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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가 간다_지구의 지붕, 히말라야 산맥을 달리다! MOTO HIMALAYA 2023

마지막 편, Good Bye 히말라야

 

로얄엔필드 본사가 개최하는 글로벌 라이딩 이벤트 모토 히말라야에 참가한 지 어느덧 두 달이 지났다. 머릿속에 남은 기억을 곱씹으며 즐거웠던 당시를 생각했더니, 다시 인도가 그리워졌다. 이번호에서는 인도에서 만난 한국의 맛과 마지막 투어를 생생하게 소개하며 모토 히말라야의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DAY 4 그리운 고향의 맛


 첫 번째 투어를 마치고 두 번째 투어를 떠나기 위해 거점인 레로 돌아왔다. 낯설게만 느껴지던 호텔이 이제는 아늑한 집처럼 느껴진다.


그동안 인도 음식만 먹었던 탓에 혈중 한식 농도가 바닥까지 떨어졌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일행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호텔에서 준비한 점심(당연히 인도식)을 먹는 동작에 힘이 없다.


각자의 방으로 흩어져 개인 정비 시간을 가졌고, 이윽고 고대하던 저녁 식사 시간이 찾아왔다.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 한식을 먹을 생각에 한껏 상기된 얼굴이다.


소풍을 떠나듯 나들이 복장을 갖춰 입고 영혼의 파트너인 히말라얀을 타고 한식당 ‘Kofuku Leh’로 향했다.


한식당 라면과 김치찌개


라면과 김밥, 김치찌개,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메뉴를 주문해 나눠 먹으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라면은 조금 불어 있고 김밥에 곁들이는 소스로 간장이 함께 나오지만 상관없다. 이때 만큼은 그 어떤 먹방 유튜버보다 맛있게 먹을 뿐이다. 그리운 고향의 맛을 드디어 찾았다.


흡족하게 식사를 마치고 한국 라면을 판매한다는 슈퍼마켓 ‘Dragon Supermart Ladakh’를 찾았다.


꽤나 큰 규모에 한번 놀라고, 라면 매대에서 발견한 신라면에 또 한 번 놀랐다. 살면서 라면이 이렇게 반갑게 느껴질 줄은 몰랐다. 일반 라면을 먹지 못하는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비건 라면도 수출 중이다. 인도 현지인인 팀닥터의 말을 빌리자면 최소 30% 이상의 인구가 채식주의자라고 한다. 궁금한 마음에 비건 라면도 한 봉지 집어 들었다.

 

DAY 5 인도에서 가장 높은 호수, 초모리리

 

새파란 하늘과 새하얀 구름


두 번째 투어의 아침이 밝았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라이딩 복장을 갖추고 브리핑을 위해 모였다.


오늘의 목적지는 해발 약 4,522m에 위치한 호수 초모리리(Tso Moriri). ‘Tso’는 호수를 뜻한다.


라다크 지역의 창탕 고원에 자리한 초모리리는 인도에 있는 호수 중 가장 높은 곳에 있으며, 길이는 약 26km, 너비는 3~5km의 크기다. 창파(Chang-pa)족으로 알려진 유목민들의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철 성분이 많아 보랏빛을 띠는 흙


히말라얀에 몸을 싣고 힘차게 출발했다. 오늘 달려야 할 거리는 약 233 km. 이번 투어 중 가장 긴 거리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부분이 포장도로라는 점이다.


느긋한 속도로 달리며 주변 경치를 감상했다. 풀 한 포기도 찾아볼 수 없는 돌산, 철 성분이 많아 보랏빛을 띠는 흙, 푸른 하늘과 거대한 구름이 반긴다.


초모리리와 초카로 가는 갈림길


점심을 먹기 위해 갈림길에서 잠시 바이크를 세웠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나 있는 길로 약 40km 정도를 이동하면 초모리리에 도착하고, 직진하면 내일의 목적지인 초카(Tso Kar)로 갈 수 있다.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하며 달렸더니 어느새 초모리리에 도착했다.


초모리리로 가는 길에 있는 또 다른 호수 'Kyagar Tso'

초모리리의 일몰


초모리리의 웅장함에 감탄하며 저녁을 먹기 전 일행들과 숙소 옆에 있는 돌산에 올라 일몰을 감상했다. 핸드폰 카메라로 일몰 장면을 촬영했는데 직접 보는 것만큼의 감동할 수 없어서 아쉬울 뿐이다.


저녁으로는 어제 슈퍼마켓에서 산 신라면을 선택했다. 쌀쌀한 날씨에 김이 폴폴 나는 라면 한 젓가락을 먹었더니, 일몰 장면보다 더 크게 감동했던 것은 비밀이다. 라면 최고!

 

DAY 6하얀 호수와 온천


초카로 가는 길

 

또 다른 호수 초카(Tso Kar)로 향한다. 초모리리와 가까운 곳에 있어 주행해야 할 거리는 약 75km로 모토 히말라야 일정 중에서 가장 짧다.


초카는 럽슈(Rupshu) 고원에 위치한 소금 호수다. 멀리서 보면 소금 때문에 하얗게 보여서 ‘하얀 호수’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습지로 둘러싸여 있어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서식하는 덕분에 인도에서 42번째 람사르습지에 등록되어 있기도 하다.


초모리리를 떠나 다시 어제 점심을 먹었던 갈림길로 향한다. 앞서 출발한 일행들과 멀리 떨어진 탓에 길을 잘못 들기도 하고, 모래밭에 ‘제꿍’도 하며 어렵게 나아갔다. 그래도 즐겁다.


열심히 달려 갈림길에 도착해 초카로 향했다.


또다시 열심히 오프로드를 달리는 데 왼쪽으로 들판이 나타났다. 그 들판 사이로 물이 흐르고 뒤로는 흙으로 뒤덮인 삭막한 산이 있다. 이상한 풍경에 ‘여기는 뭘까?’라고 의문이 들 때쯤, 앞서 출발한 일행들이 정차해 있는 것을 보고 바이크를 세웠다.


푸가 온천


설명을 들어보니 이곳은 ‘푸가 온천’이라고 한다. 무언가를 가리키는 손가락 끝을 향해 시선을 이동했더니 온천수가 솟아나는 곳이 보인다.


온천수가 솟아나는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자 들판은 점점 습지로 변해갔다. 발이 푹푹 빠지는 이곳은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워 허벅지 높이까지 빠지는 일도 있다고 한다.


가까이에서 경험한 온천수는 꽤 뜨거웠다. 따뜻한 것을 찾을 수 없는 이곳에서 유일하게 뜨거운 녀석이다.


숙소까지 이어지는 포장도로, 끝이 보이지 않는다


온천 구경을 마치고 다시 초카로 향했다. 해는 점점 기울고 기온이 점점 떨어져 추위가 느껴질 때쯤 갑자기 포장도로가 나타났다. 이때다 싶어 속도를 높였다. 다행히 포장도로는 숙소까지 쭉 이어졌고, 덕분에 금방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다이아몬드처럼 박혀있는 수많은 밤하늘의 별을 보며 오늘 하루를 정리했다. 내일이 마지막 일정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웠지만, 피곤함을 견뎌내지 못한 두 눈은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스르르 감겨버렸다.

 

DAY 7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도로, 탕랑 라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도로 탕랑 라 정상

이 길을 따라 내려가면 레로 갈 수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도로인 ‘탕랑 라(Tanglang La, ‘타그랑 라’로도 부른다)’를 거쳐 다시 거점인 레로 복귀하는 날이자, 모토 히말라야의 마지막 투어 일정이 진행되는 날.


탕랑 라의 해발고도는 약 5,328m, 초카는 약 4,530m 정도다. 약 800m를 더 올라가야 한다.


오늘 코스는 90%가 온로드, 10%가 오프로드다. 포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깔끔한 도로를 따라 구불구불한 산길을 신나게 오르다 보니 어느새 탕랑 라 정상에 도착했다.


짧은 휴식 겸 일행들과 기념사진을 남긴 뒤 고산병 증세가 나타나기 전에 서둘러 레로 향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산길


또다시 구불구불한 산길의 연속, 거기다 포장도로가 없어지고 오프로드가 등장한 탓에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익숙한 레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낯설기만 했던 풍경이 고향에라도 돌아온 듯 정말 반가웠다.


감격의 포옹을 나누는 참가자들

모두에게 즐거움이 된 모토 히말라야


거점인 호텔 ‘The Kaal’에 도착하자 무사히 투어를 마쳤다는 생각에 안도감과 성취감이 밀려왔다. 참가자들은 서로 포옹을 하고 환호성을 지르며 함께 기쁨을 나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모토 히말라야의 모든 일정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이승원(monkey2@kmnews.net)

취재협조 로얄엔필드 코리아

로얄엔필드, 모토 히말라야 투어팀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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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437호 / 2023.10.1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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