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ORCYCLE REVIEW


[시승_Super Cub (2026) HONDA] ‘슈퍼커브’가 ‘슈퍼커브’인 이유

2026-07-23

‘혼다’라는 브랜드 그 자체를 상징한다고 말할 수 있는 슈퍼커브가 2026년형으로 돌아왔다. 전·후 연동 브레이크 시스템을 갖추는 한편, 상용뿐 아니라 승용 영역의 수요에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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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CE 1958

ec346f6ceeaa0.jpg1958년 최초의 슈퍼커브가 등장한 이래로 슈퍼커브는 본질적으로 달라진 적이 없다. 

본질은 유지하되 시대의 요구에 맞게 점진적으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혼다 슈퍼커브가 여전히 전 세계 라이더들에게 사랑받아 온 이유다. 

그리고 2026년, 슈퍼커브는 시대가 요구하는 안전 규제와 다변화된 라이더들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또 한 번의 의미 있는 진화를 거쳤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전·후 연동 브레이크(CBS)의 기본 탑재를 통한 안전성 확보, 그리고 라이더의 목적에 따른 ‘트림의 이원화’를 통한 선택의 자유다. 


63a1e39ae32c9.jpg이번 2026년형 모델에서 가장 주목할 변화는 바로 ‘와이어 스포크 휠’ 트림(소비자 가격 278만 원)의 공식 라인업 추가다. 오랜 기간 유지되던 5-스포크 캐스트 휠 사양(소비자 가격 285만 원)이 매트 블랙 색상의 체인 커버와 함께 도심형 커브의 단단하고 깔끔한 인상을 유지한다면, 크롬 도금으로 반짝이는 와이어 스포크 휠과 전통적인 스틸 색상 체인 커버의 조합은 클래식한 감성을 극대화한 해외 시장의 승용 버전을 고스란히 떠올리게 한다.  


ced2f2438df68.jpg재미있는 점은 이 두 트림이 단순히 시각적인 휠의 형태만 다른 것이 아니라, 라이딩 포지션과 차량의 성격 자체를 완전히 가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존 캐스트 휠 버전의 싱글 시트는 전후 길이가 다소 짧아 신장이 큰 라이더가 장거리 주행하면 리어 캐리어 돌출부에 골반이 닿는 아쉬움이 있었던 반면, 스포크 휠 버전에 기본 채택된 일체형 더블 플랫 시트(2인 시트)는 엉덩이 위치를 뒤로 빼 여유로운 포지션을 취할 수 있는 극적인 편안함을 선사한다. 


동승자를 태우기 편함은 물론, 시트 하단의 리어 그랩 바가 차량을 수동으로 옮길 때 훌륭한 손잡이 역할을 해주는 것도 숨은 장점이다. 캐스트 휠 버전을 구매하더라도 순정 파츠를 활용해 이 롱시트로 이식하는 개조를 고민하게 할 만큼 매력적인 구성이다. 


그러나 스포크 휠의 아름다운 자태와 포지션의 이점에는 명확한 대가가 따른다. 튜브리스 방식의 캐스트 휠과 달리, 와이어 스포크 휠은 튜브 타이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도로 위에서 펑크가 났을 때 일반적인 ‘지렁이’ 방식의 수리가 불가능하다. 


타이어를 탈거해 내부 튜브를 때우거나 교체해야 하므로 수리 시간과 비용이 더 들며, 일선 센터에 해당 규격의 튜브 재고가 항상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주기적으로 닦고 광을 내주지 않으면 녹이 슬기 쉬운 크롬 휠의 관리 번거로움도 라이더의 몫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바이크를 타는 이유가 단순히 효율성 때문만은 아니기에, 도로 위에서 내가 타는 바이크가 예뻐 보이고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는 본질적인 가치를 추구한다면 이 수고로움은 기꺼이 감수할 만하다.


누가 CBS를 모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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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적인 측면에서 가장 돋보이는 진화는 전·후 연동 브레이크 시스템(CBS)의 탑재다. 

제원표상 ABS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가성비를 핵심으로 하는 슈퍼커브에 ABS 모듈을 추가하는 것은 차량 단가를 크게 높이는 장벽이 되었을 것이다. 만일 ABS 성능을 원한다면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을 치르고 C125나 CT125 같은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넘어가야 하는 것이 시장의 룰이다. 


혼다는 이 가격대에서 제공할 수 있는 안전의 최선책으로 CBS를 내놓았고, 이는 매우 현실적이고 명민한 타협점이다.


d47ec96feb4ef.jpg실제 주행 중 리어 페달을 강하게 밟아보아도 뒷바퀴가 잠기며 미끄러지는 현상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리어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전륜 디스크의 유압 피스톤 일부가 기기적으로 연동해 작동하는데, 뒤가 먼저 살짝 가라앉고 이어 앞 서스펜션이 자연스럽게 하중을 받아주며 제동 거리를 안정적으로 줄여나간다. 프런트 레버를 억지로 강하게 쥐지 않아도 오른발 조작만으로 기대 이상의 제동 감각을 선사한다. 


서킷 스포츠 라이딩과 달리, 일상 영역에서는 앞뒤 타이어가 고루 접지력을 유지하며 차체가 수평으로 가라앉는 브레이킹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CBS의 일상 안정성은 실보다 득이 훨씬 압도적이다.

109cc 공랭식 단기통 엔진과 로터리식 4단 변속기, 자동 원심 클러치의 조합이 선사하는 주행 질감은 여전히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슈퍼커브의 정석 그대로다. 


b564f05ddb92f.jpg정직하게 차체를 밀어내는 출력과 도심을 경쾌하게 누비는 발걸음은 압도적으로 가볍고 스트레스가 없다. 아무리 내구성이 ‘무적’에 가깝다고 해도 세월의 흐름 속에 에너지가 줄어드는 것은 막을 수 없다. 


현재 개인적으로 구형 커브의 엔진을 포함해 전 부품을 뜯어고치는 오버홀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노후한 커브의 컨디션을 되살리기 위해 들이는 비용과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안전 사양이 보강되고 스타일을 다듬은 신형 슈퍼커브 신차를 내리는 것이 오히려 가장 현명한 정답이라는 확신이 든다.


슈퍼커브의 변함없는 날개짓

3c29685d42475.jpg과거 2년 동안 슈퍼커브를 타고 오피셜 레이스 트랙을 달렸던 즐거운 기억이 스친다. 

이번 CBS가 장착된 신형 버전은 과연 레이스 트랙에서 어떤 한계 반응을 보일지 벌써 호기심이 생긴다. 기회가 된다면 트랙 위에서 신형 모델의 한계를 다시 한번 쥐어짜 보고 싶다. 


합리적인 가격에 탈것이 줄 수 있는 최고의 가치와 변치 않는 신뢰성을 제공하는 혼다 슈퍼커브. 일본 내 50cc 모델 단종 같은 변화 속에서도, 슈퍼커브는 혼다라는 브랜드의 상징이자 살아있는 기업 이념 그 자체다. 


그렇기에 혼다라는 기업이 존속하는 한, 우리 곁에서 달리는 슈퍼커브의 변함없는 날갯짓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나경남 모터사이클 칼럼니스트

사진_이민우(모토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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