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스쿠터를 다급하게 모는 한 여자가 있습니다. 어찌나 눈물을 흘렸는지 화장은 엉망진창.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요?
넷플릭스에 올라온 네덜란드 로맨틱 코미디, <저스트 세이 예스>를 소개합니다.
소심하지만 로맨스는 포기 못해
주인공 로터는 방송국 PD입니다. 치열하게 살고 있지만, 5년째 잘생긴 TV 진행자 알렉스와 사귀고 있지만 매일같이 힘들기만 합니다. 직장에선 대책 없는 상사와 동료들에게 탈탈 털리고 있는 데다 알렉스는 결혼 생각이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로맨스를 갈구하는 로터는 알렉스로부터 프러포즈를 받고 싶어 오만가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합니다. 그러나 알렉스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정말 미덥지 못한 사람인데 아니나 다를까 로터의 마음을 무참하게 짓밟습니다. 로터가 알렉스에게 차이는 영상은 전국에 방영되고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합니다.
한편 로터의 동생 에스텔은 팔로워 200만 명을 거느린 인플루언서입니다. 할머니 장례식에서조차 셀카 찍는 데 공을 들일 정도로 철이 없어 보입니다. 당연히 언니 로터와의 사이도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로터와 에스텔의 친구들 역시 하나같이 나사 하나쯤은 빠진 인물들입니다. 좋게 말하면 개성이 특출나서 영화의 재미를 더해주는 캐릭터들이죠.
그러던 어느 날, 로터에게 커피를 쏟고도 미안해할 줄 모르는 뻔뻔한 남자, 크리스가 방송국 동료로 합류합니다. 크리스 역시 로터에게 일의 고통을 더해줍니다.
일과 삶의 고통과 슬픔
여자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누구나 상사와 동료와 친구들 사이에서 괴로워해 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자꾸만 나를 괴롭히는 상사, 얄미운 동료, 공을 채가려는 동료, 이기적인 친구는 어디에나 있으니까요. 그 사이에서 말도 제대로 못 하고 고통받아본 경험이 있다면 로터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 로터에게 크리스가 제안을 던집니다. 이미 차이는 영상으로 전국구 유명인이 된 로터가 프로그램 진행을 맡아주면 알렉스가 돌아와서 애걸복걸하게 만들어주겠다는 겁니다. 고민 끝에 제안을 수락한 로터는 크리스에게 이끌려 쇼핑과 메이크오버로 스타일을 싹 바꿉니다.
예상대로 눈빛이 달라진 알렉스에게 “데이트가 있어서 그만 가보겠다”라는 둥 질투심 유발 작전까지 펼칩니다. 그리고는 크리스가 예상한 대로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인생 역전에 성공하죠. 소심했던 로터는 과감하게 자신의 커리어를 키우면서 삶의 즐거움을 깨닫게 됩니다.
영화 내내 꽤 자주 바이크가 등장합니다. 네덜란드의 경찰 모터사이클인 BMW R 1150 RT-P부터 시작해서, 로터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선 지역 최초의 여성 모터사이클 클럽을 취재합니다. 덕분에 두카티 디아벨, 할리데이비슨 FXSB 소프테일 브레이크아웃, 혼다 CB600F 호넷, 혼다 CBR 600RR, 가와사키 Z300, 스즈키 GSF 밴디트 같은 바이크가 줄줄이 등장해 눈을 즐겁게 해 줍니다. 로터의 친구인 휘셔의 남편은 집에서 바이크를 손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사랑은 기브 앤 테이크
그러고 보니 네덜란드인들의 평균 신장이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하는데(2020년 기준 남성 182.9, 여성 169.3) 바이크를 타는 데 적잖이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로타 역시 바이크를 탈 줄 압니다. 여성 바이크 클럽에서도 멋진 가죽 수트를 입고 스즈키 GSF 밴디트에 올라타는데, 아주 오래전에 타봤는지 브레이크를 어떻게 잡는지 몰라 행사장을 부숴버리긴 하지만요.
그리고 영화의 후반부, 웨딩드레스 차림의 로터는 킴코 피플 스쿠터에 올라타고 목적지로 향합니다. 어쩌다 웨딩드레스를 입게 됐는지, 뒷자리에 낯선 남자가 탠덤하고 있는 이유는 뭔지, 로터가 과연 행복을 찾을 수 있을지는 영화에서 직접 확인하길 바랍니다.
코미디로서는 조금 타율이 낮긴 하지만 한두 번은 크게 웃었습니다. 모든 갈등이 손쉽게 해결되긴 하지만, 그 와중에도 꽤 뭉클한 대목이 있습니다. 모든 것이 엉망진창인 상황에서 로터는, 자신이 간절하게 바랐던 최고의 것을 동생을 위해 준비합니다.
사랑은 과연 쟁취할 수 있을까요? 로터가 혼자여도 괜찮을지, 혹은 로맨틱 코미디라는 본분에 충실한 결론으로 이어질지 역시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화 속 그 바이크
킴코 피플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눈에 띄었던 킴코의 스쿠터입니다. 50cc부터 125cc, 150cc, 250cc까지 네 종류가 1998년부터 2017년까지 생산됐습니다.
50cc 모델을 기준으로 2행정 공랭식 엔진을 탑재했고, 시동 버튼과 킥스타터를 둘 다 갖췄다고 합니다. 디자인부터 이탈리아 디자이너들의 손을 거친 만큼 유럽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유주희(서울경제신문 기자)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유주희 #바로그장면 #저스트세이예스
한국이륜차신문 441호 / 2023.12.16~12.31
Copyright ⓒ 한국이륜차신문 www.kmnews.net 무단복제 및 전재 – 재배포금지
혼자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스쿠터를 다급하게 모는 한 여자가 있습니다. 어찌나 눈물을 흘렸는지 화장은 엉망진창.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요?
넷플릭스에 올라온 네덜란드 로맨틱 코미디, <저스트 세이 예스>를 소개합니다.
소심하지만 로맨스는 포기 못해
주인공 로터는 방송국 PD입니다. 치열하게 살고 있지만, 5년째 잘생긴 TV 진행자 알렉스와 사귀고 있지만 매일같이 힘들기만 합니다. 직장에선 대책 없는 상사와 동료들에게 탈탈 털리고 있는 데다 알렉스는 결혼 생각이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로맨스를 갈구하는 로터는 알렉스로부터 프러포즈를 받고 싶어 오만가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합니다. 그러나 알렉스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정말 미덥지 못한 사람인데 아니나 다를까 로터의 마음을 무참하게 짓밟습니다. 로터가 알렉스에게 차이는 영상은 전국에 방영되고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합니다.
한편 로터의 동생 에스텔은 팔로워 200만 명을 거느린 인플루언서입니다. 할머니 장례식에서조차 셀카 찍는 데 공을 들일 정도로 철이 없어 보입니다. 당연히 언니 로터와의 사이도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로터와 에스텔의 친구들 역시 하나같이 나사 하나쯤은 빠진 인물들입니다. 좋게 말하면 개성이 특출나서 영화의 재미를 더해주는 캐릭터들이죠.
그러던 어느 날, 로터에게 커피를 쏟고도 미안해할 줄 모르는 뻔뻔한 남자, 크리스가 방송국 동료로 합류합니다. 크리스 역시 로터에게 일의 고통을 더해줍니다.
일과 삶의 고통과 슬픔
여자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누구나 상사와 동료와 친구들 사이에서 괴로워해 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자꾸만 나를 괴롭히는 상사, 얄미운 동료, 공을 채가려는 동료, 이기적인 친구는 어디에나 있으니까요. 그 사이에서 말도 제대로 못 하고 고통받아본 경험이 있다면 로터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 로터에게 크리스가 제안을 던집니다. 이미 차이는 영상으로 전국구 유명인이 된 로터가 프로그램 진행을 맡아주면 알렉스가 돌아와서 애걸복걸하게 만들어주겠다는 겁니다. 고민 끝에 제안을 수락한 로터는 크리스에게 이끌려 쇼핑과 메이크오버로 스타일을 싹 바꿉니다.
예상대로 눈빛이 달라진 알렉스에게 “데이트가 있어서 그만 가보겠다”라는 둥 질투심 유발 작전까지 펼칩니다. 그리고는 크리스가 예상한 대로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인생 역전에 성공하죠. 소심했던 로터는 과감하게 자신의 커리어를 키우면서 삶의 즐거움을 깨닫게 됩니다.
영화 내내 꽤 자주 바이크가 등장합니다. 네덜란드의 경찰 모터사이클인 BMW R 1150 RT-P부터 시작해서, 로터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선 지역 최초의 여성 모터사이클 클럽을 취재합니다. 덕분에 두카티 디아벨, 할리데이비슨 FXSB 소프테일 브레이크아웃, 혼다 CB600F 호넷, 혼다 CBR 600RR, 가와사키 Z300, 스즈키 GSF 밴디트 같은 바이크가 줄줄이 등장해 눈을 즐겁게 해 줍니다. 로터의 친구인 휘셔의 남편은 집에서 바이크를 손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사랑은 기브 앤 테이크
그러고 보니 네덜란드인들의 평균 신장이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하는데(2020년 기준 남성 182.9, 여성 169.3) 바이크를 타는 데 적잖이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로타 역시 바이크를 탈 줄 압니다. 여성 바이크 클럽에서도 멋진 가죽 수트를 입고 스즈키 GSF 밴디트에 올라타는데, 아주 오래전에 타봤는지 브레이크를 어떻게 잡는지 몰라 행사장을 부숴버리긴 하지만요.
그리고 영화의 후반부, 웨딩드레스 차림의 로터는 킴코 피플 스쿠터에 올라타고 목적지로 향합니다. 어쩌다 웨딩드레스를 입게 됐는지, 뒷자리에 낯선 남자가 탠덤하고 있는 이유는 뭔지, 로터가 과연 행복을 찾을 수 있을지는 영화에서 직접 확인하길 바랍니다.
코미디로서는 조금 타율이 낮긴 하지만 한두 번은 크게 웃었습니다. 모든 갈등이 손쉽게 해결되긴 하지만, 그 와중에도 꽤 뭉클한 대목이 있습니다. 모든 것이 엉망진창인 상황에서 로터는, 자신이 간절하게 바랐던 최고의 것을 동생을 위해 준비합니다.
사랑은 과연 쟁취할 수 있을까요? 로터가 혼자여도 괜찮을지, 혹은 로맨틱 코미디라는 본분에 충실한 결론으로 이어질지 역시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화 속 그 바이크
킴코 피플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눈에 띄었던 킴코의 스쿠터입니다. 50cc부터 125cc, 150cc, 250cc까지 네 종류가 1998년부터 2017년까지 생산됐습니다.
50cc 모델을 기준으로 2행정 공랭식 엔진을 탑재했고, 시동 버튼과 킥스타터를 둘 다 갖췄다고 합니다. 디자인부터 이탈리아 디자이너들의 손을 거친 만큼 유럽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유주희(서울경제신문 기자)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유주희 #바로그장면 #저스트세이예스
한국이륜차신문 441호 / 2023.12.16~12.31
Copyright ⓒ 한국이륜차신문 www.kmnews.net 무단복제 및 전재 –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