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_TRIUMPH SCRAMBLER1200 XE

2021-05-21

스크램블러 ‘멋과 맛’을 진하게 뽑아낸, 레트로의 표본


트라이엄프 병렬 트윈 최상위 라인업인 1,200cc 엔진을 탑재한 스크램블러 1200 XE를 시승했다. 지금까지 출시된 라이벌들과 해석이 조금 다른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는, 매력적이고 예뻤다.

수년간 이어지는 스크램블러 장르 인기만큼이나 시장에는 여러 종류의 스크램블러가 있다. 그중 99%는 ‘오프로드를 달릴 수도 있는ʼ 스크램블러다. 하지만 스크램블러1200 XE는 라이벌들과 지향점이 조금 다르다. ‘오프로드를 달리기 위한ʼ 스크램블러이기 때문. 일반적인 스크램블러 모델이 온로드와 오프로드 비율이 대다수는 7:3인 반면 스크램블러 1200XE는 3:7이라는 이야기다.

 

스크램블러1200 XE가 속해있는 트라이엄프 모던 클래식 모터사이클 라인업에 사용되는 엔진은 병렬 트윈 900cc와 1,200cc 두 가지가 있다. 하지만 모터사이클 콘셉트에 따라 셋업을 달리해 마력과 토크가 꽤 크게 차이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동일한 엔진일지라도 ‘맛’이 다르다.

 

스크램블러1200 XE에 탑재된 엔진은 수랭 1,200cc SOHC 8밸브 병렬 트윈이다. 본네빌 T120 패밀리나 스럭스턴 RS와 엔진 베이스는 같지만, 본네빌 T120의 중저회전 토크와 고동감, 그리고 스럭스턴 RS의 중고속 짜릿한 가속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트라이엄프 컬러로 무장하다


트라이엄프 모터사이클의 전반적인 특징이지만, 최상위 모델인 스크램블러1200 XE의 부품 질감과 색감은 시선을 잡는 매력이 있다. 브렘보 브레이크나 올린즈 서스펜션처럼 특정 고가 부품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도장이나 절삭, 주조, 아노다이징 부품을 비롯해 시판 모델에서 놓치기 쉬운 볼트 품질까지 신경 썼다. 


이런 것 하나하나가 가격 상승과 직결됨에도 묵묵하게 중심을 지키고 있는 트라이엄프의 고집이 반갑다. 원가 절감에 집중하는 라이벌과 차별되는 트라이엄프만의 장점이다.

 

손으로 만져보기 전까지 당연히 플라스틱인줄 알았던 너클 프로텍터의 은색 부분이 알루미늄이라서 놀랐다. 실제로 보면 두툼한 알루미늄 덩어리가 만들어내는 질감이 장난 아니다. 그러고 보니 언더 프로텍터도 알루미늄. 많은 라이벌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은색 도장한 플라스틱으로 프로텍터 흉내를 내는 것과 비교된다. 시승 모델은 많은 순정 액세서리가 장착돼 있지만 두 가지 프로텍터는 기본 사양이다.

 

뒤쪽에도 올린즈 서스펜션 채용


외관은 껑충하게 높은 차고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한눈에도 길어 보이는 풀어저스터블 서스펜션은 프런트와 리어가 동일한 간극으로 250mm이며 프런트 쇼와, 리어 올린즈 제품이다. 최저 지상고도 높다. 언뜻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옆에 서면 높은 차체에 놀란다. 


휠베이스 1,570mm는 웬만한 대형 듀얼퍼퍼스와 맞먹는 크기다. 그 덕분에 시트는 870mm로 조금 높지만, 차체 폭이 얇아 발착지성은 시트 높이를 감안하면 준수하다. 스크램블러의 상징인 업타입 배기시스템은 정차나 주행 중에 다리와 접촉하기 때문에 열기에 대비를 해야 한다. 방열 커버가 있지만 꽤 뜨겁다. 단열 기능을 보강한 라이딩 기어도 있으니 참고하시기를.

 

최신 기술과 클래식의 만남

                                     각 구역을 나눈 TFT 계기반                                                              얇아서 착석감이 의외로 좋은 시트


각 섹터를 나눈 TFT 계기반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최근 대세인 스마트폰을 달아 놓은 것처럼 멋없는 계기반이 아니라서 반갑다. 시트는 얇아서 불편할 것 같지만 착석감은 의외로 좋다. 시트의 얇은 두께를 느끼는 것은 내려서 눈으로 바라볼 때뿐이다. 모든 램프는 LED이며 헤드라이트, 주간주행등도 기본 사양이다.

 

주행 모드는 여섯 가지(로드, 레인, 스포츠, 오프로드, 오프로드 프로, 라이더 조절)로 나뉜다. 각 모드에서 전자장비 세팅을 다른 모드로 변경할 수 있고, 라이더 조절 모드에서는 전자 장비를 단계별로 세밀하게 선택할 수 있다. 오프로드 프로 모드는 리어 휠의 ABS와 트랙션 컨트롤이 꺼진다. 옵티마이즈드 코너링 ABS와 트랙션 컨트롤은 관성측정장치(IMU)와 연동되는 최신 사양이다. 시승은 스포츠 모드로 온로드에서 진행했다.

 

시동을 걸고 첫출발, 엔진 특성과 클러치 감각을 확인하기 위해 스로틀을 미세하게 열면서 클러치를 연결시키는 찰나 뭔가 이질감이 들어 움찔했다. 이질감의 정체는 바로 토크 어시스트 클러치.


토크 어시스트 클러치는 아이들링 부근에서 시동이 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클러치를 연결하는 순간 RPM이 1,000rpm 이하로 내려가면 스스로 RPM을 200~300rpm 올리는 시스템이다. 첫출발이라 조심스레 스로틀을 열어 아이들링에서 RPM이 조금 떨어지는 수준으로 출발시키려하자 ECU가 ‘얘 초짜구나!’라고 생각해서 RPM을 올려준 것이다.

 

그런데 이게 타면 탈수록 마음에 들었다. 스로틀을 평소처럼 열어 출발하면 간섭하지 않는다. 정체된 차량 틈에서 극저속 서행할 땐 클러치만 잡았다 놓으면 그뿐이다. 실수로 고단 기어로 저속까지 속도를 줄였을 때도 엔진이 힘들어하지만 차체를 어떻게든 전진시킨다. 촬영을 위해 잠시 주행한 미끄러운 논두렁에서 두발을 내려 걷듯이 전진할 때도 클러치 조작만으로 빠져 나왔다.

 

멋과 맛을 겸비한오버리터 스크램블러


마치 아이들링 토크가 높은 느낌이지만, 토크 어시스트 클러치는 엔진의 부족한 아이들링 토크를 전자 시스템으로 보완한 것이다. 왜 아이들링 끈기가 부족하냐면, 엔진의 회전 질량이 가벼워서다. 스크램블러 1200 XE의 클래식한 디자인을 보곤 점잖고 묵직한 엔진을 생각했다면 오산. 모든 구간에서 굉장히 섬세하고 스포티하다.

 

10시 방향에서 시작하는 타코미터는 3,000rpm만 돼도 TFT의 바늘이 12시 방향까지 오기 때문에 고회전인 듯 착각이 든다. 7,400rpm에서 최대 출력이 나오는 엔진은, 2,000~3,000 rpm 사이에서 특유의 고동이 있다. 오버리터 V트윈의 펀치력이나 미들 병렬 트윈의 매끄러운 감각과는 다른 트라이엄프 오버리터 병렬 트윈만의 고동감이다. 


2,000rpm 언저리부터 ‘투타타타~!’ 차체를 떠미는 엔진은 4,000rpm을 넘어서면서 고동감은 사라지고 회전력을 비축해서 5,500rpm을 기점으로 가속력에 탄력이 붙는다. ‘쭈우욱~!!!!!’ 빨려 들어가는 느낌! 4,000rpm 넘으면서 고동감이 사라져서 ‘이대로 끝인가?’ 싶었다가 기대 못한 가속력에 절로 탄성이 나온다. ‘오오오~!!!!!’

 

오프로드 주행에 중점을 둔 스크램블러 1200 XE


시승을 마치고 내 자신에게 물었다. 스크램블러1200 XE를 어떤 라이더에게 추천할까? 답은 간단하게 나왔다. 첫 번째는 대한민국 평균 신장을 넘거나 다리 비율이 좋아야 한다. 두 번째는 오프로드를 주행하든 안하든 중요하지 않다. 스크램블러의 진정한 ‘멋’과 ‘맛’을 소유하고 싶은 사람이어야 한다.

 

스크램블러1200 XE의 가격선(2,380만 원)에서 선택지는 많다. 다양한 장르의 많은 모터사이클이 있고, 팔방미인이거나 더 개성 강한 모델도 있다. 하지만 스크램블러의 멋과 맛을 이토록 진하게 뽑아낸 모터사이클은 스크램블러1200 XE가 독보적이다.

 

주말 나들이 차량 정체를 피해 새벽에 출발했던 시승 당일. 태양이 정점을 향해가던 오전 10시, 나는 푸름을 띄기 시작한 강원도 고갯길을 달리고 있었다. 우측 깊은 코너를 높은 곳에서 떨어지듯 차체를 눕혀서 돌아가던 중, 노면에 비친 스크램블러1200 XE 그림자를 보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어(실제로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참을 쳐다봤다. 그림자만 보고 이런 생각이 들긴 또 처음이다.

 

TRIUMPH SCRAMBLER1200 XE 주요제원


엔진형식 - 수랭 4스트로크 SOHC 병렬 2기통


보어X스트로크 - ø97.6X80.0(mm)


배기량 - 1,200cc


압축비 - 11.0 : 1


최고출력 - 90ps/7,400rpm


최대토크 - 110Nm/3,950rpm


전장X전폭X전고 - -X905X1,250(mm)


축간거리 - 1,570mm


시트고 - 870mm


연료탱크 - 16L


타이어 - (F) 90/90 - 21 (R) 150/70 R 17


브레이크 - (F) ø320mm 더블 디스크, 4피스톤 레이디얼 캘리퍼 


                (R) ø255mm 싱글 디스크, 2피스톤 핀슬라이드 캘리퍼


차량중량 - 207kg


판매가격 -2,380 만원


시승협조/트라이엄프코리아 

글/황성필 객원기자 

사진/황성필, 트라이엄프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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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354호 / 2020.5.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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