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대중화’ 중인 ‘슈퍼바이크’
한 때는 모두가 슈퍼바이크를 꿈꿨다. 하지만 지금은 그 때와는 다르다.
여전히 각 브랜드의 자존심을 건 슈퍼바이크들이 시장에서 겨루고 있지만, 결국 슈퍼바이크를 탈 라이더는 소수다.
이번 호에는 ‘탈(脫) 대중화 중인 슈퍼바이크’라는 테마로 2021년 상반기부터 주목 받고 있는 슈퍼바이크인 혼다 CBR1000RR-R과 BMW M 1000 RR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슈퍼바이크 시장이 위축된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2008년과 2010년에 연속적으로 불어 닥친 글로벌 경제 위기는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고 선수와 팀이 줄면서 레이스의 인기와 주목도는 하락했다.
일찍이 모터스포츠가 발달했던 유럽 시장에서 이런 경향은 더욱 컸다. 오히려 불모지에 가까웠던 국내에서는 제자리걸음이던 모터사이클 로드레이스가 조금씩 활기를 띄면서 현재에 이른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로 국내 시장에서의 슈퍼바이크 판매량은 전체 규모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높은 편이며, 트랙데이 등의 활성화로 서킷 주행을 즐기는 소비층도 크게 확대됐다.
특별함을 원하는 슈퍼바이크 라이더

CBR 1000 RR-R
슈퍼바이크 시장은 수요가 줄어들면서 배기량이 1,000cc급인 리터급 모델들 위주로 재편됐다.
개발 비용과 판매량을 감안하면, 역량을 하나로 집중시키는 것이 이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쉽지 않았다. 경제 위기로 개발 비용이 대거 삭감됐으며, 특히나 곧바로 큰 이득으로 이어지기 힘든 슈퍼바이크가 타격을 받았다.

M 1000 RR
기존의 강자였던 일본 브랜드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새롭게 슈퍼바이크 세계에 도전장을 내민 BMW는 조금 사정이 달랐다. 새롭게 준비한 S 1000 RR 덕분이다.
기존 강자들보다 높은 수준의 동력 성능으로 좁아진 슈퍼바이크 시장 안에서 독보적인 수준으로 입지를 끌어올렸다. 또한 이들은 프리미엄성이 슈퍼바이크 시장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슈퍼바이크 라이더들의 숫자는 이전보다 줄었지만, ‘최고의 성능’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비용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경제 위기 이후의 슈퍼바이크 라이더들은 돈으로 성능을 살 수 있다면 얼마든지 지불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고급화된 슈퍼바이크의 시작점

CBR 1000 RR-R
고급화는 그저 프리미엄성을 강조하는 파츠들로 구성된 것이 아니다. 현재의 슈퍼바이크들은 모두 관성측정장치(IMU)를 기반으로 한 전자제어 시스템을 기본 사양에 탑재하고 있다.
이런 전자제어 시스템은 오랜 경험을 축적한 라이더들에게만 허락됐던 초고성능의 슈퍼바이크를 누구라도 탈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장치였다.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초고성능의 슈퍼바이크를 탈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이다. 대중적인 모델로써의 슈퍼바이크로는 개발 비용과 수익 면에서 큰 이득이 없으니 ‘탈대중화’를 통해 높은 비용을 감당하는 이들을 위한 고급화 전략을 채택했다.
2021년의 슈퍼바이크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모델은 혼다의 CBR1000RR-R과 BMW 모토라드의 M 1000 RR이다. 하나는 가장 대중적인 슈퍼바이크로 꼽혔던 모델이고, 또 하나는 프리미엄 슈퍼바이크의 선도격인 모델이다.
혼다가 야심차게 준비한 CBR1000RR-R은 일본의 모터사이클 브랜드들이 ‘스페셜 버전’으로도 넘지 못했던 벽을 허무는 첫 번째 모델로 기억될 것이다.
CBR은 언제나 가장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을 갖춘 슈퍼바이크로 손꼽혔으며, 이 장르의 표준 모델로써 기준점이 되어줬다. 하지만 새로운 CBR1000RR-R은 트랙에서의 성능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추면서 스스로의 기준을 한 단계 더 높였다. 새로운 기준점이 되었다는 의미에는 가격적인 부분도 포함한다.
그 대가로 제공하는 것은 또한 굉장한 수준이다. 이전 세대와 비교하는 것이 민망할 정도로 수직 상승한 시리즈 역대 최고인 최고 218마력을 내기 때문이다. 혼다 역시 최신 슈퍼바이크 시장의 트렌드인 공기역학적인 윙릿을 제공하고 있는데, 혼다는 다운포스 발생을 통한 컨트롤성 확대와 동시에 동급 최저 수준의 공기저항계수를 만들어냈다.
CBR1000RR-R의 진일보는 일본 브랜드들이 넘지 못한 벽을 넘는 것을 완전히 넘어서면서 또 다음 세대의 슈퍼바이크들이 넘어서야 할 또 하나의 벽을 만든 수준으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M 1000 RR
한편, BMW 모토라드는 S 1000 RR의 프리미엄 버전인 HP4를 통해, 슈퍼바이크의 ‘탈대중화’를 가장 먼저 선도했다. 약 2,000만 원 대의 일반 버전보다 약 50% 이상 가격이 높은 프리미엄 버전이 불티나게 팔리는 것을 모두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BMW 자동차에서 고성능을 의미하는 ‘M’을 모델명으로 채택한 ‘M 1000 RR’이 새롭게 등장하게 된 배경인 셈이다.
차세대 S 1000 RR과 대비되는 가장 큰 차이점은 M 윙릿(winglet)이다. 고속 주행에서의 공력 특성을 이용하기 위해 채택된 M 윙릿은 레이스 트랙과 함께 윈드 터널을 통해 테스트되어 개발됐다. 이를 통해 고속 주행에서의 감속 시에 프런트에 다운포스를 추가해 좀 더 가속구간을 길게 가져간 상태에서 브레이킹을 가능하게 하고, 반대로 빠른 가속 시에도 프런트가 떠오르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를 낸다고 밝히고 있다.
윙릿의 소재는 카본 파이버이며, 기본 제공되는 휠셋 역시 카본 파이버를 채택했다. 경량화의 효과는 확실하다. 212마력에 장비 중량 192kg, 건조 중량은 170kg 밖에 되질 않는다.
‘탈대중화’ 바람이 불어온 슈퍼바이크 시장에서 저마다의 전략은 조금씩 다르다. 실구매층도 단순히 이름뿐인 ‘프리미엄’은 먹히지 않는다. 높은 비용을 아낌없이 투자할 수 있는 라이더라고 해서 까다롭지 않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 브랜드가 넘지 못했던 가격적 장벽을 뛰어넘으면서 기준점을 새롭게 세운 장본인
혼다 CBR1000RR-R SP

전장×전폭×전고 - 2,100×745×1,140mm
시트고 - 830mm
엔진 형식 및 배기량 - 수랭 직렬 4기통 DOHC, 1,000cc
보어×스트로크 - 81×48.5mm
최고 마력 - 216ps/14,500rpm
최대 토크 - 11.5kg.f·m/12,500rpm
주행 가능 상태 중량 - 200kg
가격 - 3,540만 원
BMW 모토라드 최초의 ‘M’이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충분한 프리미엄 슈퍼바이크의 대표주자
BMW 모토라드 M 1000 RR
전장×전폭×전고 - 2,073×848×1,197mm
시트고 - 832mm
엔진 형식 및 배기량 - 수랭 직렬 4기통 DOHC, 999cc
보어×스트로크 - 80×49.7mm
최고 마력 - 212ps/14,500rpm
최대 토크 - 11.52kg.f·m/11,000rpm
주행 가능 상태 중량 - 192kg
가격 - 미정
글/나경남(더모토기자)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혼다 #CBR1000RR-R #BMW #M1000RR
한국이륜차신문 376호 / 2021.4.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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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脫)대중화’ 중인 ‘슈퍼바이크’
한 때는 모두가 슈퍼바이크를 꿈꿨다. 하지만 지금은 그 때와는 다르다.
여전히 각 브랜드의 자존심을 건 슈퍼바이크들이 시장에서 겨루고 있지만, 결국 슈퍼바이크를 탈 라이더는 소수다.
이번 호에는 ‘탈(脫) 대중화 중인 슈퍼바이크’라는 테마로 2021년 상반기부터 주목 받고 있는 슈퍼바이크인 혼다 CBR1000RR-R과 BMW M 1000 RR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슈퍼바이크 시장이 위축된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2008년과 2010년에 연속적으로 불어 닥친 글로벌 경제 위기는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고 선수와 팀이 줄면서 레이스의 인기와 주목도는 하락했다.
일찍이 모터스포츠가 발달했던 유럽 시장에서 이런 경향은 더욱 컸다. 오히려 불모지에 가까웠던 국내에서는 제자리걸음이던 모터사이클 로드레이스가 조금씩 활기를 띄면서 현재에 이른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로 국내 시장에서의 슈퍼바이크 판매량은 전체 규모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높은 편이며, 트랙데이 등의 활성화로 서킷 주행을 즐기는 소비층도 크게 확대됐다.
특별함을 원하는 슈퍼바이크 라이더
CBR 1000 RR-R
슈퍼바이크 시장은 수요가 줄어들면서 배기량이 1,000cc급인 리터급 모델들 위주로 재편됐다.
개발 비용과 판매량을 감안하면, 역량을 하나로 집중시키는 것이 이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쉽지 않았다. 경제 위기로 개발 비용이 대거 삭감됐으며, 특히나 곧바로 큰 이득으로 이어지기 힘든 슈퍼바이크가 타격을 받았다.
M 1000 RR
기존의 강자였던 일본 브랜드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새롭게 슈퍼바이크 세계에 도전장을 내민 BMW는 조금 사정이 달랐다. 새롭게 준비한 S 1000 RR 덕분이다.
기존 강자들보다 높은 수준의 동력 성능으로 좁아진 슈퍼바이크 시장 안에서 독보적인 수준으로 입지를 끌어올렸다. 또한 이들은 프리미엄성이 슈퍼바이크 시장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슈퍼바이크 라이더들의 숫자는 이전보다 줄었지만, ‘최고의 성능’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비용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경제 위기 이후의 슈퍼바이크 라이더들은 돈으로 성능을 살 수 있다면 얼마든지 지불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고급화된 슈퍼바이크의 시작점
CBR 1000 RR-R
고급화는 그저 프리미엄성을 강조하는 파츠들로 구성된 것이 아니다. 현재의 슈퍼바이크들은 모두 관성측정장치(IMU)를 기반으로 한 전자제어 시스템을 기본 사양에 탑재하고 있다.
이런 전자제어 시스템은 오랜 경험을 축적한 라이더들에게만 허락됐던 초고성능의 슈퍼바이크를 누구라도 탈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장치였다.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초고성능의 슈퍼바이크를 탈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이다. 대중적인 모델로써의 슈퍼바이크로는 개발 비용과 수익 면에서 큰 이득이 없으니 ‘탈대중화’를 통해 높은 비용을 감당하는 이들을 위한 고급화 전략을 채택했다.
2021년의 슈퍼바이크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모델은 혼다의 CBR1000RR-R과 BMW 모토라드의 M 1000 RR이다. 하나는 가장 대중적인 슈퍼바이크로 꼽혔던 모델이고, 또 하나는 프리미엄 슈퍼바이크의 선도격인 모델이다.
혼다가 야심차게 준비한 CBR1000RR-R은 일본의 모터사이클 브랜드들이 ‘스페셜 버전’으로도 넘지 못했던 벽을 허무는 첫 번째 모델로 기억될 것이다.
CBR은 언제나 가장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을 갖춘 슈퍼바이크로 손꼽혔으며, 이 장르의 표준 모델로써 기준점이 되어줬다. 하지만 새로운 CBR1000RR-R은 트랙에서의 성능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추면서 스스로의 기준을 한 단계 더 높였다. 새로운 기준점이 되었다는 의미에는 가격적인 부분도 포함한다.
그 대가로 제공하는 것은 또한 굉장한 수준이다. 이전 세대와 비교하는 것이 민망할 정도로 수직 상승한 시리즈 역대 최고인 최고 218마력을 내기 때문이다. 혼다 역시 최신 슈퍼바이크 시장의 트렌드인 공기역학적인 윙릿을 제공하고 있는데, 혼다는 다운포스 발생을 통한 컨트롤성 확대와 동시에 동급 최저 수준의 공기저항계수를 만들어냈다.
CBR1000RR-R의 진일보는 일본 브랜드들이 넘지 못한 벽을 넘는 것을 완전히 넘어서면서 또 다음 세대의 슈퍼바이크들이 넘어서야 할 또 하나의 벽을 만든 수준으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M 1000 RR
한편, BMW 모토라드는 S 1000 RR의 프리미엄 버전인 HP4를 통해, 슈퍼바이크의 ‘탈대중화’를 가장 먼저 선도했다. 약 2,000만 원 대의 일반 버전보다 약 50% 이상 가격이 높은 프리미엄 버전이 불티나게 팔리는 것을 모두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BMW 자동차에서 고성능을 의미하는 ‘M’을 모델명으로 채택한 ‘M 1000 RR’이 새롭게 등장하게 된 배경인 셈이다.
차세대 S 1000 RR과 대비되는 가장 큰 차이점은 M 윙릿(winglet)이다. 고속 주행에서의 공력 특성을 이용하기 위해 채택된 M 윙릿은 레이스 트랙과 함께 윈드 터널을 통해 테스트되어 개발됐다. 이를 통해 고속 주행에서의 감속 시에 프런트에 다운포스를 추가해 좀 더 가속구간을 길게 가져간 상태에서 브레이킹을 가능하게 하고, 반대로 빠른 가속 시에도 프런트가 떠오르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를 낸다고 밝히고 있다.
윙릿의 소재는 카본 파이버이며, 기본 제공되는 휠셋 역시 카본 파이버를 채택했다. 경량화의 효과는 확실하다. 212마력에 장비 중량 192kg, 건조 중량은 170kg 밖에 되질 않는다.
‘탈대중화’ 바람이 불어온 슈퍼바이크 시장에서 저마다의 전략은 조금씩 다르다. 실구매층도 단순히 이름뿐인 ‘프리미엄’은 먹히지 않는다. 높은 비용을 아낌없이 투자할 수 있는 라이더라고 해서 까다롭지 않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 브랜드가 넘지 못했던 가격적 장벽을 뛰어넘으면서 기준점을 새롭게 세운 장본인
혼다 CBR1000RR-R SP
전장×전폭×전고 - 2,100×745×1,140mm
시트고 - 830mm
엔진 형식 및 배기량 - 수랭 직렬 4기통 DOHC, 1,000cc
보어×스트로크 - 81×48.5mm
최고 마력 - 216ps/14,500rpm
최대 토크 - 11.5kg.f·m/12,500rpm
주행 가능 상태 중량 - 200kg
가격 - 3,540만 원
BMW 모토라드 최초의 ‘M’이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충분한 프리미엄 슈퍼바이크의 대표주자
BMW 모토라드 M 1000 RR
시트고 - 832mm
엔진 형식 및 배기량 - 수랭 직렬 4기통 DOHC, 999cc
보어×스트로크 - 80×49.7mm
최고 마력 - 212ps/14,500rpm
최대 토크 - 11.52kg.f·m/11,000rpm
주행 가능 상태 중량 - 192kg
가격 - 미정
글/나경남(더모토기자)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혼다 #CBR1000RR-R #BMW #M1000RR
한국이륜차신문 376호 / 2021.4.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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