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남의 더 스펙_특색 있는 3기통 엔진의 모터사이클

2022-04-11

브랜드마다 특색 있는 개성으로 어필한다

 

모터사이클 세계에서 3기통 엔진은 주류가 아니다. 하지만 주류가 갖지 못한 개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어필하면서 또 다른 대안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3기통 엔진을 사용하는 주요 모델들을 함께 알아보자.


비주류와 대안


야마하 MT-09 SP


모터사이클의 엔진 형식에 따른 주요 모델들을 살펴보는 이 기획 시리즈는 단기통으로부터 출발했다.


마찬가지로 모터사이클의 역사에서 주요 엔진의 순서는 단기통으로부터 출발해 하나의 기통이 더 추가된 2기통이 주류를 이뤘으며, 고성능 모델이 대거 등장하는 시점부터는 4기통 엔진이 대세가 됐다. 그 과정에서 3기통 엔진은 주류로 자리 잡지 못한 편이었다.


어째서 그랬을까. 그 이유는 무척 복합적이다. 제조사에서 모터사이클의 엔진을 선택하는 것은 각각의 모델의 특성에 따른 것이다. 단기통 엔진은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저렴한 가격의 모델에, 2기통 엔진은 좀 더 자연스러운 엔진 필링과 함께 단기통보다 높은 출력을 확보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 장점이었다. 


고성능 모델이 부각되면서 4기통 엔진은 빠르게 대세가 됐다. 상대적으로 복잡한 구조와 엔진 블록의 크기가 커지는 문제가 있었지만, 4기통 엔진이 제공하는 높은 출력이 다른 단점들을 덮을 수 있었던 것이다.


트라이엄프 트라이던트 660


그럼 3기통은 어떤가. 엔진의 배치에 있어서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배치 형식에 따른 장점을 찾긴 어려웠다. 실린더가 모두 모여 있는 병렬 2기통에 하나의 실린더가 추가되는 방식은 4기통 엔진에서 하나의 기통을 줄이는 것과 다름없고, 실린더가 서로 떨어진 형태는 기존의 프레임 형식 안에서 소화하기 어려웠다. 


물론 그 고유의 방식을 개발하려고 했다면 그것 또한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겠지만 효율성의 측면에서 주요 브랜드들은 대체할 방법이 충분했다. 그 결과로 3기통 엔진은 대세로 자리 잡지 못했다.


역사적으로 성공적인 3기통 엔진을 꼽는다면 레이스 영역에서나 비교적 단순한 구조로 제작할 수 있었던 2스트로크 엔진 시절로 제한된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세계 모터사이클 시장은 예전과 같지 않았다. 새로운 대안이 필요해진 상황에서 3기통 엔진의 역할이 대두됐다.


YAMAHA, MT-09 SP


야마하의 MT-09는 이 새로운 3기통 시대의 거의 첫 테이프를 끊는 모델이다.


출시 시기는 2014년으로 그보다 앞선 모델들이 분명히 존재했지만, 현대적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과 판매고를 이뤄낸 장본인이기 때문에 그 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할 수 있다.


2014년부터 시작된 MT-09 시리즈는 기존의 4기통 엔진을 사용하는 야마하의 미들급 모터사이클을 대체하기 위한 모델이었다.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4기통 엔진의 고비용은 저효율로 평가됐고, 단지 4기통 엔진 형식을 유지하면서 배기량을 낮추는 것으로는 미래를 약속할 수 없었다. 야마하는 자사의 최신형 슈퍼바이크 YZF-R1의 크로스플레인 크랭크샤프트에서 영감을 얻어 자사의 엔진 라인업을 정비했고, 그 첫 번째가 MT-09에 사용된 병렬 3기통 엔진 CP-3였다.


야마하는 이 엔진을 바탕으로 기본형 모델에 해당하는 네이키드 타입 모델을 완성했고 그것이 첫 MT-09였다. 필요 충분한 출력을 발휘하면서 기존의 4기통 엔진 모델보다 가격적인 이점이 높아 소비자들에게도 크게 어필했다.


기존의 배기량 600cc급 미들급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필요한 엔진 성능은 충분한 편이었고 상대적으로 더 강력한 토크를 쉽게 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MT-09 시리즈의 최신형이자 최상위급 모델로 소개된 MT-09 SP는 그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스페셜 버전에 해당된다. 고급형 모델로써 상대적으로 프리미엄급 구성 요소들을 갖추고 그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프런트 포크와 리어 서스펜션은 모두 금빛으로 특별함을 어필하고 있지만, 프런트는 KYB의 것이며 리어는 올린즈를 적용했다. 


또한 최신형 프리미엄급 모델들에서 빠질 수 없는 관성측정장치(IMU)를 적용하면서 보다 높은 수준의 전자제어 시스템을 제공한다. 이 밖에도 풀컬러의 TFT 계기반을 적용하면서 그 가치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가격적으로는 충분히 매력적인 기존의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반가운 모델이다. 소비자가격은 1,525만 원이다.


TRIUMPH, TRIDENT 660


가장 최신의 3기통 엔진 장착 뉴모델로 꼽힐만한 트라이엄프의 트라이던트 660은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트라이엄프는 그 이전부터 3기통 엔진에 전문성이 가장 높은 브랜드 중 하나였다.


과거 1960년대 후반부터 트라이던트 750이 존재했고 브랜드 재건 이후에도 3기통 엔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양산 모터사이클 최대 배기량을 자랑하는 3기통 2,500cc 엔진을 얹은 로켓 3나 1,200cc급 3기통 엔진으로 3기통 엔진 최고 마력을 발휘하는 모델들도 모두 트라이엄프다.


그렇지만 이런 모든 트라이엄프의 3기통 엔진 모터사이클들이 모두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나 규모면에서 그렇다. 어디까지나 트라이엄프의 3기통 엔진은 다른 브랜드들과 1:1로 경쟁하지 않으면서 그들만의 독특한 특징으로 활용된 측면이 컸다. 시장에서 사실상 독보적이었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들과 직접적인 경쟁이 없었고 덕분에 트라이엄프는 3기통 엔진 모터사이클의 대명사처럼 인식됐다.


하지만 최신 모델인 트라이던트 660은 조금 상황이 다르다. 대량생산을 목표로 만들어졌기에 보다 합리적인 가격과 접근성 높은 모델로 세계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모델이다. 실제로 트라이엄프는 트라이던트 660을 기반으로 다양한 확장 모델을 준비하고 있고, 이것은 마치 야마하의 MT-09, 07 시리즈 또는 혼다의 NC750, CB500 시리즈 등과도 비슷한 선택이다.


현실적인 성능과 높은 수준의 밸런스, 그리고 현대적이면서도 트라이엄프에서 기대하는 레트로 스타일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히는 모델이다. 소비자가격은 1,135만 원이다.


MV AGUSTA, SUPERVELOCE S


이탈리아의 보석과도 같은 브랜드 MV아구스타는 세계적 경제위기 이후 3기통 엔진을 자사의 새로운 대안으로 가장 먼저 선보인 브랜드 중 하나다.


특히 MV아구스타는 브랜드 재건 이후, 직렬 4기통 엔진만으로 라인업을 꾸려왔던 브랜드였기 때문에 그 주목도는 특히나 높았다.


선대인 클라우디오 카스틸리오니에서 그의 아들인 조바니 카스틸리오니로 경영권이 승계되는 시점이었기도 했는데, 그는 이 새로운 3기통 엔진인 F3 시리즈가 MV아구스타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MV아구스타는 다른 대형 모터사이클 브랜드에 비해 규모가 작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비교할 수 없었지만, 현대적인 관점에서 3기통 엔진을 사용한 슈퍼스포츠 모터사이클의 원형을 제시하는 역할을 했다.


이들의 F3 엔진은 배기량 675cc와 800cc급으로 나뉘면서 그 확장성을 최대한으로 확보했다. 기존의 라인업들과 유사한 네이키드 타입인 브루탈레, 슈퍼스포츠 스타일인 F3는 물론, 듀얼퍼퍼스 스타일의 투어링 모터사이클인 투리스모벨로체, 보다 대담한 스타일을 제시한 드랙스터 등으로도 확장했다.


이 F3 엔진을 활용한 가장 최신 모델에 해당되는 슈퍼벨로체 S는 첨단 기술과 빼어난 엔진 성능 그리고 레트로 스타일을 함께 갖춘 모터사이클이다. 특히 그 유려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은 시장에 존재하는 그 어떤 모델도 대적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배기량은 야마하의 MT-09 SP보다 낮지만, 최고 147마력으로 압도적인 성능을 자랑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 어떤 모델과도 비교할 수 없는 특유의 독보적 스타일이 최대 강점으로 꼽히기에 당연히 소장 가치도 높다. 판매가격은 미정이다.

 

소개 모델 주요 제원



YAMAHA MT-09 SP
TRIUMPH TRIDENT 660
MV AGUSTA SUPERVELOCE S
엔진 배기량(cc)
890660798
냉각 방식
수랭수랭
수랭
압축비
11.5:1
11.95:1
13.3:1
최고 출력 (PS/rpm)
119/10,000
81/10,250
147/13,000
최대 토크 (kgf-m/rpm)
9.48/7,000
6.52/6,250
8.97/10,600
차량 중량 (kg)
190189173
판매 가격(만 원)
1,5251,135미정


글/나경남(모터사이클 칼럼리스트)

사진/각 브랜드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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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400호 / 2022.4.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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