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족이지만 괜찮아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부부와 자녀로 이뤄진 3~4인 가정이 여전히 많긴 하지만 1인 가구의 비중도 어느덧 33.4%까지 늘어났고(2021년 기준) 결혼하지 않고 사는 커플, 친구끼리 사는 가구, 싱글맘 또는 싱글대디 가정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혼도 이제는 ‘한번 다녀왔다’는 농담으로 넘길 만큼 금기가 아니게 됐습니다. 그럼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새로운 가정을 꾸렸으나 의붓자녀들과의 관계는 소원한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아이들의 친부가 자꾸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
얽히고 설킨 가족들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내는 ‘대디스 홈’입니다. 네이버 시리즈온, 티빙, 웨이브에서 볼 수 있습니다.
천사표 의붓아버지vs터프가이 친부

의붓아버지인 ‘브래드’는 너무나 착하고 다정하며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6개월 전 결혼해 생긴 의붓딸과 의붓아들은 너무나도 그를 싫어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의붓딸이 그려오는 가족 그림 속의 브래드는 항상 잔인하게 살해당한 모습일 정도로요.
너무하다고요? 다행히 이 영화는 코미디 장르입니다.
브래드의 괴로움 덕분에 계속 웃음이 나오던 중, 아이들의 친부인 더스티가 찾아옵니다.
더스티는 엄청난 터프가이이고, 터프가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듯 인디언 치프를 몰고 다닙니다. 브래드는 더스티에 밀리지 않으려고 본인도 어렸을 적 바이크를 탔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가와사키 나인’을 탔었다는 대사가 얼마나 웃긴지는 라이더만 이해할 수 있겠죠? 그리고 급기야 타지도 못하는 바이크로 거대한 사고까지 칩니다.

반면 더스티는 자상한 아빠다운 모습의 브래드에게 질투심을 느낍니다. 다시 아이들을 되찾기 위해 의붓아버지인 브래드의 불안감을 살살 긁죠.
그리고 둘은 누가 더 위험하게 스케이트보드를 타는지처럼 어이도 의미도 없는 경쟁을 자못 치열하게 벌입니다. 언제나 지는 것은 브래드인데, 역시 그 과정이 상당히 재밌습니다.
열 일하는 ‘인디언 치프’

‘대디스 홈’은 출연진이 쟁쟁합니다. 윌 페럴, 마크 월버그, 린다 카델리니 등등에 카메오까지. ‘할리우드 고인물’인 윌 페럴이 제작까지 맡은 덕분으로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1편 마지막 장면에서는 대놓고 2편을 예고하고, 2편도 2017년에 개봉됐습니다. 2편에서는 마크 월버그도 제작에 참여했고요.
그리고 영화 전체에서 바이크가 등장하는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상당히 인상적으로 등장합니다.
아마도 마크 월버그 본인이 라이더이고, 마침 영화가 개봉된 2015년 전후로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앰배서더(브랜드 홍보대사)를 맡아 활동했던 것도 영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마크 월버그는 어렸을 적 살던 동네에서 인디언 모터사이클을 타고 다니던 라이더를 동경했다고 밝혔고, 유명해지고 나서 인디언 스카우트 기종을 직접 구매했으며 인디언 바이크를 타고 다니는 모습이 종종 기사화되기도 했습니다.
2018년에는 인디언 모터사이클과 마크 월버그가 협업한 한정판 의류 라인업이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영화 촬영 중이거나 할 때는 계약 때문에 못 탄다고 하지만요. 아마 촬영 기간에 배우의 안전을 위해 모터사이클 라이딩을 포함한 다소 위험한 레저활동은 불가하다는 내용의 계약서가 표준인가 봅니다.
두 어른의 성장담

다시 영화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절대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둘의 경쟁은 점점 협력으로 바뀌어 갑니다.
어른 둘이 싸우고 있기엔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럽고, 아이들은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하니까요.
터프가이 더스티가 자신의 취약함과 브래드의 강점을 자연스럽게 인정하는 과정이 참 훈훈합니다. 그러면서 둘도 한 걸음 더 성장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코미디 영화의 본분을 망각하지는 않습니다. 광기 어린 조연들,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이 자꾸 웃음을 유발합니다.
코미디 함량이 10점 만점에 7점 정도로 살짝 낮긴 하지만 미국식 유머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아마 꽤 재밌게 볼 수 있을 겁니다. 모자란 부분은 훈훈함과 바이크가 채워주고요.

그렇게 저는 앉은 자리에서 대디스홈 2편까지 몰아 봤습니다. 1편에서 나름 봉합된 갈등을 어떻게 더 키울지가 궁금했는데 솜씨가 괜찮다 싶었고, 멜 깁슨과 존 리스고, 존 시나 같은 2편 출연진의 매력도 상당했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가족이란 개념에 대해 새삼 생각해볼 기회도 던져주고요. 1편, 2편 모두 중반부에 다소 늘어진다고 느낄 수는 있겠지만 끝까지 보면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크게 웃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지고픈 날 꼭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영화 속 그 바이크
인디언 치프

1921년 출시된 역사와 전통의 기종. 1,890cc의 V트윈 엔진은 162Nm(2,900 rp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합니다. 국내에는 현재 치프 다크호스, 치프 바버 다크호스, 스포츠 치프, 슈퍼 치프 리미티드 등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돼 있어 취향대로 고를 수 있습니다. ‘대디스 홈’은 매우 미국적인 영화인데 주요 인물들이 인디언을 탄다는 점이 잘 어울립니다.
유주희(서울경제신문 기자)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대디스홈 #인디언 #치프 #인디언치프
한국이륜차신문 433호 / 2023.8.16~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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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족이지만 괜찮아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부부와 자녀로 이뤄진 3~4인 가정이 여전히 많긴 하지만 1인 가구의 비중도 어느덧 33.4%까지 늘어났고(2021년 기준) 결혼하지 않고 사는 커플, 친구끼리 사는 가구, 싱글맘 또는 싱글대디 가정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혼도 이제는 ‘한번 다녀왔다’는 농담으로 넘길 만큼 금기가 아니게 됐습니다. 그럼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새로운 가정을 꾸렸으나 의붓자녀들과의 관계는 소원한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아이들의 친부가 자꾸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
얽히고 설킨 가족들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내는 ‘대디스 홈’입니다. 네이버 시리즈온, 티빙, 웨이브에서 볼 수 있습니다.
천사표 의붓아버지vs터프가이 친부
의붓아버지인 ‘브래드’는 너무나 착하고 다정하며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6개월 전 결혼해 생긴 의붓딸과 의붓아들은 너무나도 그를 싫어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의붓딸이 그려오는 가족 그림 속의 브래드는 항상 잔인하게 살해당한 모습일 정도로요.
너무하다고요? 다행히 이 영화는 코미디 장르입니다.
브래드의 괴로움 덕분에 계속 웃음이 나오던 중, 아이들의 친부인 더스티가 찾아옵니다.
더스티는 엄청난 터프가이이고, 터프가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듯 인디언 치프를 몰고 다닙니다. 브래드는 더스티에 밀리지 않으려고 본인도 어렸을 적 바이크를 탔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가와사키 나인’을 탔었다는 대사가 얼마나 웃긴지는 라이더만 이해할 수 있겠죠? 그리고 급기야 타지도 못하는 바이크로 거대한 사고까지 칩니다.
반면 더스티는 자상한 아빠다운 모습의 브래드에게 질투심을 느낍니다. 다시 아이들을 되찾기 위해 의붓아버지인 브래드의 불안감을 살살 긁죠.
그리고 둘은 누가 더 위험하게 스케이트보드를 타는지처럼 어이도 의미도 없는 경쟁을 자못 치열하게 벌입니다. 언제나 지는 것은 브래드인데, 역시 그 과정이 상당히 재밌습니다.
열 일하는 ‘인디언 치프’
‘대디스 홈’은 출연진이 쟁쟁합니다. 윌 페럴, 마크 월버그, 린다 카델리니 등등에 카메오까지. ‘할리우드 고인물’인 윌 페럴이 제작까지 맡은 덕분으로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1편 마지막 장면에서는 대놓고 2편을 예고하고, 2편도 2017년에 개봉됐습니다. 2편에서는 마크 월버그도 제작에 참여했고요.
그리고 영화 전체에서 바이크가 등장하는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상당히 인상적으로 등장합니다.
아마도 마크 월버그 본인이 라이더이고, 마침 영화가 개봉된 2015년 전후로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앰배서더(브랜드 홍보대사)를 맡아 활동했던 것도 영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마크 월버그는 어렸을 적 살던 동네에서 인디언 모터사이클을 타고 다니던 라이더를 동경했다고 밝혔고, 유명해지고 나서 인디언 스카우트 기종을 직접 구매했으며 인디언 바이크를 타고 다니는 모습이 종종 기사화되기도 했습니다.
2018년에는 인디언 모터사이클과 마크 월버그가 협업한 한정판 의류 라인업이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영화 촬영 중이거나 할 때는 계약 때문에 못 탄다고 하지만요. 아마 촬영 기간에 배우의 안전을 위해 모터사이클 라이딩을 포함한 다소 위험한 레저활동은 불가하다는 내용의 계약서가 표준인가 봅니다.
두 어른의 성장담
다시 영화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절대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둘의 경쟁은 점점 협력으로 바뀌어 갑니다.
어른 둘이 싸우고 있기엔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럽고, 아이들은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하니까요.
터프가이 더스티가 자신의 취약함과 브래드의 강점을 자연스럽게 인정하는 과정이 참 훈훈합니다. 그러면서 둘도 한 걸음 더 성장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코미디 영화의 본분을 망각하지는 않습니다. 광기 어린 조연들,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이 자꾸 웃음을 유발합니다.
코미디 함량이 10점 만점에 7점 정도로 살짝 낮긴 하지만 미국식 유머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아마 꽤 재밌게 볼 수 있을 겁니다. 모자란 부분은 훈훈함과 바이크가 채워주고요.
그렇게 저는 앉은 자리에서 대디스홈 2편까지 몰아 봤습니다. 1편에서 나름 봉합된 갈등을 어떻게 더 키울지가 궁금했는데 솜씨가 괜찮다 싶었고, 멜 깁슨과 존 리스고, 존 시나 같은 2편 출연진의 매력도 상당했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가족이란 개념에 대해 새삼 생각해볼 기회도 던져주고요. 1편, 2편 모두 중반부에 다소 늘어진다고 느낄 수는 있겠지만 끝까지 보면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크게 웃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지고픈 날 꼭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영화 속 그 바이크
인디언 치프
1921년 출시된 역사와 전통의 기종. 1,890cc의 V트윈 엔진은 162Nm(2,900 rp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합니다. 국내에는 현재 치프 다크호스, 치프 바버 다크호스, 스포츠 치프, 슈퍼 치프 리미티드 등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돼 있어 취향대로 고를 수 있습니다. ‘대디스 홈’은 매우 미국적인 영화인데 주요 인물들이 인디언을 탄다는 점이 잘 어울립니다.
유주희(서울경제신문 기자)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대디스홈 #인디언 #치프 #인디언치프
한국이륜차신문 433호 / 2023.8.16~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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