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_2021 YAMAHA MT-07

2021-11-18

가장 평범하지만 돋보이도록 우수한 미드레인지 스타터


모나지 않고 평범한 듯하면서도, 뚜렷한 강점과 뛰어난 완성도… 쿼터 클래스에서 미드레인지로 업그레이드 하거나, 모터사이클 자체에 입문할 때에도 큰 고민 없이 선택할만한 기종… 전반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보이는 모델을 더욱 가다듬고 세세하게 업그레이드… 출력과 토크 곡선이 급격하게 오르내리지 않고, 꾸준하게 고원지대에 머무는 인상

경쾌한 주행을 자랑하는 MT-07


야마하의 ‘MT’는 판매 전략으로서 내세우는 이미지와 실제 모터사이클 사이에 작지 않은 간극을 보여주는 모델 시리즈다.


슬로건으로 ‘Master of torque’, ‘dark side of Japan’ 등을 내세우며 흡사 나쁜 남자의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어필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다루기 쉬우면서도 좋은 성능을 내는 아주 ‘착한’ 모터사이클이다. 특히 시리즈 중에서도 MT-07은 대중적이고 표준에 가까운 모습을 매우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장르로서는 모터사이클 본연의 모습을 품은 네이키드 장르, 엔진은 병렬 2기통 700cc 급으로 최근 가장 많이 사용되는 미드레인지에 속하며, 기계적인 특성은 더욱 담백해 전후 17인치 캐스팅 휠, 정립식 텔레스코픽 프런트 포크와 싱글 타입 리어 쇽 업소버, 6단 수동 변속기까지 익숙하지 않은 구석을 찾아보기 힘들다. 2014년 데뷔 이후 어느덧 8년차를 맞은 MT-07이 겉으로는 더욱 카리스마 있게, 속으로는 더욱 친절한 특성으로 업그레이드되어 2021년형으로 출시됐다.


겉으로는 거칠지만 속마음은 착한 ‘MT’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파격적으로 변신한 프런트 마스크. 프로젝션 타입의 싱글 LED 헤드라이트가 중앙에 위치하고 LED 포지셔닝 램프가 좌우에 위치한다. 유닛의 골조는 무광 검정색으로 은은하게 처리하고 실버 컬러의 패널을 양 옆에 배치해 포지셔닝 램프와 일관되는 맥락으로 강조해두었다.


바라보았을 때 느껴지는 인상은 전통적인 모터사이클의 그것 이라기보다는 매우 급진적으로 발전된 로봇의 얼굴처럼 느껴진다. 바디 전반에서는 날카로움을 덜어내고 다소 유선형의 디자인을 채택했는데, 그러한 기조는 특히 탱크 주위의 형상에서 잘 드러난다. 


기존에는 좌우에 추가시켰던 에어 인렛 디자인을 탱크 커버 어셈블리에 포함시켰으며, 트리플 클램브 부근의 앞쪽부터 시트까지 이어지는 등줄기의 윤곽은 여전히 균형 잡힌 모습이면서도 더욱 글래머러스하다. 설령 화려하고 복잡해진 디자인에 공감하기 힘들다 할지라도, 컬러 패턴은 한결 명료하고 세련되어 찬성표를 받을 만하다.


레이스 블루 컬러 모델은 바탕이 되는 블랙, 메인이 되는 블루와 함께 전후방에 실버 컬러 파츠로 포인트를 주어 전체 톤이 너무 어둡지 않고 시각적인 밸런스도 뛰어나다. 계기반 또한 유닛이 변경됐다. 시인성은 기존의 것이 나은 감은 있지만, 심미적으로는 역시 신형이 멋지다. RPM 그래프를 더욱 강조 배치해 스포티한 인상을 준다.


더욱 높아진 완성도


2021년형에서 변경된 부분이 외관 뿐만은 아니다. 대대적인 변화는 없을지언정, 이미 전반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보이는 모델을 더욱 가다듬고 세세하게 업그레이드 시켰다.


역시나 외관상 찾아볼 수 있는 첫 번째는 매니폴더의 형상이다. 유로5 기준에 맞추어 배출가스를 줄여내기 위해 머플러 어셈블리 안에 위치하던 촉매를 따로 끌어내어 엔진 쪽으로 가까이 당겨 붙였다. 자연스레 추가된 방열판 또한 신형임을 알아볼 수 있는 특징이 된다.


추가로 에어클리너 박스의 입구 형상을 변경했으며, ECU 프로그래밍의 변화, 밸브 시트 소재의 변경, 산소센서 위치 재설정 등 몇 가지 개선점을 더해 강화된 가스 기준을 만족시키면서도 출력 손실이 없다시피 만들어냈다. 변속기 내부의 기어 도크를 변경해 2단 ~ 3단 사이에서 변속 충격을 줄이는 개선 또한 진행됐다. 


섀시 움직임과 관련해서도 차이점이 생겼다. 알루미늄 소재의 핸들 파이프는 가운데가 굵은 테이퍼 타입으로 적용됐다. 형상은 더욱 넓어지면서도 라이더 쪽으로 살짝 올라오게 해 일상 주행에서 적극적인 컨트롤이 가능하도록 했다. 브레이크 디스크 역시 업그레이드 됐다. 미세 진동을 발생시킬 수 있는 세미 웨이브 타입을 버리고 원형을 채택했으며, 기존 Ø285mm에서 Ø298mm로 사이즈를 키워 중고속 영역에서 더욱 강력하고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확보했다.


일반적인 섀시와 매우 훌륭한 엔진


엔진은 여전히, 그리고 몹시 훌륭하다. 동급 타 모델과의 단순 비교에서도 그렇거니와, 더욱 높은 수준을 지니는 유럽산 모델과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역시 일본 브랜드는 엔진 하나는 믿고 기대해도 좋다. 병렬 2기통 형식이기에 엔진 어셈블리의 크기가 콤팩트하고 질량 집중화도 잘 이루어져 있는데다, 공회전에서는 고동이 느껴지는 듯하지만, 회전을 올릴수록 매끄럽고 맹렬하게 회전한다. 질감이 좋다. 270도 위상차를 두고 부등 간격으로 폭발하는 CP2 엔진의 특성이다. 


제원 상의 최대출력은 73.4PS/8,750rpm으로 이 자체로서도 작지 않지만, 라이더가 체감하며 사용할 수 있는 출력은 이보다 훨씬 크다. 6,000rpm을 넘어서면서 최대토크 구간에 들어서고, 7,000rpm을 넘어서면 그대로 9,500rpm까지 줄곧 최대치에 근접하는 출력이 일정하게 발휘되기 때문이다.


출력과 토크 곡선이 급격하게 오르내리지 않고, 꾸준하게 고원지대에 머무는 인상이다. 때문에 앞바퀴는 자꾸 노면에서 떠오르기 일쑤고, 쏜살같은 가속감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정말 잘 나간다.


섀시는 전반적으로 모난 구석이 없고 이해하기 쉽게 움직인다. 리어 브레이크와 서스펜션을 사용하기가 쉽고, 프런트 부 역시 마찬가지다. 중속에서의 린 특성은 좋은 편으로서, 잘 기울어지면서도 안정감을 잃지 않는다. 저중심 설계인 동시에 질량이 집중된 덕분이다. 대체로 부드러운 감각이면서도 지오메트리가 아담하기 때문에 라이더 신장 173cm 이하, 몸무게 60kg 이하에 속한다면 특히 만족감이 높을 세팅이다. 또한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덩치가 크고 무게가 나가는 사람이라면, 혹은 모터사이클 성능의 대부분을 사용할 줄 아는 경력자라면 지나치게 무르고 요동치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역시 엔진은 넘치게 훌륭하고, 섀시는 살짝 부족한 감이 있다. 사실, 이 정도의 섀시 퍼포먼스 부족은 최근 어지간한 브랜드의 미드레인지 모델에서 볼 수 있는 경향으로서 MT-07만의 단점으로 꼽을만한 것은 아니다. 다들 이렇게 섀시가 살짝 부족하다. 물론 치열하게 경쟁하는 미드레인지 클래스에서 가격 경쟁력을 버리고 프리미엄 품질을 지향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뿐더러, 합당하지도 않은 일이다. 1,077만 원이라는 금액으로 그보다 한참 좋은 수준의 엔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는 것이 안타깝게도 합리적이다.


특별하지 않고 우수하게


최근 모터사이클의 상품 기획에 있어서 중요한 세 가지 요소가 있다. 1)레트로 디자인, 2)오프로드 어빌리티 혹은 룩킹, 3)중·장거리 투어링에 대한 솔루션이 그것이다.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하면 홈런이 가능하고, 두 가지 요소만 지닌다 해도 무난하게 안타를 칠 수 있다.


그런데 MT-07은 단 하나도 포함하지 않으면서도 지난 8년간 전 세계 판매량에서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차별점이 강조되거나 트렌드를 반영하지 않은 ‘그냥 모터사이클’, 즉 온로드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잘 나타내주며, 그 중에서도 MT-07이 매우 우수한 웰 메이드 모델이라는 점 또한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모나지 않고 평범한 듯하면서도, 뚜렷한 강점과 뛰어난 완성도를 지녔다. 쿼터 클래스에서 미드레인지로 업그레이드 하거나, 모터사이클 자체에 입문할 때에도 큰 고민 없이 선택할만한 기종이다. 개인에 따라 감동적이지 않을 수는 있어도, 배신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YAMAHA MT-07 주요제원

 

엔진형식 - 수랭식 4스트로크 2기통 DOHC 4밸브

보어×스트로크 - Ø80×68.6(mm)

배기량 - 689cc

압축비 - 11.5 : 1

최고출력 - 73.4PS/8,750rpm

최대토크 - 67Nm/6,500rpm

전장×전폭×전고 - 2,085×780×1,105(mm)

시트고 - 805mm

연료탱크 - 14ℓ

타이어 - (F) 120/70 ZR17 M/C(58W) (R) 180/55 ZR 17M/C(73W)

브레이크 - (F) Ø298mm 더블 디스크 (R) Ø245mm 싱글 디스크

웨트중량 - 184kg

판매가격 - 1,077만 원부터


시승협조/한국모터트레이딩

글/김솔(시승전문 객원 기자) 사진/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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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391호 / 2021.11.16~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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