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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판은 앞으로, 산업은 뒤로’… ‘전면번호판 도입법’ 발의

2026-07-16

이륜차 사고 치사율 승용차의 3.1배… 과속·신호위반 단속 사각지대 해소 목적...

법안 통과 시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이륜차 업계 큰 위기, 인증·개발 부담 우려... 

정부 시범사업과 연구용역 진행 중, 데이터를 토대로 이륜차 업계와 충분한 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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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제작된 이미지입니다.


이륜차 전면에 번호판이 달릴까? 

이륜차의 높은 사고 치사율과 교통법규 위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전면번호판 도입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조인철 의원(광주 서구갑·국토교통위원회)은 7월 6일 이륜차 전면에도 번호판을 부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은 이륜차 번호판을 후면에만 부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면 카메라를 활용하는 무인단속 시스템으로는 차량 식별과 과속·신호위반 단속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조 의원은 “우리나라 이륜차 교통사고 치사율은 승용차의 약 3.1배에 달하지만, 번호판이 뒤쪽에만 부착돼 있어 전면 단속망을 피해 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정부의 시범사업과 연구용역이 진행 중인 만큼 국회가 법적 근거를 미리 마련해 제도 도입의 공백을 줄이려는 것이다”라고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은 번호판 부착 위치를 전·후면으로 확대하면서도 금속판에 한정하지 않고 스티커형이나 연성 소재 등 다양한 방식의 번호판을 적용할 수 있도록 대통령령에 위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제작·조립과 수입 단계부터 전면번호판 장착이 가능한 구조와 장치를 갖추도록 하는 근거도 마련했다.


정부 역시 영업용 이륜차를 대상으로 전면번호 스티커 시범사업과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2026년 하반기 구체적인 제도 도입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업계, 안전성 검증 우선

국내 이륜차 업계는 전면번호판 의무화는 안전성과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충분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주행 안전성이다.


이륜차는 자동차와 달리 차체가 외부에 그대로 노출된 구조여서 공기 흐름과 무게 배분이 주행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스포츠 모터사이클과 대배기량 모델은 공기역학을 고려해 설계되는 만큼 전면에 번호판과 브래킷을 추가 장착하면 공기저항 증가와 진동 발생으로 고속 주행 안정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사고 시 추가 부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면에 금속 번호판이나 이를 고정하는 브래킷이 설치되면 충돌 과정에서 라이더나 보행자에게 새로운 상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전용 모델 개발 부담 우려

업계는 글로벌 기준과의 괴리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일본과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전 세계 주요 이륜차 시장은 모두 후면 번호판만 운영하고 있다. 전면번호판을 의무화한 국가는 인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에 불과하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부분 이륜차는 글로벌 모델을 그대로 수입·판매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한국만 별도의 전면번호판 장착 구조를 요구하면 제조사는 한국 시장만을 위한 설계 변경과 추가 인증을 진행해야 한다.


업계는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국내 이륜차 산업의 특성상 대다수의 글로벌 제조사는 특정 모델의 한국 출시를 포기하거나 출시를 무기한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추가 개발비와 인증 비용은 결국 차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기존 운행 차량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 브래킷 장착과 구조 변경, 검사 비용 등도 소비자가 부담하게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충분한 사회적 논의 필요

전면번호판 도입은 애프터마켓 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윈드 스크린과 프런트 카울, 헤드라이트 가드 등 전면부를 활용하는 액세서리와 튜닝 부품은 장착 공간이 제한될 수 있으며, 새로운 인증 기준이 마련되면 관련 업체들의 제품 개발과 판매에도 제약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는 특히 한국 시장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제한적인 국내 이륜차 산업의 특성상 규제가 강화될 경우 신차 출시 중단 및 지연과 이에 따른 판매 차종 감소, 판매점·정비업체·부품업체 등 산업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교통안전 강화와 불법행위 근절이라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이륜차는 자동차와 구조와 주행 특성이 근본적으로 다른 이동 수단”이라며 “정부가 시범사업과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 만큼 충분한 데이터 검증과 업계의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쳐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접수된 법안은 위원회 심사, 체계 자구 심사, 본회의 심의, 정부 이송, 공포 등의 순서를 거치며 법안에 문제가 있으면 심사 과정에서 폐기될 수 있다. 


이종욱(bikenews@km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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