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ICMA 2023, 미들웨이트 모델 전진 배치
다양한 배기량과 장르로 선택의 폭이 넓어
가성비와 실용성을 우선시하는 현명한 소비가 대세
미들웨이트 뉴 모델, 내년 국내 출시될 가능성 높아
국내 성장세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
EICMA 2023 혼다 전시장
세계 이륜차 시장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EICMA 2023’에서 가장 큰 특징은 ‘미들웨이트(배기량 400cc~ 800cc급) 모델’이 전진 배치된 것이다.
슈퍼스포츠, 네이키드, 듀얼퍼퍼즈, 어드벤처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바이크가 공개된 미들웨이트 모델 군에, 세계 이륜차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일본 4대 브랜드 중 혼다는 CBR 500R, CBR600RR, CBR650R, CB500 호넷, CB650R, NX500을 공개했다. 스즈키는 GSX-8R을, 가와사키는 NINJA 500과 Z500을 선보였다.
또한 트라이엄프는 TR 시리즈를, 아프릴리아가 RS 457, 로얄엔필드가 히말라얀 450을 공개했다. 신흥 브랜드로는 CF모토가 800NK, 450MT, 450 CL-C를, 보그가 525 RR, 525DSX를, 존테스가 703 RR, 703 F 등을 선보였다.
전시에 참여한 글로벌 브랜드는 다양한 장르의 미들웨이트 모델을 자사 전시장 중앙에 큰 비중을 두고 전시했다. 이처럼 유럽이나 세계 이륜차 시장에서 미들웨이트 모델의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었다.
반면 국내 이륜차 시장에서 미들웨이트 모델의 수요는 매우 작은 편이다. 상용과 승용으로 나뉘는 국내 이륜차 시장에서 상용을 제외한 대부분의 승용 라이더들은 125cc 혹은 쿼터급으로 입문해 곧바로 리터급 배기량의 모터사이클로 넘어가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미들웨이트 모델 군에 속하는 모터사이클은 잠깐 거쳐 가는 단계 혹은 건너뛰는 단계로 인식되고 있다.
금융위기가 가져온 전화위복
A2 라이선스로 운전할 수 있는 모델만 별도로 구분한 가와사키 유럽 홈페이지
A2 라이선스 모델들을 표기해놓은 야마하 유럽 홈페이지
유럽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한순간에 모든 시장이 정지됐다. 모터사이클 시장 역시 크게 위축됐다가, 다시 성장세로 돌아서고 있다. 성장세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미들웨이트 모델이다.
그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요인으로 미들웨이트 클래스에 포함되는 ‘A2 라이선스’ 대응 모델의 시장이 확대하고 그에 따른 모델 또한 증가하고 있다.
A2 라이선스 대응 모델의 수요가 점점 증가하는 이유로는 경제성과 실용성이 손꼽힌다. 대표적으로 가와사키 유럽 홈페이지에 A2 라이선스로 운전할 수 있는 모델만 별도로 구분해놓은 것으로 미루어 보아, A2 라이선스 시장 수요층이 꽤나 탄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럽의 자동차 면허 체계 중 하나인 ‘A2 라이선스’는 모터사이클 면허로, 우리나라 라이더라면 굉장히 낯설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혼다 CB500 호넷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 400 X
트라이엄프 스피드 400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하자면, 유럽의 모터사이클 면허는 가장 낮은 단계인 AM부터 A1, A2, A 등으로 구분한다. 단계마다 최고출력을 제한하는데A2 라이선스는 최고출력이 35kW (47hp)를 초과하지 않는 모터사이클을 운전할 수 있는 면허다. 대부분 300cc부터 500cc 이하의 배기량을 가진 모터사이클이 A2 라이선스에 대응한다.
더 높은 출력을 가진 모터사이클이라 할지라도 A2 라이선스 출력 제한을 충족하기 위해, 브랜드에서 출력을 47hp로 낮추어 출시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 출시되는 A2 라이선스 모델을 포함한 미들웨이트 모델은 누구나 다루기 쉬우면서도 이미 보편화된 안전 보조 전자 장치 등을 적용해 가성비가 매우 뛰어나다.
과거 플래그십 모델에만 적용되던 전자장비를 위해 필요 이상으로 출력이 높은 리터급 혹은 오버리터급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는 달라졌다.
가성비 모델의 등장
스즈키 GSX-8R
야마하 XSR900 GP
이를 좀 더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모터사이클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쳤고, 브랜드들은 굉장한 타격을 입고 존폐의 갈림길에 놓여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혼다는 중요한 결정을 했다. 기존의 모터사이클 가격을 당시보다 약 10년 전 가격으로 낮출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렇게 등장한 것이 2011년 ‘뉴 미드 콘셉트로’로 등장한 NC700 시리즈였다. 하나의 엔진으로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모델을 만들어 개발 비용을 최소화한 것이 핵심이었다. 개발 비용을 아꼈으니 판매 가격이 낮아지는 건 당연했다.
이는 얼어있던 시장에 곧바로 반응을 끌어냈고, 나머지 브랜드들 또한 자사 브랜드의 특색은 살리면서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모터사이클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보그 525 RR
이때부터 다양한 라인업에 적용하기 좋은 범용성을 가진 병렬 2기통 엔진을 장착한 모델들이 크게 확대되기 시작했고, 야마하 MT-07, 가와사키 NINJA 650, 스즈키 V 트윈 시리즈 등이 탄생했다.
소비자들은 이전보다 저렴한 가격에 부족하지 않은 성능을 가진, 경제적이면서도 다양한 선택지의 모터사이클을 접할 수 있게 됐다.
이후에 유럽 시장에서 발표된 미들 웨이트 모델은 꾸준히 한국 시장에도 출시되고 있다.
현재 국내 출시되고 있는 모델만 해도 혼다 CB300R, CB500F, CB500 X, CBR500R, CL500, 레블500, CB650R, CBR650R, CB750 호넷, XL750 트랜잘프, NC750X, X- ADV, 야마하 YZF-R3, MT-03, MT-07, YZF-R7, 스즈키 GSX-8S, SV650/X, 브이스트롬 800DE, 가와사키 NINJA 400, ZX-6R, NINJA 650, Z650 RS, W800, 트라이엄프 스트리트 765 시리즈, BMW G310 R/GS, KTM 390 듀크, RC390, 로얄엔필드 히말라얀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다.
국내 미들웨이트 시장은 성장 중
로얄엔필드 히말라얀 450
CF모토 450MT
CF모토 450CL-C
경제성을 우선시하는 소비 형태는 비단 유럽에서 끝나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단기간에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 변화를 불러왔다.
특히 사람이 밀집될 수밖에 없는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개인의 탈 것에 대한 수요가 급속히 늘어났다. 이때 경제성과 편의성을 무기로 급성장하게 된 것이 바로 모터사이클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미들웨이트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관한 요인으로는 코로나19 시기에 125cc로 입문한 라이더들이 최근 들어 배기량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신규 중년층 라이더 유입, 리터급 혹은 오버 리터급까지 경험한 베테랑 라이더가 다시 미들웨이트 모터사이클을 선택하는 현상 등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한 기술의 발전으로 소비자들이 더 이상 접근성 높은 가격의 강력한 모델을 선택할 필요가 없어졌다. 미들웨이트 모델만 하더라도 충분히 강력한 성능과 고급화된 사양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사건들로 인한 경제 불황도 한 몫했다. 이제 우리나라 소비자들도 모터사이클의 강력함보다는 실용성을 우선해서 따지는 ‘현명한 소비’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2024년에도 풍성한 라인업
혼다 CBR600RR
가와사키 닌자 500
CT125, CB750 호넷, XL750 트랜잘프, CL500, 슈퍼 메테오 650, GSX-8S, 브이스트롬 800 DE, 스트리트 트리플 765 시리즈, 디아벨 V4, 스크램블러 800 시리즈. 이 모델들은 모두 EICMA 2022에서 공개되고 곧바로 한국 시장에 출시된 뉴 모델이다. 그리고 여기에 속한 미들웨이트 모터사이클이 11개 모델이다.
여기서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은, EICMA 2023에서 공개된 미들웨이트 뉴 모델 다수가 내년 국내에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브랜드별로 주목받는 주요 모델은 무엇이 있을까.
혼다의 주요 모델은 ‘CBR600RR’이 있다. 599cc 수랭 직렬 4기통은 최고출력 121ps/14,250rpm, 최대토크 63Nm/11,500rpm의 성능을 발휘하며, 상위 기종인 CBR1000RR-R과 같은 사양의 전자식 스로틀을 적용했다.
야마하는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된 ‘MT-09’의 최신 모델과 890cc CP3 엔진을 베이스로 하는 스포츠 헤리티지 모델인 XSR900에 레이스킷을 더한 풀 카울 버전 ‘XSR900 GP’가 있다.
스즈키는 GSX-8S와 같은 776cc 병렬 2기통 엔진을 탑재한 GSX-8R을 전면에 내세웠다. 최고출력 82.9hp/8,500rpm, 최대토크 78Nm /6,800rpm의 성능을 발휘하고, 270° 크랭크 샤프트가 V트윈 엔진과 유사한 특성을 보여준다.
가와사키는 NINJA 400에서 배기량을 늘린 ‘NINJA 500’이 있다. 451cc 수랭 2기통 엔진은 최고출력 45.4ps/9,000rpm 최대토크 42.6Nm /6,0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격자 구조의 프레임은 기동성을 염두에 두고 경량화돼 민첩한 핸들링을 구사할 수 있다.
로얄엔필드는 새롭게 개발된 452 cc 수랭 단기통 엔진을 탑재한 ‘히말라얀 450’이 있다. 최고출력은 40.02ps/8,000rpm, 최대토크 40Nm /5,500rpm의 성능을 발휘하며, 저중속대의 토크를 강화해 3,000rpm에서 최대토크의 90%를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트라이엄프는 진입장벽을 낮춰줄 엔트리 모델 ‘스피드 400’과 ‘스크램블러 400 X’가 있다. 398cc 단기통 엔진은 최고출력 40ps/8,000rpm, 최대토크 37.5Nm/6,5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등화류는 모두 LED를 사용하며 전자식 스로틀, 트랙션 컨트롤, 2채널 ABS 등을 장비했다.
완성도 높은 기술력을 보여주는 중국 브랜드도 빼놓을 수 없다. CF모토는 어드벤처 입문자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450MT가 있다. 449cc 2기통 엔진은 최고출력 43.6hp/8,500rpm, 최대토크 44Nm/6,250rpm의 성능을 내며, 듀얼 밸런스 샤프트를 채용해 진동을 줄였다. 건조중량은 175kg에 불과해 온·오프로드 모두에서 활용성이 높다.
이 모델이 모두 국내에 출시되면 2024년 미들웨이트 시장은 기존 모델과 경쟁하는 춘추전국 시대를 방불케 할 것으로 예견된다.
올바른 이륜차 문화를 위해
국내 이륜차 산업은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속에서 미들웨이트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인다.
미들웨이트 모델은 배기량 측면만 보면 중간 위치에 있어 다소 애매한 포지션이다. 하지만 스쿠터, 슈퍼스포츠, 네이키드, 어드벤처, 크루저, 스크램블러 등 다양한 장르와 강력한 성능, 고급화된 사양, 저렴한 가격 등 가성비를 무기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륜차는 액세서리가 아니다. 중요한 이동 수단이며, 빠르고, 편리하다. 이륜차의 실용적 가치를 가장 잘 담고 있는 미들웨이트 모델의 수요 확대는 올바른 이륜차 문화 형성에도 적지 않게 영향을 줄 것이다.
이 같은 시장 흐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브랜드들이 2024년에는 어떤 다양한 모델로 라이더에게 즐거움을 선사할지 기대해 본다.
이승원(monkey2@kmnews.net)
사진/EICMA·각 브랜드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2023EICMA #MiddleweightClass
한국이륜차신문 440호 / 2023.12.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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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CMA 2023, 미들웨이트 모델 전진 배치
다양한 배기량과 장르로 선택의 폭이 넓어
가성비와 실용성을 우선시하는 현명한 소비가 대세
미들웨이트 뉴 모델, 내년 국내 출시될 가능성 높아
국내 성장세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
EICMA 2023 혼다 전시장
세계 이륜차 시장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EICMA 2023’에서 가장 큰 특징은 ‘미들웨이트(배기량 400cc~ 800cc급) 모델’이 전진 배치된 것이다.
슈퍼스포츠, 네이키드, 듀얼퍼퍼즈, 어드벤처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바이크가 공개된 미들웨이트 모델 군에, 세계 이륜차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일본 4대 브랜드 중 혼다는 CBR 500R, CBR600RR, CBR650R, CB500 호넷, CB650R, NX500을 공개했다. 스즈키는 GSX-8R을, 가와사키는 NINJA 500과 Z500을 선보였다.
또한 트라이엄프는 TR 시리즈를, 아프릴리아가 RS 457, 로얄엔필드가 히말라얀 450을 공개했다. 신흥 브랜드로는 CF모토가 800NK, 450MT, 450 CL-C를, 보그가 525 RR, 525DSX를, 존테스가 703 RR, 703 F 등을 선보였다.
전시에 참여한 글로벌 브랜드는 다양한 장르의 미들웨이트 모델을 자사 전시장 중앙에 큰 비중을 두고 전시했다. 이처럼 유럽이나 세계 이륜차 시장에서 미들웨이트 모델의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었다.
반면 국내 이륜차 시장에서 미들웨이트 모델의 수요는 매우 작은 편이다. 상용과 승용으로 나뉘는 국내 이륜차 시장에서 상용을 제외한 대부분의 승용 라이더들은 125cc 혹은 쿼터급으로 입문해 곧바로 리터급 배기량의 모터사이클로 넘어가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미들웨이트 모델 군에 속하는 모터사이클은 잠깐 거쳐 가는 단계 혹은 건너뛰는 단계로 인식되고 있다.
금융위기가 가져온 전화위복
A2 라이선스로 운전할 수 있는 모델만 별도로 구분한 가와사키 유럽 홈페이지
A2 라이선스 모델들을 표기해놓은 야마하 유럽 홈페이지
유럽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한순간에 모든 시장이 정지됐다. 모터사이클 시장 역시 크게 위축됐다가, 다시 성장세로 돌아서고 있다. 성장세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미들웨이트 모델이다.
그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요인으로 미들웨이트 클래스에 포함되는 ‘A2 라이선스’ 대응 모델의 시장이 확대하고 그에 따른 모델 또한 증가하고 있다.
A2 라이선스 대응 모델의 수요가 점점 증가하는 이유로는 경제성과 실용성이 손꼽힌다. 대표적으로 가와사키 유럽 홈페이지에 A2 라이선스로 운전할 수 있는 모델만 별도로 구분해놓은 것으로 미루어 보아, A2 라이선스 시장 수요층이 꽤나 탄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럽의 자동차 면허 체계 중 하나인 ‘A2 라이선스’는 모터사이클 면허로, 우리나라 라이더라면 굉장히 낯설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혼다 CB500 호넷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 400 X
트라이엄프 스피드 400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하자면, 유럽의 모터사이클 면허는 가장 낮은 단계인 AM부터 A1, A2, A 등으로 구분한다. 단계마다 최고출력을 제한하는데A2 라이선스는 최고출력이 35kW (47hp)를 초과하지 않는 모터사이클을 운전할 수 있는 면허다. 대부분 300cc부터 500cc 이하의 배기량을 가진 모터사이클이 A2 라이선스에 대응한다.
더 높은 출력을 가진 모터사이클이라 할지라도 A2 라이선스 출력 제한을 충족하기 위해, 브랜드에서 출력을 47hp로 낮추어 출시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 출시되는 A2 라이선스 모델을 포함한 미들웨이트 모델은 누구나 다루기 쉬우면서도 이미 보편화된 안전 보조 전자 장치 등을 적용해 가성비가 매우 뛰어나다.
과거 플래그십 모델에만 적용되던 전자장비를 위해 필요 이상으로 출력이 높은 리터급 혹은 오버리터급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는 달라졌다.
가성비 모델의 등장
스즈키 GSX-8R
야마하 XSR900 GP
이를 좀 더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모터사이클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쳤고, 브랜드들은 굉장한 타격을 입고 존폐의 갈림길에 놓여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혼다는 중요한 결정을 했다. 기존의 모터사이클 가격을 당시보다 약 10년 전 가격으로 낮출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렇게 등장한 것이 2011년 ‘뉴 미드 콘셉트로’로 등장한 NC700 시리즈였다. 하나의 엔진으로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모델을 만들어 개발 비용을 최소화한 것이 핵심이었다. 개발 비용을 아꼈으니 판매 가격이 낮아지는 건 당연했다.
이는 얼어있던 시장에 곧바로 반응을 끌어냈고, 나머지 브랜드들 또한 자사 브랜드의 특색은 살리면서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모터사이클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보그 525 RR
이때부터 다양한 라인업에 적용하기 좋은 범용성을 가진 병렬 2기통 엔진을 장착한 모델들이 크게 확대되기 시작했고, 야마하 MT-07, 가와사키 NINJA 650, 스즈키 V 트윈 시리즈 등이 탄생했다.
소비자들은 이전보다 저렴한 가격에 부족하지 않은 성능을 가진, 경제적이면서도 다양한 선택지의 모터사이클을 접할 수 있게 됐다.
이후에 유럽 시장에서 발표된 미들 웨이트 모델은 꾸준히 한국 시장에도 출시되고 있다.
현재 국내 출시되고 있는 모델만 해도 혼다 CB300R, CB500F, CB500 X, CBR500R, CL500, 레블500, CB650R, CBR650R, CB750 호넷, XL750 트랜잘프, NC750X, X- ADV, 야마하 YZF-R3, MT-03, MT-07, YZF-R7, 스즈키 GSX-8S, SV650/X, 브이스트롬 800DE, 가와사키 NINJA 400, ZX-6R, NINJA 650, Z650 RS, W800, 트라이엄프 스트리트 765 시리즈, BMW G310 R/GS, KTM 390 듀크, RC390, 로얄엔필드 히말라얀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다.
국내 미들웨이트 시장은 성장 중
로얄엔필드 히말라얀 450
CF모토 450MT
CF모토 450CL-C
경제성을 우선시하는 소비 형태는 비단 유럽에서 끝나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단기간에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 변화를 불러왔다.
특히 사람이 밀집될 수밖에 없는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개인의 탈 것에 대한 수요가 급속히 늘어났다. 이때 경제성과 편의성을 무기로 급성장하게 된 것이 바로 모터사이클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미들웨이트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관한 요인으로는 코로나19 시기에 125cc로 입문한 라이더들이 최근 들어 배기량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신규 중년층 라이더 유입, 리터급 혹은 오버 리터급까지 경험한 베테랑 라이더가 다시 미들웨이트 모터사이클을 선택하는 현상 등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한 기술의 발전으로 소비자들이 더 이상 접근성 높은 가격의 강력한 모델을 선택할 필요가 없어졌다. 미들웨이트 모델만 하더라도 충분히 강력한 성능과 고급화된 사양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사건들로 인한 경제 불황도 한 몫했다. 이제 우리나라 소비자들도 모터사이클의 강력함보다는 실용성을 우선해서 따지는 ‘현명한 소비’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2024년에도 풍성한 라인업
혼다 CBR600RR
가와사키 닌자 500
CT125, CB750 호넷, XL750 트랜잘프, CL500, 슈퍼 메테오 650, GSX-8S, 브이스트롬 800 DE, 스트리트 트리플 765 시리즈, 디아벨 V4, 스크램블러 800 시리즈. 이 모델들은 모두 EICMA 2022에서 공개되고 곧바로 한국 시장에 출시된 뉴 모델이다. 그리고 여기에 속한 미들웨이트 모터사이클이 11개 모델이다.
여기서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은, EICMA 2023에서 공개된 미들웨이트 뉴 모델 다수가 내년 국내에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브랜드별로 주목받는 주요 모델은 무엇이 있을까.
혼다의 주요 모델은 ‘CBR600RR’이 있다. 599cc 수랭 직렬 4기통은 최고출력 121ps/14,250rpm, 최대토크 63Nm/11,500rpm의 성능을 발휘하며, 상위 기종인 CBR1000RR-R과 같은 사양의 전자식 스로틀을 적용했다.
야마하는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된 ‘MT-09’의 최신 모델과 890cc CP3 엔진을 베이스로 하는 스포츠 헤리티지 모델인 XSR900에 레이스킷을 더한 풀 카울 버전 ‘XSR900 GP’가 있다.
스즈키는 GSX-8S와 같은 776cc 병렬 2기통 엔진을 탑재한 GSX-8R을 전면에 내세웠다. 최고출력 82.9hp/8,500rpm, 최대토크 78Nm /6,800rpm의 성능을 발휘하고, 270° 크랭크 샤프트가 V트윈 엔진과 유사한 특성을 보여준다.
가와사키는 NINJA 400에서 배기량을 늘린 ‘NINJA 500’이 있다. 451cc 수랭 2기통 엔진은 최고출력 45.4ps/9,000rpm 최대토크 42.6Nm /6,0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격자 구조의 프레임은 기동성을 염두에 두고 경량화돼 민첩한 핸들링을 구사할 수 있다.
로얄엔필드는 새롭게 개발된 452 cc 수랭 단기통 엔진을 탑재한 ‘히말라얀 450’이 있다. 최고출력은 40.02ps/8,000rpm, 최대토크 40Nm /5,500rpm의 성능을 발휘하며, 저중속대의 토크를 강화해 3,000rpm에서 최대토크의 90%를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트라이엄프는 진입장벽을 낮춰줄 엔트리 모델 ‘스피드 400’과 ‘스크램블러 400 X’가 있다. 398cc 단기통 엔진은 최고출력 40ps/8,000rpm, 최대토크 37.5Nm/6,5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등화류는 모두 LED를 사용하며 전자식 스로틀, 트랙션 컨트롤, 2채널 ABS 등을 장비했다.
완성도 높은 기술력을 보여주는 중국 브랜드도 빼놓을 수 없다. CF모토는 어드벤처 입문자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450MT가 있다. 449cc 2기통 엔진은 최고출력 43.6hp/8,500rpm, 최대토크 44Nm/6,250rpm의 성능을 내며, 듀얼 밸런스 샤프트를 채용해 진동을 줄였다. 건조중량은 175kg에 불과해 온·오프로드 모두에서 활용성이 높다.
이 모델이 모두 국내에 출시되면 2024년 미들웨이트 시장은 기존 모델과 경쟁하는 춘추전국 시대를 방불케 할 것으로 예견된다.
올바른 이륜차 문화를 위해
국내 이륜차 산업은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속에서 미들웨이트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인다.
미들웨이트 모델은 배기량 측면만 보면 중간 위치에 있어 다소 애매한 포지션이다. 하지만 스쿠터, 슈퍼스포츠, 네이키드, 어드벤처, 크루저, 스크램블러 등 다양한 장르와 강력한 성능, 고급화된 사양, 저렴한 가격 등 가성비를 무기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륜차는 액세서리가 아니다. 중요한 이동 수단이며, 빠르고, 편리하다. 이륜차의 실용적 가치를 가장 잘 담고 있는 미들웨이트 모델의 수요 확대는 올바른 이륜차 문화 형성에도 적지 않게 영향을 줄 것이다.
이 같은 시장 흐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브랜드들이 2024년에는 어떤 다양한 모델로 라이더에게 즐거움을 선사할지 기대해 본다.
이승원(monkey2@kmnews.net)
사진/EICMA·각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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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440호 / 2023.12.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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