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o2 아이 오구라 선수 이야기

아이 오구라 선수의 주행 모습
2013년, ACRR(ASIA CUP ROAD RACE) 경기에 출전하려고 필자는 일본 미야기현에 있는 수고(SUGO) 서킷으로 향했다.
그 당시에 조항대 선수가 일본의 레이스(J-GP2)에 참가하는 중이었다. 처음 가는 경기장에서 조항대 선수에게 수고 서킷을 공략하는 방법에 대해 도움을 받으며 열심히 한국 대표로서 최선을 다했었다.
그 당시 직선 구간에서 우코너로 진입하며 탈출 가속 중에 옆에서 엄청나게 빠르게 바이크가 지나갔다. 심지어 라이더는 보이지도 않았다. 확인해 보니 그 라이더는 12세 어린 친구였고, 몸이 엄청나게 작아 행오프를 해서 신체 대부분이 보이지 않았다. 그건 꼭 귀신이 주행하는 느낌이었다.
예선 결과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귀신같던 라이더는 나보다 2초 이상 빨랐고, 경쟁하는 다른 일본 선수보다도 약 1초 정도 빨랐다. 귀신같이 빨랐던 선수는 현재 Moto2에서 활약 중인 바로 ‘아이 오구라(AI Ogura)’ 선수였다.
그로부터 몇 년 뒤 그 선수는 Moto3 클래스에서 엄청난 활약을 거듭한 끝에 코로나19 시국 막바지에 Moto2 클래스로 스텝 업 했다. 2022년도에는 Moto2 시즌 챔피언의 자리를 놓고 아구스토 페르난데즈 선수와 숨 막히는 경쟁을 펼치다 시즌 준우승이라는 아쉽지만, 아시아 라이더로서 값진 결과를 만들어 내었다.
일본 선수들의 활약?

일본 모테기 서킷에서 열린 MotoGP 경기 모습
MotoGP의 높은 문턱을 넘은 선수는 오카다 타다유키, 이토 신이치, 아베 노릭, 다이지로 카토 선수와 나가노 신야 선수, 하라다 테츠야, 아오키 노부아츠, 아오키 타쿠마 선수 등이 있었다.
현재 이데미츠 아시아 팀 감독인 아오야마 히로요시 선수도 아시아 라이더로 큰 활약을 펼쳤다. 여러 번의 우승과 시상대에 오르며 아시아인으로 엄청난 활약을 했다. 그 후 GP 바이크 테스트 라이더로 또는 개발 라이더로 꾸준히 활동했다. 이후 아시아 라이더가 활약할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했다.
아이 오구라 선수 / 나카가미 선수
그 바통을 이어받아 나카가미 선수가 현재 MotoGP에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나카가미 선수가 MotoGP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에 Moto2에서 활약하고 있는 아이 오구라 선수가 스텝 업 한다는 소문이 무성했고, 그 누가 봐도 오구라의 스텝 업은 당연시 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2022년 시즌 종료 후 아이 오구라의 관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모테기 서킷에서 연습하러 온 아이 오구라 선수가 “난 아직 MotoGP로 스텝 업 할 실력이 아니다 조금만 더 Moto2 클래스에서 배우고 스텝 업 하는 게 좋을 거 같다”라고 말을 했다. 그리고 얼마 후에 나카가미 선수가 LCR 혼다팀으로 MotoGP 참전이 확정됐다.
2023년 시즌이 시작되고 MotoGP를 보는 필자의 관심사 중 으뜸은 아이 오구라 선수가 얼마나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까 였다. 하지만 아이 오구라 선수의 불운은 2023년 시즌 시작부터 시작됐다. 모토크로스 연습 중에 팔목이 골절되는 상을 입었다. 우여곡절 끝에 부상에 회복했지만 좀처럼 성적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 명불허전 작년 시즌 준우승자답게 여름 방학 시작 전 포디움에 오르면서 본인의 실력을 입증하고 있었다.
2024년 시즌을 위한 이적

나카가미 선수
여름 방학 이후 본격적인 MotoGP 이적시장이 활발해지고 기존 선수들은 계약 연장이냐 방출이냐 그리고 그에 따라 Moto2 선수들이 스텝 업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에 초미에 관심사이다.
유럽 선수가 아닌 제3국 선수들은 큰 스폰서나 제조사의 도움이 없다면 상위 리그로 올라가기가 매우 어렵다.
실제 MotoGP를 좋아하는 팬들도 대부분 유럽 국가 사람들이며 대부분 아시아 선수들이 유럽 선수들의 자리를 위협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중에서 아이 오구라 선수의 스텝 업 여부가 주목받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혼다 ASIA 팀은 현재 Moto3, Moto2 두 개의 클래스에서 팀을 운영 중이다. Moto3에서 잘 타는 선수를 Moto2로 올릴 수 있는 구조이다. 팀 자본은 100% 일본 혼다 본사의 자본이 아니다. 여기에는 태국 혼다, 인도네시아 혼다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여러 스폰서의 자본력이 들어가 있다.
소문에 의하면 나카가미는 작년보다 더 못한 성적을 내고 있다. 당연히 방출이 예약되는 상황이었다. 다만 아이 오구라가 아시아 라이더로서 프리미어리그인 MotoGP에 입성하는 것에 걸림돌로 손목 골절로 인한 시즌 전반기 부진도 무시하지 못한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또한 Moto3에서 달리고 있는 인도네시아 선수인 마리오 아지 수의 행보도 걸림돌이다.
인도네시아 입장에서 아이 오구라 선수가 하루라도 빨리 팀에서 나가주길 바랄 것이다. 팀과 스폰서십을 가지고 있는 인도네시아 업체에서도 마리오 선수의 신체 피지컬이 커지는 바람에 더 이상 Moto3에서 경쟁력이 없어 Moto2로 스텝 업을 바랄 것이다. 예상하건대 스폰서십 계약관계에서도 마리오 아지 선수를 스텝 업하는 것으로 계약했을 것이라 보인다.
이외 여러 가지 정치적인 요인들로 아이 오구라 선수의 팀 내 입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아이 오구라 선수는 2023년도의 불운은 현재 진행형이다. 다행히 내년에 함께할 팀이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PONS RACING 팀이 내년에 철수하는데, MT 헬멧에서 팀을 인수해 아이 오구라 선수가 함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과연 불운에 고리를 끊어내고 아이 오구라 선수는 MotoGP에 입성할 수 있을지? 그리고 꼭 혼다가 아닌 두카티, KTM, 아프릴리아 제조사 팀에 들어가 활약을 보여줘 혼다의 코를 납작하게 해줄 수 있을지도 기대가 된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같이 레이스를 했던 아이 오구라 선수의 승승장구를 기원한다.
송대찬(스포티비 MotoGP 해설위원 ·로얄엔필드 코리아 고객지원팀장)
사진/편집부 자료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BehindStoryMotoGP #송대찬 #아이오구라 #나카가미
한국이륜차신문 440호 / 2023.12.1~12.15
Copyright ⓒ 한국이륜차신문 www.kmnews.net 무단복제 및 전재 – 재배포금지
Moto2 아이 오구라 선수 이야기
아이 오구라 선수의 주행 모습
2013년, ACRR(ASIA CUP ROAD RACE) 경기에 출전하려고 필자는 일본 미야기현에 있는 수고(SUGO) 서킷으로 향했다.
그 당시에 조항대 선수가 일본의 레이스(J-GP2)에 참가하는 중이었다. 처음 가는 경기장에서 조항대 선수에게 수고 서킷을 공략하는 방법에 대해 도움을 받으며 열심히 한국 대표로서 최선을 다했었다.
그 당시 직선 구간에서 우코너로 진입하며 탈출 가속 중에 옆에서 엄청나게 빠르게 바이크가 지나갔다. 심지어 라이더는 보이지도 않았다. 확인해 보니 그 라이더는 12세 어린 친구였고, 몸이 엄청나게 작아 행오프를 해서 신체 대부분이 보이지 않았다. 그건 꼭 귀신이 주행하는 느낌이었다.
예선 결과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귀신같던 라이더는 나보다 2초 이상 빨랐고, 경쟁하는 다른 일본 선수보다도 약 1초 정도 빨랐다. 귀신같이 빨랐던 선수는 현재 Moto2에서 활약 중인 바로 ‘아이 오구라(AI Ogura)’ 선수였다.
그로부터 몇 년 뒤 그 선수는 Moto3 클래스에서 엄청난 활약을 거듭한 끝에 코로나19 시국 막바지에 Moto2 클래스로 스텝 업 했다. 2022년도에는 Moto2 시즌 챔피언의 자리를 놓고 아구스토 페르난데즈 선수와 숨 막히는 경쟁을 펼치다 시즌 준우승이라는 아쉽지만, 아시아 라이더로서 값진 결과를 만들어 내었다.
일본 선수들의 활약?
일본 모테기 서킷에서 열린 MotoGP 경기 모습
MotoGP의 높은 문턱을 넘은 선수는 오카다 타다유키, 이토 신이치, 아베 노릭, 다이지로 카토 선수와 나가노 신야 선수, 하라다 테츠야, 아오키 노부아츠, 아오키 타쿠마 선수 등이 있었다.
현재 이데미츠 아시아 팀 감독인 아오야마 히로요시 선수도 아시아 라이더로 큰 활약을 펼쳤다. 여러 번의 우승과 시상대에 오르며 아시아인으로 엄청난 활약을 했다. 그 후 GP 바이크 테스트 라이더로 또는 개발 라이더로 꾸준히 활동했다. 이후 아시아 라이더가 활약할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했다.
아이 오구라 선수 / 나카가미 선수
그 바통을 이어받아 나카가미 선수가 현재 MotoGP에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나카가미 선수가 MotoGP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에 Moto2에서 활약하고 있는 아이 오구라 선수가 스텝 업 한다는 소문이 무성했고, 그 누가 봐도 오구라의 스텝 업은 당연시 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2022년 시즌 종료 후 아이 오구라의 관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모테기 서킷에서 연습하러 온 아이 오구라 선수가 “난 아직 MotoGP로 스텝 업 할 실력이 아니다 조금만 더 Moto2 클래스에서 배우고 스텝 업 하는 게 좋을 거 같다”라고 말을 했다. 그리고 얼마 후에 나카가미 선수가 LCR 혼다팀으로 MotoGP 참전이 확정됐다.
2023년 시즌이 시작되고 MotoGP를 보는 필자의 관심사 중 으뜸은 아이 오구라 선수가 얼마나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까 였다. 하지만 아이 오구라 선수의 불운은 2023년 시즌 시작부터 시작됐다. 모토크로스 연습 중에 팔목이 골절되는 상을 입었다. 우여곡절 끝에 부상에 회복했지만 좀처럼 성적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 명불허전 작년 시즌 준우승자답게 여름 방학 시작 전 포디움에 오르면서 본인의 실력을 입증하고 있었다.
2024년 시즌을 위한 이적
나카가미 선수
여름 방학 이후 본격적인 MotoGP 이적시장이 활발해지고 기존 선수들은 계약 연장이냐 방출이냐 그리고 그에 따라 Moto2 선수들이 스텝 업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에 초미에 관심사이다.
유럽 선수가 아닌 제3국 선수들은 큰 스폰서나 제조사의 도움이 없다면 상위 리그로 올라가기가 매우 어렵다.
실제 MotoGP를 좋아하는 팬들도 대부분 유럽 국가 사람들이며 대부분 아시아 선수들이 유럽 선수들의 자리를 위협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중에서 아이 오구라 선수의 스텝 업 여부가 주목받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혼다 ASIA 팀은 현재 Moto3, Moto2 두 개의 클래스에서 팀을 운영 중이다. Moto3에서 잘 타는 선수를 Moto2로 올릴 수 있는 구조이다. 팀 자본은 100% 일본 혼다 본사의 자본이 아니다. 여기에는 태국 혼다, 인도네시아 혼다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여러 스폰서의 자본력이 들어가 있다.
소문에 의하면 나카가미는 작년보다 더 못한 성적을 내고 있다. 당연히 방출이 예약되는 상황이었다. 다만 아이 오구라가 아시아 라이더로서 프리미어리그인 MotoGP에 입성하는 것에 걸림돌로 손목 골절로 인한 시즌 전반기 부진도 무시하지 못한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또한 Moto3에서 달리고 있는 인도네시아 선수인 마리오 아지 수의 행보도 걸림돌이다.
인도네시아 입장에서 아이 오구라 선수가 하루라도 빨리 팀에서 나가주길 바랄 것이다. 팀과 스폰서십을 가지고 있는 인도네시아 업체에서도 마리오 선수의 신체 피지컬이 커지는 바람에 더 이상 Moto3에서 경쟁력이 없어 Moto2로 스텝 업을 바랄 것이다. 예상하건대 스폰서십 계약관계에서도 마리오 아지 선수를 스텝 업하는 것으로 계약했을 것이라 보인다.
이외 여러 가지 정치적인 요인들로 아이 오구라 선수의 팀 내 입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아이 오구라 선수는 2023년도의 불운은 현재 진행형이다. 다행히 내년에 함께할 팀이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PONS RACING 팀이 내년에 철수하는데, MT 헬멧에서 팀을 인수해 아이 오구라 선수가 함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과연 불운에 고리를 끊어내고 아이 오구라 선수는 MotoGP에 입성할 수 있을지? 그리고 꼭 혼다가 아닌 두카티, KTM, 아프릴리아 제조사 팀에 들어가 활약을 보여줘 혼다의 코를 납작하게 해줄 수 있을지도 기대가 된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같이 레이스를 했던 아이 오구라 선수의 승승장구를 기원한다.
송대찬(스포티비 MotoGP 해설위원 ·로얄엔필드 코리아 고객지원팀장)
사진/편집부 자료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BehindStoryMotoGP #송대찬 #아이오구라 #나카가미
한국이륜차신문 440호 / 2023.12.1~12.15
Copyright ⓒ 한국이륜차신문 www.kmnews.net 무단복제 및 전재 –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