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하는 ‘맹수’
‘산군’이라 불리는 호랑이는 최고의 밸런스를 가진 맹수다. 200kg이 넘는 덩치에도 불구하고 나무를 오를 수 있을 정도로 민첩하고 시속 60km의 빠른 속도로 달릴 수도 있다.
대부분의 고양잇과 동물들은 물을 싫어하지만, 호랑이는 수영도 잘한다. 그야말로 못 하는 것이 없는 ‘올라운더 맹수’가 바로 호랑이다.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은 호랑이 같아야 한다. 다양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제 능력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쭉 뻗은 평지에서 속도를 낼 줄 알아야 하고 때로는 산길도 달릴 수 있어야 한다. 장거리 주행 능력도 중요하고 다루기도 쉬워야 한다. 이 같은 능력을 두루 갖추기는 쉽지 않지만 트라이엄프의 호랑이, 타이거 900은 이름값을 하는 어드벤처다.
지난해 12월 스페인 말라가에서 진행된 ‘뉴 타이거 900 미디어 시승회’에서 그 진가를 확인하고 돌아왔다.
어드벤처 계의 호랑이, 타이거 900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은 다양한 능력을 요구받지만 그러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온로드에 역량을 집중하면 오프로드에서 주파성이 떨어지고, 반대로 오프로드에 집중하면 온로드에서의 움직임이 둔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트라이엄프는 꽤나 영리한 접근 방식을 취했다. 온로드 성향의 ‘GT 프로’와 오프로드 성향의 ‘랠리 프로’로 세부 트림을 나눈 것이다.
덕분에 타이거 900시리즈는 라이더의 목적과 성향에 맞게 세부 모델을 선택할 수 있는 있다. 이와 같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미들급 어드벤처는 타이거 900이 유일하다.
GT 프로와 랠리 프로는 각기 다른 지점을 지향하고 있지만 컨트롤이 쉽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먼저 GT 프로는 19인치의 프런트 휠을 장착해 온로드에서 민첩한 움직임을 발휘한다. 낮은 시트고(820~ 840mm)와 핸들 바 포지션 덕에 온로드에서 다루기 쉽다. 랠리 프로는 21인치의 프런트 휠로 우수한 오프로드 주파성을 갖춘 것과 동시에 가벼운 클러치 레버, 낮은 무게 중심으로 초심자도 부담 없이 오프로드 입문이 가능하다. 또한 두 모델은 열선 그립은 물론 열선 시트까지 기본으로 장착해 장거리 주행에 최적화돼 있다.
크루즈 컨트롤과 퀵시프트 등의 기능도 투어에 요긴한 기능이다. 안전을 위한 장비도 소홀함이 없다. IMU(관성 측정 장치)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트랙션 컨트롤과 ABS를 장착했고,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TPMS)도 탑재했다. 이 정도면 구성이면 리터급 어드벤처가 부럽지 않다.
두 모델의 엔진과 브레이크 세팅은 동일하다. 888cc, 3기통 엔진의 성격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탁월한 균형감’이다.
최대토크(90Nm)가 발휘되는 구간은 이전 7,240rpm에서 6,850rpm으로 낮췄고, 최고출력(108ps) 구간은 8,750rpm에서 9,500rpm으로 높였다. 덕분에 중저속 회전 영역부터 시원스러운 토크가 분출되고, 6,000rpm을 넘어서면 마치 4기통 모터사이클과 같은 부드러운 질감의 출력을 뽑아낸다.
T-Plane 위상 크랭크로 구현한 엇박자 리듬은 자글자글한 필링으로 라이딩의 재미를 더욱 높여준다. 브레이크 세팅은 레이스 사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모델 모두 프런트에 레디알 마운트 타입의 브렘보 스틸레마 캘리퍼와 Ø320mm 더블 디스크를 장착했다.
전자 장비의 풍요로움
스페인 현지 시승은 첫째 날 온로드, 둘째 날 오프로드 일정으로 등 양일간 진행됐다. 첫째 날 온로드 시승은 랠리 프로를 오전에 시승하고 오후에 GT 프로를 시승했다.
GT 프로를 시승하기 전까지는 랠리 프로의 핸들링이 무겁다고 느끼지 못했지만, GT 프로를 시승한 뒤에는 두 모델 간의 온로드 성능 차이가 제법 크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확실히 온로드에서는 GT 프로가 유리하다. 19인치 휠을 장착한 만큼 조종에 따른 피드백이 즉각적이고 굼뜸이 없다. 핸들 바 포지션도 GT 프로가 더 낮게 설계돼 더욱 경쾌하고 스포츠 라이딩에 적합하다.
GT 프로는 가장 큰 장점은 전자식 리어 서스펜션이다. 타이거 1200에 적용된 바 있던 이 서스펜션 시스템은 주행 중에도 리바운드와 댐핑값을 최대 아홉 단계로 세세하게 조절할 수 있다. 편안한 라이딩을 즐기고 싶을 때는 댐핑 값을 컴포트로 두고 라이딩 모드를 로드(Road)로 설정하면 승차감이 부드러워진다.
반대로 와인딩 로드에 들어서거나 속도를 즐기고 싶을 때는 댐핑 값과 라이딩 모드를 스포츠로 설정했다. 모드 설정에 따른 아웃풋이 즉각적이고 확실하다. 하나의 기종에서 전혀 다른 질감의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GT 프로만의 매력이다. 반면 랠리 프로는 서스펜션 트래블이 GT 프로보다 60mm만큼 더 긴 만큼 온로드에서 다소 무르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12월의 말라가는 영상 5~15도의 기온으로 제법 쌀쌀했다. 덕분에 열선 그립과 열선 시트의 안락함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었다, 열선 장비는 라이딩의 피로도를 크게 줄여주었다.
정리해 보면 GT 프로는 오프로드보다 온로드 주행 비율이 높은 라이더에게 적합하다. 108마력의 최고출력은 어떤 환경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편안한 포지션과 걸출한 편의장비 덕분에 약 220km 거리의 장거리 라이딩이 무척이나 편안했다.
오프로드가 쉽게 느껴지는 이유
온로드 시승 간에 느꼈던 랠리 프로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오프로드 성능에 대한 기대감을 동시에 품고 둘째 날 오프로드 시승에 임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랠리 프로는 오프로드에서 타기 쉽고 재밌는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이었다.
다루기 쉽다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첫 번째, 클러치 레버가 가볍다. 클러치 레버가 가벼운 것과 동시에 클러치 디스크가 붙었다 떨어지는 감각이 너무 잘 느껴진다. 따라서 저속에서 동력을 끊고 연결할 때 시동을 꺼트릴 가능성이 현저히 작다.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둘째 저속에서의 토크 특성이 부드럽다. 2기통보다 부드럽게 분출되는 저속 토크는 출발이나 가속 시 트랙션 유지에 도움을 줬다. 셋째 고회전 영역까지 엔진이 활기차게 돈다. 각 기어 단수의 커버리지가 넓어 잦은 변속에 따른 위험 변수가 적고, 1단으로만 둬도 오프로드에서 60km/h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이 역시 접지력 확보에 도움을 주는 부분이다.
오프로드에서 다소 높다고 느껴졌던 핸들 바 위치는 스탠딩 포지션을 취했을 때 비로소 적당하다. 스탠딩 포지션에서의 니그립도 자연스럽다. 무게 중심도 매우 낮다. 타이거 시리즈의 라디에이터를 보면 이중으로 나뉘어 있다. 이렇게 라디에이터를 나누어 놓으면 연료 탱크 하단부에 여유 공간이 생겨 엔진을 더 낮게 위치시킬 수 있다.
간혹 무게 중심이 높아 라이더의 작은 움직임에도 크게 휘청거리는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이 있는데, 타이거 시리즈는 무게 중심이 낮아 손쉽게 다룰 수 있다. 시트는 일체형처럼 평탄하게 설계돼 신체 하중을 앞뒤로 이동시키기 쉽다. 온로드에서 다소 물렀던 서스펜션은 오프로드에서 뛰어난 충격 흡수력을 보여준다. 라이딩 모드는 오프로드는 물론이고 이보다 한 단계 위 성능을 발휘하는 오프로드 프로 모드까지 지원한다. 라이더의 스킬 단계에 따라 알맞은 세팅이 가능한 셈이다.
딱 한 가지 부족한 부분
2024년 미들급 어드벤처 클래스는 이륜차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격전지다.
주요 모터사이클 제조사는 앞다퉈 신차를 내놓고 있고, 트라이엄프도 타이거 900 시리즈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2~3년 주기의 짧은 호흡으로 부분 변경과 완전 변경을 거듭하고 있고, 덕분에 타이거 900의 완성도는 그 어느 때보다 무르익었다.
현재의 타이거 900은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매력을 갖고 있다. 온로드와 오프로드에 특화된 선택지를 제공했고, 화려한 전자 장비에 3기통만의 매력까지 갖췄다. 트라이엄프가 자랑하는 파츠의 프리미엄 품질과 브레이크 & 서스펜션 세팅도 우수하다.
타이거 900이 아직 갖추지 못한 것, 그것은 조금 부족한 대중적 인지도. 그뿐이지 않을까?
트라이엄프 타이거 900 GT 프로(랠리 프로) 주요 제원
엔진 형식 - 수랭 4스트로크 직렬 3기통
보어×스트로크 - Ø78.0×61.9(mm)
배기량 - 888cc
최고출력 - 108ps/9,500rpm
최대토크 - 90Nm/6,850rpm
전장×전폭×전고 - 2,305(2317)×930(935)×-(mm)
축간거리 - 1,556(1,551)mm
시트고 - 820~840(860~880)(mm)
연료탱크 - 20ℓ
타이어 - (F) 100/90-19 (R) 150/70R17
브레이크 - (F) Ø320mm 더블 디스크, ABS (R) Ø255mm 싱글 디스크, ABS
건조중량 - 222(228)kg
판매가격 - 미정
김남구(바이커즈랩 기자)
사진/트라이엄프 제공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트라이엄프 #타이거900 #TRIUMPH #TIGER900
한국이륜차신문 445호 / 2024.2.16~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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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 하는 ‘맹수’
‘산군’이라 불리는 호랑이는 최고의 밸런스를 가진 맹수다. 200kg이 넘는 덩치에도 불구하고 나무를 오를 수 있을 정도로 민첩하고 시속 60km의 빠른 속도로 달릴 수도 있다.
대부분의 고양잇과 동물들은 물을 싫어하지만, 호랑이는 수영도 잘한다. 그야말로 못 하는 것이 없는 ‘올라운더 맹수’가 바로 호랑이다.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은 호랑이 같아야 한다. 다양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제 능력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쭉 뻗은 평지에서 속도를 낼 줄 알아야 하고 때로는 산길도 달릴 수 있어야 한다. 장거리 주행 능력도 중요하고 다루기도 쉬워야 한다. 이 같은 능력을 두루 갖추기는 쉽지 않지만 트라이엄프의 호랑이, 타이거 900은 이름값을 하는 어드벤처다.
지난해 12월 스페인 말라가에서 진행된 ‘뉴 타이거 900 미디어 시승회’에서 그 진가를 확인하고 돌아왔다.
어드벤처 계의 호랑이, 타이거 900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은 다양한 능력을 요구받지만 그러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온로드에 역량을 집중하면 오프로드에서 주파성이 떨어지고, 반대로 오프로드에 집중하면 온로드에서의 움직임이 둔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트라이엄프는 꽤나 영리한 접근 방식을 취했다. 온로드 성향의 ‘GT 프로’와 오프로드 성향의 ‘랠리 프로’로 세부 트림을 나눈 것이다.
덕분에 타이거 900시리즈는 라이더의 목적과 성향에 맞게 세부 모델을 선택할 수 있는 있다. 이와 같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미들급 어드벤처는 타이거 900이 유일하다.
GT 프로와 랠리 프로는 각기 다른 지점을 지향하고 있지만 컨트롤이 쉽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먼저 GT 프로는 19인치의 프런트 휠을 장착해 온로드에서 민첩한 움직임을 발휘한다. 낮은 시트고(820~ 840mm)와 핸들 바 포지션 덕에 온로드에서 다루기 쉽다. 랠리 프로는 21인치의 프런트 휠로 우수한 오프로드 주파성을 갖춘 것과 동시에 가벼운 클러치 레버, 낮은 무게 중심으로 초심자도 부담 없이 오프로드 입문이 가능하다. 또한 두 모델은 열선 그립은 물론 열선 시트까지 기본으로 장착해 장거리 주행에 최적화돼 있다.
크루즈 컨트롤과 퀵시프트 등의 기능도 투어에 요긴한 기능이다. 안전을 위한 장비도 소홀함이 없다. IMU(관성 측정 장치)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트랙션 컨트롤과 ABS를 장착했고,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TPMS)도 탑재했다. 이 정도면 구성이면 리터급 어드벤처가 부럽지 않다.
두 모델의 엔진과 브레이크 세팅은 동일하다. 888cc, 3기통 엔진의 성격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탁월한 균형감’이다.
최대토크(90Nm)가 발휘되는 구간은 이전 7,240rpm에서 6,850rpm으로 낮췄고, 최고출력(108ps) 구간은 8,750rpm에서 9,500rpm으로 높였다. 덕분에 중저속 회전 영역부터 시원스러운 토크가 분출되고, 6,000rpm을 넘어서면 마치 4기통 모터사이클과 같은 부드러운 질감의 출력을 뽑아낸다.
T-Plane 위상 크랭크로 구현한 엇박자 리듬은 자글자글한 필링으로 라이딩의 재미를 더욱 높여준다. 브레이크 세팅은 레이스 사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모델 모두 프런트에 레디알 마운트 타입의 브렘보 스틸레마 캘리퍼와 Ø320mm 더블 디스크를 장착했다.
전자 장비의 풍요로움
스페인 현지 시승은 첫째 날 온로드, 둘째 날 오프로드 일정으로 등 양일간 진행됐다. 첫째 날 온로드 시승은 랠리 프로를 오전에 시승하고 오후에 GT 프로를 시승했다.
GT 프로를 시승하기 전까지는 랠리 프로의 핸들링이 무겁다고 느끼지 못했지만, GT 프로를 시승한 뒤에는 두 모델 간의 온로드 성능 차이가 제법 크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확실히 온로드에서는 GT 프로가 유리하다. 19인치 휠을 장착한 만큼 조종에 따른 피드백이 즉각적이고 굼뜸이 없다. 핸들 바 포지션도 GT 프로가 더 낮게 설계돼 더욱 경쾌하고 스포츠 라이딩에 적합하다.
GT 프로는 가장 큰 장점은 전자식 리어 서스펜션이다. 타이거 1200에 적용된 바 있던 이 서스펜션 시스템은 주행 중에도 리바운드와 댐핑값을 최대 아홉 단계로 세세하게 조절할 수 있다. 편안한 라이딩을 즐기고 싶을 때는 댐핑 값을 컴포트로 두고 라이딩 모드를 로드(Road)로 설정하면 승차감이 부드러워진다.
반대로 와인딩 로드에 들어서거나 속도를 즐기고 싶을 때는 댐핑 값과 라이딩 모드를 스포츠로 설정했다. 모드 설정에 따른 아웃풋이 즉각적이고 확실하다. 하나의 기종에서 전혀 다른 질감의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GT 프로만의 매력이다. 반면 랠리 프로는 서스펜션 트래블이 GT 프로보다 60mm만큼 더 긴 만큼 온로드에서 다소 무르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12월의 말라가는 영상 5~15도의 기온으로 제법 쌀쌀했다. 덕분에 열선 그립과 열선 시트의 안락함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었다, 열선 장비는 라이딩의 피로도를 크게 줄여주었다.
정리해 보면 GT 프로는 오프로드보다 온로드 주행 비율이 높은 라이더에게 적합하다. 108마력의 최고출력은 어떤 환경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편안한 포지션과 걸출한 편의장비 덕분에 약 220km 거리의 장거리 라이딩이 무척이나 편안했다.
오프로드가 쉽게 느껴지는 이유
온로드 시승 간에 느꼈던 랠리 프로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오프로드 성능에 대한 기대감을 동시에 품고 둘째 날 오프로드 시승에 임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랠리 프로는 오프로드에서 타기 쉽고 재밌는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이었다.
다루기 쉽다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첫 번째, 클러치 레버가 가볍다. 클러치 레버가 가벼운 것과 동시에 클러치 디스크가 붙었다 떨어지는 감각이 너무 잘 느껴진다. 따라서 저속에서 동력을 끊고 연결할 때 시동을 꺼트릴 가능성이 현저히 작다.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둘째 저속에서의 토크 특성이 부드럽다. 2기통보다 부드럽게 분출되는 저속 토크는 출발이나 가속 시 트랙션 유지에 도움을 줬다. 셋째 고회전 영역까지 엔진이 활기차게 돈다. 각 기어 단수의 커버리지가 넓어 잦은 변속에 따른 위험 변수가 적고, 1단으로만 둬도 오프로드에서 60km/h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이 역시 접지력 확보에 도움을 주는 부분이다.
오프로드에서 다소 높다고 느껴졌던 핸들 바 위치는 스탠딩 포지션을 취했을 때 비로소 적당하다. 스탠딩 포지션에서의 니그립도 자연스럽다. 무게 중심도 매우 낮다. 타이거 시리즈의 라디에이터를 보면 이중으로 나뉘어 있다. 이렇게 라디에이터를 나누어 놓으면 연료 탱크 하단부에 여유 공간이 생겨 엔진을 더 낮게 위치시킬 수 있다.
간혹 무게 중심이 높아 라이더의 작은 움직임에도 크게 휘청거리는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이 있는데, 타이거 시리즈는 무게 중심이 낮아 손쉽게 다룰 수 있다. 시트는 일체형처럼 평탄하게 설계돼 신체 하중을 앞뒤로 이동시키기 쉽다. 온로드에서 다소 물렀던 서스펜션은 오프로드에서 뛰어난 충격 흡수력을 보여준다. 라이딩 모드는 오프로드는 물론이고 이보다 한 단계 위 성능을 발휘하는 오프로드 프로 모드까지 지원한다. 라이더의 스킬 단계에 따라 알맞은 세팅이 가능한 셈이다.
딱 한 가지 부족한 부분
2024년 미들급 어드벤처 클래스는 이륜차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격전지다.
주요 모터사이클 제조사는 앞다퉈 신차를 내놓고 있고, 트라이엄프도 타이거 900 시리즈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2~3년 주기의 짧은 호흡으로 부분 변경과 완전 변경을 거듭하고 있고, 덕분에 타이거 900의 완성도는 그 어느 때보다 무르익었다.
현재의 타이거 900은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매력을 갖고 있다. 온로드와 오프로드에 특화된 선택지를 제공했고, 화려한 전자 장비에 3기통만의 매력까지 갖췄다. 트라이엄프가 자랑하는 파츠의 프리미엄 품질과 브레이크 & 서스펜션 세팅도 우수하다.
타이거 900이 아직 갖추지 못한 것, 그것은 조금 부족한 대중적 인지도. 그뿐이지 않을까?
트라이엄프 타이거 900 GT 프로(랠리 프로) 주요 제원
엔진 형식 - 수랭 4스트로크 직렬 3기통
보어×스트로크 - Ø78.0×61.9(mm)
배기량 - 888cc
최고출력 - 108ps/9,500rpm
최대토크 - 90Nm/6,850rpm
전장×전폭×전고 - 2,305(2317)×930(935)×-(mm)
축간거리 - 1,556(1,551)mm
시트고 - 820~840(860~880)(mm)
연료탱크 - 20ℓ
타이어 - (F) 100/90-19 (R) 150/70R17
브레이크 - (F) Ø320mm 더블 디스크, ABS (R) Ø255mm 싱글 디스크, ABS
건조중량 - 222(228)kg
판매가격 - 미정
김남구(바이커즈랩 기자)
사진/트라이엄프 제공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트라이엄프 #타이거900 #TRIUMPH #TIGER900
한국이륜차신문 445호 / 2024.2.16~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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