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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_김꽃비(가와사키 에스트렐라 오너)

2021-08-09

아무튼 배우이자 모토캠퍼인 사람


독립영화 사상 흥행 7위, 똥파리(2008년)는 비참한 등장인물들의 투박한 삶이 현실적으로 그려지며, 진한 여운을 남기는 영화다. 시종일관 관객을 불안하게 만드는 영화의 내러티브 진행 속에서 유일하게 숨 쉴 수 있는 여유를 주는 ‘여고생 연희’역을 맡아 제30회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수상한 배우, 김꽃비. 현재 제주도에 거주 중인 그녀가 며칠간의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서울을 찾았던 6월의 어느 날, 인터뷰를 진행하게 됐다.

영화촬영과 책 출간


한국이륜차신문(이하 KMN)안녕하세요. 김꽃비 배우님. 최근 근황을 알고 싶습니다.


김꽃비 안녕하세요. 최근에 모터사이클에 대한 제 생각을 담은 책 ‘아무튼, 바이크’를 썼고, 독립영화를 한편 촬영했습니다.


KMN 독립영화 촬영이라면, 직접 제작·감독까지 다 하신 건가요?


김꽃비 네. 연기도 했어요.


KMN 영화를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원래 하고 있으셨던 모양이죠?


김꽃비 바이크도 그렇지만, 영화에 대한 생각도 늘 ‘언젠간 꼭 해봐야지’하고 생각만 하고 있었어요. 대학시절 친구를 통해 바이크 뒷자리에 탠덤하고 여행을 다녔던 즐거웠던 기억이 있어서 관심은 많았었지만, 진짜 바이크를 경험하게 된 것은 20대 후반 때에 이뤄진 것처럼, 영화에 대한 생각도 같아요. 늘 생각만 하고 있었지만, 운좋게 기회를 얻게 되어 갑자기 진행하게 됐습니다.


KMN 영화제작을 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김꽃비 12월에 독립영화 제작에 대한 제안을 받았습니다. 촬영에 들어가야 할 시점은 3월이고요.(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2019년 12월과 2020년 3월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 주). 각본도 스스로 써야했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했어요. 그러다보니 제가 좋아하고, 제가 잘 아는 것으로 쓰기로 했어요. 바이크와 캠핑. 아무래도 잘 아는 걸 써야 잘 쓸 수 있으니까요.


KMN 각본까지 쓰셨다니 존경스럽습니다.


김꽃비 특별히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누구나 그렇지 않나요? 마음속에 생각만 하던 것들 다 있으시잖아요. 저는 대학시절에 시나리오를 쓴적도 있었지만, 배우 활동을 시작하고 ‘시도할 수 있는 용기’를 내질 못하고 있었어요.


KMN 그 영화(캠핑을 좋아하세요?)는 어디서 볼 수 있나요?


김꽃비 유튜브에 공개되어 있어서 볼 수 있으실 겁니다. 하하(유튜브 검색 ‘캠핑을 좋아하세요?’)


기동성이 주는 자유


KMN 바이크와 인연을 트게 된 것은 대학시절인가요?


김꽃비 바이크에 대한 경험은 대학시절 친구와 여행을 다녔는데, 그때 친구 바이크의 뒷자리에 탠덤 했던 것이 기억에 남았어요. 제가 바이크를 구입하게 된 것은 20대 후반이죠. 혼다 택트였어요. 아마 2013년쯤? 이고, 연식은 아마 90년대 후반 연식이었을 거예요. 바이크와의 인연은 제가 쓴 ‘아무튼, 바이크’에 다 나와 있으니 궁금하신 분은 책으로 읽어주세요.


KMN 하하 알겠습니다. 바이크에 어떤 면이 마음에 드셨던 건가요?


김꽃비 기동성과 자유로움이죠. 주차도 편하고, 도심 주행에서도 편하고 주차 공간 차지하지도 않고. 경제적이기도 하잖아요. 차와 달리 바이크는 라이딩 할 때, 즉 이동할 때의 즐거움이 남다른 것 같아요. 그런 자유로움이 좋았어요.


KMN 연기를 하지 않는 시간, 여가 시간은 어떻게 보내세요?


김꽃비 바이크를 타기 전에는 뭘 하며 보냈는지 기억이 안나요. 집에서 뒹굴 거렸던 거 같아요. 바이크를 탄 이후로는 엄청나게 쏘다니면서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어요.


KMN 최근 인상적으로 보았던 작품이 있나요? 그 작품에서 뇌리에 남았던 역할이 있다면?


김꽃비 영화 ‘콜’의 전종서 배우가 연기한 영숙이란 캐릭터요. 매력적인 캐릭터이기도 했지만, 그 매력을 뽑아낸 것은 오롯이 전종서 배우의 몫인 것 같아요. 오랜만에 좋은 배우를 발견한 기쁨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만화 ‘로딩’ 영화화 하고파


KMN 배우라는 직업을 갖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직업 선택에 있어 영향을 미친 작품이나 ‘순간’이 있으시다면 소개해주세요


김꽃비 초등학생 때 처음 그런 생각을 가졌는데 너무 어릴 때라 계기는 기억이 나지 않아요. 그때 마침 집근처에 극단이 있었는데 거기서 처음 연기를 배웠어요. 그러다 97년, 초등학교 6학년 때 세계연극제가 한국에서 열렸는데 프랑스 극단 하나가 한국 어린이 배우를 모집했어요. 엄마가 신문 광고를 보고 알려줘서 오디션을 보고 그 작품에 참여하게 됐는데 특이한 프랑스의 작품은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저에게 알게 모르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KMN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시는 편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많은 연예인들이 이런 이슈에 대해 침묵하는 것에 반면에, 본인의 소신을 밝히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으신지요?


김꽃비 용기가 많이 필요한 일이죠.


KMN 현재 작업 중이시거나, 작업을 준비하고 계신 작품이 있다면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꽃비 아직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는데 생각 중인 건, 이지우 작가의 ‘로딩’이라는 만화를 영화화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각본 각색과 연출, 주연까지 해내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1시간여의 짧은 대화를 나눠본 김꽃비 배우는 강렬했던 출연작들 속의 이미지와는 달리 차분하고 조용한 인상이었다. 단, 수수한 느낌의 인상 속에서도 눈빛이 남달랐다.


‘살아있는 눈’이라는 표현이 진부할 진 몰라도, 그 표현이 가장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현재의 애마인 에스트렐라(스페인어로 에스트레야, ‘별’이라는 의미, 249cc 단기통의 클래식 바이크)를 타고 올 수 없어, SYM의 울프125를 타고 온 김꽃비 배우는 다음 일정을 위해 서둘러 일어났다.

 

아무튼, 바이크

 

아무튼 시리즈 43번째는 바이크 이야기다. 스물아홉 살에 처음 15만 원짜리 중고 택트를 ‘내 바이크’로 갖게 되고서, 그 두 바퀴에 몸을 싣고 달리며 익숙한 풍경을 전혀 새롭게 느끼게 되고서, 속도와 힘을 장악하고 부리는 자유를 경험하고서, 바이크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을 느끼고서, 바이크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만나고서, 저자는 바이크를 탄 후로 달라진 삶의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그렇게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이 세계의 자리에 바이크를 넣어 생각만 해도 좋은 바이크의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글·사진/박순모 기자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김꽃비


한국이륜차신문 384호 / 2021.8.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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