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매틱 모터사이클들이 점차 시장에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원조나 다름없던 혼다의 뉴 미드 콘셉트의 직계 모델을 함께 만나봤다.

위기에서 태어난 혈통
혼다가 ‘뉴 미드 콘셉트’란 프로젝트를 선보였던 것은 벌써 15년 전의 일이다.
2010년은 정말로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었다. 사람의 기억은 편해서 금방 어려웠던 기억을 잊곤 하지만, 2008년에 맞이한 전 세계적 금융위기를 실감하게 되는 시점이 사실 2010년이었다. 그런데 이때는 2차 금융위기가 또 한 번 더 터진 절망적 상황이었다.
혼다는 이미 2008년에 위기를 맞이하면서 대책을 마련하고자 했다. 단일 플랫폼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는 전략을 생각했고 그렇게 탄생했던 것이 NC700 시리즈와 인테그라가 포함된 ‘뉴 미드 콘셉트’였다.
이 프로젝트가 갖는 의미는 그야말로 문자 그대로 모터사이클 산업을 구해낸 것이었지만, 이때 이미 혼다는 지금에서야 막 유행이 시작되는 것처럼 보이는 오토매틱 트랜스미션을 확장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동급 배기량의 자사 모델 대비 10년 이전의 가격표로 되돌린다는 목표로 만들어지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은 모두 동원했다. 가성비 모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혼다는 뜬금없이 여기에 프리미엄급 모델에서나 적용됐던 DCT(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 기술을 투입했다. 그래서 사실상 매뉴얼 모터사이클이지만, 자동변속기를 갖춘 대형 스쿠터형 모델인 인테그라(Inte gra)가 탄생할 수 있었다. 이 인테그라가 바로 포르자750과 X-ADV의 직계 조상이 되는 모델이었다.
15년 전에 시작된 자동변속기 모터사이클
최근 주목받는 자동변속기 탑재 모터사이클의 시대를 혼다는 이미 15년 전에 시작했다.
X-ADV와 포르자750은 형태적 이유로 스쿠터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사실은 스쿠터와는 오히려 거리가 멀다고 말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스쿠터가 무단 자동변속기를 갖고 있는 것과 달리 이들은 각 단계의 기어가 온전히 있기 때문이다. 단지 라이더는 그 조작을 본인이 직접하지 않아도 되는 자동화된 점이 달랐을 뿐이다.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은 홀수 기어를 담당하는 클러치와 짝수 기어를 담당하는 클러치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다음 단수의 기어가 미리 맞물려 대기하다가 찰나의 순간에 클러치를 교대하며 끊김없는 기어 변속이 가능하게 만든 것이었다. 이런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거지만, 모터사이클 세계에서 지난 15년 전부터 지금까지 이 기술을 보유하고 활용하고 있는 브랜드는 혼다뿐이다.
그래서 혼다의 DCT는 다른 신규 자동변속기 시스템들과 확실하게 차별화된다. 15년 동안 혼다는 이 시스템을 자사의 다양한 모델에 적용하면서 무엇보다도 귀중한 실제 경험치를 챙겼다. 이제 막 오토매틱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한 경쟁 브랜드들과는 입장이 많이 다르다.
시장을 뒤흔든 SUV형 스쿠터 : X-ADV
2017년에 처음 등장한 X-ADV는 단순한 신모델이 아니라 ‘어드벤처 스쿠터’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선구자로 불려야 마땅하다.
BMW GS 시리즈가 이끌던 어드벤처 투어링의 거대한 유행과 무드를 스쿠터라는 폼팩터로 성공적으로 이식하며 시장에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상대적으로 포르자가 세련된 세단이라면, X-ADV는 SUV 차량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상 똑같은 스펙의 차체를 갖고 있다. 전후 휠의 사이즈나 타이어의 사이즈도 동일하게 설정됐다. 하지만 막상 실제 시승해보면 그 차이는 상당히 크게 느껴진다.
우선 휠과 타이어의 사이즈는 같지만, X-ADV의 타이어가 오프로드를 아우를 수 있는 듀얼퍼퍼스 타입이기 때문에 실측에서 타이어의 외경이 더 크다. 또한 혼다가 의도적으로 두 모델의 변속 로직을 달리 세팅한 것이 큰 것처럼 느껴졌다.
물론 전후 서스펜션과 스윙 암 길이 등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말이다. X-ADV를 타고 달려보면 상대적으로 낮은 기어 단수에서 높은 RPM을 훨씬 오랫동안 물고 늘어지는 경향이 짙었다. 왼손 그립에 위치한 +, - 버튼을 통해 수동으로 기어를 조작해보더라도 그렇다. 기어를 억지로 낮춰 엔진 브레이크를 걸었을 때도, 높은 회전수가 유지되는 시간도 훨씬 길게 느껴진다.
노면이 미끄러운 상황에서 주행에 나섰는데 블록 패턴이 각인된 타이어가 아스팔트를 긁어내듯 만드는 물리적 저항감은 역설적이게도 라이더에게 토크가 뻥뻥 터져 나오는 듯한 직관적이고 폭발적인 감성으로 다가온다.
좌우로 넓게 벌어진 핸들 바를 쥐고 가속하면, 긴 트래블을 가진 리어 서스펜션이 팽창하며 차체를 튕겨내고 브레이킹 시에는 앞바퀴로 하중이 쏠리는 피칭 모션이 격렬하게 일어난다. 이는 마치 대형 엔듀로 바이크를 통제하는 듯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강력한 토크로 다가오는 감각이 차체 위에서의 거동으로도 연결되기 때문에 실제 가속과 감속에서의 속도 자체보다 다이내믹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오프로드에 대한 주행성에 대해서는 사실 대단하게 이야기할 수준은 되지 못한다. 당연히 라이더의 실력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SUV 차량을 가지고 본격적인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서 산을 타는 자동차 운전자가 없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오프로드에서의 적응성을 고려한 그래블 모드가 라이딩 모드에서 선택 가능하고 실제로 이 모드를 활용한다면 큰 어려움 없이 임도나 자갈길 정도는 가볍게 달릴 수 있다. 물론 익숙해진다면 좀 더 상세하게 본인의 성향과 실력에 맞게 세팅해서 달려보는 것도 권할 수 있겠다.
유저 모드로 진입해서 혼다 셀렉터블 토크 컨트롤(HSTC)을 끄고 흙을 시원하게 뱉어내며 파워 슬라이드를 즐기는 그 단순하지만 호쾌한 즐거움도 충분히 구현해 낼 수 있다.
GT 스쿠터의 정점 : 포르자750
포르자750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혼다 유럽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스쿠터 라인업의 꼭짓점이다.
과거 질레라 GP800이나 아프릴리아 SRV850 같은 대배기량 스쿠터 모델들이 단종된 현시점에서, 745cc의 배기량을 가진 포르자750을 위협할 동급의 대형 스쿠터는 시장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탈리아어로 ‘힘’을 의미하는 ‘포르자(Forza)’의 이름값을 증명하듯, 이 모델은 넉넉한 엔진 배기량을 바탕으로 빠르고 쾌적하게 장거리를 주파하는 GT(Grand Tourer)의 본질에 집중한다.
포르자750은 앞서 언급했던 이 시리즈의 근본에 해당하는 인테그라의 직접적인 계보를 잇는 모델이다. 스쿠터형의 디자인을 유지하는 포르자750은 오히려 인테그라 때보다 더욱 대형 투어링 모터사이클의 분위기를 발휘하고 있기도 하다.
얼핏 보면 혼다의 대형 투어링 모터사이클 NT1100과 착각을 일으킬 수 있을 법한 전면부 디자인이 그러하고, 그렇게 놓고 보면 한참 더 가격이 높은 BMW R 1300 RT 같은 유러피안 투어링 모터사이클과도 흡사한 모습이 비쳐진다.
그렇지만 포르자는 차량의 역동성을 강조하기 위해 억지로 연출하는 법이 없다. 270도 간격의 크랭크가 만들어내는 V트윈 같은 연소 간격 속에서, 두툼한 토크를 이용해 마치 매끄러운 아스팔트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는 독일제 스포츠 세단처럼 솔직하고 리니어한 반응을 보여준다.
편의 사양 면에서 전동식으로 작동되는 윈드스크린은 꽤나 큰 혜택이다. 물론 혼다에서는 포르자350도 전동식 윈드스크린을 기본으로 채택하고 있지만, 이게 어디서나 당연히 따라붙는 것은 아니다. 윈드스크린과 라이더의 거리는 적당한 수준이다. 약간 좁고 라이더의 상체가 살짝 숙게 세팅된 핸들 바는 여유로운 세단의 주행 감각 속에서도 스포츠 바이크를 다루는 듯한 조작감을 연출할 수 있게 한다.
새로운 세대로 접어든 포르자750의 최대 강점 중 하나는 디자인이다. 우아한 곡선의 주간주행등(DRL)에 방향지시등을 통합한 전면부 등, 디테일이 생생하게 살아있어 고급스러움과 젊고 에너제틱한 이미지가 함께 어우러진다.
특히 디자인 요소들이 모두 대형 유러피안 투어링 모터사이클을 연상시켜 가격 대비 만족감도 무척 크지 않을까 싶다.
이제 막 오토매틱 변속기를 투입한 대형 투어링 모터사이클들과 비교했을 때도 변속 매커니즘과 그 경험치 측면에서 포르자는 비교할 수 없는 무려 15년의 경험치가 쌓여있다.
별다른 걱정없이 선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투어링 모터사이클이자 어디서든 편하게 이동 수단으로 삼을 수 있는 커뮤터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기어 변속과 클러치에 대한 부담도 없다. 역시 인기가 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잘 키운 형제
성격이 다소 차이가 있긴 해도 X- ADV와 포르자750은 분명한 형제 모델이다.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배경을 갖고 있으면서도 큰 도전이었을 수밖에 없는 DCT의 도입이 15년 전에 이뤄졌기 때문에 이들의 가치가 현재에 빛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때, 국내의 라면 시장에서 절대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보이면서 강자를 차지하던 브랜드가 있었다. 매운맛 하나로 세상의 여러 사람을 울리며 그 위세가 영원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뒤에 등장한 새로운 도전자는 하나가 아니라 둘이었다. 매운맛과 순한맛으로 나눠서 매운맛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그리고 매운맛을 원치 않는 이들도 함께 공략하는 방법이다.
혼다의 X-ADV와 포르자750이 취한 전략도 이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내부적으로 같은 파워트레인과 차체를 공유하는 두 가지 버전의 모델이 판매될 때, 서로의 점유율을 침해할 것이라고 걱정할 수도 있겠지만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취향에 맞는 모델을 고르기만 해도 실패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게 이 용감한 형제들의 최대 장점이다.
나경남 모터사이클 칼럼니스트
사진_김성원 작가, 혼다코리아
시승협조_혼다코리아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혼다시승_X-ADV #혼다시승_포르자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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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매틱 모터사이클들이 점차 시장에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원조나 다름없던 혼다의 뉴 미드 콘셉트의 직계 모델을 함께 만나봤다.
위기에서 태어난 혈통
2010년은 정말로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었다. 사람의 기억은 편해서 금방 어려웠던 기억을 잊곤 하지만, 2008년에 맞이한 전 세계적 금융위기를 실감하게 되는 시점이 사실 2010년이었다. 그런데 이때는 2차 금융위기가 또 한 번 더 터진 절망적 상황이었다.
혼다는 이미 2008년에 위기를 맞이하면서 대책을 마련하고자 했다. 단일 플랫폼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는 전략을 생각했고 그렇게 탄생했던 것이 NC700 시리즈와 인테그라가 포함된 ‘뉴 미드 콘셉트’였다.
이 프로젝트가 갖는 의미는 그야말로 문자 그대로 모터사이클 산업을 구해낸 것이었지만, 이때 이미 혼다는 지금에서야 막 유행이 시작되는 것처럼 보이는 오토매틱 트랜스미션을 확장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동급 배기량의 자사 모델 대비 10년 이전의 가격표로 되돌린다는 목표로 만들어지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은 모두 동원했다. 가성비 모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혼다는 뜬금없이 여기에 프리미엄급 모델에서나 적용됐던 DCT(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 기술을 투입했다. 그래서 사실상 매뉴얼 모터사이클이지만, 자동변속기를 갖춘 대형 스쿠터형 모델인 인테그라(Inte gra)가 탄생할 수 있었다. 이 인테그라가 바로 포르자750과 X-ADV의 직계 조상이 되는 모델이었다.
15년 전에 시작된 자동변속기 모터사이클
X-ADV와 포르자750은 형태적 이유로 스쿠터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사실은 스쿠터와는 오히려 거리가 멀다고 말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스쿠터가 무단 자동변속기를 갖고 있는 것과 달리 이들은 각 단계의 기어가 온전히 있기 때문이다. 단지 라이더는 그 조작을 본인이 직접하지 않아도 되는 자동화된 점이 달랐을 뿐이다.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은 홀수 기어를 담당하는 클러치와 짝수 기어를 담당하는 클러치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다음 단수의 기어가 미리 맞물려 대기하다가 찰나의 순간에 클러치를 교대하며 끊김없는 기어 변속이 가능하게 만든 것이었다. 이런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거지만, 모터사이클 세계에서 지난 15년 전부터 지금까지 이 기술을 보유하고 활용하고 있는 브랜드는 혼다뿐이다.
그래서 혼다의 DCT는 다른 신규 자동변속기 시스템들과 확실하게 차별화된다. 15년 동안 혼다는 이 시스템을 자사의 다양한 모델에 적용하면서 무엇보다도 귀중한 실제 경험치를 챙겼다. 이제 막 오토매틱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한 경쟁 브랜드들과는 입장이 많이 다르다.
시장을 뒤흔든 SUV형 스쿠터 : X-ADV
BMW GS 시리즈가 이끌던 어드벤처 투어링의 거대한 유행과 무드를 스쿠터라는 폼팩터로 성공적으로 이식하며 시장에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상대적으로 포르자가 세련된 세단이라면, X-ADV는 SUV 차량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상 똑같은 스펙의 차체를 갖고 있다. 전후 휠의 사이즈나 타이어의 사이즈도 동일하게 설정됐다. 하지만 막상 실제 시승해보면 그 차이는 상당히 크게 느껴진다.
우선 휠과 타이어의 사이즈는 같지만, X-ADV의 타이어가 오프로드를 아우를 수 있는 듀얼퍼퍼스 타입이기 때문에 실측에서 타이어의 외경이 더 크다. 또한 혼다가 의도적으로 두 모델의 변속 로직을 달리 세팅한 것이 큰 것처럼 느껴졌다.
물론 전후 서스펜션과 스윙 암 길이 등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말이다. X-ADV를 타고 달려보면 상대적으로 낮은 기어 단수에서 높은 RPM을 훨씬 오랫동안 물고 늘어지는 경향이 짙었다. 왼손 그립에 위치한 +, - 버튼을 통해 수동으로 기어를 조작해보더라도 그렇다. 기어를 억지로 낮춰 엔진 브레이크를 걸었을 때도, 높은 회전수가 유지되는 시간도 훨씬 길게 느껴진다.
노면이 미끄러운 상황에서 주행에 나섰는데 블록 패턴이 각인된 타이어가 아스팔트를 긁어내듯 만드는 물리적 저항감은 역설적이게도 라이더에게 토크가 뻥뻥 터져 나오는 듯한 직관적이고 폭발적인 감성으로 다가온다.
좌우로 넓게 벌어진 핸들 바를 쥐고 가속하면, 긴 트래블을 가진 리어 서스펜션이 팽창하며 차체를 튕겨내고 브레이킹 시에는 앞바퀴로 하중이 쏠리는 피칭 모션이 격렬하게 일어난다. 이는 마치 대형 엔듀로 바이크를 통제하는 듯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강력한 토크로 다가오는 감각이 차체 위에서의 거동으로도 연결되기 때문에 실제 가속과 감속에서의 속도 자체보다 다이내믹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오프로드에 대한 주행성에 대해서는 사실 대단하게 이야기할 수준은 되지 못한다. 당연히 라이더의 실력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SUV 차량을 가지고 본격적인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서 산을 타는 자동차 운전자가 없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오프로드에서의 적응성을 고려한 그래블 모드가 라이딩 모드에서 선택 가능하고 실제로 이 모드를 활용한다면 큰 어려움 없이 임도나 자갈길 정도는 가볍게 달릴 수 있다. 물론 익숙해진다면 좀 더 상세하게 본인의 성향과 실력에 맞게 세팅해서 달려보는 것도 권할 수 있겠다.
유저 모드로 진입해서 혼다 셀렉터블 토크 컨트롤(HSTC)을 끄고 흙을 시원하게 뱉어내며 파워 슬라이드를 즐기는 그 단순하지만 호쾌한 즐거움도 충분히 구현해 낼 수 있다.
GT 스쿠터의 정점 : 포르자750
과거 질레라 GP800이나 아프릴리아 SRV850 같은 대배기량 스쿠터 모델들이 단종된 현시점에서, 745cc의 배기량을 가진 포르자750을 위협할 동급의 대형 스쿠터는 시장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탈리아어로 ‘힘’을 의미하는 ‘포르자(Forza)’의 이름값을 증명하듯, 이 모델은 넉넉한 엔진 배기량을 바탕으로 빠르고 쾌적하게 장거리를 주파하는 GT(Grand Tourer)의 본질에 집중한다.
얼핏 보면 혼다의 대형 투어링 모터사이클 NT1100과 착각을 일으킬 수 있을 법한 전면부 디자인이 그러하고, 그렇게 놓고 보면 한참 더 가격이 높은 BMW R 1300 RT 같은 유러피안 투어링 모터사이클과도 흡사한 모습이 비쳐진다.
편의 사양 면에서 전동식으로 작동되는 윈드스크린은 꽤나 큰 혜택이다. 물론 혼다에서는 포르자350도 전동식 윈드스크린을 기본으로 채택하고 있지만, 이게 어디서나 당연히 따라붙는 것은 아니다. 윈드스크린과 라이더의 거리는 적당한 수준이다. 약간 좁고 라이더의 상체가 살짝 숙게 세팅된 핸들 바는 여유로운 세단의 주행 감각 속에서도 스포츠 바이크를 다루는 듯한 조작감을 연출할 수 있게 한다.
특히 디자인 요소들이 모두 대형 유러피안 투어링 모터사이클을 연상시켜 가격 대비 만족감도 무척 크지 않을까 싶다.
이제 막 오토매틱 변속기를 투입한 대형 투어링 모터사이클들과 비교했을 때도 변속 매커니즘과 그 경험치 측면에서 포르자는 비교할 수 없는 무려 15년의 경험치가 쌓여있다.
별다른 걱정없이 선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투어링 모터사이클이자 어디서든 편하게 이동 수단으로 삼을 수 있는 커뮤터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기어 변속과 클러치에 대한 부담도 없다. 역시 인기가 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잘 키운 형제
한때, 국내의 라면 시장에서 절대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보이면서 강자를 차지하던 브랜드가 있었다. 매운맛 하나로 세상의 여러 사람을 울리며 그 위세가 영원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뒤에 등장한 새로운 도전자는 하나가 아니라 둘이었다. 매운맛과 순한맛으로 나눠서 매운맛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그리고 매운맛을 원치 않는 이들도 함께 공략하는 방법이다.
혼다의 X-ADV와 포르자750이 취한 전략도 이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내부적으로 같은 파워트레인과 차체를 공유하는 두 가지 버전의 모델이 판매될 때, 서로의 점유율을 침해할 것이라고 걱정할 수도 있겠지만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취향에 맞는 모델을 고르기만 해도 실패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게 이 용감한 형제들의 최대 장점이다.
나경남 모터사이클 칼럼니스트
사진_김성원 작가, 혼다코리아
시승협조_혼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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