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_ROYAL ENFIELD, BULLET 350

2024-06-10

정통 클래식 장르를 이끌어갈 터줏대감


1932년 탄생해 9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뷸렛은 로얄엔필드의 살아 있는 역사이자 자부심이다. 실생활에서부터 군과 경찰 등에서도 사용되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뷸렛은 인도인들에게도 단순한 모터사이클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시승 차량은 스탠더드 블랙 모델이며, 윈드 스크린, 투어링 미러, 에어로 바이저, 섬프가드, 엔진가드, 리어랙, 로우 라이즈 시트, 시소기어 등의 옵션 사양이 장착됐다. 두 명의 모터사이클 전문 기자가 경험한 뷸렛 350 소개한다.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아이덴티티

이승원 기자

 

로얄엔필드의 터줏대감 뷸렛 350 / 계기반은 아날로그 속도계와 작은 흑백 LCD의 조합이다 / 눈물방울 형상의 연료탱크


클래식한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원형 헤드라이트 양옆으로 위치한 호랑이의 눈, 독특한 구조의 리어 서스펜션, 일체형 시트 등은 이전 모델과 비교해 큰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과거의 뷸렛에서 만들어진 아이덴티티가 현대까지 고스란히 이어진다는 뜻이다. 눈물방울 형상의 연료탱크 측면에 볼록하게 튀어나온 3D 배지는 뷸렛 350을 고급스럽게 만들어주며 그 매력을 배가시켜준다.


계기반은 아날로그 속도계와 작은 흑백 LCD의 조합이다. 화려한 디지털 계기반도 물론 좋지만, 뷸렛 350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할로겐 방식의 헤드라이트는 단순히 원가절감으로 생각하기보다는 할로겐이 가져다주는 분위기가 뷸렛 350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선택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로얄엔필드 코리아가 국내 라이딩 환경에 맞춰 적극적으로 요청한 덕분에 USB 충전 포트가 기본 장착된 것은 긍정적인 변화이다. 전자장비는 2채널 ABS가 기본으로 장착됐다.


감성 넘치는 주행감


직진 안정성이 뛰어나고 낮은 무게 중심으로 조작이 쉽다

뷸렛 350은 메테오 350과 클래식 350 등과 같은 J 플랫폼으로, 349cc 공랭식 단기통 엔진을 사용한다. 로얄엔필드는 새로운 모델을 출시할 때마다 계속해서 엔진을 업그레이드한다. 뷸렛 350을 타고 달려보면 달라진 점을 곧바로 느낄 수 있다. 굵직한 단기통 특유의 고동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라이더에게 전달되는 진동은 거의 느낄 수 없다. 앞서 여러 모델에 사용된 만큼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완성도가 높게 다듬어졌다.


배기음은 말 그대로 매력적이다. 클래식하지만 박력 넘치는 사운드를 뿜어낸다. 기어 단수를 높이고 낮은 rpm으로 크루징을 즐기면 통통 울리는 단기통의 배기음이 특히 매력적이다.


최고속도는 계기반 기준으로 120km/h 전후를 기록했다. 빨리 달리기 위해 만들어진 모델은 아니지만, 최고속 영역에서도 직진 안정성이 뛰어나다. 낮은 무게 중심 덕분에 웬만한 코너도 부족함 없이 잘 돌아나간다.


험로가 많은 인도의 사정에 맞춰 제작된 모델이기 때문에 지상고가 높고 서스펜션 세팅도 부드러운 편이다. 적당한 임도 정도는 충분히 달릴 수 있는 성능이다. 나만의 페이스대로 유유자적한 라이딩을 즐기고 싶은 라이더라면 이만한 선택이 없다.

 

기대 이상으로 매력적인 밸런스와 주행 성능

라이드매거진 송지산 기자

 

연료탱크 측면에 볼록하게 튀어나온 3D 배지 / 옵션으로 제공되는 로우 라이즈 시트


문화에서 복고의 유행은 긴 역사를 자랑한다. 과거에 대한 향수 때문이든, 과거를 경험하지 못한 신세대에게는 새로운 스타일로 받아들여져 복고풍에 대한 유행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모터사이클도 마찬가지인데, 예전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는 정통 클래식(혹은 레트로), 혹은 현대적 스타일을 가미한 모던 클래식(혹은 네오 레트로) 2개의 흐름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 중 모던 클래식 쪽은 수요가 높아 브랜드마다 빼놓지 않고 제품을 선보이지만, 정통 클래식은 이에 비해 인기가 높지 않아 이에 속하는 모델을 단종시킨 브랜드들도 적지 않다.


이렇게 점점 줄어가던 정통 클래식 시장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계기는 2019년 로얄엔필드가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로얄엔필드가 선보인 다양한 클래식 제품들은 높은 인기를 얻으며 클래식 열풍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했고, 현재는 300cc 이상의 클래스와 미들 클래스를 로얄엔필드 제품들이 휩쓸고 있을 정도다. 이런 상황 속에서 로얄엔필드가 또 하나의 무기를 앞세워 시장 다지기에 나섰다. 바로 뷸렛 350이 주인공이다.


외관은 클래식 모터사이클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물방울 모양의 연료탱크부터 평평하게 이어지는 라인, 헤드라이트와 백미러, 계기반 등 원형의 디자인 요소들, 수평의 머플러와 스포크 휠 등 ‘모터사이클’을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모습 그대로를 형상화한 느낌이다. 하지만 세부 요소들을 살펴보면 현대적인 것들도 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아날로그 방식 계기반에 LCD 화면을 더한 부분이나, 앞뒤 디스크 브레이크에 2채널 ABS를 더한 것, 전자장비 사용을 고려한 USB 충전 포트 등이 있다.


기분 좋은 단기통 엔진과 운동 성능


시동을 걸면 단기통 특유의 고동감과 배기음을 들을 수 있는데, 이 중 고동감에서는 불편한 진동은 억제하고 기분 좋은 느낌만을 전달하도록 카운터 밸런서를 더해 진동을 상쇄시킨다. 이런 이유로 주행을 시작하면 기분 좋아지는 단기통 특유의 사운드와 엔진 필링이 전해져 즐거움을 준다. 고속 주행을 선호하는 사람보다는 바람을 느끼면서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며 느긋하게 달리는 라이더들에게 적합한 모델일 것이다.


뷸렛 350에는 의외의 부분도 있는데, 바로 운동성이다. 외관에서는 이런 점을 기대하기 어려운 모습이지만, 막상 와인딩 코스에서는 경쾌하게 차체가 기울어지기 때문에 코너가 연속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두렵기는커녕 오히려 재미로 다가온다. 


타이어는 앞 100/90-19, 뒤 120/80 -12 구성이고, 앞뒤 디스크 브레이크도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은 예측하기 쉬운 정도의 적당한 제동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속도를 원하는 만큼 줄이는 과정이 어렵지 않고, 속도를 줄인 다음에는 코너 탈출구를 바라보면 알아서 코너를 돌아나간다. 이러한 과정들이 큰 이질감 없이 매끄럽게 이뤄지기 때문에 차체 밸런스가 상당히 우수함을 알 수 있었다.


여기에 우리가 로얄엔필드 제품에 기대하는 결정적인 요소인 가격도 제대로 갖춰져 있다. 또한 3년 무제한 마일리지 보증까지 제공되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주기적으로 정비만 잘 받으면 장거리 여행용으로 구매하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뷸렛 350의 출시는 앞으로 클래식 장르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격은 물론이고 디자인, 구성, 주행 성능까지, 소비자라면 혹할 수밖에 없는 구성이니 말이다.

 

ROYAL ENFIELD BULLET 350 주요제원

 

엔진형식 - 공유랭 4스트로크 단기통

보어×스트로크 - Ø72×85.8(mm)

압축비 - 9.5:1

배기량 - 349cc

최고출력 - 20.2hp/6,100rpm

최대토크 - 27Nm/4,000rpm

전장×전폭×전고 - 2,110×785×1,125(mm)

축간거리 - 1,390mm

시트고 - 805mm

연료탱크 - 13ℓ

타이어 - (F) 100/90-19 (R) 120/80-18

브레이크 - (F) Ø300mm 싱글 디스크, (R) Ø270mm싱글 디스크, 2채널 ABS

건조중량 - 195kg

판매가격 - 518만 원(스탠더드), 530만 원(블랙 골드)

 

글/이승원 기자 

사진/편집부 

시승 협조/로얄엔필드 코리아, 송지산 기자(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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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452호 / 2024.6.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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