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리뷰_390 DUKE, 990 DUKE, 1390 SUPER DUKE R EVO

2024-09-02

 기자들의 리뷰


코너의 귀족, 390 DUKE



이승원 새로운 390 DUKE는 KTM의 대중화를 끌어낸 모델로 손꼽힌다. 다만 엔트리급 모델임에도 초심자들이 버겁게 느껴질 수 있는 높은 시트고 때문에 선뜻 다가가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새로운 390 DUKE는 차체 전체를 새롭게 설계하며 시트고를 830 mm에서 820mm까지 낮췄다. 10 mm의 차이는 숫자로 보기엔 작아 보일 수 있지만 바이크에 앉는 순간 단번에 체감된다.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시스템 등 동급 최고 수준의 장비는 여전하다. 운전자가 바라보는 계기반, 스위치 뭉치 등은 고급스럽고 완성도가 높다. 여기에 론치 컨트롤까지 기본으로 탑재하며 다양한 구성을 갖췄다.


유로5+ 시대를 맞이하며 대다수 브랜드가 배기량을 늘려 출력을 보전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KTM 또한 마찬가지다. 새로운 엔진은 기존보다 스트로크를 4mm 늘려 373cc에서 399cc로 배기량을 확대했다. 체감할 정도의 수치는 아니지만, 덕분에 최대출력과 최대토크가 소폭 상승했다.


시승 코스가 간단했기 때문에 많은 것을 느낄 수는 없었지만 많은 것이 바뀌었음에도, 기존의 날렵하고 경쾌한 움직임은 여전하다.


새로운 엔진은 단기통 특유의 고동감이 느껴지지만, 손끝으로는 느껴지지 않아 RPM을 높여 달려도 즐겁다.

 

목표를 정확히 겨냥하는 저격수, 990 DUKE


나경남 병렬 2기통 엔진을 탑재한 듀크 시리즈는 790으로 시작해 890 R, 그리고 또다시 990으로 이어진다. ‘또다시'라는 표현은 과거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생산된 V형 2기통 엔진 버전의 990 듀크가 존재했기 때문에 그렇다.


물론 엔진 형식과 스타일이 전혀 다르기에 과거의 것과 현재의 990 DU KE는 비슷한 점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엔진의 높은 성능은 저회전 영역부터 고회전까지 어떤 거리낌도 없이 존재감을 뽐낸다.


새롭게 채택된 리어 스윙 암은 기존보다 무려 1.5kg이나 감량됐으며, 스윙 암의 마운트 방식 또한 달라지면서 경쾌함이 크게 높아졌다. 그 대신 상대적으로는 친절함이 조금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어떻게 달려도 즐겁게 달릴 수 있겠지만, 느긋하고 아무렇게나 달리는 쪽보다 조금 더 진지하고 집중력 있게 달릴 때가 훨씬 더 즐거울 듯하다.


어느 누가 대충 던지더라도 과녁 안으로 넣을 수 있는 상대적으로 타격 면적이 넓은 도끼를 던지다가, 타격 면적이 훨씬 좁지만, 더 날카로운 대검을 던지는 것 같다. 물론 과녁의 크기가 이전과 같아 과녁 안에 넣는 일은 여전히 어렵지 않다. 대신 과녁의 정중앙을 꿰뚫고 싶어지게 만드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라이더 스스로 욕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기에 그렇다. 이미 훌륭한 차체를 갖추고 있지만, 그 이상의 욕심을 내고 싶게 만든다.

 

야수의 재탄생, 1390 SUPER DUKE R EVO


송지산 시승회 현장에서 ‘비스트’라는 별명이 붙은 KTM의 1390 SUPER DUKE R EVO를 타보았다. 10분 남짓의 짧은 시간과 시승 코스의 많은 교통량, 비가 뿌리는 날씨 등으로 인해 제대로 성능을 확인해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주행모드를 레인으로 바꿔주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다루기 쉬워져 부담을 덜고 탈 수 있었다. 물론 출력이 낮아졌다고 해도 레인모드에서 190마력이나 발휘되는 만큼 약간의 긴장은 계속 유지해야 했다.


전자식 서스펜션이 적용된 덕에 주행모드를 변경하는 것만으로 서스펜션의 움직임이 부드럽다. 브레이크는 캘리퍼부터 마스터 실린더까지 브렘보의 고성능 시스템을 탑재해 제동력이 선형으로 일관되게 뻗어 나오는 덕분에 원하는 지점에 멈춰 세우는 건 물론이고 앞차에 맞춰 세밀하게 속도를 조절하는 부분까지 조작이 수월했다.


1390 SUPER DUKE R EVO의 201kg이란 무게는 990 DUKE와는 22kg, 390 DUKE와는 36kg 정도밖에 차이 나지 않아 미들급 스포츠 네이키드의 무게에 익숙하다면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가벼운 무게에 강력한 성능이 조화를 이뤄 경쾌하게 달리는 모습에 ‘비스트’라고 해서 꼭 겁먹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상황의 한계로 인해 괴물의 진면모를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이 부분은 조만간 따로 시승 기회를 마련해 여유 있게 타보며 얼마나 공포스러운 ‘야수’의 모습을 보여줄지 경험해 볼 생각이다.


이승원(monkey2@km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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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458호 / 2024.9.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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