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피플_서울경제 디지털 뉴스룸 유주희 기자

2021-06-21

‘그동안 뭐하고 살았지, 바이크도 안 타고’

인터뷰를 당하고 있는 유주희 기자


북악 스카이웨이, 잠수교 남단과 함께 서울에서 라이더들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 성수동 RSG에서 유주희 라이더를 만났다.


SYM의 울프 125를 타고 온 그녀는 헬멧을 제외하고, 마스크까지 온통 블랙으로 통일한 라이더 패션을 갖추고 카페에 들어섰다. 해가 뉘엿뉘엿 떨어지기 시작하는 오후 7시, RSG는 벌써부터 사람들로 넘쳐났다.


RSG에 처음 와본 유주희 기자


인터뷰를 제안한지 근 2달여 만에 성사된 자리였고, 그간의 통화 횟수 때문인지, 처음 본 사이였지만 낯설지 않았다. 잠깐 그녀에 대해 소개하자면 SYM의 울프125, KTM의 390 듀크, 가와사키의 W800까지 3대의 바이크를 보유한 라이더이자, 서울경제에서 바이크와 관련한 코너인 ‘두 유 바이크’를 100여 회(현재도 계속 연재 중) 써내고 있는 현직 기자이다.


두 유 바이크


편하게 타고 다니는 KTM 390 듀크


“기자로서 인터뷰를 해본 경험은 많은 데, 인터뷰를 당할(?) 줄은 몰랐어요.”


이날의 인터뷰는 나에게도 유주희 기자에게도 특별한 경험이다. 현직 기자를 인터뷰 하고 있자니 묘한 기시감이 느껴졌다. 항상 낯선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져야 하는 직업적 특성 때문일까? 서로가 처음 만나는 자리임에도 편하게 대화가 진행됐다. 설명할 수 없는 ‘친숙함’이 느껴졌다.


유주희 기자는 “2008년 서울경제신문에 입사해 국제부, IT부, 산업부, 증권부, 금융부를 거쳐 현재는 ‘디지털 뉴스룸’에 배속되어 근무하고 있습니다”고 소개했다. 


산업부에서 자동차 업계를 출입하다가, ‘이왕이면 바이크도 타보자’라는 마음으로 이쪽에 입문한 그녀는 “2종 소형 면허를 따기 위해 학원을 다니게 됐는데, 교습 전 시험 삼아 잠깐 타본 바이크의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눈을 감아도 바이크를 탄 제 모습이 아른거릴 정도로 깊게 빠지게 된 그 순간의 행복함이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태국 푸켓에서 진행된 로얄엔필드 인터셉터650 시승 장면


라이더가 된 후 느끼게 된 유대감


유기자의 첫 바이크인 SYM 울프 125는 중고품이었고, 상태가 좋지 않았기에 다양한 사건들을 많이 양산해냈다.


유주희 기자는 “아무 것도 모르던 초보시절에 구입한 바이크라서 잦은 시동 꺼짐, 기어를 1단으로만 두고 주행하기, 제자리에서 전도(제꿍) 등 입문자들이 겪는 많은 경험을 겪게 한 바이크이지만, 그 때마다 초보라이더를 모른 척 않고 도와주는 좋은 분들이 계셨어요. ‘인류애’를 느끼게 해줬어요”라며 웃었다.


‘여성이 흔치 않은 바이크 세계에서 여성라이더로서 겪었던 경험을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아무래도 소수이다 보니, 라이더 분들이 기억을 잘 해주신다”라며, “남성 라이더들을 기억해낼 때는 ‘저 바이크, 저 헬멧, 저 재킷, 저 사이드백이면 누구겠구나’라고 식별할 텐데, 저는 ‘바이크 타는 그 여자’로 한 번에 알아주시는 편이라서 라이딩할 때 항상 행동거지들을 조심하게 됩니다. 


간혹 어려움에 빠졌을 때 저를 도와주는 낯선 라이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됐을 때는 ‘여성 라이더라서 그런가?’라고도 생각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냥 ‘같은 라이더’라는 유대감 때문에 저를 도와주셨다고 생각해요. 저도 도로에서 그런 상황에 빠진 라이더들 보면, 의식하지 않고 도와주고 있더라고요. 기자님도 그렇지 않나요?”라고 되묻는다. 생각해보니 그 말이 맞았다.


많은 이들과 함께 즐거움을


여전히 초보였던 2016년, 출장 차 떠난 미국 로스앤젤레스 샌디에이고에서 비는 시간을 활용해, 트라이엄프의 상징적인 바이크인 본네빌 T100을 렌트해 주행했던 순간이 그녀가 꼽은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었다.


모토포토 동호회와 함께


“화려하고 다채롭진 않았지만, 탁 트인 시야에 평화로운 풍경, 고즈넉한 해변을 따라 뻗어있는 도로, 코끝을 스치던 ‘인앤 아웃 버거’의 향기 등 행복하고 편안했던 기억이 각인됐어요. 영화, 음악 등 미국 문화를 동경하며 자라온 세대이기도 해서 ‘언젠가는 거대한 미국 대륙을 바이크로 횡단하고 싶다’는 꿈을 꾸게 한 직접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입문할 때는 혼자였지만, 현재는 바이크로 인연을 맺은 친구가 일반 친구(?)보다 더 많아졌어요. 언젠가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와 함께 하는 동료들(모토포토-사진 기자 라이딩 동호회, 헝그리라이더스-금융계 라이딩 동호회)과 함께 미국 횡단의 꿈을 이루고 싶어요.”


인터뷰를 통해 들은 그녀의 이야기들은 ‘바이크’를 통해 만난 새로운 사람, 새로운 풍경, 새로운 감정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느낀 공감대가 적지 않았다.


유주희 기자는 이런 즐거움을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싶어 바이크와 관련한 이야기를 엮어 책을 출간했다. 책의 제목이 많은 것을 설명했다.


‘그동안 뭐하고 살았지, 바이크도 안 타고’


글·사진/박순모 기자 

사진제공/유주희 기자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유주희 #두유바이크


한국이륜차신문 378호 / 2021.5.1~5.15


Copyright ⓒ 한국이륜차신문 www.kmnews.net 무단복제 및 전재 – 재배포금지


NEWS



MOVIE CLIPS



E-BIKE



신문다시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