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남의 더 히스토리_본격적으로 시작되는 GS의 시대

2023-03-21

history of GS. 3부


BMW 모토라드의 GS 시리즈는 스스로 장르를 만들고 그 장르에서 절대적이고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 본격적인 시작점부터 최근까지의 위상을 함께 살펴보자.

 

GS의 시대


R 1200 GS는 그 이전까지의 GS 시리즈가 이뤄낸 성과 이상을 보여줬다


BMW 모토라드의 GS 시리즈는 노멀 버전과 어드벤처가 하나의 세트처럼 생각될 것이다.


하지만 GS 어드벤처가 등장하게 된 것은 1999년부터다. GS 어드벤처의 등장 이후, 후속 신모델로 2003년 공개된 R 1200 GS는 그 이전까지의 성공이 무색해 질만큼 거대한 성공 가도를 달린다.


엔진 배기량은 1,170cc로 확대되고 최고 마력 또한 98마력으로 높아졌는데, 연비가 크게 높아진 것은 물론이고 이전 세대보다 그 무게를 약 30kg 가까이 덜어내 건조 중량 200kg을 달성했다. 아무리 대형 모델이라고 하지만 갑자기 30kg을 감량한다는 것은 거의 상상하기 어려운 일. 하지만 BMW 모토라드는 기존의 케이블 하네스 전반을 캔(CAN) 버스 기술 덕분에 간소화할 수 있었으며 엔진을 포함한 거의 모든 구성 요소들에서 무게를 줄인 덕분이었다. 


노킹 방지를 위한 트윈 스파크 시스템을 통해서 상대적으로 낮은 옥탄가의 가솔린에서도 대응할 수 있도록 했고, 조용한 핼리컬 컷 기어와 변속 기어들도 더 높은 내구성을 갖도록 했다. 무게를 줄이는 와중에서도 전면 프레임은 주조 알루미늄이 아닌 강철을 용접하는 구조로 제작해 견고한 차체를 만들어냈다. 온로드뿐 아니라 오프로드를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을 고려한 것이다.


HP2 엔듀로는 박서 엔진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최대치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인기와 고성능에 힘입어 BMW 모토라드 본사는 아주 특별한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신형 R 1200 GS를 기반으로 해서 끝판왕급의 사양으로 가능한 최대한의 고성능을 제공했던 HP2 엔듀로의 등장이다. HP2 엔듀로는 그 이름처럼 그 역사 속에서 가장 강력한 박서 모델이었다. 엔진은 최고 105마력을 발휘하고, 추가적인 극한의 경량화로 대형 모델임에도 건조 중량 195kg을 달성하면서 주목받았다.


차세대 R 1200 GS의 등장 이후, 딱 1년 만인 2004년. R 1200 GS 어드벤처가 또다시 등판하면서 형제 모델과 함께 BMW 모토라드 전체의 인기를 견인했다. 그 효과는 정말 극적이어서 R 1200 GS/어드벤처는 출시 3년 만인 2007년에 10만 대 생산을 넘겨버렸다. 이 단 3년 사이에 판매된 R 1200 GS는 오리지널 모델이 총 84,373대, 어드벤처가 15,627대였다.


언뜻 이 숫자가 크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미 그 당시에도 BMW 모토라드의 GS 시리즈는 가장 가격이 높은 최상위급 모터사이클 중 하나였으니 상당히 고가인 모델이 이렇게까지 높은 판매고를 올린 일은 정말 드물었다.


2005년 R 1200 GS 어드벤처


BMW 모토라드가 2006년 한 해 동안 판매한 총 대수가 100,064대였던 것을 생각하면 R 1200 GS의 성공은 놀라울만 했다. 이 당시 GS/어드벤처는 단일 모델로 전체 판매고의 약 30%를 차지했다. 이들의 성공은 단지 그들만의 것은 아니었으며, 이 시기를 기점으로 사실상 거의 모든 모터사이클 브랜드들이 GS를 겨냥한 경쟁 모델들을 선보였다. 


그 결과 세계를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트렌드는 GS 시리즈가 시작하고 완성했다고 평가해도 무방할 어드벤처 투어링 또는 멀티 퍼퍼스 모터사이클이 됐다. GS는 그 스스로가 장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이나 강력했다.


어떻게 그렇게 강력할 수 있었을까. 다양한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BMW 모토라드 특유의 적극적인 기술적 지원이 한몫을 담당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전자제어 서스펜션인 ESA의 도입은 또 다른 혁신이었다


애초에 다른 브랜드들과 다른 출발점을 제시하는 특유의 서스펜션 구조나 가장 앞서 나가는 수준의 적극적인 전자제어 시스템 등이 그랬다. 특히 2008년 이후로 적용되기 시작한 엔듀로 ESA(Electronic Suspension Adjustment)는 현재까지 이어지며 확장되는 전자제어식 서스펜션의 선두 주자였다. 엔진의 개선도 꾸준했다. 공랭식 수평대향 2기통이란 한계 안에서 이들은 그야말로 순차적으로 개선을 거듭했고, 이 시기에는 공랭 박서의 끝판왕 격인 엔진을 개발해냈다.


공랭 박서로 만든 슈퍼바이크로 제시된 HP2 스포츠에서 적용됐던 기술을 토대로 개발된 DOHC 엔진은 기존의 SOHC 2밸브, SOHC 4밸브 엔진에 이은 업데이트였다. 엔진 마력을 조금 더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이었지만, 엔진의 저회전 영역부터 두툼한 토크를 확보하는 데 중점을 뒀다. 실제로 그 효과는 적절했지만, 언제까지고 전통적인 공랭식 박서 엔진을 유지할 순 없었다.


GS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2013년형으로 수랭화된 R 12000 GS가 등장했다


필연적이라고 여겨졌던 수랭화의 변화는 결국 2013년에 이뤄졌다. 이름은 여전히 R 1200 GS였지만 수랭화가 이뤄진 2013년형부터는 편의상 R 1200 GS 뒤에 수랭식이란 의미의 ‘LC’를 덧붙여 구분하게 됐다. 명확한 세대 구분이 이뤄지는 것은 물론이고 수랭화된 박서 엔진을 통해서 동일한 엔진을 기반으로 구성됐던 일련의 R 시리즈들 모두 수랭화의 길을 걷게 됐다.


새롭게 개발된 엔진은 R 1200 GS의 성능을 또 한 번 비약적으로 향상했으며, 이 변화의 기점에서 BMW 모토라드 역시 아낌없는 투자로 지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시리즈 전체는 물론이고 BMW 모토라드의 역사 속 가장 큰 히트작으로써 최대 판매를 계속해서 경신하고 있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 모델이 바로 GS였기 때문이었다.


엔진의 계량은 단순한 수랭화에 그치지 않고 흡배기 포트 위치를 변경하는 것부터 R 시리즈 최초의 밸런서가 적용되는 등으로 본격적이었다. 첫 출시 이후, 다소 완성도에 있어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었다. 몇몇 부품들의 파손 및 오작동 등으로 리콜이 발생하는 일도 있었다. 차라리 그 덕분인지 꾸준히 다양한 옵션들이 추가되면서 완성도를 더욱 높여나갔으며, 코너링 ABS 등의 관성 측정장치 기반의 지원도 이뤄졌다.


2018년 공개된 R 1250 GS

R 1250 엔진은 가변 밸브 타이밍 시스템을 도입했다

GS 40주년 기념 모델


GS 시리즈의 40주년을 앞둔 2019년형으로 발표된 R 1250 GS는 또다시 한번 더 스스로를 넘어서고자 하는 BMW 모토라드의 시도였다. 이미 이전 세대에서 유로4 인증에 대응한 바 있었고, 새로운 R 1250 GS는 엔진 배기량이 기존의 1,200cc 미만에 머물렀던 것을 뛰어넘었다. 신형 엔진의 배기량은 1,254cc로 최고 134마력 이상을 확보했으며, 가변 밸브 타이밍(VVT)을 사용하는 시프트캠(Shitcam)을 통해 역대 가장 강력한 GS로 남게 됐다.


2014년 GS는 누적 50만대를 돌파했다

GS 40주년을 기념해 역대 GS 시리즈를 모았다


이미 GS 40주년을 넘어서, BMW 모토라드의 100주년을 맞이하는 2023년은 GS 시리즈에 있어서도 의미가 깊다. 현행 R 1250 GS가 이 세대의 마지막 모델이 될 것으로 예상하며 R 1300 GS가 발표될 것에 대한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전보다도 더 다양하고 저마다의 개성이 뚜렷한 경쟁자들이 가득한 시장에서도 GS의 미래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글/나경남(모터사이클 칼럼니스트)

사진/BMW MOTOR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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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423호 / 2023.3.16~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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