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DING IMPRESSION in SPAIN_TRIUMPH DAYTONA 660

2024-07-17

3기통 매직, 스포츠 모터사이클에 대한 진심


지난 3월 스페인 알리칸테로 데이토나 660 글로벌 프레스 라이드를 떠났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7월이 됐다. 계획대로라면 데이토나 660의 국내 출시에 맞춰 시승기를 게재할 예정이었지만, 출시가 조금 늦어지고 있는 관계로 데이토나 660을 기다리는 라이더를 위해 시승기를 먼저 게재한다.

많은 라이더가 ‘트라이엄프’라고 하면, 클래식 모터사이클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트라이엄프는 그 누구보다 스피드에 진심을 다하는 기업이며, 트라이엄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레이스다. 


굵직한 기록만 살펴보자면, 트라이엄프의 레이스가 시작된 것은 1907년 맨 섬 투어리스트 트로피에 참가한 잭 마셜이 단기통 레이스 부문에 참가해 우승을 거두면서부터다. 


1969년에는 말콤 업힐이 맨 섬 TT 양산차 부문에서 처음으로 최고속 100mph(약 160km/h)를 돌파하는 기록과 함께 우승을 차지하며 트라이엄프의 진면모를 보였다.


트라이엄프의 자부심, 3기통


현재 트라이엄프의 660 시리즈 라인업은 트라이던트 660과 타이거 스포츠 660 그리고 데이토나 660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트라이던트 660은 트라이엄프로 라이더를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트라이엄프 특유의 뛰어난 품질과 매력적인 660cc 3기통 엔진,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까지 고르게 조화를 이룬 덕분이었다.


대다수의 모터사이클 브랜드가 3기통 엔진을 애용하지는 않지만, 트라이엄프의 3기통 엔진은 브랜드만큼이나 유구한 역사이자 자부심이다.


트라이엄프가 3기통 엔진을 처음 선보인 것은 1968년으로, 50년이 훌쩍 넘었다. 이때부터 노하우를 쌓아온 트라이엄프는 마침내 2019년 Moto2에 765cc 3기통 엔진을 독점 공급하는 성과를 거두었고, 현재는 2029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3기통 엔진이라면 2기통과 4기통, 둘의 장점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2기통 엔진보다 매끄러우면서 4기통 못지않게 높은 영역의 엔진 회전수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스포츠 주행도 문제없다. 또한 4기통 엔진보다 가볍고 콤팩트한 크기로 제작할 수 있어 조금 더 민첩한 주행이 가능하다.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660 엔진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 660cc 3기통 엔진


외관은 나무랄 데 없는 스포츠 모터사이클의 모습이다. 헤드라이트부터 리어 시트까지 이어지는 날렵한 실루엣은 금방이라도 달려 나갈듯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시승 차량은 무광 그레이와 블랙 투톤 컬러다. 무광을 고급스럽게 표현하기 어려운데, 메인 프레임을 커버로 덮은 덕분에 트라이엄프 특유의 고급스러우면서도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완성했다. 엔진 커버와 연료 탱크 마개, 리어 램프에 트라이엄프 로고를 숨겨둔 디테일도 찾아볼 수 있다.


데이토나 660은 이름 뒤에 붙은 숫자로 알 수 있듯 660시리즈와 엔진을 공유한다. 다만 크랭크샤프트, 피스톤, 실린더 헤드 등 다양한 부분에서 업데이트가 이루어졌고, 엔진으로 보내지는 공기 흡입구의 크기를 늘렸다. 결과적으로 같은 660cc 3기통 엔진이지만 성능은 이전보다 확연하게 상승했다. 


같은 엔진을 공유하는 트라이던트 660과 비교했을 때, 최고출력은 이전보다 17% 향상된 95ps/11,250rpm, 엔진 최고 회전수는 20% 향상된 12,650rpm이다. 


최대토크는 9% 향상된 69Nm다. 특히 최대토크의 80%를 3,125rpm의 낮은 회전영역부터 만들어내기 때문에 언제나 충분한 파워를 느낄 수 있다.


흑백 LCD와 컬러 TFT 디스플레이가 조합된 계기반
언더 슬렁 타입의 배기 시스템으로 무게 중심을 낮췄다
열선 그립이 기본 장착됐다
미쉐린 파워 6 타이어가 기본 장착된다


시트고는 810mm로 무난한 수준이다. 머플러는 언더슬렁 타입으로 엔진 아래쪽에 위치시켜 무게 중심을 더욱 낮췄다.


라이더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계기반은 흑백 LCD와 컬러 TFT 디스플레이의 조합이다. ride-by-wire 스로틀은 라이더가 원하는 만큼 즉각적이면서도 정확한 반응을 보여준다. 로드, 스포츠, 레인 등 세 가지 라이딩 모드를 활용하면 상황에 따라 최적의 주행을 즐길 수 있다. 프런트 서스펜션은 쇼와 Ø41mm SFF-BP(Separate Function Forks - Big Piston) 도립식 포크가 장착된다. 


온화한 날씨 덕분에 기본 장착된 열선 그립을 사용할 일은 없었지만, 4계절이 있는 대한민국 라이더로써는 반갑게 느껴졌다. 다만 열선 그립을 옵션으로 제공해 원가를 낮추고 가격 경쟁력을 가져가는 방법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트라이엄프 관계자는 글로벌 프레스 라이딩 현장에서 데이토나 660을 통해 레이스에 도전할 예정이며, 현실로 이루어질지는 미지수지만 그에 따라 레이스 사양의 파츠까지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굿 핸들링, 굿 밸런스


언제 어디서나 훌륭한 밸런스를 보여주는 데이토나 660

의외로 데이토나 660의 진면목은 직선 도로에서 만끽할 수 있다


키를 꽂아 시동을 걸면 부드럽고 경쾌하게 엔진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클러치 레버를 당기고 기어 시프트를 밟아 1단에 위치시킨 뒤 다시 클러치 레버를 천천히 놓으면 부드럽게 힘이 실린다. 클러치 레버는 새끼손가락으로 조작할 수 있을 만큼 가볍다. 


낮은 rpm부터 최대토크의 80%가 발휘되기 때문에, 적응이 필요한 초반엔 느긋하게 데이토나 660을 느껴봤다. 말해주지 않으면 3기통인지 4기통인지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주행감이 부드럽다.


브랜드에서 시승 코스를 선정할 때는 제품의 특장점이 돋보일 수 있는 장소를 주로 선정한다. 이번 시승 코스는 주로 짧은 코너가 연속됐다. 트라이엄프가 데이토나 660의 밸런스와 핸들링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물론 초반부터 터져주는 충분한 토크 덕분에 실제로도 코너를 쉽게 공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의외로 데이토나 660의 진면목은 직선 도로에서 만끽할 수 있었다. 2단 기어에서 스로틀을 감아 돌리자 강력한 파워가 부드럽게 쏟아져 나온다. 기본 장착된 미쉐린 파워 6 타이어도 열심히 그립을 잡아주며 완성도 높은 주행감을 제공한다. 기어비는 다음 단수로 넘어가기까지 여유로운 세팅이라 잦은 기어 변경으로 스트레스받을 일은 없다.


갓심비가 될 수 있을까?


데이토나 660은 혼다 CBR650R이나 가와사키 닌자 650처럼 본격적인 스포츠 모터사이클보다는 일상과 취미의 영역에서 골고루 사용할 수 있는 포지션으로 개발됐다. 


트라이엄프의 라인업 중에서도 엔트리급 모델이지만 탄탄한 기본기와 매력적인 가격으로 트라이엄프를 소유하고자 하는 라이더에게 조금 더 쉽게 다가가겠다는 의미다.


브리티시 혈통을 잇는 현대적 감각의 디자인과 완성도 높은 성능, 데이토나 660이 국내 라이더에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요소는 많다. 더불어 트라이엄프 본사 관계자가 전 세계에 매력적인 가격으로 공급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만큼 하루빨리 데이토나 660을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이승원(monkey2@kmnews.net)

사진_트라이엄프


TRIUMPH DAYTONA 660 주요 제원


엔진 형식 - 수랭 3기통 DOHC

보어×스트로크 - Ø74.04×51.1(mm)

압축비 - 12.05:1

배기량 - 660cc

최고출력 - 95hp/11,250rpm

최대토크 - 69Nm/8,250rpm

전장×전폭×전고 - 2,083.8×736×1,145.2(mm)

축간거리 - 1,425.6mm

시트고 - 810mm

연료탱크 - 14ℓ

타이어 - (F) 120/70 ZR 17 (R) 180/55 ZR 17

브레이크 - (F) Ø310mm 더블 디스크  (R) Ø220mm 싱글 디스크, 2채널 ABS

건조중량 - 201kg

판매가격 -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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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455호 / 2024.7.16~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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