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칼럼니스트, 송지산 기자
자동차나 모터사이클 같은 탈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전문 기자를 꿈꿔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직접 시승도 해볼 수 있고, 자신의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매력을 가진다.
이번에 인터뷰하게 된 송지산 기자는 한국이륜차신문을 꾸준히 봐온 독자라면 낯설지 않은 이름일 것이다. 대학 시절 학보사(대학신문) 활동을 시작으로, 13년째 모터사이클과 자동차 등의 탈 것을 소개하는 전문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송지산 기자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전문 기자 생활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송지산 기자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어떠한 계기로 한 번씩 현실을 자각하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대학 시절 용돈을 벌기 위해 배달 아르바이트하고 있었는데, 그 생활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졸업 후에도 계속 배달 아르바이트 생활을 이어 나아가고 있었고, 모터사이클을 처음 접하게 된 것도 이때였습니다. 아무래도 배달 아르바이트하다 보니 모터사이클을 타고 있는 동료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학교를 졸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이때가 인생의 전환점이 됐습니다. 문득 ‘내가 하고 싶었던 건 이게 아니었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됐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건 글쓰기였고, 내가 좋아하는 건 모터사이클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제가 고등학생 1, 2학년일 때 모터사이클 잡지가 엄청나게 활성화되어 있었습니다. 그 기억을 가지고 ‘나도 이런 곳에서 글을 써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2012년에 한국이륜차신문에서 모터사이클을 다루는 전문 기자 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후 자동차를 다루는 매체로 이직했다가, 현재는 라이드매거진에서 모터사이클과 자동차를 소개하는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자 생활을 소개하자면?
스페인에서 진행된해외 시승회에 참가했다 | 국내에서 열린 포드 브롱코 시승회 |
보통 ‘기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같습니다. 행사나 시승 등 기삿거리가 있으면 취재하고 기사를 써내고 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누구보다 빠르게 신차를 먼저 타볼 수 있는 것입니다. 대부분 사람이 평소 드림카로만 생각해 왔던 차들, 보통 포르쉐, 람보르기니 같은 스포츠카도 기회가 닿는다면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나름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브랜드마다 소비자들의 인식이나 반응 같은 것들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어렵긴 합니다. 다만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해야 하는지만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다면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습니다.
또, 모터사이클과 자동차를 기사로 표현할 때 차이를 두어야 합니다. 모터사이클은 운동성에 조금 더 집중하는 편입니다. 사실 자동차는 생활필수품이다 보니까 성능이나 특정한 부분이 강조되는 모델이 아닌 이상, 일상 영역에서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더욱 자세히 보여주려고 하는 편입니다.
특히 전문지에는 일반인들이 듣기엔 생소한 전문적인 용어가 많은데,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순화해서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유튜브에도 출연하고 있는데, 현장에서 종종 알아봐 주는 분들도 계십니다. 워낙 가끔 있는 일이다 보니 당황스러울 때도 있지만 매번 감사할 따름입니다.
장점만 있으면 좋겠지만, 단점도 당연히 있습니다. 내가 타고 싶지 않은 순간에도 시승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 특히 모터사이클의 경우 한여름에 시승이라도 하게 되면 더위 때문에 가끔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힘든 순간이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모터사이클과 자동차는?
야마하 TMAX 560 서킷 시승회에 참가한 송지산 기자
지금 제가 소유하고 있기도 한 혼다 ‘VFR1200X 크로스 투어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 시승했을 때 깜짝 놀랄 정도였습니다. 혼다 V4 엔진 특유의 퍼포먼스가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 약간은 2스트로크 모터사이클을 타는 느낌으로, 특정 구간 이후부터 힘이 쭉 뻗는 구간에서 느껴지는 가속감이 매력적입니다.
VFR1200 시리즈는 X와 F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어드벤처 투어러가 유행하는 것을 보면 X 모델을 구매한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물론 요즘 모터사이클에 비해 조금 무겁고 편의장비가 부족한 것은 아쉽지만, 부품만 계속 조달할 수 있다면 무덤까지도 함께하고 싶습니다.
자동차는 비교적 최근 모델인데, 현대 아이오닉 5 N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사실 1,000마력이 넘는 하이퍼 전기차들도 있기에 아이오닉 5 N이 베스트라고 말하기에는 어렵지만, ‘내연기관 자동차 덕후들이 전기차를 만들면 이렇게까지 만들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연기관을 타본 세대들은 전기차의 주행 특성에 대해 약간의 불편함과 이질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고려해서 만들어 놓은 인공적인 배기음이나 가상의 변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 N e-시프트 같은 아이디어들이 놀랍고 기발하고 재미있어서 저절로 웃음이 나왔습니다.
전문 기자를 꿈꾸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은?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 스스로가 글을 잘 쓸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국문과를 전공하고 3년 동안 학보사 생활하며 느낀 것이 있습니다. 어떤 글이 필요하다면 때에 따라서 대단히 짧은 시간 안에 뚝딱 뽑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모터사이클을 아주 잘 탄다고 해도 그것을 글로 표현할 수 없다면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관심이야 키우면 되지만, 본인이 느낀 것을 글로 풀어낼 재간이 없다면 이 일을 하기에 굉장히 어렵습니다.
이 일을 좋아하고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 직업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다소 박봉의 월급을 받고, 평일은 물론 꽤나 자주 주말에도 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남들과 삶을 비교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습니다. 나보다 두 배를 버는 사람을 동경한다면 그 사람보다 두 배를 더 버는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에서도 말했지만, 자동차는 생필품의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말은 업계 전체적으로 소폭의 상승과 하락이 있을 수 있겠지만, 심하게 요동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일상과 한걸음 떨어져 있는 모터사이클은 그렇지 못합니다. 취미의 영역이 크다 보니 경기 흐름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던 때 국내 모터사이클 업계가 많은 성장을 이뤄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우리가 길을 가다가 돈을 주운 것을 수입이 늘어났다고 말하지는 않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롤러코스터에서 약간 내리막 구간에 들어왔다고 생각해 주길 바랍니다. 업계에 계신 분들 모두가 조금만 더 힘내서 노력하다 보면 반드시 반등이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승원(monkey2@kmnews.net)
촬영협조_혼다 모빌리티 카페 더고
사진_편집국·송지산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송지산
한국이륜차신문 456호 / 2024.8.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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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 칼럼니스트, 송지산 기자
자동차나 모터사이클 같은 탈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전문 기자를 꿈꿔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직접 시승도 해볼 수 있고, 자신의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매력을 가진다.
이번에 인터뷰하게 된 송지산 기자는 한국이륜차신문을 꾸준히 봐온 독자라면 낯설지 않은 이름일 것이다. 대학 시절 학보사(대학신문) 활동을 시작으로, 13년째 모터사이클과 자동차 등의 탈 것을 소개하는 전문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송지산 기자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전문 기자 생활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송지산 기자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어떠한 계기로 한 번씩 현실을 자각하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대학 시절 용돈을 벌기 위해 배달 아르바이트하고 있었는데, 그 생활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졸업 후에도 계속 배달 아르바이트 생활을 이어 나아가고 있었고, 모터사이클을 처음 접하게 된 것도 이때였습니다. 아무래도 배달 아르바이트하다 보니 모터사이클을 타고 있는 동료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학교를 졸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이때가 인생의 전환점이 됐습니다. 문득 ‘내가 하고 싶었던 건 이게 아니었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됐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건 글쓰기였고, 내가 좋아하는 건 모터사이클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제가 고등학생 1, 2학년일 때 모터사이클 잡지가 엄청나게 활성화되어 있었습니다. 그 기억을 가지고 ‘나도 이런 곳에서 글을 써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2012년에 한국이륜차신문에서 모터사이클을 다루는 전문 기자 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후 자동차를 다루는 매체로 이직했다가, 현재는 라이드매거진에서 모터사이클과 자동차를 소개하는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자 생활을 소개하자면?
보통 ‘기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같습니다. 행사나 시승 등 기삿거리가 있으면 취재하고 기사를 써내고 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누구보다 빠르게 신차를 먼저 타볼 수 있는 것입니다. 대부분 사람이 평소 드림카로만 생각해 왔던 차들, 보통 포르쉐, 람보르기니 같은 스포츠카도 기회가 닿는다면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나름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브랜드마다 소비자들의 인식이나 반응 같은 것들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어렵긴 합니다. 다만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해야 하는지만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다면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습니다.
또, 모터사이클과 자동차를 기사로 표현할 때 차이를 두어야 합니다. 모터사이클은 운동성에 조금 더 집중하는 편입니다. 사실 자동차는 생활필수품이다 보니까 성능이나 특정한 부분이 강조되는 모델이 아닌 이상, 일상 영역에서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더욱 자세히 보여주려고 하는 편입니다.
특히 전문지에는 일반인들이 듣기엔 생소한 전문적인 용어가 많은데,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순화해서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유튜브에도 출연하고 있는데, 현장에서 종종 알아봐 주는 분들도 계십니다. 워낙 가끔 있는 일이다 보니 당황스러울 때도 있지만 매번 감사할 따름입니다.
장점만 있으면 좋겠지만, 단점도 당연히 있습니다. 내가 타고 싶지 않은 순간에도 시승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 특히 모터사이클의 경우 한여름에 시승이라도 하게 되면 더위 때문에 가끔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힘든 순간이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모터사이클과 자동차는?
야마하 TMAX 560 서킷 시승회에 참가한 송지산 기자
지금 제가 소유하고 있기도 한 혼다 ‘VFR1200X 크로스 투어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 시승했을 때 깜짝 놀랄 정도였습니다. 혼다 V4 엔진 특유의 퍼포먼스가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 약간은 2스트로크 모터사이클을 타는 느낌으로, 특정 구간 이후부터 힘이 쭉 뻗는 구간에서 느껴지는 가속감이 매력적입니다.
VFR1200 시리즈는 X와 F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어드벤처 투어러가 유행하는 것을 보면 X 모델을 구매한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물론 요즘 모터사이클에 비해 조금 무겁고 편의장비가 부족한 것은 아쉽지만, 부품만 계속 조달할 수 있다면 무덤까지도 함께하고 싶습니다.
자동차는 비교적 최근 모델인데, 현대 아이오닉 5 N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사실 1,000마력이 넘는 하이퍼 전기차들도 있기에 아이오닉 5 N이 베스트라고 말하기에는 어렵지만, ‘내연기관 자동차 덕후들이 전기차를 만들면 이렇게까지 만들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연기관을 타본 세대들은 전기차의 주행 특성에 대해 약간의 불편함과 이질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고려해서 만들어 놓은 인공적인 배기음이나 가상의 변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 N e-시프트 같은 아이디어들이 놀랍고 기발하고 재미있어서 저절로 웃음이 나왔습니다.
전문 기자를 꿈꾸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은?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 스스로가 글을 잘 쓸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국문과를 전공하고 3년 동안 학보사 생활하며 느낀 것이 있습니다. 어떤 글이 필요하다면 때에 따라서 대단히 짧은 시간 안에 뚝딱 뽑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모터사이클을 아주 잘 탄다고 해도 그것을 글로 표현할 수 없다면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관심이야 키우면 되지만, 본인이 느낀 것을 글로 풀어낼 재간이 없다면 이 일을 하기에 굉장히 어렵습니다.
이 일을 좋아하고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 직업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다소 박봉의 월급을 받고, 평일은 물론 꽤나 자주 주말에도 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남들과 삶을 비교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습니다. 나보다 두 배를 버는 사람을 동경한다면 그 사람보다 두 배를 더 버는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에서도 말했지만, 자동차는 생필품의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말은 업계 전체적으로 소폭의 상승과 하락이 있을 수 있겠지만, 심하게 요동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일상과 한걸음 떨어져 있는 모터사이클은 그렇지 못합니다. 취미의 영역이 크다 보니 경기 흐름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던 때 국내 모터사이클 업계가 많은 성장을 이뤄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우리가 길을 가다가 돈을 주운 것을 수입이 늘어났다고 말하지는 않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롤러코스터에서 약간 내리막 구간에 들어왔다고 생각해 주길 바랍니다. 업계에 계신 분들 모두가 조금만 더 힘내서 노력하다 보면 반드시 반등이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승원(monkey2@kmnews.net)
촬영협조_혼다 모빌리티 카페 더고
사진_편집국·송지산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송지산
한국이륜차신문 456호 / 2024.8.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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