


비모타가 생산하는 모터사이클의 모델명은 엔진의 브랜드 이니셜 첫 자와 자사 이니셜 첫 자인 B를 조합한 것으로, 가와사키(Kawasaki)와 비모타(Bimota)가 합쳐져 ‘KB’가 된다. 숫자는 개발 모델의 순서를 나타낸다.


이번에 시승한 ‘KB4’는 가와사키의 엔진을 얹은 4번째 모델이며, ‘KB3’ 이후 약 40년 만에 출시된 KB 시리즈의 뉴 모델이다.


앞으로 비모타의 판매와 서비스 네트워크는 가와사키를 통해 이뤄진다.


가볍고 경쾌한 리터급 모터사이클


비모타는 ‘KB4’의 콘셉트를 ‘600cc 모터사이클 크기에 1,000cc 배기량의 엔진을 얹는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KB4’는 가와사키 ‘닌자 1000SX’에 탑재된 배기량 1,043cc 4기통 엔진이 사용됐지만 600cc급 모터사이클에 버금가는 1,390mm의 짧은 휠베이스를 가지고 있다.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는 ‘닌자 1000 SX’와 마찬가지로 각각 142hp/10,000rpm, 11.3kgf.m/ 8,0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시트 아래쪽에 배치된 라디에이터


‘KB4’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라디에이터의 위치이다. 일반적인 모터사이클과 달리 라디에이터를 시트 아래쪽에 배치하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는데, 이로써 최적화된 전후 무게 밸런스를 완성했다. 또한 곳곳에 탄소 섬유를 사용해서 경량화한 덕분에 건조 중량은 189kg에 그친다.


프런트 포크와 리어 스윙암은 엔진에 직접 연결되어 있는 형태로 경쾌한 조작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킨다. 리어 스윙암은 내식성이 강한 안티코로달(Anticorodal) 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작됐다. OZ 레이싱의 단조 휠 또한 가벼운 무게로 회전 시 발행하는 관성 저항을 감소시켜준다. 이러한 요소들이 모두 합쳐진 덕분에 민첩한 핸들링과 뛰어난 트랙션 성능을 양립한다.


비모타 KB4를 타고 영암 국제자동차경주장 트랙을 누볐다


실제로 경험한 ‘KB4’는 ‘가볍다’라는 말 한마디면 충분했다. 본격적인 주행 전 직선 구간을 달리며 살짝살짝 차체를 흔들어보기만 했을 뿐이었지만 엔지니어들의 제작 의도대로 경쾌한 주행 질감이 일품이었다. 코너에서 차체를 눕히면 리터급 모터사이클답지 않게 가볍게 기운다. 전후로 탑재된 올린즈 서스펜션도 열심히 일하며 안정적인 주행감을 제공하는데 톡톡히 제 역할을 해낸다.


월간 더 모토 나경남 기자의 주행 장면


함께 시승회에 참가한 ‘월간 더 모토’의 나경남 기자는 “비모타에 대해서 알고 있었거나 그렇지 않거나, KB4는 누구라도 감탄할만한 모터사이클이다. 차체의 실제 무게는 체감보다 무겁다. 다시 말하자면 체감 무게가 상상 이상으로 가볍다는 뜻이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값어치는 충분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모토이슈 조건희 기자의 주행 모습


모토이슈의 조건희 기자는 “가장 놀라웠던 건 프레임과 핸들링이었다. KB4는 네오 레트로 콘셉트의 카페 레이서 모델로 본격적인 스포츠 주행보다는 디자인과 존재감을 즐기는 모델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서킷에서도 민첩한 감각으로 즐거움을 줬다. 


스타일에 따라 채택한 트렐리스 프레임은 보기보다 뛰어난 강성을 보여줬고, 유연한 감각으로 다소 차폭이 큰 KB4를 한층 가뿐하게 다룰 수 있게 했다. 특히 라디에이터를 시트 아래로 옮기면서 차량 중심부에 더 가깝게 배치되고, 각도를 세운 프런트 휠은 빠른 선회를 도왔으며 안정감까지 좋았다”라며 감탄했다.


클래식과 현대의 조화


독특한 디자인이 매력적인 KB4


전체적인 디자인은 ‘Vintage Inspired(빈티지에 영감을 받은)’를 주제로 완성됐다. 1970년대의 고전적인 형태를 연상시키는 차체와 로켓 카울, 전구가 적용된 방향지시등, 천연 가죽으로 만들어진 황갈색의 시트 커버는 클래식 디자인의 정점을 찍는다.


천연 가죽으로 만들어진 시트 커버


‘LED가 아닌 전구를?’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KB4’를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이것이 철저하게 계산된 디자인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예스러운 디자인과는 달리 풍족하게 탑재된 전자 장비는 라이더를 안전하게 지켜준다.


4.3인치 풀 디지털 TFT 컬러 계기반과 핸들 주위


ABS, 고정밀 브레이크 시스템 KIBS, 클러치 조작 없이 변속이 가능한 KQS, 전자식 스로틀 밸브, 코너 전체에 걸쳐 엔진 및 섀시 매개 변수를 모니터링하는 KCMF, 관성 측정 장치 IMU, 어시스트 & 슬리퍼 클러치, 라이딩 상황에 맞는 모드를 제공하는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 KTRC, 4.3인치 풀 디지털 TFT 컬러 계기반 등 첨단 기술이 투입됐다. 전자 장비는 가와사키의 시스템을 공유했다.


가와사키 코리아의 담당자에 따르면 ‘KB4’의 소비자가격은 5,500만 원 선으로 예정 중이며, 올해 하반기 출시를 계획 중이다.


희소성 높은 비모타 모터사이클이 국내 시장에 소개되는 것만으로도 작지 않은 의미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BIMOTA KB4 주요제원



엔진형식 - 수랭 직렬 4기통 DOHC

보어×스트로크 - 77.0×56.0(mm)

배기량 - 1,043cc

압축비 - 11.8:1

최고출력 - 142hp/10,000rpm

최대 토크 - 11.3kgf·m/8,000rpm

전장×전폭×전고 - 2,050×774×1,150(mm)

시트고 - 810mm(+/-10mm)

연료탱크 - 19.5ℓ

타이어 전·후 - (F)120/70ZR17 (R)190/50ZR17

브레이크 - (F)320mm 듀얼디스크 (R)220mm 싱글디스크

차량중량 - 189kg

소비자 가격 - 5,500만 원(예정)

 

취재 협조/가와사키 코리아

착용 장비/슈트 - 알파인스타, 헬멧 - HJC

글/이승원 기자

사진/김성원(Vehicle 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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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410호 / 2022.9.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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