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서킷에서 공도로 나온 YAMAHA ‘YZF-R7’

야마하가 예전에 WSBK에서 활약하던 ‘YZF-R7 OW-02’의 이름을 계승하는 ‘YZF-R7’의 명칭으로 2022년 미들급 슈퍼스포츠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MT-07’의 689cc의 병렬 트윈 엔진을 채용한 ‘YZF-R7’이지만 성격을 완전히 다른 머신으로 탈바꿈했다. 소비자가격도 1,220만 원으로 확정하며 미들급 슈퍼스포츠 시장의 핵으로 등장했다. 이번 호에는 야마하 ‘YZF-R7’에 대한 두 가지의 특별한 리포트를 통해서 ‘YZF-R7’가 갖고 있는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나


‘YZF-R7’가 1억이라고?야마하 YZF-R7의 역사


새로운 세대의 라이더들을 겨냥한 야마하의 ‘YZF-R7’의 출시는 위축되어 있는 미들급 슈퍼스포츠 모터사이클 세계를 더욱 확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그 이름의 출발점은 더 멀리 있다.


1999년 SBK 사양의 YZF-R7 OW-02


1억 원이라니. 당연히 새롭게 출시된 야마하의 신형 ‘YZF-R7’의 이야기는 전혀 아니다.


야마하는 월드슈퍼바이크 챔피언십과 함께 2022년 시즌 막바지에 ‘R7 시리즈 유러피안 슈퍼피날레’란 이름으로 레이스를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레이스용으로 튜닝된 모델이라고 하더라도 그 가격이 1억 원을 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벌써 23년전 전 세계 단 500대만 생산되었던 ‘YZF-R7 OW- 02(오더블유 제로투)’는 그만한 가치를 인정받는다. 물론 현재 시점에서 엔진의 성능과 그 무게 등을 비교하면 상당히 시시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당연한 일이지만, 당대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다. 심지어 ‘YZF-R7’은 그 이름이 흡사한 ‘YZF-R1’의 원형 또는 그 시조격 모델로 분류된다. 물론 양산시기는 ‘YZF-R1’이 ‘YZF-R7’보다 1년 빨랐지만, 두 모델의 의미는 전혀 다르다.


1990년대 말은 슈퍼바이크의 황금기가 열린 시기였다. 당대의 월드그랑프리(WGP, 현 모토GP의 전신)의 레이스 머신은 오직 레이스만을 위해서 개발되고 레이스에서만 볼 수 있었던 레이스 워크스 머신이었다. 일반인들이 만날 수 있는 것은 해당 레이스 머신의 ‘복제품’을 의미하는 ‘레플리카(Replica)’에 불과했고, 이 ‘레플리카’는 한동안 슈퍼바이크를 뜻하는 일종의 용어로도 사용됐다.


하지만 일반 시판차량을 기초로 레이스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월드슈퍼바이크 챔피언십(현 SBK)는 조금 달랐다. 양산 차량을 기초로 해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레이스 참전 브랜드들은 레이스 참전 사양에 준하는 양산 모델을 기준 수량만큼 생산해야만 했다. 그 기준이 500대였고, 각각의 브랜드는 레이스 인증(호멀러게이션) 버전의 모델들을 내놓았다. 


1999년 시판용 YZF-R7 OW-02


가와사키의 ‘ZX-7RR’, 스즈키의 ‘GSX-R750 RR’과 같은 인증 모델들은 거의 비슷한 이름을 갖고 있던 자사의 일반 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수준의 특별한 모델로써 취급됐다. ‘YZF-R7 OW-02’도 그 때 처음 그 이름을 알렸다.


‘YZF-R7 OW-02’은 야마하가 제시한 제네시스(Genesis) 엔진 개발의 성과였다. 실린더 당 5개의 밸브를 갖추고 듀얼 퓨얼 인젝션을 도입한 것은 물론, 야마하 최초로 백 토크 리미터를 적용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일반 사양에서는 만나보기 어려웠던 전후 올린즈 서스펜션은 물론이고, 최신예 ‘YZF-R1’에서나 볼 수 있는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콘로드 등이 이미 23년 전에 전부 투입됐다. 


콤팩트한 엔진과 델타박스 프레임, 스윙암의 길이를 확보하는 설계가 이뤄졌따


일반 도로를 달릴 수 있어야 하는 사양이었기 때문에 사이드 미러와 전조등, 방향지시등 등을 갖추긴 했지만, 이것만 제거하고 레이스 카울을 입는다면 그대로 레이스를 나갈 수 있을 법한 수준으로 제시됐다. 당시 출시 가격은 그야말로 당시로써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일본 내에서 출시 당시 가격은 약 400만 엔(현재 환율로 한화 약 4,000만 원 이상)이었으며, 당시 물가를 비교하면 현재의 물가로 약 7,000만 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모델은 소수가 여전히 살아남아 중고 시장에서도 명성을 이어간다. 실제 그 매물을 찾기도 쉽지 않겠지만, 해외의 중고 매물을 찾아보면 그 가격은 거의 1억 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YZF-R7 OW-02’의 이름은 그리 널리, 알려지진 못했다. 아무래도 레이스를 위해 개발되었던 모델이었던 만큼, 레이스에서의 성적이 그리 만족스럽진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2000년 SBK에서의 YZF-R7 OW-02


당시 ‘YZF-R7 OW-02’을 탔던 일본의 노리유키 하가 선수는 2000년 슈퍼바이크 챔피언십에서 그야말로 시즌 우승의 문턱까지 갔지만, 도핑 테스트에서 실격을 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최상위급 선수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 수 있던 실력을 갖췄지만, 레이스 커리어에서 챔피언십을 달성하지 못한 무관의 제왕으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야마하는 사실 ‘YZF-R7 OW-02’의 불운과 아쉬운 성적이 사실 또 그렇게까지 아쉬울 일은 없었다.


우리에게 ‘YZF-R7 OW-02’이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도 마찬가지다. 일반 시판 모델로 출시된 ‘YZF-R1’의 놀라운 성공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YZF-R1’과 ‘YZF-R7’의 가격 차이는 엄청난 수준이었지만, ‘YZF-R1’은 상대적으로 훨씬 더 저렴한 가격에 거의 비슷한 성능을 달성했다. 결국 야마하는 슈퍼바이크 시장에서 그들이 원했던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으니, 챔피언십을 달성하지 못한 ‘YZF-R7 OW-02’에 굳이 미련을 가질 이유도 없었다.


새롭게 출시된 ‘YZF-R7’을 마주하면 당연한 일이지만, 23년 전의 ‘YZF -R7 OW-02’과는 닮아있는 점을 찾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비운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전설적이었던 오리지널 ‘YZF-R7 OW-02’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YZF-R7’의 수수함이 달갑진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이며, 시대의 흐름은 현실적인 가격으로 트랙 스포츠를 더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할 모델이 과거의 명성보다 중요해진 것이다. 새롭게 시장에 등장한 뉴모델의 소개를 뒤로 하는 것이 신형 ‘YZF-R7’의 입장에서는 다소 야속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어쩌겠는가. YZF의 계보에서 빛나는 오리지널 ‘YZF-R7’을 그저 잊혀진 이름으로 남겨둘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다.

 


시승을 통해 본 ‘YAMAHA YZF-R7’


‘YZF-R7’은 스스로 온전히 훌륭한 슈퍼스포츠 모터사이클


‘YZF-R7’은 진짜다. 하지만 ‘YZF-R6’의 대체 모델로 생각한다면 오해다. 온전히 그 자체로써의 가치는 ‘YZF-R6’ 이상이다.

전설적인 WSBK 인증 머신인 오리지널 ‘YZF-R7’을 생각하면 ‘MT-07’을 기반으로 개발된 ‘YZF-R7’이 딱히 마음에 들 이유가 없었다.


엔진은 배기량 689cc의 병렬 트윈, ‘MT-07’의 엔진. 동급 배기량의 경쟁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별다른 매력 포인트가 없다. 73.4마력의 최고출력은 동급 병렬 트윈 엔진을 사용하는 가와사키의 ‘닌자 650R’보다 약 5마력 가량 더 높지만, 큰 차이라고 보긴 어렵다. 


심지어 동급 배기량과 같은 형식의 엔진을 탑재하는 아프릴리아의 ‘RS660’이 발휘하는 약 100마력과 비교하면 한참 뒤쳐지며, 혼다의 직렬 4기통 ‘CBR650R’과 비교하더라도 약 20마력 가까이 낮다. 스포츠 바이크를 선택하는 이들이 엔진 마력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리가 없다. 따라서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른 구성 요소들은 어떨까.


‘YZF-R7’은 무척 단출한 구성을 갖는다. 계기반은 LCD 타입으로 단순하고, 전자제어 시스템은 사실상 아무것도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필수적인 ABS는 당연하지만, 기본적 수준의 엔진 토크 컨트롤이나 트랙션 컨트롤 옵션도 전혀 없다. 어시스트&슬리퍼 클러치가 적용된 것이 약간의 차이를 만들지만, ‘MT-07’과 ‘YZF-R7’을 직접 번갈아가며 비교하지 않고는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일지 의문이 들었다.


차체 전반을 덮고 있는 풀 카울로 인해 디자인 및 라이딩 포지션이 달라지고 이런 저런 부분들이 새롭게 다듬어졌지만 그 자체는 핵심적 요소로 보기 힘들었다. 한편으로는 기존의 차체 구성에 맞춰 스포츠형의 카울을 씌우는 편이 비용 면으로나 시장의 확대의 측면에서 오히려 더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 이미 시장에서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가와사키의 ‘닌자 650R’이 그런 것처럼 말이다.


‘MT-07’은 잊어도 좋다


이런 저런 생각과 고민은 사실, ‘YZF-R7’에 올라타자마자 완전히 사라졌다.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이었던 ‘MT-07’의 차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스포츠 모터사이클이란 그 사실 자체는 틀린 것이 아니지만, ‘YZF-R7’을 타면서 굳이 ‘MT-07’을 들먹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전용 세팅처럼 만들어진 느낌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없었던 뉴모델을 소개함에 있어서 ‘MT-07’과의 차이를 설명할 수밖에 없지만 말이다.


가장 먼저 체감이 될 법한 것은 시트고다. ‘YZF-R7’의 시트고는 835mm로 ‘MT-07’보다 30mm. 즉, 3cm가 더 높다. 850mm가 넘어가는 본격적인 슈퍼스포츠 모터사이클과 비교하면 약간 낮은 편이긴 하지만 네이키드나 투어링 성향을 가진 모델들의 느낌과는 많이 차이가 있다. 물론 시트 형상을 잘 다듬어 생각보다 승차 시의 안정감은 높은 편이다.


클립 온 타입으로 본격적인 스포츠 모터사이클다운 설정이 눈에 띄는 핸들바는 ‘MT-07’의 높고 좌우로 넓은 것과는 완전 반대다. 낮고 좁다. 핸들바의 위치 변화에 대해서는 높이가 ‘MT-07’ 대비 174mm가 낮아졌으며, 152mm가량 더 앞쪽으로 멀어졌다. 아마도 정차 시나 시내에서 가다 서다를 것을 반복한다면 편안하다고 느끼긴 어려울 듯하다. 시트와 핸들바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으니 남은 것은 스텝이다.


이들은 스포츠 모터사이클답게 백스텝을 적용하고 있는데, ‘MT-07’과 비교했을 때 뒤쪽으로 약 52mm가 이동하고 60mm가 더 높은 위치에 풋 스텝이 위치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얻어지는 라이딩 포지션은 이제는 신차로 만날 수 없게 된 야마하의 ‘YZF-R6’의 그것과 매우 흡사하다. 다시 말하자면 본격적이란 의미다. 사실 이런 저런 숫자는 굳이 눈앞에 있지 않은 무언가를 어떻게든 설명하기 위해서, 그리고 이해를 돕기 위해서 쓰인 것일 뿐. 만약 실제로 앉아볼 수 있다면 이런 설명은 다 무의미해진다.


‘YZF-R7’에 올라앉아 가속해 나가면서 스포츠 바이크를 탈 때 그러하듯, 포지션을 잡아보면 이들이 어떻게 ‘YZF-R7’을 세팅하고 만들었는지 분명히 감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야마하의 진심이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냥 보기 좋고, 가격적으로 만만하게 접근할 수 있는, 그러면서 대충 스포츠 모터사이클이라고 우길 수 있는 스타일을 뽑아낸 정도라고 얕잡아봤다면(내가 그랬지만) 정말 깜짝 놀랄 것이다.


퍼펙트 밸런스


힘차게 가속해 나아가는 그 과정이 너무나도 자연스럽다.


4기통 600cc급 슈퍼스포츠 모터사이클의 경험을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엔진의 저회전 영역에서는 그 감각이 통쾌하다는 느낌을 받긴 어렵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YZF-R7’은 그보다 저회전 영역에서의 가속에서 힘이 느껴진다. 


물론 절대적인 마력이 뒤쳐지기 때문에 더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 자연스러운 가속감이 라이더로 하여금 충분히 자신감을 갖게 했다. 거짓말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는 겨우 300~400미터 정도의 짧은 가속 구간에서 머리를 프런트 카울 안으로 밀어 넣고 달리면서 ‘YZF-R7’의 밸런스가 매우 높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보다 정확하게는 두 무릎으로 감싸 쥔 연료 탱크와의 밀착감, 그리고 연료 탱크 앞쪽의 약간 패인 공간에 헬멧의 턱 부분을 밀어 넣고 실드 너머로의 노면을 바라볼 때 어떤 부분도 의심이 가지 않았고 자신감이 생겼다. 시원스런 가속을 받아내기 위해 리어 쿠션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프런트가 가벼워지는 느낌 모두 정확했다.


짧은 시승에서 전후 서스펜션의 세팅까지 손보진 않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기본기는 충분하다고 느꼈고 이걸 라이더의 스타일과 체중 등을 고려해 손을 보는 과정까지 거친다면 얼마나 더 만족스러울지 기대감을 품게 했다. 믿을 수 있다는 것은 그냥 느낌이 아니다.


코너로 들어가기에 앞서 브레이크를 걸었다. 그 동안 ‘MT-07’을 현행 야마하의 라인업에서 가장 가치 있는 모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쉬움이 없던 것은 아니다. 신뢰할 수 있는 CP2 엔진이 그 가치 평가의 배경이었지만 정립식 프런트 포크와 액시얼 마운트 방식의 브레이크는 항상 아쉬웠다. 물론 새로운 ‘YZF-R7’은 딱 이 아쉬운 부분을 알고 있는 듯 느껴졌다.


KYB의 조절식 도립식 포크와 ADVICS의 레디알 마운트 캘리퍼는 무척 조합이 좋았다. 브렘보의 레디알 타입 마스터 실린더를 조합한 것도 브레이크의 조작감 향상에 크게 기여하는 부분이다. 상대적으로 경량급 모델인만큼 섀시 강성에 있어서 부족함이 있을 것이라고도 예상했지만, 가벼운 와인딩에서 그 한계점을 느낄만큼 강하게 브레이크를 걸 이유는 없었기 때문에 그 자연스럽고 안정적인 반응에 또 한 번의 자신감을 얻게 된다.


차체는 가볍고 경쾌하게 움직여준다. 완만한 오르막길을 달리면서도 내리막길에서 ‘YZF-R3’를 타는 것 이상으로 가볍게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YZF-R3’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평탄하면서도 꾸준한 토크가 차체를 지탱해준다. 깔끔하게 감속을 마치고 코너에 들어서서 토크를 유지해내고, 코너가 끝나가는 시점부터 스로틀 그립을 열었을 때 온전히 가장 강력한 토크를 꺼내어 쓸 수 있었다.


엔진의 회전 한계나 최대 토크와 최고 마력이 발휘되는 시점은 ‘MT-07’과 ‘YZF-R7’이 서로 크게 다르진 않다. 하지만 두 모델의 기어비에서 차이가 확실히 느껴지는 부분은 리어 스프로켓 설정 때문이다. ‘MT-07’은 대기어를 43T를 사용하지만 ‘YZF-R7’은 그보다 1T가 작은 42T를 채택했다. 이 덕분에 ‘MT-07’이 추구하는 ‘마스터 오브 토크’의 감각은 약간 줄어들지만, 반대로 더 꾸준하고 선형적인 토크를 훨씬 더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된 느낌이다. 


토크가 아주 약간 줄어든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 대신 그 파워밴드가 더 길어진 느낌이기 때문에 쾌감은 훨씬 배가된다. 개인적으로는 이 쪽이 훨씬 옳은 선택처럼 느낀다. 43T를 선택한 ‘MT-07’은 가능한 수준에서 조금 더 자극적인 세팅을 추구한 것이라면, 이쪽은 그보다 높은 수준의 밸런스와 물흐르듯 안정적인 주행을 위한 것 같다. 이런 즐거움은 최근의 스포츠 모터사이클에서 느껴본 적이 없었다. 아니 결코 대단하지 않은 성능과 차체 구성을 가지고 이렇게까지 만족도가 높을 수 있다니, 스스로도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다시 한 번 떠올려보자. 나는 앞에서 밝힌 것처럼, 그 누구보다도 ‘YZF-R7’의 이름이 사용되는 것에 반감을 가지고 있었고 심지어 이 날 개인적인 기분과 상황도 아주 만족스럽지 못했었다. 그 모든 불만과 선입견은 야마하가 만든 새로운 시대의 스포츠 모터사이클의 완성도에 완전히 무릎을 꿇었다. 심지어는 이 아무것도 없는(상대적으로 전자제어 시스템이나 컬러 계기반 등을 갖춘 경쟁 모델과 비교했을 때) 기본적인 패키지가 어쩌면 모두 의도된 것인 것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맞다. 나는 이 ‘YZF-R7’이 아무것도 갖추지 않은 가장 기본적인 패키지의 완성도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감동받았다. 스포츠 모터사이클에게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물론 ‘높은 성능’이기도 하지만, 스포츠 모터사이클링은 단순히 숫자로 보이는 ‘성능’이 전부가 아니라는 단순한 이치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또한, 야마하가 ‘YZF-R7’을 애써 포장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적잖이 놀랐다.


사실 야마하는 그 누구보다도 포장 기술이 능한 브랜드라고 평가한다. 원래가진 것보다 그들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을 극대화하고 그것을 통해서 더 많은 이들을 유혹하는 능력이 그렇다. 하지만 ‘YZF-R7’은 과거의 명성이나 이전 시대의 ‘YZF-R6’ 등을 계승한다고 설레발치지 않았다.


라이더와 모터사이클이 서로 눈높이를 맞춰서 바라보고 파트너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단순하고 어깨에 힘을 빼고 등장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글/나경남(모터사이클 칼럼리스트)

사진/모토이슈(이민우)·야마하

취재협조/한국모터트레이딩(www.ysk.co.kr)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야마하 #R7 #YZFR7


한국이륜차신문 402호 / 2022.5.1~5.15


Copyright ⓒ 한국이륜차신문 www.kmnews.net 무단복제 및 전재 – 재배포금지


NEWS



MOVIE CLIPS



E-BIKE



신문다시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