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of CL
혼다가 새롭게 선보인 CL500은 검증된 품질과 높은 접근성, 레트로 스타일의 디자인적 만족도까지 확보했다. CL500의 배경이 되는 CL 시리즈의 역사를 되짚으며, 그 가능성과 역할에 대해서 알아보자.
CL의 시작 CL72

초대 CL인 CL72(1962)

CL72 엔진
혼다의 스크램블러 스타일 CL 시리즈의 첫 장은 CL72로부터 시작된다. 초대 CL인 드림 CL72 스크램블러(Dream CL72 Scrambler)는 혼다에도 그 의미가 남다르다.
우선 CL72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62년이다. 이 시기는 혼다가 그야말로 세계로 발을 뻗어나가는 초창기. 그중에서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시기다.
어떻게 그럴까. 혼다가 세계 시장에서, 정확히는 그 시발점이 되는 미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모터사이클’로 첫 손에 꼽힐 수 있는 슈퍼커브의 등장 덕분이다.
슈퍼커브가 등장했던 것이 1958년. 그리고 혼다 소이치로가 단순히 접근성이 좋고 판매량을 높일 수 있는 대중성 있는 브랜드를 넘어서, ‘기술의 혼다’를 지향하면서 도전했던 당대 세계 최고의 레이스 ‘맨 섬 TT(Isle of Man Tourist Trophy)’에 도전했다.

CL72의 기초가 된 CB72 SUPER SPORT(1960)
혼다는 그야말로 세계 최정상의 모터사이클들이 경쟁하는 레이스를 통해서 경험과 그 경험을 바탕으로 갈고 닦은 기술을 토대로 1960년, ‘드림 CB72 슈퍼스포츠’를 선보였다. 이 모델은 2기통 엔진으로 혼다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증명했으며, 모델명에서 볼 수 있듯이 말 그대로 혼다의 ‘꿈’을 실현한 모델로써 세계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간단히 생각해보면 될 것이 만약, 혼다가 그저 ‘슈퍼커브’와 같은 모터사이클만 만드는 브랜드로 여겨졌다면 지금의 혼다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드림 CB72 슈퍼스포츠는 혼다의 모터사이클이 ‘레이스’에서 통할 정도로 강력한 성능을 낼 수 있음을 증명하면서 혼다의 또 다른 가능성을 증명했다.

CL72를 타고 바하 1000을 달린 데이브 엣킨스와 빌 로버트슨은 CL의 명성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하지만 단순히 성능을 증명하고 레이스에서의 활약만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절대다수인 일반인들에게 레이스와 슈퍼스포츠 모터사이클은 거리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혼다는 드림 CB72 슈퍼스포츠에서 사용됐던 OHC 2기통 엔진을 활용해,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수요가 크게 늘고 있었던 레저 스포츠 시장에 적합한 모델을 개발했다. 이때 등장하게 된 것이 바로 초대 CL인 ‘드림 CL72 스크램블러’다.
혼다는 이 시기, 자사의 모델 라인업, 특히 수출을 통한 세계 시장 확대를 위한 신모델의 필요를 절감하고 있었고 CL72는 그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하면서 혼다의 시장 확대를 도왔다.

CL160(1966년)

스크램블러 305(1967년)

스크램블러350, 450(1968년)
CL 시리즈는 이후, 다양한 후속 기종들을 선보인다. 1960년대에 혼다는 CL77(스크램블러 305, 1965년), CL305(1967년), CL250(1968년), CL350(1968년), CL450(1968년) 등으로 모델 라인업을 이어가며, 상대적으로 소배기량, 저출력 단기통 모델인 CL125(1967년), CL90(1967년), CL70(1969년) 등을 선보였다.
혼다가 그린 그림

2023년 6월에 공식 론칭한 CL500
그야말로 다양한 CL 시리즈들이 연이어 등장한 것을 보면, 혼다의 확장 계획은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1970년대로 넘어오면서는 CB 시리즈의 확장으로써 존재하는 CL 시리즈에 그치지 않고, XL, XR, CR 등으로 오프로드를 아우를 수 있는 모델 라인업은 더더욱 확장된다.
온로드와 온-오프 겸용에서 본격적인 장르 세분화가 이뤄질 수 있었던 것 또한, 이 시장의 수요를 증폭하고 전문화를 요구하는 새로운 수요를 발굴한 덕분이다. 혼다는 이후에 일본 내수 시장을 위해서 1987년 단기통 엔진을 탑재한 CL400 등을 내놓기도 하면서 그 명맥을 이어갔다.
그럼 현재의 CL500은 그 뿌리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레블500은 CL500의 기초가 되었다
이미 많이 알려진 것처럼 CL500은 새로운 시대의 A2 라이선스에 맞춘 크루저 모터사이클 레블500을 기초로 개발됐다. 따라서 현행 CL500의 뿌리는 레블500의 기초가 되는 영역에서 다시 찾아야 한다.
그 시발점은 2013년, 세계적인 경제 위기에 맞춘 혼다의 두 번째 전략인 ‘뉴 펀더멘탈 콘셉트(New FUNda mental Concept)’다. 뉴 펀더멘탈 콘셉트는 ‘근본 또는 핵심적인’을 뜻하는 펀더멘탈이란 단어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데 혼다는 여기서 ‘펀(FUN)’을 대문자로 표기해 ‘즐거움’을 함께 강조한다. 경제 위기 이후,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미들급 모터사이클 시장을 되살리는 것이 핵심적이고 필수적이었는데 그 역할을 ‘뉴 펀더멘탈 콘셉트’의 CB500 시리즈에게 맡긴 것이다.

CL500 일본 내수 블루 컬러
이때 등장한 CB500X, CB500F, CB500 삼형제는 이들보다 먼저 등장했던 NC700(이후, NC750) 시리즈에 이어 연타석 홈런을 때려냈다. 접근성 높은 가격과 플랫폼화를 통한 원가 절감 덕분에 극도로 침체한 모터사이클 시장을 되살려냈고, 그 결과 다른 모터사이클 브랜드들 또한 혼다의 예를 따라 모델 전략을 구축하게 했다.
할리데이비슨으로 대표되고 사실상 그 이외에는 시장 영향력을 미치기 힘들었던 크루저 시장에서의 활력을 위해 개발된 레블500 또한 그 역할이 상당했다. 특히나 완성도와 신뢰성, 그리고 가격 접근성이 좋았던 CB500 시리즈를 기초로 개발된 덕분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동급에서 경쟁 모델이 거의 전무했다는 점도 포인트. 국내에서도 레블500이 등장과 동시에 품귀에 가까운 인기를 누렸던 것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CL400(1998년)
CB500 시리즈가 등장했던 시점이 벌써 10년 전이니, 그만큼의 세월 동안 누적된 소비자 만족도와 신뢰를 바탕에 두고 있기에 새로운 CL500의 성공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같은 엔진과 차대 일부, 구성 요소들을 통합한 덕분에 비용 절감은 저절로 가능해졌다. 특히 신모델을 개발하면서 엔진의 개발 비용을 온전히 아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여기서 아낀 개발 비용을 다른 부분에 투입함으로써 쓸데없는 비용은 아끼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혼다답지 않은가. 그럼 상상력을 조금 더 발휘해보자.

레블1100
레블500의 등장 이후,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DCT)을 적용해 운행 편의성을 극대화한 레블1100이 등장한 것처럼 어쩌면 CL1100이 등장할 수도 있는 것은 아닐까? 그것도 아니라면 새로운 750cc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된 CB750 호넷과 트랜잘프(Tran salp)의 라인업 확장으로 CL750이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완전한 상상의 영역이지만, 혼다는 이 모든 것을 그 어떤 브랜드보다 현실로 바꿀 능력이 있다는 점이 가장 무서운 점이다.
나경남(모터사이클 칼럼니스트)
사진/HONDA 제공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나경남의더히스토리 #혼다 #CL500 #스크램블러
한국이륜차신문 432호 / 2023.8.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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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of CL
혼다가 새롭게 선보인 CL500은 검증된 품질과 높은 접근성, 레트로 스타일의 디자인적 만족도까지 확보했다. CL500의 배경이 되는 CL 시리즈의 역사를 되짚으며, 그 가능성과 역할에 대해서 알아보자.
CL의 시작 CL72
초대 CL인 CL72(1962)
CL72 엔진
혼다의 스크램블러 스타일 CL 시리즈의 첫 장은 CL72로부터 시작된다. 초대 CL인 드림 CL72 스크램블러(Dream CL72 Scrambler)는 혼다에도 그 의미가 남다르다.
우선 CL72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62년이다. 이 시기는 혼다가 그야말로 세계로 발을 뻗어나가는 초창기. 그중에서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시기다.
어떻게 그럴까. 혼다가 세계 시장에서, 정확히는 그 시발점이 되는 미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모터사이클’로 첫 손에 꼽힐 수 있는 슈퍼커브의 등장 덕분이다.
슈퍼커브가 등장했던 것이 1958년. 그리고 혼다 소이치로가 단순히 접근성이 좋고 판매량을 높일 수 있는 대중성 있는 브랜드를 넘어서, ‘기술의 혼다’를 지향하면서 도전했던 당대 세계 최고의 레이스 ‘맨 섬 TT(Isle of Man Tourist Trophy)’에 도전했다.
CL72의 기초가 된 CB72 SUPER SPORT(1960)
혼다는 그야말로 세계 최정상의 모터사이클들이 경쟁하는 레이스를 통해서 경험과 그 경험을 바탕으로 갈고 닦은 기술을 토대로 1960년, ‘드림 CB72 슈퍼스포츠’를 선보였다. 이 모델은 2기통 엔진으로 혼다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증명했으며, 모델명에서 볼 수 있듯이 말 그대로 혼다의 ‘꿈’을 실현한 모델로써 세계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간단히 생각해보면 될 것이 만약, 혼다가 그저 ‘슈퍼커브’와 같은 모터사이클만 만드는 브랜드로 여겨졌다면 지금의 혼다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드림 CB72 슈퍼스포츠는 혼다의 모터사이클이 ‘레이스’에서 통할 정도로 강력한 성능을 낼 수 있음을 증명하면서 혼다의 또 다른 가능성을 증명했다.
CL72를 타고 바하 1000을 달린 데이브 엣킨스와 빌 로버트슨은 CL의 명성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하지만 단순히 성능을 증명하고 레이스에서의 활약만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절대다수인 일반인들에게 레이스와 슈퍼스포츠 모터사이클은 거리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혼다는 드림 CB72 슈퍼스포츠에서 사용됐던 OHC 2기통 엔진을 활용해,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수요가 크게 늘고 있었던 레저 스포츠 시장에 적합한 모델을 개발했다. 이때 등장하게 된 것이 바로 초대 CL인 ‘드림 CL72 스크램블러’다.
혼다는 이 시기, 자사의 모델 라인업, 특히 수출을 통한 세계 시장 확대를 위한 신모델의 필요를 절감하고 있었고 CL72는 그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하면서 혼다의 시장 확대를 도왔다.
CL160(1966년)
스크램블러 305(1967년)
스크램블러350, 450(1968년)
CL 시리즈는 이후, 다양한 후속 기종들을 선보인다. 1960년대에 혼다는 CL77(스크램블러 305, 1965년), CL305(1967년), CL250(1968년), CL350(1968년), CL450(1968년) 등으로 모델 라인업을 이어가며, 상대적으로 소배기량, 저출력 단기통 모델인 CL125(1967년), CL90(1967년), CL70(1969년) 등을 선보였다.
혼다가 그린 그림
2023년 6월에 공식 론칭한 CL500
그야말로 다양한 CL 시리즈들이 연이어 등장한 것을 보면, 혼다의 확장 계획은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1970년대로 넘어오면서는 CB 시리즈의 확장으로써 존재하는 CL 시리즈에 그치지 않고, XL, XR, CR 등으로 오프로드를 아우를 수 있는 모델 라인업은 더더욱 확장된다.
온로드와 온-오프 겸용에서 본격적인 장르 세분화가 이뤄질 수 있었던 것 또한, 이 시장의 수요를 증폭하고 전문화를 요구하는 새로운 수요를 발굴한 덕분이다. 혼다는 이후에 일본 내수 시장을 위해서 1987년 단기통 엔진을 탑재한 CL400 등을 내놓기도 하면서 그 명맥을 이어갔다.
그럼 현재의 CL500은 그 뿌리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레블500은 CL500의 기초가 되었다
이미 많이 알려진 것처럼 CL500은 새로운 시대의 A2 라이선스에 맞춘 크루저 모터사이클 레블500을 기초로 개발됐다. 따라서 현행 CL500의 뿌리는 레블500의 기초가 되는 영역에서 다시 찾아야 한다.
그 시발점은 2013년, 세계적인 경제 위기에 맞춘 혼다의 두 번째 전략인 ‘뉴 펀더멘탈 콘셉트(New FUNda mental Concept)’다. 뉴 펀더멘탈 콘셉트는 ‘근본 또는 핵심적인’을 뜻하는 펀더멘탈이란 단어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데 혼다는 여기서 ‘펀(FUN)’을 대문자로 표기해 ‘즐거움’을 함께 강조한다. 경제 위기 이후,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미들급 모터사이클 시장을 되살리는 것이 핵심적이고 필수적이었는데 그 역할을 ‘뉴 펀더멘탈 콘셉트’의 CB500 시리즈에게 맡긴 것이다.
CL500 일본 내수 블루 컬러
이때 등장한 CB500X, CB500F, CB500 삼형제는 이들보다 먼저 등장했던 NC700(이후, NC750) 시리즈에 이어 연타석 홈런을 때려냈다. 접근성 높은 가격과 플랫폼화를 통한 원가 절감 덕분에 극도로 침체한 모터사이클 시장을 되살려냈고, 그 결과 다른 모터사이클 브랜드들 또한 혼다의 예를 따라 모델 전략을 구축하게 했다.
할리데이비슨으로 대표되고 사실상 그 이외에는 시장 영향력을 미치기 힘들었던 크루저 시장에서의 활력을 위해 개발된 레블500 또한 그 역할이 상당했다. 특히나 완성도와 신뢰성, 그리고 가격 접근성이 좋았던 CB500 시리즈를 기초로 개발된 덕분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동급에서 경쟁 모델이 거의 전무했다는 점도 포인트. 국내에서도 레블500이 등장과 동시에 품귀에 가까운 인기를 누렸던 것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CL400(1998년)
CB500 시리즈가 등장했던 시점이 벌써 10년 전이니, 그만큼의 세월 동안 누적된 소비자 만족도와 신뢰를 바탕에 두고 있기에 새로운 CL500의 성공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같은 엔진과 차대 일부, 구성 요소들을 통합한 덕분에 비용 절감은 저절로 가능해졌다. 특히 신모델을 개발하면서 엔진의 개발 비용을 온전히 아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여기서 아낀 개발 비용을 다른 부분에 투입함으로써 쓸데없는 비용은 아끼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혼다답지 않은가. 그럼 상상력을 조금 더 발휘해보자.
레블1100
레블500의 등장 이후,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DCT)을 적용해 운행 편의성을 극대화한 레블1100이 등장한 것처럼 어쩌면 CL1100이 등장할 수도 있는 것은 아닐까? 그것도 아니라면 새로운 750cc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된 CB750 호넷과 트랜잘프(Tran salp)의 라인업 확장으로 CL750이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완전한 상상의 영역이지만, 혼다는 이 모든 것을 그 어떤 브랜드보다 현실로 바꿀 능력이 있다는 점이 가장 무서운 점이다.
나경남(모터사이클 칼럼니스트)
사진/HOND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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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432호 / 2023.8.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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