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고산병을 이겨내는 자, 히말라야를 누린다
로얄엔필드 본사에서 개최하는 글로벌 라이딩 이벤트 모토 히말라야. 지난호에서는 투어 준비 과정을 소개했다. 이번호에서는 인도로 향하는 여정과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첫 번째 투어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델리 공항
한반도에 태풍이 상륙한 8월 10일. ‘모토 히말라야 2023(이하 모토 히말라야)’ 투어를 떠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이번 투어가 진행되는 곳은 인도 최북단에 위치한 라다크(Ladakh)의 중심 도시인 레(Leh).
레까지 한 번에 가는 비행편은 없다. 델리 공항을 경유하여 레로 가야한다. 인천에서 델리까지의 비행시간은 약 7시간 30분, 현지 시각으로 오후 4시에 델리 공항에 도착했다. 이 곳에서 14시간을 대기한 후 레로 향하는 비행기를 탈 수 있다. 14시간이라니, 그동안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 영화 ‘터미널’이 생각났다. 주인공 ‘빅터 나보스키’처럼 공항 여기저기를 쏘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영화에서는 주인 잃은 카트를 모아 동전으로 바꾸던데, 이곳에선 그럴 수 없어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한 잔 시켜놓고 의자에 거의 눕다시피 앉아 잠을 잤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진동이 느껴져 눈을 뜨자 이제 레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를 시간이 됐다는 문자가 와있다. 같이 카페에 있던 일행을 깨우고 캐리어를 챙겨 레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레까지는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됐고, 40분가량 비행했을 무렵부터 설렘과 기대의 땅 ‘히말라야 산맥’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턱 끝까지

모토 히말라야의 거점 호텔 'The Kaal'
레 공항에 도착해 모토 히말라야의 거점이 될 호텔 ‘The Kaal’로 이동했다. 배정받은 방은 3층. 평소였다면 가뿐하게 오를 수 있는 층수였지만, 가방과 헬멧 가방을 들고 계단을 오르자 얼마 못 가 숨이 턱턱 막힌다.
거점인 레의 경우 해발고도가 무려 3,500m가 넘는다. 공기 중에 산소가 적다고 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레에서 가장 큰 번화가, Leh main Market
고소적응이 이번 투어의 키 포인트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심호흡을 이어 나갔다. 격렬한 운동을 하지 않는 이상 심호흡을 할 일이 없었는데, 이번 투어를 통해 심호흡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검지에 끼운 채 3~4회 심호흡하자 60%대였던 산소포화도가 빠르게 80%대로 상승하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했기 때문이다.
DAY 1 무질서 속의 질서

이번 투어를 함께한 로얄엔필드 히말라얀
레에 도착한 지 셋째 날. 고소적응을 마치고 드디어 첫 라이딩을 떠난다.
작년에는 다음날 바로 라이딩을 떠났다고 하는데, 하루를 더 쉰 덕분에 고소적응이 잘됐는지 몸이 가뿐하다.
공식적으로 첫 번째 일정인 프렌들리 라이딩(friendly riding). 우리나라와 다른 교통 문화에 익숙해지기 위해 왕복 70km 정도의 짧은 거리를 달린다. 목적지는 인더스강과 잔스카강이 하나로 모이는 합류점이다.

프렌들리 라이딩을 떠나는 참가자들

프렌들리 라이딩 단체사진
인도는 좌측 통행이기도 하고, 경적을 추월, 경고 등 서로의 대화 수단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 빈도가 아주 높다. 이에 익숙해져야 한다.
처음 타는 히말라얀으로 낯선 타국의 도로에 오르자 약간의 긴장감이 생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뻥 뚫린 도로를 달리며 이국적인 풍경에 감동하게 됐다.

재미있는 포즈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참가자
목적지에 도착해 잠시 휴식 시간을 가졌다. 투어 기간 우리와 동행할 로얄엔필드 미디어 팀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다시 숙소로 복귀했다.
모토 히말라야에서는 인도의 문화도 함께 체험할 수 있다. 오후에는 레에서 유명한 랜드마크 중 하나인 불교 사찰 샨티 스투파(Shanti Stupa)에 올랐다. 높은 곳에서 한눈에 레를 내려다보고 있으니, 마음이 절로 경건해진다. 종교는 없지만, 투어 동안 다치는 사람 없이 모두가 무사히 복귀하도록 불상을 바라보며 기도를 올렸다.
DAY 2 세상에서 가장 높은 도로, 카르둥라

카르둥라 정상
본격적인 투어가 시작되는 아침. 모두 설레는 마음을 안고 분주하게 움직인다.
모토 히말라야에서는 2박 3일의 일정으로 두 번의 투어가 진행된다. 첫 번째 투어는 레를 떠나 카르둥라(Khardung La)를 넘어 누브라 밸리(Nubra Valley), 판공초(Pangong Tso)로 향하는 코스.
우선 카르둥라를 넘어 누브라 밸리로 향한다. 달려야 할 거리는 약 125km.

카르둥라 옆으로 보이는 만년설
카르둥라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도로로 해발고도 약 5,600m에 위치한다. 건강한 성인도 15분 이상 머물러 있으면 고산병 증세가 시작되는 높이다.
히말라얀을 타고 부지런히 카르둥라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폭이 좁은 헤어핀 코너가 많기도 하고, 포장 도로와 비포장 도로가 번갈아 가며 나오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카르둥라 정상에 오르자 많은 관광객과 그 틈을 지나가려는 군용 트럭들로 북적인다. 다행히도 고소적응에 성공했는지, 몸에는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았다. 덕분에 일행들과 즐겁게 사진을 촬영하고 누브라 밸리가 시작되는 디스킷 마을로 향했다.

디스킷 곰파를 내려오는 길
디스킷 마을을 보호하는 불상
마을 언덕 위에는 디스킷 곰파(Diskit Gompa)라 불리는 불교 수도원이 자리 잡고 있다. 그 건너편에는 108피트(약 33mm) 높이의 불상이 디스킷 마을을 보호하고 있다.

쌍봉 낙타를 체험하는 참가자들

신기한 풍경의 헌더 지역
다시 바이크를 타고 헌더(Hunder) 지역으로 향했다. 거대한 산과 산 사이에 물이 흐르고 습지와 사막이 있다. 이상하면서도 신기한 풍경이다. 이곳에서 과거 실크로드를 오갔던 쌍봉낙타를 타는 체험도 할 수 있었다.
DAY 3 하늘과 맞닿은 호수, 판공초

판공초로 가는 길
누브라 밸리에서 하루를 보내고 판공초로 향한다. 오늘 달릴 거리는 이번 투어 중 가장 긴 240km다.
샤욕(Shyok) 강을 끼고 판공초로 달리는 동안 오프로드를 달리고 도강하며 히말라얀의 참맛을 느낄 수 있었다.
의도치 않게 꽤 큰 돌들을 밟아가며 주행했지만 과하지 않은 출력으로 지그시 트랙션을 유지하며 어떤 길이든 헤쳐 나간다.
오프로드 초심자로서 몇 번은 넘어질 각오로 이번 투어에 임했는데, ‘왜 안 넘어지지?’라는 의문이 생길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숙소에서 바라본 판공초
계속된 오프로드 주행에 몸은 지쳐갔지만 히말라얀은 지치지 않았다. 덕분에 이른 오후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고, 판공초의 아름다움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판공초는 길이 약 140km, 너비 약 5km를 자랑하며 깊이를 가늠할 수 없어 아직도 연구가 진행 중인 신비한 호수다. 해발 약 4,200m에 위치한 덕분에 호수와 하늘이 맞닿을 것처럼 가깝게 느껴진다.
일행들과 저녁식사를 마치고 해가 지는 판공초를 평온한 마음으로 바라보며 하루를 정리했다.

스로틀을 잡느라 어쩔 수 없이 왼손으로 경례했다


참가자들에게 제공된 기념품
다음 편에 계속
이승원(monkey2@kmnews.net)
취재협조 로얄엔필드 코리아
로얄엔필드, 모토 히말라야 투어팀 사진 제공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로얄엔필드 #RoyalEnfield #모토히말라야2023 #MotoHimalaya2023 #HIMALAYAN #히말라얀
한국이륜차신문 435호 / 2023.9.16~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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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고산병을 이겨내는 자, 히말라야를 누린다
로얄엔필드 본사에서 개최하는 글로벌 라이딩 이벤트 모토 히말라야. 지난호에서는 투어 준비 과정을 소개했다. 이번호에서는 인도로 향하는 여정과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첫 번째 투어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델리 공항
한반도에 태풍이 상륙한 8월 10일. ‘모토 히말라야 2023(이하 모토 히말라야)’ 투어를 떠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이번 투어가 진행되는 곳은 인도 최북단에 위치한 라다크(Ladakh)의 중심 도시인 레(Leh).
레까지 한 번에 가는 비행편은 없다. 델리 공항을 경유하여 레로 가야한다. 인천에서 델리까지의 비행시간은 약 7시간 30분, 현지 시각으로 오후 4시에 델리 공항에 도착했다. 이 곳에서 14시간을 대기한 후 레로 향하는 비행기를 탈 수 있다. 14시간이라니, 그동안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 영화 ‘터미널’이 생각났다. 주인공 ‘빅터 나보스키’처럼 공항 여기저기를 쏘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영화에서는 주인 잃은 카트를 모아 동전으로 바꾸던데, 이곳에선 그럴 수 없어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한 잔 시켜놓고 의자에 거의 눕다시피 앉아 잠을 잤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진동이 느껴져 눈을 뜨자 이제 레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를 시간이 됐다는 문자가 와있다. 같이 카페에 있던 일행을 깨우고 캐리어를 챙겨 레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레까지는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됐고, 40분가량 비행했을 무렵부터 설렘과 기대의 땅 ‘히말라야 산맥’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턱 끝까지
모토 히말라야의 거점 호텔 'The Kaal'
레 공항에 도착해 모토 히말라야의 거점이 될 호텔 ‘The Kaal’로 이동했다. 배정받은 방은 3층. 평소였다면 가뿐하게 오를 수 있는 층수였지만, 가방과 헬멧 가방을 들고 계단을 오르자 얼마 못 가 숨이 턱턱 막힌다.
거점인 레의 경우 해발고도가 무려 3,500m가 넘는다. 공기 중에 산소가 적다고 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레에서 가장 큰 번화가, Leh main Market
고소적응이 이번 투어의 키 포인트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심호흡을 이어 나갔다. 격렬한 운동을 하지 않는 이상 심호흡을 할 일이 없었는데, 이번 투어를 통해 심호흡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검지에 끼운 채 3~4회 심호흡하자 60%대였던 산소포화도가 빠르게 80%대로 상승하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했기 때문이다.
DAY 1 무질서 속의 질서
이번 투어를 함께한 로얄엔필드 히말라얀
레에 도착한 지 셋째 날. 고소적응을 마치고 드디어 첫 라이딩을 떠난다.
작년에는 다음날 바로 라이딩을 떠났다고 하는데, 하루를 더 쉰 덕분에 고소적응이 잘됐는지 몸이 가뿐하다.
공식적으로 첫 번째 일정인 프렌들리 라이딩(friendly riding). 우리나라와 다른 교통 문화에 익숙해지기 위해 왕복 70km 정도의 짧은 거리를 달린다. 목적지는 인더스강과 잔스카강이 하나로 모이는 합류점이다.
프렌들리 라이딩을 떠나는 참가자들
프렌들리 라이딩 단체사진
인도는 좌측 통행이기도 하고, 경적을 추월, 경고 등 서로의 대화 수단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 빈도가 아주 높다. 이에 익숙해져야 한다.
처음 타는 히말라얀으로 낯선 타국의 도로에 오르자 약간의 긴장감이 생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뻥 뚫린 도로를 달리며 이국적인 풍경에 감동하게 됐다.
재미있는 포즈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참가자
목적지에 도착해 잠시 휴식 시간을 가졌다. 투어 기간 우리와 동행할 로얄엔필드 미디어 팀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다시 숙소로 복귀했다.
모토 히말라야에서는 인도의 문화도 함께 체험할 수 있다. 오후에는 레에서 유명한 랜드마크 중 하나인 불교 사찰 샨티 스투파(Shanti Stupa)에 올랐다. 높은 곳에서 한눈에 레를 내려다보고 있으니, 마음이 절로 경건해진다. 종교는 없지만, 투어 동안 다치는 사람 없이 모두가 무사히 복귀하도록 불상을 바라보며 기도를 올렸다.
DAY 2 세상에서 가장 높은 도로, 카르둥라
카르둥라 정상
본격적인 투어가 시작되는 아침. 모두 설레는 마음을 안고 분주하게 움직인다.
모토 히말라야에서는 2박 3일의 일정으로 두 번의 투어가 진행된다. 첫 번째 투어는 레를 떠나 카르둥라(Khardung La)를 넘어 누브라 밸리(Nubra Valley), 판공초(Pangong Tso)로 향하는 코스.
우선 카르둥라를 넘어 누브라 밸리로 향한다. 달려야 할 거리는 약 125km.
카르둥라 옆으로 보이는 만년설
카르둥라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도로로 해발고도 약 5,600m에 위치한다. 건강한 성인도 15분 이상 머물러 있으면 고산병 증세가 시작되는 높이다.
히말라얀을 타고 부지런히 카르둥라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폭이 좁은 헤어핀 코너가 많기도 하고, 포장 도로와 비포장 도로가 번갈아 가며 나오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카르둥라 정상에 오르자 많은 관광객과 그 틈을 지나가려는 군용 트럭들로 북적인다. 다행히도 고소적응에 성공했는지, 몸에는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았다. 덕분에 일행들과 즐겁게 사진을 촬영하고 누브라 밸리가 시작되는 디스킷 마을로 향했다.
디스킷 곰파를 내려오는 길
디스킷 마을을 보호하는 불상
마을 언덕 위에는 디스킷 곰파(Diskit Gompa)라 불리는 불교 수도원이 자리 잡고 있다. 그 건너편에는 108피트(약 33mm) 높이의 불상이 디스킷 마을을 보호하고 있다.
쌍봉 낙타를 체험하는 참가자들
신기한 풍경의 헌더 지역
다시 바이크를 타고 헌더(Hunder) 지역으로 향했다. 거대한 산과 산 사이에 물이 흐르고 습지와 사막이 있다. 이상하면서도 신기한 풍경이다. 이곳에서 과거 실크로드를 오갔던 쌍봉낙타를 타는 체험도 할 수 있었다.
DAY 3 하늘과 맞닿은 호수, 판공초
누브라 밸리에서 하루를 보내고 판공초로 향한다. 오늘 달릴 거리는 이번 투어 중 가장 긴 240km다.
샤욕(Shyok) 강을 끼고 판공초로 달리는 동안 오프로드를 달리고 도강하며 히말라얀의 참맛을 느낄 수 있었다.
의도치 않게 꽤 큰 돌들을 밟아가며 주행했지만 과하지 않은 출력으로 지그시 트랙션을 유지하며 어떤 길이든 헤쳐 나간다.
오프로드 초심자로서 몇 번은 넘어질 각오로 이번 투어에 임했는데, ‘왜 안 넘어지지?’라는 의문이 생길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숙소에서 바라본 판공초
계속된 오프로드 주행에 몸은 지쳐갔지만 히말라얀은 지치지 않았다. 덕분에 이른 오후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고, 판공초의 아름다움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판공초는 길이 약 140km, 너비 약 5km를 자랑하며 깊이를 가늠할 수 없어 아직도 연구가 진행 중인 신비한 호수다. 해발 약 4,200m에 위치한 덕분에 호수와 하늘이 맞닿을 것처럼 가깝게 느껴진다.
일행들과 저녁식사를 마치고 해가 지는 판공초를 평온한 마음으로 바라보며 하루를 정리했다.
스로틀을 잡느라 어쩔 수 없이 왼손으로 경례했다
참가자들에게 제공된 기념품
다음 편에 계속
이승원(monkey2@kmnews.net)
취재협조 로얄엔필드 코리아
로얄엔필드, 모토 히말라야 투어팀 사진 제공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로얄엔필드 #RoyalEnfield #모토히말라야2023 #MotoHimalaya2023 #HIMALAYAN #히말라얀
한국이륜차신문 435호 / 2023.9.16~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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