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주희의 ‘바로 그 장면’_하트 오브 스톤 (2023년 作)

2024-02-06

첩보 액션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


또 한 편의 뻔한 넷플릭스 영화일까요? ‘원더우먼’으로 유명한 배우 갤 가돗을 내세운 첩보 액션 영화 ‘하트 오브 스톤’이 얼마 전 공개됐습니다. 갤 가돗은 장신의 키에 강인한 얼굴로 마치 원더우먼 본인처럼 보이는 배우였는데, 이 영화에서는 심지어 모터사이클과 함께입니다. 역시 모터사이클은 장신에게 훨씬 잘 어울린다는 열패감이 잠시 스쳐 지나갔지만 어쨌거나 영화는 꽤나 볼만했습니다.


특수 요원들사이에 잠입한 최고의 요원


레이첼 스톤은 해킹을 전담하는 MI6의 신참 요원입니다. 현장에 출동하더라도 주로 밴 안에 머무르며 현장 요원들을 위해 각종 IT 지원과 정보제공 같은 역할을 맡습니다.


동료들도 스톤에게 “밴에서 나가지 말라”며, 사격이나 격투 같은 험한 일은 본인들이 떠맡습니다. 그러나 스톤은 사실 MI6에 잠입해 있는 ‘차터’의 특수 요원. 차터는 세계 최고의 요원들만 소속된 비밀스러운 정보 기구입니다. MI6 요원들조차 하트가 실존하기는 하는지, 그저 헛소문인지 알지 못합니다.


스톤은 최고의 특수 요원인 만큼 영화 제목(돌로 만든 심장)처럼 냉철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MI6에서 팀원들과 손발을 맞추는 과정에서 그들에게 따뜻한 애정을 느끼게 됩니다. 심지어 한 팀원과는 곧 사랑이 싹틀 듯한 분위기입니다.


새 임무를 위해 아지트에 머무르던 팀원들은 예상치 못한 급습을 받게 되고, 스톤은 하트로부터 대피하라는 지령을 받습니다. 그러나 위기에 처한 팀원들을 두고 떠날 수 없었던 스톤은 결국 자신의 정체를 드러낼 위험을 감수하고 침입자들과 맞붙습니다.


모범생 해커 요원이 갑자기 노련한 암살자로 변해 적을 처치하는 모습에 팀원들은 얼이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 볼거리


‘하트 오브 스톤’은 다소 많이 본 듯한 줄거리이긴 하지만 볼거리는 상당합니다. 세 차례의(그 중 한 번은 정말 긴장됩니다) 낙하 장면, 화려한 드리프트가 난무하는 도심 카체이스, 여러 차례의 폭발 장면 등이 스펙터클합니다. ‘미션 임파서블:데드 레코닝’의 제작팀이 참여했다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그러고 보면 미션 임파서블만큼은 아니지만, 꽤 스케일이 큽니다. 그러면서도 긴박감을 놓치지 않아 관람자가 몰입하도록 만드는 솜씨가 좋습니다.


그리고 모터사이클 라이더라면 역시 집중할 수밖에 없는 주행 장면들이 적잖은 분량으로 담겼습니다. 역시 첩보 액션물에서 모터사이클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우선 설원을 가로지르는 스노 바이크. 우리나라에선 흔히 볼 수 없다 보니 구글에서 한참 검색해 봤는데, 눈 위를 바이크로 누비는 영상에 잠시 마음을 빼앗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동계 야외활동을 끔찍이 싫어하는 편이긴 하지만 스노 바이크라면 괜찮겠다 싶을 정도입니다.


아이슬란드를 질주하는 모터사이클


스톤은 트라이엄프의 스피드 트리플 1200 RR을 타고 아이슬란드를 달립니다.


도로 주변에 눈이 쌓여 있을 정도로 추운 곳에서 괜찮은 것인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훈풍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3월에 빙판에서 슬립해 본 사람으로서는 그저 심장이 떨렸습니다.


스톤을 추격하는 스즈키 GSX 1250 FA 밴디트도 잠깐이지만 인상적인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자꾸 비치는 눈 때문에 무섭긴 했지만, 아이슬란드의 겨울 풍경을 배경으로 질주하는 모터사이클은 멋질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의 중심에는 ‘하트’라는 전지전능한 AI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런 대단한 기술력에 비해 보안은 허술한 듯하고 쓰임새도 너무나 한정된 듯하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스톤을 비롯한 주요 인물들은 다소 평면적입니다. 그러나 사실 ‘미션 임파서블’의 에단 헌트도 우리가 오래 봐서 친숙하게 느껴질 뿐 따지고 보면 매우 기능적인 캐릭터입니다.


‘하트 오브 스톤’도 그런 기대는 지우고 블록버스터가 제공할 수 있는 볼거리에 집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관람한다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겁니다.

 

영화 속 그 바이크

트라이엄프 스피드 트리플 1200 RR

 

카울에 시선을 빼앗기게 되는 모델입니다. 카페레이서처럼 점잖고 얌전한 느낌이 아니라 공격적인 매력이 넘쳐납니다. 


수랭식 3기통의 1,160cc 엔진은 외모에 부합하는 주행 성능을 자랑합니다. 최고출력은 180ps/10,750rpm, 최대토크는 125Nm/9,000rpm입니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모델입니다.

 

유주희(서울경제신문 기자)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유주희 #하트오브스톤 #HeartofStone #갤가돗 #스피드트리플1200RR


한국이륜차신문 444호 / 2024.2.1~2.15


Copyright ⓒ 한국이륜차신문 www.kmnews.net 무단복제 및 전재 –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