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_가와사키 Z650RS

2022-10-25

기분 좋은 레트로 스포츠 네이키드

 

주행은 경쾌하다. 하지만 전혀 경박하지 않고 진중하다. 그런데도 스포츠 성이 매우 높다… 1980년대와 90년대를 관통하는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의 전형을 상징하는 것은 2개의 포탄형 계기반과 원형 헤드라이트… 레트로한 디자인은 그냥 볼 때보다 주행할 때 훨씬 더 매력을 느낄 수 있어

EICMA 2021에서 처음 보았던 가와사키 Z650RS을 직접 만났다. 첫인상이 아주 인상적인 것은 아니었다. 레트로 스타일이지만 본격 클래식은 아니며 그렇다고 미래지향적이라고 보이진 않는 어중간한 이미지 때문이었다.


아무런 기대 없이 올라타고는 출발하면서 저회전 토크가 기대 이상으로 좋다. 갑작스럽게 토크가 쏟아지는 느낌도 아니고, 완전히 그 감각을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하다.


사실 이렇다 할 특별한 점은 전혀 없다. 전자 제어 시스템은 사실상 전혀 없고(ABS를 제외한), 어시스트 & 슬리퍼 클러치가 장착된 정도다. 저회전 출력이 특히 좋은 SOHC 방식도 아닌 DOHC 엔진이고, 엔진의 출력은 다른 경쟁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특출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Z650RS의 엔진은 압도적인 성능을 보여줄 수 없을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그 감각은 정말로 의외였다. 힘이 끊이지 않고 정말 기분 좋게 발휘되면서 회전 한계에 도달할 때까지 가속감이 둔해지지 않는다. 강렬한 자극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전혀 저항감이 없이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고 딱 그만큼 즐겁게 가속감이 전달된다. 놀라움은 오히려 평범함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평범함의 수준이 상당하달까. 평범하고 익숙한 음식일수록 빼어나기는 정말 어렵다. 그냥 무난하고 평범한데 뭔가 아주 조화롭고 어느 하나 튀지 않는 게 조화롭다.


믿을 수 있는 엔진의 계보


결론적으로 Z650RS는 그 엔진이 출력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전달해내는 전반적 과정에서 흐트러짐이 없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어쩌면 이 엔진의 역사가 그것을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본 4대 브랜드가 직렬 4기통 대배기량 엔진을 대량 생산하면서 현시대의 모터사이클 세계의 중심으로 올라서기 이전에 그 성능과 내구성 등을 인정받았던 것이 병렬 2기통 엔진들이었다.


특히 가와사키는 W650(현재는 W800이 계보를 잇고 있는)과 같은 정통파 모델은 물론 수랭식 병렬 2기통 엔진을 탑재한 크루저 모터사이클인 발칸(Vulcan)이 존재감을 확고히 했다. 마찬가지로 Z650RS도 가와사키의 미들급 병렬 트윈 엔진의 오랜 역사를 이어받는다.


그뿐일까. 사실 이 병렬 트윈 엔진은 가와사키의 미들급 모델 전반에서 지대한 역할을 했다. 미들급 어드벤처 투어링 모델로 제시되는 버시스 650도 이 엔진을 사용했다. 발칸 S와 같은 크루저 모델도 마찬가지다. 흔히 말하는 ‘사골’ 엔진인 셈이다.


하지만 엔진 성능이 뒷받침되지 않고, 생산과 관리, 사용성에 있어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면 분명히 이 엔진의 계보는 진작 사라졌을 것이다. 다른 어떤 무엇보다도 그다지 대단할 필요가 없는 엔진이 아직 현역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진한 풍미를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도 볼 수 있다.


Z650RS는 참 경쾌하다. 하지만 전혀 경박하지 않고 진중하다. 그런데도 스포츠 성이 매우 높다.


완성도로 승부할 수 있다


다시 밝히지만 구성 요소가 뭔가 특출난 것이 없는데도 그렇다는 점이 포인트다. 프레임은 높은 스포츠 성을 발휘하기 위해 강화되었던 약 10년 전의 닌자650 시리즈와는 크게 달라졌다. 물론 현재의 닌자650 메인 프레임은 Z650RS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기존의 프레임 대신 신규 개발된 트렐리스 구조의 프레임을 도입하면서 그 이전보다 무게를 거의 20kg 가까이 줄여냈다. 


실제로 현행 Z650RS의 프레임 무게는 총 13.5kg밖에 되지 않는다. 단순히 무게 때문이 아니라 프레임이 상대적으로 유연하면서도 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경쾌한 스포츠 주행에서도 부담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물론 아주 본격적인 수준의 스포츠 주행에 이상적이란 뜻은 아니다.


각설하고 서스펜션은 분명 부드럽고 여유가 있는 주행성에 더 초점을 맞춘 세팅처럼 느껴진다. 급격한 브레이크 조작이 차체 전반의 균형을 흩트릴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 브레이크를 좀 더 지긋하게 가져가 서스펜션의 움직임 간격을 좁혀서 즐기면 된다.


여기서 의외로 또 훌륭하다고 느낀 것이 브레이크의 성능이다. 액시올 마운트 방식의 니신 캘리퍼는 사실 그렇게 높은 성능을 발휘할 것을 기대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직경 300mm의 더블 플로팅 디스크와 마스터 실린더의 조합은 그 절대적 성능에서 부족함을 느끼기 어려웠다. 


제동력보다 높게 평가하고 싶은 부분은 조작성에 있다. 앞서 밝힌 것처럼 서스펜션의 움직임 특성을 고려해서 그것을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조절하려고 한다면 브레이크의 조작성이 필수적인데 그 수준이 무척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레트로 스타일을 가미한 미들급 스포츠 네이키드


1980년대와 90년대를 관통하는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의 전형을 상징하는 것은 2개의 포탄형 계기반과 원형 헤드라이트가 될 것이다. 하지만 가와사키는 Z650RS에 최신 스마트폰 연동 시스템이나 컬러 계기반 등을 전혀 적용하지 않았다. 전통적인 원형 계기반은 아날로그 방식의 엔진 회전계와 속도계로 각각 나눠지며, 그 사이에 LCD 창을 통해 디지털 정보를 전달한다. 아주 뛰어나다고 말하긴 그렇지만 전통적인 방식과 필요한 정보를 모두 전달하는 방법으로는 그다지 트집 잡을 것은 없다.


핸들바는 그 폭이 꽤 넓고 조금 더 높다. 덕분에 상대적으로 더 편안하고 느긋한 자세가 연출된다. 라이더가 상체를 깊게 숙이지 않더라도 손쉽게 핸들바에 손이 닿는다.


Z650RS는 무게는 풀 카울을 입고 있는 닌자보다 더 가볍다. 장비 중량으로 Z650RS는 187kg, 닌자650은 193kg이다. 전통적인 원형 헤드램프는 상대적으로 형님 격인 Z900RS 보다 작다. Z650RS의 전체적인 크기가 상대적으로 아담하기에 이쪽도 잘 어울린다. 시트고는 820mm로 설정되어 있다. 아주 접근성이 좋은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충분하다. 


엔진과 차체 전반의 질량이 엔진을 중심으로 잘 집중되어 있어 그 무게감이 상대적으로 가볍게 느껴진다. 실제 시트고는 닌자650 보다도 조금 더(30mm) 높지만, 풋 스텝과의 거리가 좀 더 여유가 생기고 그 덕분에 무릎을 조금 덜 굽힌 상태에서 여유 있는 포지션이 연출되는 점도 포인트다.


의외인 것은 연료 탱크다. 특유의 유려하고 풍만한 곡선 때문에 그 용량이 생각하는 것보다 크고 그 부피감도 상당하리라 생각했지만, 막상 시트 위에 앉아서 내려다보는 시트는 풍선이 아니라 거의 원통처럼 보인다. 연료 탱크의 용량은 12리터. 앞서 밝힌 것처럼 풍만하게 보이는 것에 비하면 실제 용량은 조금 작은 편이다. 그런데도 리터 당 23.4km 수준의 연비 효율은 주유에 대한 걱정을 줄여준다.


경쾌한 발놀림을 제공하는 휠은 캐스팅 타입이다. 하지만 가와사키는 캐스팅 휠 임에도 레트로한 와이어 스포크 휠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채택해 스타일과 운동성 모두를 살리는 방식을 택했다. 라이더의 관점에서 유지 관리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점도 포인트다. 테일 램프와 리어 카울은 Z1 이후 이어져 온 특유의 스타일을 계승한다. 테일 램프 위로 리어 카울이 덮이고, 또 리어 카울의 위로 시트가 덮이는 듯한 덕 테일 스타일의 디자인은 Z900RS와도 매우 흡사하다.


전반적인 스타일링에 대한 선호도나 호불호는 개인차에 따르겠지만 확실한 점은 그냥 사진으로 보는 것과 실제가 상당히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실제로 그냥 보는 것과 Z650RS를 타본 이후에 느끼는 감정은 분명히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직접 주행해 단지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온전한 라이딩의 재미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을 전제로 면밀하게 디자인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냥 볼 때보다 훨씬 더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가와사키 Z650RS 주요 제원


엔진형식 - 수랭 4스트로크 병렬 2기통

보어×스트로크 - 83×60(mm)

배기량 - 649cc

최고출력 - 68ps/8,000rpm

최대 토크 - 6.5kg·m/6,700rpm

전장×전폭×전고 - 2,065×800×1,115(mm)

시트고 - 820mm

연료탱크 - 12ℓ

타이어 전·후 - (F)110/80-14 (R)130/70-13

브레이크 - (F)Ø300mm 더블 디스크 (R)Ø220mm 싱글 디스크, ABS

차량중량 - 187kg

소비자가격 - 1,280~1,320만 원 

 

글/나경남(모터사이클 칼럼니스트) 

사진/김성원(Vehicle 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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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413호 / 2022.10.1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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