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밀라노에서 11월 7일~ 12일 8개 전시관에서 진행
일본·유럽의 글로벌 브랜드 대거 참가, 47개국 1,700개의 브랜드 제품 홍보
EV,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모델 주목 대상
뉴 모델보다는 파생 모델이 많이 전시될 것으로 보여
세계 이륜차 시장의 미래를 예견해 볼 수 있는 기회
세계 최고의 모터사이클 전시회인 ‘EICMA(ESPOSIZIONE INTERN AZIONALE DELLE DUE RUOTE) 2023(이하 EICMA 2023)이 11월 7일부터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12일까지 진행된다.
‘EICMA 2023’의 주제는 ‘EICMA EFFECT REAL PEOPLE REAL EMOTION’로 ‘청년과 도시 이동성’이 전시의 핵심이다.
올해 80번째로 열리는 EICMA 2023에는 2022년보다 2개 많은 47개국 1,700개의 브랜드가 8개의 전시관을 채울 예정이다.
EICMA 2023 홍보 화면
또한 전시 규모의 확대로 다양한 첨단 기술로 무장한 뉴 모델, 콘셉트 모델외에 탄소 중립을 위한 친환경 제품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11월 7일부터 시작되는 세계 최대의 모터사이클 쇼인 EICMA 2023을 앞두고 지금까지 공개된 사실들과 최근의 흐름과 관련해 EICMA 2023을 전망해봤다.
모터사이클 시장의 흐름
혼다 CB750 호넷
지난 EICMA 2022를 돌아보더라도 혼다, 야마하, 스즈키, 가와사키, BMW, 트라이엄프, 두카티 등 메이저 브랜드들의 성장은 뚜렷했다.
이제는 벌써 옛날 일 같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서 시장이 한순간에 얼어붙었다가 오히려 그 반작용으로 큰 폭의 성장이 일어났으며, 그 성장세는 아직 멈추지 않고 있다. 국내 시장 경기가 상당히 위축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실제로 세계 경기는 전쟁으로 인한 유가 불안정 및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단지 국내 경기는 정치·경제적 상황이 꼬여있어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국내 모터사이클 산업은 사실상 글로벌 브랜드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위축된 소비심리를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모터사이클들의 등장은 적절한 윤활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ICMA 2022를 돌아보면 당시에 등장했던 많은 양산 모델이 국내에 출시됐다. 혼다의 CL500이나 트랜잘프와 호넷, 레블 1100/T, 스즈키의 GSX-8S, 브이스트롬 800 DE, 두카티의 신형 스크램블러 시리즈와 디아벨 V4,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스카우트 로그, 스포츠 치프 등의 모델 등이 그렇다.
두카티 몬스터 30주년 기념 모델
트라이엄프 본네빌 STEALTH EDITIONS
여기서 어떤 경향성을 찾기는 쉽지 않다. 거대한 하나의 흐름을 따라간다기보다는 다양한 취향과 선호에 따라 모델들이 제시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래도 하나의 베이스 모델을 기준으로 개성을 달리하는 방향성 정도는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의 경기 침체 상황을 떠나서 해외 시장의 상황은 어떨까.
주류 모터사이클 시장이라고 볼 수 있는 유럽 시장은 상당히 긍정적인 지표를 보여준다. 유럽을 중심으로 주요 모터사이클 산업 협회인 ACEM에서 지난 2/4분기의 신규 등록 모터사이클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과 영국 등의 주요 국가에서 총 600,784대로 집계됐다. 모페드는 벨기에와 네덜란드를 추가해 총 98,782대로 집계됐다.
가와사키 Ze1
이 지표는 지난 2022년의 지표와 비교했을 때, 모터사이클에서는 약 67,804대가 늘어난 것이며, 모페드의 경우 2022년에 비해 35,696대가 줄어들었다. 지표에 따르면 2/4분기를 기준으로 한 2020년의 모터사이클 판매량이 41만 대 수준이었던 것이 불과 3년 사이에 20만 대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여기서 참고할 사항은 이 지표가 전기이륜차를 포함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숫자는 아직 주류인 내연기관을 위협할 수 없다. 2023년의 2/4분기 전체 모터사이클 중 2만 대가 못 되는 19,375대 만이 전기이륜차였다. 상대적으로 비율이 높은 모페드 시장에서는 9만 8천 대가량에서 3만 4천 대가량이 전기 모델이다. 눈여겨볼 점은 전기 모페드는 2020년 이후 비교적 빠르게 성장했지만, 2023년에는 그 숫자가 약 1만 대가량으로 대폭 줄어든 것이다.
모페드 시장의 침체는 전기 모페드의 판매 침체와도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전기 모페드 자체의 판매도 줄었지만, 전기 모페드가 비교적 빠르게 내연기관 모페드 시장을 잠식하면서 제조사들이 신규 모페드 시장을 위한 내연기관 제품의 생산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지난 EICMA 2022에서도 중국의 전기 모터사이클 브랜드들이 대거 전기 모터사이클들을 선보인 것처럼 올해 역시 전기 모터사이클들이 쇼에 등장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내연기관에서 전기 모터사이클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진 않을 것이다. 아직 전기 모터사이클은 필수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기에 앞서 그 가능성을 관망하고 있는 상황에 가깝다. 따라서 중국 전기 업체들의 대두는 틀림없겠지만 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어드벤처 투어링
두카티 멀티스트라다 V4 RS
세계적 흐름에서 가장 굳건한 장르는 어드벤처 투어링이다.
그중에서도 오버 리터급 장르에서는 절대 강자인 BMW 모토라드의 R 1300 GS가 대기 중이다. 따라서 GS를 제외한 오버 리터급 어드벤처 투어링 모델들은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물론 모든 이들이 GS를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머지 수요를 어떤 브랜드가 확보하는가에 성패가 달릴 것이다. 상대적으로 두카티의 멀티스트라다 V4와 혼다의 아프리카 트윈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두 브랜드는 각각 상당히 선전해왔기 때문에 더 그렇다. 이 와중에 두카티가 EICMA 2023에 앞서 발표한 멀티스트라다 V4 RS같은 모델은 두카티만이 할 수 있는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혼다 아프리카 트윈 어드벤처 스포츠
온·오프로드에서 오프로드 성향을 더 키운 R 1300 GS를 같은 필드에서 상대하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혼다 역시 아프리카 트윈 어드벤처 스포츠 모델에 21인치 휠을 대신해 19인치 휠을 채택한 바 있다. 하지만 두카티의 RS와 같은 효과를 보긴 어려울 것이다.
미들급 어드벤처 투어링 시장도 최근 가장 활기를 띠고 있는데, 경쟁자는 너무 많고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다. 일부 브랜드에서 추가적인 뉴 모델들을 추가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 중 왕좌를 뒤흔들 모델이 나올 것을 기대하긴 힘들다.
정리하자면 어드벤처 투어링 시장은 절대 강자를 중심으로 한 지배적 구조가 더 공고해지는 가운데,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노력이 이어질 것이다.
스포츠 모터사이클
야마하 XSR900 GP
슈퍼바이크 시장은 양극화를 넘어서 거의 일방적인 고가 모델들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리터급은 말할 것도 없으며, 미들급에서도 고급화된 사양을 갖추고 등장하고 있다. 과거 일본 브랜드들이 비교적 접근성 높은 가격의 강력한 모델들을 쏟아내던 때와는 양상이 다르다.
스즈키는 이미 GSX-R1000이 멈춰있는 상태이며, 야마하 역시 YZF -R1이 20주년을 맞는 해임에도 새로운 R1의 존재에 대해서 힌트가 전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차세대 GSX-R1000과 YZF-R1의 등장을 기대하고 고대하고 있지만 이번 EICMA 2023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 대신 야마하는 MT-09의 CP3 엔진을 얹은 스포츠 모터사이클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XSR DB40이란 이름의 콘셉트 모델로 이목을 집중시킨 이후, 레이스 헤리티지를 간직한 스포츠 모터사이클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이 모델은 MT-07을 기반으로 개발된 YZF-R7과 마찬가지로 YZF -R9이 될 가능성이 크며, 이 R9이 R1의 부재를 메꾸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스즈키 역시 GSX-8S를 기반으로 스포츠 모터사이클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 새롭게 개발된 엔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제조사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순서다. 아마도 이름은 GSX-8R이 될 것이다. GSX-R의 계보를 잇는 의미를 가져와서 R8이 된다면 야마하의 R9과 R7 사이의 무엇처럼 보일 가능성도 있으니 말이다.
아프릴리아 RS 457
리터급과 리터급 이하의 미들급의 스포츠 모터사이클을 빼면 나머지는 없을까. 그렇지 않다. 최근 유럽 시장은 현지 면허 체계에 따른 A2 라이선스(최고출력 35kW 이하)로 탈 수 있는 A2 클래스의 모델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발맞춘 모델로 아프릴리아는 이미 지난 9월에 뉴 모델인 RS 457을 발표한 바 있다. 미들급에서 RS 660이 호평을 받은 데 이은 또 다른 시도다.
A2 클래스에 해당하는 현행 스포츠 모터사이클은 가와사키의 닌자 400, 혼다의 CBR500R, 야마하의 YZF-R3, KTM의 RC390 정도다. 스포츠 모터사이클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예전과 같지 않다지만 A2 클래스에서 수요를 늘릴 수 없다면 대형 모델들의 수명도 동시에 깎일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자면 모든 브랜드가 이 클래스 안에서 경쟁력 있는 모델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시장에서 야마하의 YZF-R3가 뭔가 변화를 줄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다. 배기량을 높인 YZF-R5로 CBR 500R과 경쟁에 나선다면 어떨까. 이 클래스는 배기량 자체보다 출력에 제한이 걸려있기 때문에 배기량을 미리 키워두는 편이 강화되는 배기 배출가스 규제에서 조금 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혼다의 E 클러치가 일으킬 변화
혼다 E 클러치
혼다는 10월 10일 ‘E 클러치’를 공개했다. 쉽게 유추할 수 있겠지만 전자식으로 제어되는 클러치를 의미한다.
이미 혼다가 완성한 이 기술을 선보이면서도 자세한 내용이 없다는 것은 다소 의아함이 있었지만 많은 이들이 그 가능성에 대해서 주목하고 있다.
이 기술은 결국 정차 시에도 클러치 레버를 당기지 않아도 되며 클러치 조작 없이도 기어를 변경할 수 있게 할 것이다. 클러치 조작에 대한 부담이 있거나 그 자체의 번거로움을 해소하는 것이다.
혼다는 지난 2010년 VFR1200F에서 처음 적용했던 모터사이클용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E 클러치는 듀얼 클러치의 비용보다 저렴하고 더 많은 모델에 더 쉽게 적용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
실제로 이번 E 클러치의 공개에서 소개된 모델은 컬러 계기반을 갖추고 있는 네이키드 타입으로 이미 차세대 모델로 발표된 CB750 호넷, 또는 CB650R이나 CBR650R과 같은 모델에 이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한, 같은 750cc급으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NC750 계열들이 DCT를 적용했던 것처럼 차세대 직렬 2기통 750cc 모델인 CB750 호넷과 트랜잘프, 그리고 추가될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모델들도 이 기술이 적용된다면 혼다는 다른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현행 CB500 시리즈에 E 클러치가 적용된다고 해도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특히 E 클러치는 기존의 클러치 사용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완전히 수동 조작도 가능하기에 클러치 레버 자체가 없어지게 되는 듀얼 클러치와는 또 다르다.
스쿠터만큼 타기 편하면서 수동으로 클러치를 조작할 수도 있는 모터사이클이 매력이 없을 수가 없지 않은가. 단순히 클러치 조작에서 해방되는 것 이상의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통합적인 ECU를 통해 전자식으로 클러치를 조작할 수 있게 된다면 라이딩 모드에 따라 클러치가 연결되는 속도나 방식을 제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레인 모드 등에서 클러치 연결을 더 부드럽게 제어하거나, 스포츠 모드 등에서 클러치 연결 속도를 높이는 방식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EICMA EFFECT
모터사이클 산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쇼이자, 최신 기술과 트렌드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EICMA 2023이 곧 개막된다.
이 쇼가 기대되는 이유는 앞서 언급된 것 이상으로 차고 넘친다. 완성품인 모터사이클 이외에도 부품 공급 업체들의 신기술과 라이딩 기어 및 액세서리 시장에서도 전반적인 시장의 흐름에 따라 빠르고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더들에게 모터사이클이 주는 즐거움이 큰 것처럼, 그런 모터사이클 산업계 전반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EICMA 2023이 만들어 낼 효과는 라이더들의 즐거움에 직결될 것이다. 기대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나경남 모터사이클 칼럼니스트
사진/ EICMA 각 브랜드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EICMA2023
한국이륜차신문 438호 / 2023.11.1~11.15
Copyright ⓒ 한국이륜차신문 www.kmnews.net 무단복제 및 전재 – 재배포금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11월 7일~ 12일 8개 전시관에서 진행
일본·유럽의 글로벌 브랜드 대거 참가, 47개국 1,700개의 브랜드 제품 홍보
EV,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모델 주목 대상
뉴 모델보다는 파생 모델이 많이 전시될 것으로 보여
세계 이륜차 시장의 미래를 예견해 볼 수 있는 기회
세계 최고의 모터사이클 전시회인 ‘EICMA(ESPOSIZIONE INTERN AZIONALE DELLE DUE RUOTE) 2023(이하 EICMA 2023)이 11월 7일부터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12일까지 진행된다.
‘EICMA 2023’의 주제는 ‘EICMA EFFECT REAL PEOPLE REAL EMOTION’로 ‘청년과 도시 이동성’이 전시의 핵심이다.
올해 80번째로 열리는 EICMA 2023에는 2022년보다 2개 많은 47개국 1,700개의 브랜드가 8개의 전시관을 채울 예정이다.
EICMA 2023 홍보 화면
또한 전시 규모의 확대로 다양한 첨단 기술로 무장한 뉴 모델, 콘셉트 모델외에 탄소 중립을 위한 친환경 제품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11월 7일부터 시작되는 세계 최대의 모터사이클 쇼인 EICMA 2023을 앞두고 지금까지 공개된 사실들과 최근의 흐름과 관련해 EICMA 2023을 전망해봤다.
모터사이클 시장의 흐름
혼다 CB750 호넷
지난 EICMA 2022를 돌아보더라도 혼다, 야마하, 스즈키, 가와사키, BMW, 트라이엄프, 두카티 등 메이저 브랜드들의 성장은 뚜렷했다.
이제는 벌써 옛날 일 같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서 시장이 한순간에 얼어붙었다가 오히려 그 반작용으로 큰 폭의 성장이 일어났으며, 그 성장세는 아직 멈추지 않고 있다. 국내 시장 경기가 상당히 위축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실제로 세계 경기는 전쟁으로 인한 유가 불안정 및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단지 국내 경기는 정치·경제적 상황이 꼬여있어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국내 모터사이클 산업은 사실상 글로벌 브랜드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위축된 소비심리를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모터사이클들의 등장은 적절한 윤활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ICMA 2022를 돌아보면 당시에 등장했던 많은 양산 모델이 국내에 출시됐다. 혼다의 CL500이나 트랜잘프와 호넷, 레블 1100/T, 스즈키의 GSX-8S, 브이스트롬 800 DE, 두카티의 신형 스크램블러 시리즈와 디아벨 V4,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스카우트 로그, 스포츠 치프 등의 모델 등이 그렇다.
두카티 몬스터 30주년 기념 모델
트라이엄프 본네빌 STEALTH EDITIONS
여기서 어떤 경향성을 찾기는 쉽지 않다. 거대한 하나의 흐름을 따라간다기보다는 다양한 취향과 선호에 따라 모델들이 제시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래도 하나의 베이스 모델을 기준으로 개성을 달리하는 방향성 정도는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의 경기 침체 상황을 떠나서 해외 시장의 상황은 어떨까.
주류 모터사이클 시장이라고 볼 수 있는 유럽 시장은 상당히 긍정적인 지표를 보여준다. 유럽을 중심으로 주요 모터사이클 산업 협회인 ACEM에서 지난 2/4분기의 신규 등록 모터사이클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과 영국 등의 주요 국가에서 총 600,784대로 집계됐다. 모페드는 벨기에와 네덜란드를 추가해 총 98,782대로 집계됐다.
가와사키 Ze1
이 지표는 지난 2022년의 지표와 비교했을 때, 모터사이클에서는 약 67,804대가 늘어난 것이며, 모페드의 경우 2022년에 비해 35,696대가 줄어들었다. 지표에 따르면 2/4분기를 기준으로 한 2020년의 모터사이클 판매량이 41만 대 수준이었던 것이 불과 3년 사이에 20만 대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여기서 참고할 사항은 이 지표가 전기이륜차를 포함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숫자는 아직 주류인 내연기관을 위협할 수 없다. 2023년의 2/4분기 전체 모터사이클 중 2만 대가 못 되는 19,375대 만이 전기이륜차였다. 상대적으로 비율이 높은 모페드 시장에서는 9만 8천 대가량에서 3만 4천 대가량이 전기 모델이다. 눈여겨볼 점은 전기 모페드는 2020년 이후 비교적 빠르게 성장했지만, 2023년에는 그 숫자가 약 1만 대가량으로 대폭 줄어든 것이다.
모페드 시장의 침체는 전기 모페드의 판매 침체와도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전기 모페드 자체의 판매도 줄었지만, 전기 모페드가 비교적 빠르게 내연기관 모페드 시장을 잠식하면서 제조사들이 신규 모페드 시장을 위한 내연기관 제품의 생산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지난 EICMA 2022에서도 중국의 전기 모터사이클 브랜드들이 대거 전기 모터사이클들을 선보인 것처럼 올해 역시 전기 모터사이클들이 쇼에 등장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내연기관에서 전기 모터사이클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진 않을 것이다. 아직 전기 모터사이클은 필수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기에 앞서 그 가능성을 관망하고 있는 상황에 가깝다. 따라서 중국 전기 업체들의 대두는 틀림없겠지만 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어드벤처 투어링
두카티 멀티스트라다 V4 RS
세계적 흐름에서 가장 굳건한 장르는 어드벤처 투어링이다.
그중에서도 오버 리터급 장르에서는 절대 강자인 BMW 모토라드의 R 1300 GS가 대기 중이다. 따라서 GS를 제외한 오버 리터급 어드벤처 투어링 모델들은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물론 모든 이들이 GS를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머지 수요를 어떤 브랜드가 확보하는가에 성패가 달릴 것이다. 상대적으로 두카티의 멀티스트라다 V4와 혼다의 아프리카 트윈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두 브랜드는 각각 상당히 선전해왔기 때문에 더 그렇다. 이 와중에 두카티가 EICMA 2023에 앞서 발표한 멀티스트라다 V4 RS같은 모델은 두카티만이 할 수 있는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혼다 아프리카 트윈 어드벤처 스포츠
온·오프로드에서 오프로드 성향을 더 키운 R 1300 GS를 같은 필드에서 상대하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혼다 역시 아프리카 트윈 어드벤처 스포츠 모델에 21인치 휠을 대신해 19인치 휠을 채택한 바 있다. 하지만 두카티의 RS와 같은 효과를 보긴 어려울 것이다.
미들급 어드벤처 투어링 시장도 최근 가장 활기를 띠고 있는데, 경쟁자는 너무 많고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다. 일부 브랜드에서 추가적인 뉴 모델들을 추가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 중 왕좌를 뒤흔들 모델이 나올 것을 기대하긴 힘들다.
정리하자면 어드벤처 투어링 시장은 절대 강자를 중심으로 한 지배적 구조가 더 공고해지는 가운데,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노력이 이어질 것이다.
스포츠 모터사이클
야마하 XSR900 GP
슈퍼바이크 시장은 양극화를 넘어서 거의 일방적인 고가 모델들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리터급은 말할 것도 없으며, 미들급에서도 고급화된 사양을 갖추고 등장하고 있다. 과거 일본 브랜드들이 비교적 접근성 높은 가격의 강력한 모델들을 쏟아내던 때와는 양상이 다르다.
스즈키는 이미 GSX-R1000이 멈춰있는 상태이며, 야마하 역시 YZF -R1이 20주년을 맞는 해임에도 새로운 R1의 존재에 대해서 힌트가 전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차세대 GSX-R1000과 YZF-R1의 등장을 기대하고 고대하고 있지만 이번 EICMA 2023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 대신 야마하는 MT-09의 CP3 엔진을 얹은 스포츠 모터사이클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XSR DB40이란 이름의 콘셉트 모델로 이목을 집중시킨 이후, 레이스 헤리티지를 간직한 스포츠 모터사이클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이 모델은 MT-07을 기반으로 개발된 YZF-R7과 마찬가지로 YZF -R9이 될 가능성이 크며, 이 R9이 R1의 부재를 메꾸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스즈키 역시 GSX-8S를 기반으로 스포츠 모터사이클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 새롭게 개발된 엔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제조사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순서다. 아마도 이름은 GSX-8R이 될 것이다. GSX-R의 계보를 잇는 의미를 가져와서 R8이 된다면 야마하의 R9과 R7 사이의 무엇처럼 보일 가능성도 있으니 말이다.
아프릴리아 RS 457
리터급과 리터급 이하의 미들급의 스포츠 모터사이클을 빼면 나머지는 없을까. 그렇지 않다. 최근 유럽 시장은 현지 면허 체계에 따른 A2 라이선스(최고출력 35kW 이하)로 탈 수 있는 A2 클래스의 모델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발맞춘 모델로 아프릴리아는 이미 지난 9월에 뉴 모델인 RS 457을 발표한 바 있다. 미들급에서 RS 660이 호평을 받은 데 이은 또 다른 시도다.
A2 클래스에 해당하는 현행 스포츠 모터사이클은 가와사키의 닌자 400, 혼다의 CBR500R, 야마하의 YZF-R3, KTM의 RC390 정도다. 스포츠 모터사이클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예전과 같지 않다지만 A2 클래스에서 수요를 늘릴 수 없다면 대형 모델들의 수명도 동시에 깎일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자면 모든 브랜드가 이 클래스 안에서 경쟁력 있는 모델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시장에서 야마하의 YZF-R3가 뭔가 변화를 줄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다. 배기량을 높인 YZF-R5로 CBR 500R과 경쟁에 나선다면 어떨까. 이 클래스는 배기량 자체보다 출력에 제한이 걸려있기 때문에 배기량을 미리 키워두는 편이 강화되는 배기 배출가스 규제에서 조금 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혼다의 E 클러치가 일으킬 변화
혼다 E 클러치
혼다는 10월 10일 ‘E 클러치’를 공개했다. 쉽게 유추할 수 있겠지만 전자식으로 제어되는 클러치를 의미한다.
이미 혼다가 완성한 이 기술을 선보이면서도 자세한 내용이 없다는 것은 다소 의아함이 있었지만 많은 이들이 그 가능성에 대해서 주목하고 있다.
이 기술은 결국 정차 시에도 클러치 레버를 당기지 않아도 되며 클러치 조작 없이도 기어를 변경할 수 있게 할 것이다. 클러치 조작에 대한 부담이 있거나 그 자체의 번거로움을 해소하는 것이다.
혼다는 지난 2010년 VFR1200F에서 처음 적용했던 모터사이클용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E 클러치는 듀얼 클러치의 비용보다 저렴하고 더 많은 모델에 더 쉽게 적용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
실제로 이번 E 클러치의 공개에서 소개된 모델은 컬러 계기반을 갖추고 있는 네이키드 타입으로 이미 차세대 모델로 발표된 CB750 호넷, 또는 CB650R이나 CBR650R과 같은 모델에 이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한, 같은 750cc급으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NC750 계열들이 DCT를 적용했던 것처럼 차세대 직렬 2기통 750cc 모델인 CB750 호넷과 트랜잘프, 그리고 추가될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모델들도 이 기술이 적용된다면 혼다는 다른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현행 CB500 시리즈에 E 클러치가 적용된다고 해도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특히 E 클러치는 기존의 클러치 사용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완전히 수동 조작도 가능하기에 클러치 레버 자체가 없어지게 되는 듀얼 클러치와는 또 다르다.
스쿠터만큼 타기 편하면서 수동으로 클러치를 조작할 수도 있는 모터사이클이 매력이 없을 수가 없지 않은가. 단순히 클러치 조작에서 해방되는 것 이상의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통합적인 ECU를 통해 전자식으로 클러치를 조작할 수 있게 된다면 라이딩 모드에 따라 클러치가 연결되는 속도나 방식을 제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레인 모드 등에서 클러치 연결을 더 부드럽게 제어하거나, 스포츠 모드 등에서 클러치 연결 속도를 높이는 방식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EICMA EFFECT
모터사이클 산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쇼이자, 최신 기술과 트렌드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EICMA 2023이 곧 개막된다.
이 쇼가 기대되는 이유는 앞서 언급된 것 이상으로 차고 넘친다. 완성품인 모터사이클 이외에도 부품 공급 업체들의 신기술과 라이딩 기어 및 액세서리 시장에서도 전반적인 시장의 흐름에 따라 빠르고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더들에게 모터사이클이 주는 즐거움이 큰 것처럼, 그런 모터사이클 산업계 전반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EICMA 2023이 만들어 낼 효과는 라이더들의 즐거움에 직결될 것이다. 기대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나경남 모터사이클 칼럼니스트
사진/ EICMA 각 브랜드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EICMA2023
한국이륜차신문 438호 / 2023.11.1~11.15
Copyright ⓒ 한국이륜차신문 www.kmnews.net 무단복제 및 전재 –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