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ORCYCLE REVIEW


[뉴모델_시승] 언제나 도파민이 터진다 'Guerrilla 450'

2026-08-07

로얄엔필드의 첫 번째 수랭 엔진 셰르파 450을 채택한 로드스터, 게릴라 450의 오너가 됐다. 

A2 클래스 매뉴얼 모터사이클을 구매한 건 딱 10년 만인데, 게릴라를 탈 때마다 마치 10년 전으로 돌아간 것처럼 도파민이 터지고 기운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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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백하자면 최근 모터사이클을 타는 시간이 줄었다. 신모델 시승 등 콘텐츠 제작을 위한 시간을 빼면, 이동할 때 바이크보다는 자동차 키에 자연스럽게 손이 간다. 


모터사이클이 싫어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자나 깨나 바이크를 생각하고, 날씨가 좋거나 멋진 풍경을 보면 라이딩을 하고 싶어진다. 다만 매일같이 바이크에 올라타던 열정은 식어가고 있었다.


열정을 되찾을 묘수는 결국 바이크를 하나 새로 사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떤 차량이 좋을지 탐색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눈에 딱 들어오는 모델이 바로 로얄엔필드 ‘게릴라 450’이었다.


로얄엔필드 게릴라 450

7a42c504fe2ee.jpg로얄엔필드 게릴라 450은 2024년 신형 히말라얀과 엔진을 공유하는 로드스터(네이키드)로 등장했다. 


16998951c3adf.jpg로얄엔필드는 클래식 스타일 모터사이클을 집중하여 전개하는 브랜드로 그동안 성능보다는 차량의 디자인이나 콘셉트를 더 강조해오던 것과는 달리, 셰르파 450 엔진을 채택한 히말라얀과 게릴라는 성능을 어필하고 싶어 했다.

게릴라는 디자인도 그렇고, 세미 블록 패턴 타이어를 채택했기 때문에 어반 스크램블러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로얄엔필드 브랜드의 세계관과 소비층을 생각해보면, 스크램블러로 어필하는 것이 더 효과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로얄엔필드는 스크램블러가 아닌 로드스터임을 강조하고 명확히 했고 그건 자신감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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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자신감은 근거가 있었다. 이 표현을 콘텐츠에서 사용하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게릴라 450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별명은 오랑캐 바이크다. 

토크감 좋은 단기통 엔진과 가뿐한 움직임은 라이더를 미소짓게 한다. 초심자들에게는 당연히 좋고, 나아가 베테랑들도 재미있어할 수밖에 없는 경험을 제공한다. 


게릴라 450을 처음 시승하면서 머릿속으로, 게릴라 라이더들이 모여서 앞바퀴를 들거나 휠 스핀을 하는 등의 스턴트 라이딩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졌는데, 직접 라이딩을 하는 순간 누구나 똑같은 이미지가 떠오르게 하는 바이크가 바로 게릴라다.


역시 센스가 넘치는 로얄엔필드는 이러한 이미지로 게릴라 450을 적극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특히 게릴라(Guerrilla)의 영어 철자를 포함하면서도 ‘그르릉’거리는 이미지를 담은 ‘GRRR’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다양한 영상과 사진을 SNS를 통해 공유하며 강력하고 반항적인 게릴라의 세계관을 만들어가고 있다.


도파민 자판기

93b10d03c8fda.jpg게릴라 450을 구매한 건 올해지만, 이미 작년에 시승하면서 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만큼 게릴라 450이 처음부터 마음에 쏙 들었다.


ed5667fe83711.jpg매력을 느낀 가장 큰 포인트는 바로 엔진이었다. 셰르파 450 엔진은 게릴라 시승에 앞서, 2024 모토 히말라야에 참가하면서 먼저 경험했었다. 


해발 3,000m가 넘는 고지대에서도 끈적한 토크감과 함께, 험난한 환경에서 매일 이어지는 장거리 주행에서도 지치지 않는 내구성과 잘 억제된 진동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해발고도가 낮은 우리나라에서 타면 더 좋을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타보니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우리나라에서도 게릴라보다 히말라얀을 먼저 탔는데, 타자마자 바로 든 생각이 ‘그럼 게릴라는 얼마나 재밌을까?’였다.


0be2b2bc3ba04.jpg그리고 몇 달 후 실제로 타본 게릴라 450은 너무나 재밌었다. 저회전부터 고회전까지 꾸준하고 단단히 밀어주는 토크감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특히 조작하는 즐거움이 아주 좋았다. 


스로틀 그립을 돌려 rpm을 높이고, 클러치 레버를 잡고 풋 레버를 조작해 기어를 변속하고 클러치 레버를 살짝 튕기듯이 놓는 그 변속의 과정을 하는 것 자체의 맛이 좋았다. 


이동 자체의 즐거움이 필요했던 나에게 딱 맞는 선택지로 다가왔다. 배기음이나 엔진의 맥동감도 라이딩하는 내내 만족스러웠다.


"빠르게 달리지 않아도 즐겁고, 빠르게 달리면 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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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과 브레이크 역시 준수하다. 한계는 분명하지만, 스포티한 라이딩에서도 불편함이나 큰 부족함은 없다. 

서스펜션 스트로크는 보편적인 네이키드보다 조금 긴 프런트 140mm, 리어 150mm로 설정돼, 노면의 요철을 지나거나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포용감을 준다. 


efe2113c73bd6.jpg동시에 댐핑 자체는 탄탄한 편이라 스포티한 라이딩에도 불안함이 없으며, 오히려 하중 이동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와인딩을 즐길 수 있다.

긴 서스펜션 운동 범위와 함께 세미 블록 패턴 타이어가 기본으로 채택되어 있어 오프로드를 슬쩍 즐길 수 있는 점도 게릴라의 큰 매력이다. 


물론 본격적인 라이딩을 하려면 아쉬운 점이 많다. 형제 모델인 히말라얀이 오프로드에서 워낙 훌륭한 움직임을 보여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게릴라도 리어 ABS 해지 기능을 넣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욕심을 내려놓으면, 바이크를 즐길 수 있는 영역이 넓다는 그 자체로 즐겁다.


이렇게 매력 포인트가 많고 완성도가 높은데, 차량 가격이 599만 원이다. 이만한 재미를 이 가격대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라면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튜닝의 가능성

739ebc6af0bb7.jpg차량 가격의 부담이 적으니, 튜닝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우선 로얄엔필드에서 제공하는 순정 액세서리가 다양하고, 가격이 합리적이다. 출고할 때 옵션으로 선택하면, 장착을 위한 공임이나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이번에 차량을 출고하며 선택한 액세서리는 디자인이 조금 더 예쁘고 각도 조절 범위가 넓은 사이드미러와 시트고를 22mm 높여주고 더 푹신한 벤치 시트, 라디에이터 가드 세 가지다. 

그중 가장 만족스러운 건 벤치 시트다. 장착해도 시트고는 802mm이기 때문에 전혀 부담이 없으며, 조금 더 공격적인 라이딩 자세를 만들어주는 점이 좋다.


게릴라의 기본적인 라이딩 포지션은 시트가 낮고, 핸들바가 높아서 상체를 완전히 세우고 달릴 수 있는, 매우 편안하게 설정돼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취향에는 너무 자세가 편안하다. 

게릴라의 잠재력을 더 끌어내기 위해서는 보다 공격적인 설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핸들바를 바꾸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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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생각을 하면서 적절한 핸들바를 찾던 와중에 로얄엔필드에서 ‘APEX’라는 이름의 파생 모델을 출시했다. 

게릴라 에이펙스는 보다 낮은 핸들바를 채택해 내가 원하던 공격적인 라이딩 포지션을 구현했다. 

그래서 조만간 에이펙스 모델의 것으로 핸들바를 교체하려고 한다. 


브랜드에서 나오는 순정 핸들바는 스위치 뭉치 등의 설치를 위해 구멍을 뚫는 등 별도의 작업이 필요 없어서, 난도가 낮고 공임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혹시나 사이즈가 맞지 않거나 간섭이 생길 염려도 없다.


게릴라 부대원이 되다

6c49f1c28c371.jpg게릴라라는 이름은 스페인어로 ‘전쟁’을 뜻하는 ‘게라(Guerra)’와 ‘작다’를 뜻하는 접미사가 합쳐 ‘소규모 전투/소규모 전쟁’이라는 뜻으로, 기습, 교란, 매복 등을 펼친 후 신속하게 빠지는 변칙적인 전투 형태를 말한다. 


게릴라 450을 구매한 뒤, 약 2달간의 소감으로는 이름이 정말 잘 어울리는 차량이라고 생각한다.


취재를 위해 복잡한 시내에서 이동해야 할 때, 빠릿빠릿하게 움직여주는 그 기동성과 즐거움 덕분에 요즘 다시 바이크를 타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레트로한 외관 덕분에 복장을 가뿐하게 갖춰도 어색하지 않고, 클래식 바이크 무리에 숨어 잠시 게릴라의 본성을 숨기는 재미도 있다.


"10년 만에 다시 구매한 40마력대의 모터사이클. 몇 해 전 레이스에 참가하겠다며, 125cc 스포츠 바이크를 구매했을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모터사이클의 재미는 높은 마력이나 스펙에서 나오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깨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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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이 오래됐다고 저배기량 바이크를 타는 것이 부끄러운 일도 전혀 아니다.


만약 요즘 바이크 라이프에 약간의 권태로움이 찾아온 라이더라면, 식어버린 심장에 다시 불을 지필 확실한 기폭제로 로얄엔필드 게릴라 450을 강력히 추천한다.


조건희(모토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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