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_TRIUMPH STREET TWIN

2021-10-19

‘라이딩’이라는 즐거움을 깨닫게 만드는 매력


트라이엄프 모던 클래식 라인업의 막내인 스트리트 트윈을, T120 시리즈 시승을 모두 마친 가장 마지막에 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 덕분에 스트리트 트윈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었다. 생기 넘치고 기본기 탄탄한 스트리트 트윈을 만나다!

스트리트 트윈의 클래식한 전면 부위


트라이엄프 모던 클래식 라인업의 엔트리 모델인 스트리트 트윈에 대해 나조차도 편협한 시선이 있었음을 이실직고 하고 시작한다.


엔트리 모델은 입문 모델을 의미할 뿐 ‘저렴한 또는 가성비’ 를 뜻하지 않음에도, 나는 지금까지 경험을 바탕으로 스트리트 트윈을 저렴한 가성비 모델로 단정하고 있었다. 그래서 단 한 번도 제대로 살펴본 적 없었다. 관심 자체가 없었던 것이 맞겠다.


T120 시리즈를 두루 시승한 후 스트리트 트윈을 타고는, 엔트리 모델이라며 기대조차 없던 내 마음이 180도 바뀌는데 고작 일이백 미터면 충분했다. 가볍고 경쾌하고 생기 넘치는 스트리트 트윈은, 내 마음을 신나서 촐싹거리게 만들기까지 했다.


덜어낸 만큼 가벼워진 라이딩


본네빌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물려받은 스트리트 트윈은 조약돌 형상의 연료탱크와 둥근 헤드라이트, 그리고 단차 없는 시트까지 닮은꼴이다. 하지만 본네빌과 다른 스트리트 트윈 전용 파츠다. 연료탱크는 디자인 흐름만 비슷할 뿐 본네빌과 형상도 다르고 용량도 2.5리터 적다. 시트는 이전 연식보다 미미하게 높아졌지만, 본네빌보다 25mm 낮은 765mm다. 시트에 앉으면 본네빌에 앉았을 때와 달리 한결 부담 없게 느껴진다.


엔진은 T120 엔진 보어를 줄인 본네빌 T100과 동일한 사양이다. 엔진 냉각핀 에지를 커팅해 수랭 엔진이지만 공랭 느낌을 살렸다. 수랭 라디에이터를 트윈 배기관 사이에 위치시켜 정측면에서 보이지 않도록 설계했으며, 촉매는 차체 하단에 숨겨서 본네빌 시리즈와 동일하게 공랭 시절의 외형을 최대한 유지하고 있다.


배기 시스템은 매니폴더가 엔진부터 메가폰 사이렌서까지 그리는 깔끔한 라인이 인상적이다. 메가폰 사이렌서와 디자인이 변경된 10스포크 캐스팅 휠은, 본네빌의 클래식 콘셉트와 다른 스트리트 트윈의 클래식 & 스포티 이미지를 표현하는 일등공신이다.


디테일 터치업으로 업그레이드된 세련미


2021년식 스트리트 트윈을 본 후 지난해 모델을 보면 뭔지 모를 허전함이 첫 느낌이다. 추가된 파츠는 없지만, 몇몇 파츠의 디테일을 수정하면서 이미지가 크게 달라졌다. 화장기 없이 수수하던 얼굴에 가벼운 터치업으로 갑자기 세련되어진 느낌이랄까.


도장 파츠 중 연료탱크 다음으로 가장 큰 사이드 커버는 홀 두개를 넣고, 다소 밋밋했던 힐프로텍터도 뒤쪽 라인에 기교를 더하고 홀을 추가했다. 스로틀 보디 커버는 단순한 라운드 형상에서, 라인을 더하고 두가지 소재를 혼합해 입체감을 살렸다. 두꺼워서 둔탁해 보이던 헤드라이트 브래킷은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했다. 변경된 부분은 제한적이지만, 전체적인 세련미는 크게 높아졌다. 언제나 이야기하지만, 트라이엄프는 뭘 좀 안다.


할로겐 헤드라이트가 다소 아쉽지만 스트리트 트윈의 소비자 금액을 감안하면 이해되는 부분이며, 테일램프는 LED를 채용해 시인성을 높였다. 시트 밑에는 USB 소켓이 위치한다. 스로틀은 전자식이며 로드와 레인으로 나뉘는 두가지 라이딩 모드가 있다. ABS와 트랙션 컨트롤도 당연히 채용했다.


경쾌해서 호쾌한 병렬 트윈의 박동감


수랭 900cc 엔진은 가벼운 스내칭만으로도 T120과 완전히 다른 회전 질감과 고동감, 그리고 배기 사운드를 알아차릴 수 있다. 10kg쯤 되는 해머를 들고 휘두르다가 6kg 망치로 바꿔든 느낌이랄까. 엔진이 경쾌하게 회전하기 때문에 스내칭에서는 T120보다 더 박력 있는 사운드가 메가폰 사이렌서를 통해 흘러나온다.


스로틀을 열고 본격적으로 달리면 그 차이는 더 명확하다. T120은 피스톤이 폭발할 때마다 묵직한 한방으로 차체를 가속시키는 반면, 스트리트 트윈은 RPM이 빠르게 최고 출력이 나오는 고RPM까지 회전하면서 차체를 한결 가볍게 밀어낸다. 수랭 1,200cc와 900cc 병렬 트윈은 특색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배기량으로 선택하지 말고 둘 다 시승 후 자신의 성향에 맞는 모델을 선택하길 추천한다.


싱글 디스크 브레이크와 조합된 브렘보 4피스톤 캘리퍼 채용


주행에 영향을 끼치는 부품 중 본네빌과 다른 것이라면 캐스팅 휠과 1인치 작은 프런트 휠뿐인데, 주행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 스트리트 트윈은 스포티가 가미된 네이키드다. 허벅지와 코어에 힘을 딱 주고 차체를 좌우로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과정이 굉장히 즐겁다. 싱글 디스크 브레이크와 조합된 브렘보 4피스톤 캘리퍼의 퍼포먼스는 초중반 제동력이나 컨트롤 질감이 생각했던 것 이상이다.


섀시 설계가 일상에서 즐거운 모터사이클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달리기 시작하면 금세 한계를 드러내지만, 스트리트 트윈의 무대는 일상이다. 낮은 시트에 앉아 손 뻗으면 닿는 적당한 높이의 핸들을 잡고, 좁은 골목길, 복잡한 출퇴근, 그리고 한적한 새벽 도심을 달리는 과정이 너무 즐겁다.

 

차량협조/트라이엄프 코리아

글/황성필 시승전문 객원기자

사진/모토이슈

 

TRIUMPH STREET TWIN 주요제원

 

엔진 형식 - 수랭 4스트로크 SOHC 병렬 2기통

보어×스트로크 - Ø84.6×80.0(mm)

배기량 - 900cc

압축비 - 11.0 : 1

최고출력 - 65ps/7,500rpm

최대토크 - 80Nm/3,800rpm

전장×전폭×전고 - -×780×1,110(mm)

축간거리 - 1,450mm

시트고 - 765mm

연료탱크 - 12.0ℓ

타이어 - (F) 100/90 - 18 (R) 150/70 R 17

브레이크 - (F) Ø310mm 싱글 디스크, 브렘보 4피스톤 캘리퍼 (R) Ø255mm 싱글 디스크, 2피스톤 핀슬라이드 캘리퍼

웨트중량 - 216kg

판매가격 - 1,420만 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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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389호 / 2021.10.1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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