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적 특징을 가진 기념비적 모델
EICMA의 1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110년에 걸친 이륜차 디자인 특별 전시는 형태와 비율 그리고 소재에 따른 차이점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됐다.
실제로 형태의 차이는 형식의 차이를 만든다. 스쿠터나 각종 모터사이클 장르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각 형태적 특징을 가진 기념비적 모델들을 함께 들여다보자.
비앙키, 아퀼로토(Bianchi, Aquilotto) - 1951년

이탈리아의 비앙키(Bianchi)는 자전거 브랜드로 이름이 잘 알려졌지만, 사실 이들의 역사는 단순히 자전거에 국한되지 않는다. 1885년부터 시작된 긴 역사 속에서 이들은 1901년부터 고급스러운 자동차를 만들던 역사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자전거와 모터사이클. 그리고 상업용 트럭에 이르는 거대한 제조사였다.
1951년에 선보였던 아퀼로토는 비앙키의 상징인 독수리(Aquila)에서 그 이름을 따면서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의 독수리를 의미하는 이름으로 아퀼로토란 이름이 쓰였다. 자전거의 체인과 페달 구동을 기본 구성으로 갖추면서 롤러를 통해 타이어로 구동력을 전달하는 배기량 45.5cc의 2스트로크 엔진이 달린 복합적인 구동 방식을 갖췄다.
자전거의 구조에 엔진을 더한 구조적 특징은 아퀼로토 이외에도 다양하게 존재했지만, 아퀼로토는 거더 포크 방식의 프런트 서스펜션을 갖추고 있었다. 차체의 무게는 약 32kg 정도, 0.8마력의 엔진으로 최고 시속 약 35km를 냈다.
피아지오, 차오 50(Piaggio, Ciao 50) - 1968년

베스파를 만들어 냈던 피아지오가 만든 모페드 형 모델인 차오(Ciao)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모터사이클 중 하나로 꼽힌다.
그 역사는 1967년부터 2006년까지 이어지며, 앞서 살펴본 아퀼로토처럼 자전거와 모터사이클의 중간 형태처럼 보인다. 형식적으로 비슷하다는 점은 경량의 소배기량 2스트로크 엔진을 사용했다는 점이며 그래서 상대적으로 매우 경량이었고 가격 측면으로도 접근성이 좋았다. 그러면서도 일반적인 자전거보다 편리했기에 많은 판매량을 올릴 수 있었다.
형태적으로 봤을 때, 당시 기준으로 여성형 자전거의 스타일에 가까웠다. 긴 스커트를 입고도 오르고 내리기 편하도록 시트 포스트와 핸들바 포스트를 연결하는 가로 바가 생략된 것이 그 형태적 특징이었다. 베스파가 사용했던 보텀 링크 방식의 프런트 서스펜션을 사용했으며, 배기량 49.7cc의 최고 출력 1.4마력짜리 엔진으로 최고 시속 40km가량을 냈다.
KTM, GS 175 – 1973년

KTM의 GS 175는 그 형태적인 특징이 어떤 목적을 위한 것인지 확연하게 드러내는 모델로 소개할 수 있다. 넓은 핸들 바와 긴 프런트 포크와 리어 서스펜션, 냉각핀을 극대화한 공랭식 2스트로크 엔진, 꼬집어 놓은 듯 라이더의 무릎으로 닿는 부분을 좁혀놓은 연료 탱크 등이 그러하다.
전시된 모델은 미국의 오프로드 레이서이자 수입 판매원을 운영했던 존 펜톤(John Penton)이 미국 내에서 KTM을 수입해 자신의 이름으로 리브랜딩해 선보였다.
펜톤은 미국에서 1960년대와 70년대의 베이비붐 세대가 성인이 되면서, 이들이 레저용으로 즐기는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경량의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을 만들고자 했다. 실제로 그는 KTM에 개발 자금 투자를 약속하고 자신이 원하는 사양으로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을 제작해 달라고 요구했고, 그 결과로 현대적인 기준에서 뒤처지지 않는 오프로드 전용 모터사이클의 기준을 제시하게 됐다.
베넬리, 750 세이(Benelli, 750 Sei) - 1974년

이탈리아 페사로의 유서 깊은 모터사이클 브랜드 베넬리는 긴 역사만큼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 과정 중 1972년 새로운 경영진으로 베넬리를 인수했던 아르헨티나 출신의 알레한드로 데 토마소(Alejandro De Tomaso)의 영향 아래에 750 세이가 탄생했다.
이 기념비적 모델은 자동차 세계에서도 그 이름을 날렸던 데 토마소가 전 세계 시작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는 일본 브랜드들을 보면서 그들의 영역에서 정면으로 대결하기 위해 만들어 낸 모델이다. 시도는 혼다의 CB500 FOUR에서 자극받아 개발했던 500 콰트로(Quattro)였고, 이후 여기서 2기통을 더 늘린 750 세이가 만들어지게 됐다.
750은 747.7cc의 엔진 배기량을 기준으로 쓰인 이름이고 이탈리아어로 숫자 6을 뜻하는 세이(Sei)는 기통 수를 의미했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75마력을 냈으며, 최고 시속 200km를 달성했다. 이 모델은 혼다가 직렬 6기통 엔진을 사용한 CBX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시장에 유일한 로드 스포츠 직렬 6기통 엔진 모델이자 최초의 모델로써 베넬리의 이름을 높였다.
BMW, R 100 RS – 1976년

BMW 모토라드의 R 100 RS는 단순히 디자인적 성취를 넘어선 모델로 꼽을 수 있다.
우선 이 모델의 디자인은 한스 알브레히트 무트(Hans Albrecht Muth)의 것이다. 그의 이름이 익숙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는 BMW 모토라드의 GS 역사를 시작한 R 80 G/S의 디자이너이자 스즈키의 오리지널 카타나를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R 100 RS의 특징은 모터사이클 전체를 완전히 감싸고 있는 풀 페어링이었는데, 이 개념이 대량 생산 모델로써 적용된 첫 번째 모델로 꼽힌다. 특히 이 디자인은 실제로 이탈리아 토리노(Torino)에 있는 피닌파리나(Pininfarina)의 풍동. 즉, 실제 윈드 터널을 통해서 테스트된 것으로써 현대적 의미의 공기역학적 구조를 직접 실험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전까지의 투어링 모터사이클을 위한 페어링의 개념을 완전히 넘어선 것이었고 그것이 실제적 효과로 나타날 수 있었기 때문에 이 모델은 현대적인 스포츠 투어링 모터사이클의 원형으로 기념할 만한 것이다.
스즈키, GSX-R750 LTD. ED.(SUZUKI, GSX-R750) - 1986년

지금 보아도 매력적인 초대 GSX-R750의 디자인은 현재의 슈퍼바이크들과는 많은 부분이 달랐다.
리어 타이어를 감싸듯 길게 내려온 리어 카울과 시트 형태, 어항처럼 거대한 전면 윈드실드와 내구레이스 머신처럼 보이는 대형 2연장 헤드라이트도 포인트다. 하지만 진짜 혁신은 프레임과 차체 설계 사상 자체에 있었다.
GSX-R750은 경량 2스트로크 모델인 RG250 감마와 GSX-R400으로 이어졌던 경량 알루미늄 프레임을 적용했다. 또한 고성능이면서도 수랭식 엔진이 아닌 공유랭식 엔진으로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로 얻어진 것은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의 한계치에 가깝게 느껴질 정도의 극단적인 경량화 효과였다. 당시 무게는 겨우 178kg이었고 최고 100마력의 엔진은 최고 시속 235km를 냈다. 특히 한정판 모델은 미국 AMA 슈퍼바이크 레이스 규정에 맞추기 위해서 한정적으로 199대가 생산됐다.
혼다, CN250(HONDA, CN250) - 1988년

혼다의 퓨전(Fusion) 혹은 미주 시장에서 힐릭스(Helix)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던 CN250은 마치 소파에 앉은 것처럼 편안한 자세로 탈 수 있는 아주 독특한 스쿠터 모델이었다.
단지 편안한 포지션뿐 아니라 극단적으로 낮고 긴 차체는 특유의 공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했는데, 리어 시트 뒤쪽에 자체적인 트렁크를 갖추고 있는 점이 또한 독특했다. 이 공간에는 또한 전용 오디오 시스템을 탑재할 수 있었고 단기통 250cc급 엔진의 스쿠터에 불과하지만, 음악을 즐기면서 달릴 수 있는 투어링 모터사이클 부럽지 않은 구성을 갖출 수도 있었다.
실제로 일본 내에서는 최초 출시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큰 인기를 누리지 못한 편이었고, 그대로 단종되면서 잊힐 뻔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에 불어온 일본의 스쿠터 붐에 의해, 단종 이후에 다시 재생산되는 매우 드문 사례를 만들기도 했었다.
BMW, K1 – 1988년

BMW 모토라드의 K1은 외형을 감싼 차체 디자인도 그렇지만, 스스로 모델명을 차체에 거대하게 표시하고 있는 점에서 무척 인상적이었다.
콘셉트 디자인에서 그야말로 몇 가지 필수적인 요소만 추가해서 선보인 것 같은 혁신적인 디자인은 실제로 매우 극단적인 수준으로 낮은 공기저항계수를 자랑했다.
K1은 BMW 모토라드의 직렬 다기통 엔진 모델들에 사용되는 ‘K’ 시리즈의 계보를 잇는 모델로써 배기량 987cc의 세로 배치 직렬 4기통 엔진을 얹고 최고 100마력을 냈다. 특히 당시 시대를 주름잡고 있던 일본 브랜드들이 자사의 직렬 4기통 엔진 모터사이클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차제 무게는 234kg으로 썩 접근성이 좋은 모델은 아니었다.
두카티, 916(DUCATI, 916) - 1994년

두카티 916은 슈퍼바이크 세계에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기념비적 모델이다.
전설적인 모터사이클 디자이너로 수없이 이름이 오르내리는 ‘마시모 탐부리니(Massimo Tamburini)’에 의해 디자인된 이 모델은 당시의 슈퍼바이크 챔피언십을 석권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모델이었다. 당시 슈퍼바이크 챔피언십의 레이스 규정은 직렬 4기통 엔진을 750cc까지 허용하고, 2기통 모델은 약 1,000cc급으로 설정했는데 실제로 916은 슈퍼바이크 레이스에서 두카티의 이름을 떨치는 데 확실한 역할을 했다.
가장 중요했던 것은 역시 디자인이다. 916 이전의 슈퍼바이크들이 가졌던 디자인적 경향성은 상대적으로 크고 각진 페어링 디자인을 가졌었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미끈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다. 특유의 스틸 트렐리스 구조의 프레임에 완벽하게 피팅된 엔진은 최고 114마력을 냈고, 최고 시속은 260km를 웃돌았다.
GILERA, CX 125(질레라, CX 125) - 1991년

질레라의 CX 125는 공기저항계수를 최대한으로 낮추는 노력으로 만들어진 매우 특별한 모델이다. 많은 생산량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지금의 기준으로 보더라도 이 디자인은 무척이나 혁신적이다.
우선 수랭식 2스트로크 125cc 엔진의 차량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차체의 크기는 크고 당당하다. 하지만 그 무게는 겨우 127kg밖에 되지 않았다. 혁신적인 디자인의 요소는 차체 전체를 감싸고 있는 페어링은 물론이지만, 한쪽 면을 거의 완전히 덮고 있는 듯한 특유의 휠, 그리고 이탈리아의 파이올리(Paioli)에서 개발한 싱글 사이드 프런트 서스펜션이 또한 그러했다. 1991년도에 등장한 이 모델은 그 당시에도 최첨단이자 가장 미래적인 디자인의 모터사이클로 꼽기에 충분했다.
나경남 모터사이클 칼럼니스트
사진_EICMA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나경남 #더히스토리 #EICMA #110thANNIVERSARY
한국이륜차신문 2025.1.16~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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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적 특징을 가진 기념비적 모델
EICMA의 1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110년에 걸친 이륜차 디자인 특별 전시는 형태와 비율 그리고 소재에 따른 차이점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됐다.
실제로 형태의 차이는 형식의 차이를 만든다. 스쿠터나 각종 모터사이클 장르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각 형태적 특징을 가진 기념비적 모델들을 함께 들여다보자.
비앙키, 아퀼로토(Bianchi, Aquilotto) - 1951년
이탈리아의 비앙키(Bianchi)는 자전거 브랜드로 이름이 잘 알려졌지만, 사실 이들의 역사는 단순히 자전거에 국한되지 않는다. 1885년부터 시작된 긴 역사 속에서 이들은 1901년부터 고급스러운 자동차를 만들던 역사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자전거와 모터사이클. 그리고 상업용 트럭에 이르는 거대한 제조사였다.
1951년에 선보였던 아퀼로토는 비앙키의 상징인 독수리(Aquila)에서 그 이름을 따면서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의 독수리를 의미하는 이름으로 아퀼로토란 이름이 쓰였다. 자전거의 체인과 페달 구동을 기본 구성으로 갖추면서 롤러를 통해 타이어로 구동력을 전달하는 배기량 45.5cc의 2스트로크 엔진이 달린 복합적인 구동 방식을 갖췄다.
자전거의 구조에 엔진을 더한 구조적 특징은 아퀼로토 이외에도 다양하게 존재했지만, 아퀼로토는 거더 포크 방식의 프런트 서스펜션을 갖추고 있었다. 차체의 무게는 약 32kg 정도, 0.8마력의 엔진으로 최고 시속 약 35km를 냈다.
피아지오, 차오 50(Piaggio, Ciao 50) - 1968년
베스파를 만들어 냈던 피아지오가 만든 모페드 형 모델인 차오(Ciao)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모터사이클 중 하나로 꼽힌다.
그 역사는 1967년부터 2006년까지 이어지며, 앞서 살펴본 아퀼로토처럼 자전거와 모터사이클의 중간 형태처럼 보인다. 형식적으로 비슷하다는 점은 경량의 소배기량 2스트로크 엔진을 사용했다는 점이며 그래서 상대적으로 매우 경량이었고 가격 측면으로도 접근성이 좋았다. 그러면서도 일반적인 자전거보다 편리했기에 많은 판매량을 올릴 수 있었다.
형태적으로 봤을 때, 당시 기준으로 여성형 자전거의 스타일에 가까웠다. 긴 스커트를 입고도 오르고 내리기 편하도록 시트 포스트와 핸들바 포스트를 연결하는 가로 바가 생략된 것이 그 형태적 특징이었다. 베스파가 사용했던 보텀 링크 방식의 프런트 서스펜션을 사용했으며, 배기량 49.7cc의 최고 출력 1.4마력짜리 엔진으로 최고 시속 40km가량을 냈다.
KTM, GS 175 – 1973년
KTM의 GS 175는 그 형태적인 특징이 어떤 목적을 위한 것인지 확연하게 드러내는 모델로 소개할 수 있다. 넓은 핸들 바와 긴 프런트 포크와 리어 서스펜션, 냉각핀을 극대화한 공랭식 2스트로크 엔진, 꼬집어 놓은 듯 라이더의 무릎으로 닿는 부분을 좁혀놓은 연료 탱크 등이 그러하다.
전시된 모델은 미국의 오프로드 레이서이자 수입 판매원을 운영했던 존 펜톤(John Penton)이 미국 내에서 KTM을 수입해 자신의 이름으로 리브랜딩해 선보였다.
펜톤은 미국에서 1960년대와 70년대의 베이비붐 세대가 성인이 되면서, 이들이 레저용으로 즐기는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경량의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을 만들고자 했다. 실제로 그는 KTM에 개발 자금 투자를 약속하고 자신이 원하는 사양으로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을 제작해 달라고 요구했고, 그 결과로 현대적인 기준에서 뒤처지지 않는 오프로드 전용 모터사이클의 기준을 제시하게 됐다.
베넬리, 750 세이(Benelli, 750 Sei) - 1974년
이탈리아 페사로의 유서 깊은 모터사이클 브랜드 베넬리는 긴 역사만큼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 과정 중 1972년 새로운 경영진으로 베넬리를 인수했던 아르헨티나 출신의 알레한드로 데 토마소(Alejandro De Tomaso)의 영향 아래에 750 세이가 탄생했다.
이 기념비적 모델은 자동차 세계에서도 그 이름을 날렸던 데 토마소가 전 세계 시작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는 일본 브랜드들을 보면서 그들의 영역에서 정면으로 대결하기 위해 만들어 낸 모델이다. 시도는 혼다의 CB500 FOUR에서 자극받아 개발했던 500 콰트로(Quattro)였고, 이후 여기서 2기통을 더 늘린 750 세이가 만들어지게 됐다.
750은 747.7cc의 엔진 배기량을 기준으로 쓰인 이름이고 이탈리아어로 숫자 6을 뜻하는 세이(Sei)는 기통 수를 의미했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75마력을 냈으며, 최고 시속 200km를 달성했다. 이 모델은 혼다가 직렬 6기통 엔진을 사용한 CBX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시장에 유일한 로드 스포츠 직렬 6기통 엔진 모델이자 최초의 모델로써 베넬리의 이름을 높였다.
BMW, R 100 RS – 1976년
BMW 모토라드의 R 100 RS는 단순히 디자인적 성취를 넘어선 모델로 꼽을 수 있다.
우선 이 모델의 디자인은 한스 알브레히트 무트(Hans Albrecht Muth)의 것이다. 그의 이름이 익숙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는 BMW 모토라드의 GS 역사를 시작한 R 80 G/S의 디자이너이자 스즈키의 오리지널 카타나를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R 100 RS의 특징은 모터사이클 전체를 완전히 감싸고 있는 풀 페어링이었는데, 이 개념이 대량 생산 모델로써 적용된 첫 번째 모델로 꼽힌다. 특히 이 디자인은 실제로 이탈리아 토리노(Torino)에 있는 피닌파리나(Pininfarina)의 풍동. 즉, 실제 윈드 터널을 통해서 테스트된 것으로써 현대적 의미의 공기역학적 구조를 직접 실험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전까지의 투어링 모터사이클을 위한 페어링의 개념을 완전히 넘어선 것이었고 그것이 실제적 효과로 나타날 수 있었기 때문에 이 모델은 현대적인 스포츠 투어링 모터사이클의 원형으로 기념할 만한 것이다.
스즈키, GSX-R750 LTD. ED.(SUZUKI, GSX-R750) - 1986년
지금 보아도 매력적인 초대 GSX-R750의 디자인은 현재의 슈퍼바이크들과는 많은 부분이 달랐다.
리어 타이어를 감싸듯 길게 내려온 리어 카울과 시트 형태, 어항처럼 거대한 전면 윈드실드와 내구레이스 머신처럼 보이는 대형 2연장 헤드라이트도 포인트다. 하지만 진짜 혁신은 프레임과 차체 설계 사상 자체에 있었다.
GSX-R750은 경량 2스트로크 모델인 RG250 감마와 GSX-R400으로 이어졌던 경량 알루미늄 프레임을 적용했다. 또한 고성능이면서도 수랭식 엔진이 아닌 공유랭식 엔진으로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로 얻어진 것은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의 한계치에 가깝게 느껴질 정도의 극단적인 경량화 효과였다. 당시 무게는 겨우 178kg이었고 최고 100마력의 엔진은 최고 시속 235km를 냈다. 특히 한정판 모델은 미국 AMA 슈퍼바이크 레이스 규정에 맞추기 위해서 한정적으로 199대가 생산됐다.
혼다, CN250(HONDA, CN250) - 1988년
혼다의 퓨전(Fusion) 혹은 미주 시장에서 힐릭스(Helix)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던 CN250은 마치 소파에 앉은 것처럼 편안한 자세로 탈 수 있는 아주 독특한 스쿠터 모델이었다.
단지 편안한 포지션뿐 아니라 극단적으로 낮고 긴 차체는 특유의 공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했는데, 리어 시트 뒤쪽에 자체적인 트렁크를 갖추고 있는 점이 또한 독특했다. 이 공간에는 또한 전용 오디오 시스템을 탑재할 수 있었고 단기통 250cc급 엔진의 스쿠터에 불과하지만, 음악을 즐기면서 달릴 수 있는 투어링 모터사이클 부럽지 않은 구성을 갖출 수도 있었다.
실제로 일본 내에서는 최초 출시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큰 인기를 누리지 못한 편이었고, 그대로 단종되면서 잊힐 뻔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에 불어온 일본의 스쿠터 붐에 의해, 단종 이후에 다시 재생산되는 매우 드문 사례를 만들기도 했었다.
BMW, K1 – 1988년
BMW 모토라드의 K1은 외형을 감싼 차체 디자인도 그렇지만, 스스로 모델명을 차체에 거대하게 표시하고 있는 점에서 무척 인상적이었다.
콘셉트 디자인에서 그야말로 몇 가지 필수적인 요소만 추가해서 선보인 것 같은 혁신적인 디자인은 실제로 매우 극단적인 수준으로 낮은 공기저항계수를 자랑했다.
K1은 BMW 모토라드의 직렬 다기통 엔진 모델들에 사용되는 ‘K’ 시리즈의 계보를 잇는 모델로써 배기량 987cc의 세로 배치 직렬 4기통 엔진을 얹고 최고 100마력을 냈다. 특히 당시 시대를 주름잡고 있던 일본 브랜드들이 자사의 직렬 4기통 엔진 모터사이클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차제 무게는 234kg으로 썩 접근성이 좋은 모델은 아니었다.
두카티, 916(DUCATI, 916) - 1994년
두카티 916은 슈퍼바이크 세계에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기념비적 모델이다.
전설적인 모터사이클 디자이너로 수없이 이름이 오르내리는 ‘마시모 탐부리니(Massimo Tamburini)’에 의해 디자인된 이 모델은 당시의 슈퍼바이크 챔피언십을 석권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모델이었다. 당시 슈퍼바이크 챔피언십의 레이스 규정은 직렬 4기통 엔진을 750cc까지 허용하고, 2기통 모델은 약 1,000cc급으로 설정했는데 실제로 916은 슈퍼바이크 레이스에서 두카티의 이름을 떨치는 데 확실한 역할을 했다.
가장 중요했던 것은 역시 디자인이다. 916 이전의 슈퍼바이크들이 가졌던 디자인적 경향성은 상대적으로 크고 각진 페어링 디자인을 가졌었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미끈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다. 특유의 스틸 트렐리스 구조의 프레임에 완벽하게 피팅된 엔진은 최고 114마력을 냈고, 최고 시속은 260km를 웃돌았다.
GILERA, CX 125(질레라, CX 125) - 1991년
질레라의 CX 125는 공기저항계수를 최대한으로 낮추는 노력으로 만들어진 매우 특별한 모델이다. 많은 생산량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지금의 기준으로 보더라도 이 디자인은 무척이나 혁신적이다.
우선 수랭식 2스트로크 125cc 엔진의 차량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차체의 크기는 크고 당당하다. 하지만 그 무게는 겨우 127kg밖에 되지 않았다. 혁신적인 디자인의 요소는 차체 전체를 감싸고 있는 페어링은 물론이지만, 한쪽 면을 거의 완전히 덮고 있는 듯한 특유의 휠, 그리고 이탈리아의 파이올리(Paioli)에서 개발한 싱글 사이드 프런트 서스펜션이 또한 그러했다. 1991년도에 등장한 이 모델은 그 당시에도 최첨단이자 가장 미래적인 디자인의 모터사이클로 꼽기에 충분했다.
나경남 모터사이클 칼럼니스트
사진_EICMA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나경남 #더히스토리 #EICMA #110thANNIVERS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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