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_베스파 GTS 125 HPE

2021-12-03

아름다운 디자인, 안정적인 주행이 인상적


어느덧 클래식 스쿠터의 대표적인 명칭이 된 베스파. 스테이플러라고 말하기보다 호치키스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처럼(물론, 국립국어원에서 호치키스는 스테이플러의 어원과는 상관없다고 밝혀졌지만), 베스파는 ‘나 베스파 탄다’는 표현처럼 그 자체로 상징성을 갖고 있다. 오랜 역사도 역사지만, 오랜 기간 고수해온 고유의 독창적 디자인이 결국 브랜드의 정체성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베스파 GTS 125 HPE


베스파에는 다양한 라인업이 있는데, 입문기인 LX,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프리마베라(‘봄’이란 뜻의 이탈리아어), 운동성을 강조한 스프린트, ‘빅 바디’로 대표되는 고급 라인업인 GTS로 구분된다. 


수랭식 4행정 단기통 i-get HPE 모듈 


또한, 공랭식을 탈피하고 수랭식으로 전환하며, 출력향상, 배기가스 저감 등을 실현한, 업그레이드 된 엔진인 i-get 엔진에서 좀 더 진일보한, 피아지오 베스파 그룹이 발표한 가장 강력한 엔진인 ‘HPE(High Performance Engine)’를 사용하는 모델은 뒤에 HPE가 붙게 된다.


GTS 125 HPE는


GTS 125 HPE 좌측 전면


이번호에 시승한 베스파는 하얀색의 GTS 125 HPE다. 외형 디자인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베스파에게 있어서 색상은 무척이나 중요한데, 이 모델은 총 4종의 색상으로 출시됐으며(하얀색-Bianco Innocenza, 빨간색- Ro sso Passione, 연녹색-Verde Re lax, 검정색-Nero Vulcano) 베스파를 양분하는 키워드인 스몰바디, 빅바디 중 빅바디 즉, 좀 더 풍만한 차체를 지니고 있다. 


GTS 125 HPE 우측면


모노코크 프레임(차체의 구성이 부품의 결합이라기 보다 하나로 구성된)을 표방하는 베스파이기에 125cc급 배기량에도 불구하고, 철제 빅바디인 GTS 125 HPE의 차체중량은 150kg에 이른다. 프리마베라와 LX에 익숙했던 라이더라면 생각보다 묵직한 무게감에 놀랄 수도 있다.


GTS 라인업(GTS300 포함)은 전후 2채널 ABS와 타 브랜드의 TCS에 해당하는 ASR 기능을 채용해 훨씬 더 안정적인 제동이 가능하다. 실제로 경험한 제동력은 60km/h이상 주행 시 급브레이크를 밟아도 상당히 안정적이었다. 제동거리가 짧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양쪽 핸들의 브레이크 레버는 유격이 좀 있는 편에 빡빡한 느낌이 들었지만, 긴급한 제동이 필요할 때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베스파의 상징적인 프런트 싱글 스윙암에 연결된 휠은 리어와 마찬가지로 12인치 타이어(전륜-120/70-12, 후륜-130/70-12)를 사용했는데, 노면이 불규칙한 상황에도 고른 주행감을 유지해줬다. 이는 빅바디 베스파가 후륜에 더블 서스펜션을 적용한 특징과도 맞물려 안정성을 극대화 시킨다. 특유의 프런트 싱글 스윙암 탓에 좌, 우 조향 시 독특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데 이런 부분도 재미있게 다가왔다.


엔진 최대출력은 14ps/8,750rpm, 최대토크는 1.22kg.m/6,750rpm이다. 125cc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정차 후 오르막길을 등판할 때 60km/h까지는 가볍게 올릴 수 있을 정도의 출력이다. 정지 상태에서 풀 스로틀로 감았을 때 20km/h를 돌파하는 순간부터 80km/h까지는 상당한 가속감을 보여줬다.


하프페이스 헬멧이 들어가기에 충분한 수납공간. 주유구도 보인다


GTS 125 HPE에는 처음으로 정차 시 공회전으로 인한 진동을 저감하고, 효과적으로 연료를 소비하기 위한 ‘스탑 앤 고(공회전시 동력전달 차단)’ 기능이 탑재됐다. 해당 기능은 정차 후 3초 정도에 작동됐고, 스로틀을 열면 바로 시동이 걸려서 출발하는 데 불편함은 없었다. 잦은 시동 꺼짐이 신경 쓰이는 라이더는 ‘스탑 앤 고’ 기능을 OFF하면 된다.


교외로 나서기 편하다


동승하기도 편한 널찍한 시트


빅바디에 걸맞은 넓은 시트를 채용해 주행 자세는 ‘편안한 소파’에 앉아 있는 체감이었고, 언급했던 빅바디의 중량감은 가속 시 차체를 더욱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기능으로 치환됐다. 


USB포트는 전면부 글러브 박스에 있다


베스피언들이 색상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딜러들 사이에서는 ‘고객이 ABS보다 USB 포트 채용 여부를 더 확인한다’고 전해진다) USB 포트는 글러브 박스 안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는 나사를 풀고 조일 수 있는 간이 공구들도 함께 수납됐다. 시인성이 뛰어난 LCD 계기반에는 속도와 잔여연료량, 마일리지 등이 심플하게 표기됐고, LED를 채용한 등화류들의 광량도 높아 저녁에도 넓은 시야각을 제공했다.


베스파 GTS 125 HPE는 베스파 내에서도 커뮤터나 근거리 이동에 맞춰진 라인업들과 달리, 오랜 시간 먼 거리를 이동하기에도 편안하도록 ‘안정성’에 집중한 인상이 강하다. 여유 있는 주말, 널찍한 시트에 동승자를 태우고 교외로 떠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누구에게나 어필할 수 있는 아름다운 디자인의 클래식 스쿠터, 거기에 기술을 담아낸 모델. 내가 체감한 GTS 125 HPE는 그런 ‘베스파’였다.

 

베스파 GTS 125 HPE 주요제원

 

엔진형식 - 수랭식 4행정 단기통 125cc 

최대출력 - 14ps/8,750rpm

최고토크 - 1.22kg·m/6,750rpm

전장×전폭×휠베이스 - 1,950×750×1,170(mm)

시트고 - 790mm

연료탱크 용량 - 7ℓ

차량중량 - 150kg

전륜 타이어 튜브리스 - 120/70-12

후륜 타이어 튜브리스 - 130/70-12

브레이크 시스템 - 2채널 ABS/ASR(전·후륜 220mm 유압식 디스크 브레이크)

프런트 서스펜션 - 싱글암 코일스프링(유압)

리어 서스펜션 - 더블 코일스프링 프리로드 조절식(유압)

소비자가격 - 6,080,000원(옵션 추가 시 상승)


시승협조/피아지오 코리아

글 /박순모 기자

사진/박순모 기자·이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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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392호 / 2021.12.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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