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한 삶,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
전생, 환생에 대해 한 번쯤은 관심을 가져본 적 있으실 겁니다. 저도 초등학교 시절, 전생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는 최면술에 대한 책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책에 적힌 대로 자가 최면을 시도했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만일 환생한다면, 특히 전생의 기억을 고스란히 지닌 채 환생한다면 어떤 삶을 택하시겠습니까?
이런 상상에서 출발한 영화 ‘인피니트’를 소개합니다. 넷플릭스, 웨이브, 쿠팡플레이,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볼 수 있습니다.
무한히 계속되는 삶
영화에는 전생을 완벽하게 기억하는 사람들, ‘인피니트’들이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아인슈타인이 다시 태어나서 상대성이론을 계속 발전시킬 수 있는 세계관입니다. 머릿속은 존 윅 그대로인데 몸은 젊은 몸이라면 얼마나 강력하겠습니까.
어쨌든 인피니트들 중에서도 ‘빌리버’들은 오랜 세월 쌓은 지식과 경험을 활용해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하는 반면, ‘니힐리스트’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저주처럼 여기고 괴로워합니다. 문제는 후자의 그룹이 자신들의 거듭된 환생을 멈추기 위해 아예 지구를 멸망시키려 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세계관 속에서 주인공인 에번은 자꾸 생생한 꿈을 꿉니다. 그리고 거울을 볼 때 자기 얼굴을 낯설어합니다. 그는 과거 조현병을 앓은 적이 있고, 불의를 참지 못해 폭력을 쓴 이력이 있습니다. 동시에 배운 적이 없는데도 핫토리 한조처럼 명검을 만드는 기술을 갖고 있고, 격투에도 능합니다.
CCM 스핏파이어의 시원한 액션
현재 무직인 에번은 조현병 약을 구하기 위해 검을 팔다가 경찰에 체포되고, 그 과정에서 인피니트들에게 존재가 알려집니다. 다행히 착한 인피니트들, ‘빌리버’들과 재회하게 된 그는 자신이 빌리버들의 리더 격인 하인리히 트레드웨이의 환생이란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어찌해도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 전생. 빌리버들의 도움으로 각종 훈련과 시술(?)을 거쳐 전생을 되찾으려 합니다.
액션은 꽤 볼만합니다. 특히 후반부에야 간신히 등장하는 CCM(Clews Competition Machines)의 스핏파이어는 기다림이 아깝지 않은 수준의 활약을 보여줍니다. CCM은 영국의 바이크 제조사로 BSA, 로탁스, 스즈키, 킴코 등의 엔진을 적용해 왔습니다. 이 회사의 설립자는 1960년대 뛰어난 실력을 자랑했던 모터크로스 선수, 앨런 클루스입니다. 선수 출신이 만든 바이크인 만큼 가볍고 민첩한 바이크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고, 이는 대량 생산하는 제조사가 아님에도 지금껏 브랜드가 살아남은 비결이기도 합니다.
CCM 스핏파이어는 마블의 ‘블랙 위도우’에서 블랙 위도우의 동생인 옐레나 벨로바가 타고 등장하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흔히 접할 수 있는 바이크도 브랜드도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더 매력적입니다. 한국에선 구하기가 지극히 어렵지만 말입니다. CCM 바이크는 주문 제작 바이크로 영국에서만 주문할 수 있습니다.
‘빌리버’의 길을 택할 용기
환생은 잘 풀어내면 정말 재미있는 소재지만 영화 속의 설정은 다소 조악하고 이야기도 허술하게 전개됩니다. 다만 영화의 제작도 맡은 주연 배우 마크 월버그를 비롯해 치웨텔 에지오포, 잠시 등장하는 루퍼트 프렌드 등이 노련한 연기를 펼칩니다. 또 이야기는 허술해도 액션이 꽤나 풍성하고 박진감 넘칩니다. 앞서 ‘더 이퀄라이저’ 시리즈와 ‘불릿 트레인’ 등 스타일리시한 액션 전작들로 유명한 안톤 후쿠아 감독이 만든 덕입니다.
저도 기본적으로 초능력물, SF를 좋아해서 나름대로 재밌게 봤습니다. 무한한 삶이 주어진다면 ‘빌리버’가 될 것인지, ‘니힐리스트’가 될 것인지 묻는 영화의 주제 의식은 너무 단순하긴 해도 언제나 의미 있는 질문이긴 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 우리는 유한한 삶을 살지만 얼마든지 빌리버들처럼 더 값진 목표를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다소 뜬금없는 끝맺음이긴 하지만 흉흉한 뉴스가 잊을 만하면 들려오는 시대, 독자님들도 더 의미 있는 길을 택할 용기를 지키시길 바랍니다.
영화 속 그 바이크
CCM, 스핏파이어 매버릭
CCM이 2017년 선보인 601cc 바이크로 62bhp의 최고출력과 49ft-lb의 최대토크를 냅니다. 수랭식 DOHC 4V 엔진은 BMW가 디자인한 허스크바나 엔진입니다. 바이크 무게는 142kg에 불과합니다.
스핏파이어는 2016년 150대가 판매됐는데, 디자인이 예쁘기도 하지만 가격도 약 1,359만 원 정도로 착해서 순식간에 완판됐습니다.
인기가 확인되자 CCM은 이후 스핏파이어 카페 레이서, 바버, 매버릭, 로드스터, 트래커, 블랙아웃 등 다양한 버전을 선보였습니다.
유주희(서울경제신문 기자)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유주희 #바로그장면 #인피니트 #CCM
한국이륜차신문 447호 / 2024.3.16~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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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한 삶,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
전생, 환생에 대해 한 번쯤은 관심을 가져본 적 있으실 겁니다. 저도 초등학교 시절, 전생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는 최면술에 대한 책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책에 적힌 대로 자가 최면을 시도했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만일 환생한다면, 특히 전생의 기억을 고스란히 지닌 채 환생한다면 어떤 삶을 택하시겠습니까?
이런 상상에서 출발한 영화 ‘인피니트’를 소개합니다. 넷플릭스, 웨이브, 쿠팡플레이,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볼 수 있습니다.
무한히 계속되는 삶
영화에는 전생을 완벽하게 기억하는 사람들, ‘인피니트’들이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아인슈타인이 다시 태어나서 상대성이론을 계속 발전시킬 수 있는 세계관입니다. 머릿속은 존 윅 그대로인데 몸은 젊은 몸이라면 얼마나 강력하겠습니까.
어쨌든 인피니트들 중에서도 ‘빌리버’들은 오랜 세월 쌓은 지식과 경험을 활용해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하는 반면, ‘니힐리스트’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저주처럼 여기고 괴로워합니다. 문제는 후자의 그룹이 자신들의 거듭된 환생을 멈추기 위해 아예 지구를 멸망시키려 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세계관 속에서 주인공인 에번은 자꾸 생생한 꿈을 꿉니다. 그리고 거울을 볼 때 자기 얼굴을 낯설어합니다. 그는 과거 조현병을 앓은 적이 있고, 불의를 참지 못해 폭력을 쓴 이력이 있습니다. 동시에 배운 적이 없는데도 핫토리 한조처럼 명검을 만드는 기술을 갖고 있고, 격투에도 능합니다.
CCM 스핏파이어의 시원한 액션
현재 무직인 에번은 조현병 약을 구하기 위해 검을 팔다가 경찰에 체포되고, 그 과정에서 인피니트들에게 존재가 알려집니다. 다행히 착한 인피니트들, ‘빌리버’들과 재회하게 된 그는 자신이 빌리버들의 리더 격인 하인리히 트레드웨이의 환생이란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어찌해도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 전생. 빌리버들의 도움으로 각종 훈련과 시술(?)을 거쳐 전생을 되찾으려 합니다.
액션은 꽤 볼만합니다. 특히 후반부에야 간신히 등장하는 CCM(Clews Competition Machines)의 스핏파이어는 기다림이 아깝지 않은 수준의 활약을 보여줍니다. CCM은 영국의 바이크 제조사로 BSA, 로탁스, 스즈키, 킴코 등의 엔진을 적용해 왔습니다. 이 회사의 설립자는 1960년대 뛰어난 실력을 자랑했던 모터크로스 선수, 앨런 클루스입니다. 선수 출신이 만든 바이크인 만큼 가볍고 민첩한 바이크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고, 이는 대량 생산하는 제조사가 아님에도 지금껏 브랜드가 살아남은 비결이기도 합니다.
CCM 스핏파이어는 마블의 ‘블랙 위도우’에서 블랙 위도우의 동생인 옐레나 벨로바가 타고 등장하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흔히 접할 수 있는 바이크도 브랜드도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더 매력적입니다. 한국에선 구하기가 지극히 어렵지만 말입니다. CCM 바이크는 주문 제작 바이크로 영국에서만 주문할 수 있습니다.
‘빌리버’의 길을 택할 용기
환생은 잘 풀어내면 정말 재미있는 소재지만 영화 속의 설정은 다소 조악하고 이야기도 허술하게 전개됩니다. 다만 영화의 제작도 맡은 주연 배우 마크 월버그를 비롯해 치웨텔 에지오포, 잠시 등장하는 루퍼트 프렌드 등이 노련한 연기를 펼칩니다. 또 이야기는 허술해도 액션이 꽤나 풍성하고 박진감 넘칩니다. 앞서 ‘더 이퀄라이저’ 시리즈와 ‘불릿 트레인’ 등 스타일리시한 액션 전작들로 유명한 안톤 후쿠아 감독이 만든 덕입니다.
저도 기본적으로 초능력물, SF를 좋아해서 나름대로 재밌게 봤습니다. 무한한 삶이 주어진다면 ‘빌리버’가 될 것인지, ‘니힐리스트’가 될 것인지 묻는 영화의 주제 의식은 너무 단순하긴 해도 언제나 의미 있는 질문이긴 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 우리는 유한한 삶을 살지만 얼마든지 빌리버들처럼 더 값진 목표를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다소 뜬금없는 끝맺음이긴 하지만 흉흉한 뉴스가 잊을 만하면 들려오는 시대, 독자님들도 더 의미 있는 길을 택할 용기를 지키시길 바랍니다.
영화 속 그 바이크
CCM, 스핏파이어 매버릭
CCM이 2017년 선보인 601cc 바이크로 62bhp의 최고출력과 49ft-lb의 최대토크를 냅니다. 수랭식 DOHC 4V 엔진은 BMW가 디자인한 허스크바나 엔진입니다. 바이크 무게는 142kg에 불과합니다.
스핏파이어는 2016년 150대가 판매됐는데, 디자인이 예쁘기도 하지만 가격도 약 1,359만 원 정도로 착해서 순식간에 완판됐습니다.
인기가 확인되자 CCM은 이후 스핏파이어 카페 레이서, 바버, 매버릭, 로드스터, 트래커, 블랙아웃 등 다양한 버전을 선보였습니다.
유주희(서울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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