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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의 한국 랠리스트, ‘2025 규슈 4데이즈’ 참가

2025-05-14

완주를 목표로 하는 자신과의 싸움 ‘랠리’

오프로드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소수의 사람이 즐기는 게임이 있는데 바로 랠리다. 서킷이 아니라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의 지도(로드북)를 보며 방향을 정하고 장거리를 달리는 경기이기 때문에 바이크를 잘 타는 것은 기본이고, 바이크의 내구성과 문제를 해결하고 체력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라이더의 모험심과 열정이 필요하다. 그곳에는 순위권의 치열한 경쟁도 있지만 아마추어들의 완주를 목표로 하는 자신과의 싸움도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오프로드 경기는 어드벤처와 엔듀로 위주로 열리지만, 일본에서는 40년 전부터 꾸준히 랠리 경기가 진행됐다. 야마다 회장이 이끄는 SSER ORGANISATION에서는 매년 TOUR DE NIPPON 시리즈를 개최하는데 그 첫 대회인 ‘2025 규슈 4데이즈’에 3명의 한국인 랠리스트들이 참가했다.


SSER(Shikoku Super Enduro Rally)은 일본 최대 규모의 랠리 및 모터스포츠 대회를 운영하는 기구로, 1985년 ‘시코쿠 엔듀로 2일 랠리’를 처음 개최했고, 1995년 몽골 정부의 협력으로 랠리대회를 운영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랠리 몽골리아’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11번째를 맞이한 규슈 4데이즈 대회는 규슈의 동쪽 오이타현의 쇼나이 유우관에서 시작해서 규슈 남단 가고시마현까지 갔다가 규슈의 중앙 구마모토를 거쳐 다시 오이타현으로 돌아오는 989km의 코스에서 4월 3일부터 6일까지 진행됐다.


하루에 250km 정도의 경쟁 구간이 두 개 있는 몽골랠리와는 다르게 규슈대회는 하루 코스가 250km정도이고, 5km의 짧은 경쟁 구간이 1~2번 있다.


총 58명의 선수가 출전한 가운데 한국 선수는 42번 이두한(KTM 890 어드벤처 R), 43번 류기상(허스크바나 FE450), 44번 이창섭(보그 300 랠리) 등 3명이 참가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는 아시아 다카르랠리 최고기록 보유자인 요시오 이케마치 선수와 일본 트라이얼 챔피언 후지와라 신야의 대결이 메인 경기였다.


경기 종목은 총 5개의 카테고리에 류기상, 이창섭 선수는 250cc~500cc, 이두한 선수는 건조중량 160kg 이상 인터내셔널 클래스에서 경쟁했다.


규슈의 자연을 만끽하며 달린다


4월 2일 검차에 이어, 4월 4일 오전 8시부터 등록 순서대로 스타트를 시작했다. 첫날은 238.42km 루프 코스로 유우관으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짧은 경쟁 구간은 2개로 코스는 쉬웠지만, 화산섬 특징인 고운 흙길은 매우 미끄러웠다. 규슈의 산길은 마치 제주도 깊숙한 숲길과 비슷했다. 습기를 머금은 길은 앞브레이크를 잡거나 와인딩이 있으면 여지없이 미끄러졌다. 중간중간 경치 좋은 곳에서 로드북에 뷰 포인트를 보여주어 휴식하게 만드는 것이 흥미로웠다. 긴장감은 크지 않았고 오히려 투어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첫째 날에 1명의 리타이어 선수가 나왔다. 1일 차 경기 결과는 이케마치 선수가 후지와라 선수를 단 1초 차이로 앞섰다.


둘째 날은 대회 일정 중 가장 긴 369.71km의 코스로 오이타현에서 가고시마까지 가는 여정이다. 리미트 타임이 오후 8시로 정해져서 그 시간 안에 들어오지 못하면 리타이어 된다.


첫 SS구간은 오전에 있지만 두 번째 SS구간은 350km 정도에 있어서 자칫 조금 늦어버리면 어두운 숲길을 달려야 해서 시간 배분을 잘해야 했다.


첫날과는 다르게 5km의 경쟁 구간 코스는 좀 더 하드해 졌다. 큰 돌밭의 구간을 지나야 하고 경사가 깊은 곳을 내려가야 했다. 2일 차는 후지와라 선수가 이케마치와 14초 차이로 1등을 했다.


셋째 날은 264.63km, 도착지는 고쇼 오토랜드로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10km의 긴 모토크로스 트랙이 있는 캠핑장이다. 골인 지점까지 가는 길은 아소산 분화구를 돌면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코스였다.


오랫동안 대회를 운영해서인지 코스들이 짜임새가 있고 풍광이 아름다웠다. 규슈의 산은 생각보다 더 웅장했고, 숲은 밀림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울창했다.


경쟁 구간인 모토크로스 트랙은 2일째 코스보다 훨씬 하드했다. 10km의 긴 코스에서 진흙밭이 많았고 경사가 제법 있는 미끄러운 업힐도 있었으며, 싱글 길이 이어지기도 했다. 경량급 바이크들에는 어려운 코스는 아니었으나, 무거운 바이크로 지나기에는 힘든 코스였다.


저녁은 주최 측에서 바비큐 파티를 준비했다. 그렇게 선수들은 대회의 마지막 밤을 즐겼다.


마지막 날 4월 6일에는 아침에 전날 돌았던 모토크로스 트랙을 다시 돌고, 규슈 4데이즈 시그니쳐 코스인 유후인 산길을 거쳐 유우관으로 돌아오는 짧은 코스다.


최종 경기 결과, 총 58명의 선수 중 8명이 리타이어 했고, 가스가스 ES 700을 타고 출전한 후지와라 신야 선수가 16초 차이로 이케마치 선수를 따돌리고 우승했다.


한국팀 단장을 맡은 류기상 선수는 작년에 홀로 규슈대회와 시코쿠대회를 참가해서 두 번 모두 리타이어 했지만, 팀을 꾸려 나온 올해 경기에서는 21위의 좋은 성적을 거두며 완주했다.


로드북 랠리 경기를 처음 나온 이창섭 선수는 31위로 완주했고, 최중량급 인터내셔널클래스에 도전한 이두한 선수는 사토시 선수에 밀려 클래스 2위, 종합 46위로 완주했다.


3명의 한국 랠리스트는 2명의 또 다른 선수들과 함께 올해 여름 태국에서 시작하는 8일간의 아시아크로스컨츄리랠리(AXCR)에 도전한다. 그들의 열정을 응원한다.


기고_이두한(dentman@daum.net)

정리_편집국(news@km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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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474호 2025.5.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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