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of YZF-R1_1편
야마하를 대표하는 슈퍼바이크 YZF-R1이 올해로 25주년을 맞았다. 야마하 유럽에서는 이미 지난 7월 21일 25주년 기념 모델을 발표한 바 있다. 25년의 역사 속에서 YZF-R1은 어떤 의미였는지 함께 알아보자.
와인딩 최강을 노린 야마하의 승부수


YZF-R1 25주년 기념 모델
야마하의 슈퍼바이크 YZF-R1이 처음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98년이다.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의 일이다.
사실 야마하의 직렬 4기통 슈퍼바이크의 계보를 쫓아 올라가면 최초의 FZ750부터 시작해 계보를 이어간 FZR1000, 그리고 그 뒤를 잇는 YZF 1000R 썬더에이스로 이어진다.

1998년 초대 YZF-R1
이들은 모두 엔진이 앞으로 쏟아지고 있는 듯한 레이아웃을 가진 제네시스(Genesis) 엔진 계보를 이어갔고, 야마하 특유의 델타박스 프레임도 FZR1000 때부터 쓰였다. 하지만 YZF -R1에 가장 가까웠던 YZF1000R 썬더에이스만 하더라도 당시의 분위기를 그대로 따르고 있었다.
강한 출력을 낼 수 있는 거대한 엔진을 얹고 그 무게가 얼마가 되더라도 최고속만 낼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묵인하는 듯한 당시 분위기는 혼다의 CBR 900RR 파이어 블레이드가 등장하면서 꺾였다. 다룰 수 없는 무자비한 스피드의 무가치함을 꾸짖듯 등장했던 파이어 블레이드의 ‘토털 컨트롤’ 사상은 사실상 전 세계의 슈퍼바이크 시장에 큰 영향을 끼쳤고, 야마하도 예외는 아니었다.
CBR900RR의 등장 이후 거의 5년 만에 등장한 YZF-R1이었지만, YZF -R1의 존재감은 간단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야마하의 전속 디자인 스튜디오 GK디자인에서 만들어낸 완벽하게 차별화되는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승부수를 띄웠다고 할 만큼 엄청난 수준의 변화가 있었다. 외형적 디자인 변화는 차체를 최대한 경량화하고자 하는 노력을 아름답게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선대에 해당하는 YZF1000R은 무려 224kg에 달하는 무게를 갖고 있었지만, YZF-R1은 거기서 약 47kg을 덜어낸 177kg의 건조중량을 달성했다. 그러면서도 엔진 마력은 약 5마력을 더 끌어올렸고, 특유의 5밸브 엔진을 통해서 최고 150마력을 달성하며 주목받았다.
특히 견고하면서도 유연한 델타박스 프레임은 그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엔진 레이아웃을 구성해 전체 휠베이스를 줄이는 한편 스윙 암의 길이를 늘였다. 이 당시 대부분 슈퍼바이크의 스윙 암이 약 520mm가량이었던 것보다 60mm가량이 더 긴 580mm의 긴 스윙 암을 가졌는데, 이것은 전체 휠베이스의 약 41.5%에 해당했다.
이렇게 긴 스윙 암 덕분에 YZF-R1은 굽이치는 와인딩 로드에서의 최강자를 주장할 수 있었다. 가볍고, 강력한 엔진으로 기본 속도가 빠르면서도 휠베이스는 짧고, 스윙 암을 길게 가져갔기 때문에 연속적으로 굽이치는 도로에서 평균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2000년식 2세대 YZF-R1
모델 체인지의 주기가 아주 빨랐던 이 시기에 야마하는 YZF-R1의 차세대 모델을 단 2년 만에 내놓게 된다. 이미 연간 1만 대 이상이란 아주 훌륭한 성적을 거뒀음에도 진화를 개을리하지 않았던 것이다.
뉴 밀레니엄인 2000년에 등장한 2세대 YZF-R1은 기본 콘셉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약 2kg을 더 경량화했고, 티타늄 머플러를 채택하는 등 고급화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당시 개발 담당자였던 쿠니히코 미와(Kunihiko Miwa) 씨는 전설적인 케니 로버츠 팀의 레이스 엔지니어로 활약했던 바 있으며 그는 현재 야마하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는 3기통 CP3 엔진 프로젝트의 수석을 맡기도 했다.

2002년 3세대 YZF-R1, 엔진이 살짝 드러나는 것이 특징
YZF-R1이 2년 만에 세대 변경을 진행하면서 디자인적으로 또다시 큰 변화가 이뤄졌다.
기본적으로 YZF-R1다운 이미지는 여전했지만, 그 이전까지 엔진 측면부를 거의 다 가렸던 것을 탈피해 사이드 카울이 측면부를 완전히 덮지 않는 방식을 채택했다.
엔진의 마운트 위치는 이전보다도 20mm가 더 높아졌고, 델타박스III로 업그레이드된 프레임은 강성을 30%가량 더 높였다. 와인딩에서의 빠른 페이스를 유지하게 돕는 유연한 프레임이 본격적인 경쟁에서는 부족함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일 수 있다.
애초에 일반 도로에서의 라이딩을 염두에 둔 설정에서 출발했지만 보다 본격적인 슈퍼바이크로써 진화를 시작한 시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추가로 퓨얼 인젝션 방식을 처음으로 도입하고, 무게는 1kg을 더 경량화하고 엔진 마력을 2마력가량 더 끌어올려 최고 152마력을 달성했다. 뒤를 잇는 4세대 모델도 2년 만에 등장했다.
이 시기에 대부분의 제조사가 슈퍼바이크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많은 발전이 이뤄졌기에 야마하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큰 노력을 기울였다.
새롭게 개발된 엔진은 동급 최고 수준의 빅 보어, 숏 스트로크 엔진을 통해 극단적인 고회전형 엔진을 지향했고 그 결과 엔진 마력은 단숨에 20마력이 뛰어 최고 172마력을 달성했다. 이 수치가 대단한 점은 건조중량 172 kg으로 1kg당 1마력을 달성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강력해진 엔진에 맞춰 또다시 업그레이드된 델타박스V 프레임은 기존의 엔진을 좌우에서 감싸는 레이아웃을 벗어나 마치 백본에 가까운 레이아웃을 제시했다. 또 다른 특징적인 부분으로는 시리즈 최초로 배기 머플러를 리어 카울 아래로 배치하는 센터업 머플러를 채용하고, 레디알 방식의 브레이크 캘리퍼를 채택한 점 등이었다.

2006년 호화장비로 무장한 YZF-R1 SP
2006년에 모델 체인지를 거듭한 YZF-R1은 공식적으로는 5세대가 아닌 4.5세대로 분류된다. 그런데도 변화의 폭은 적지 않았다. 특히 이번 2006년식 4.5세대는 최초의 YZF-R1부터 이어졌던 5밸브 레이아웃을 계승한 마지막 세대로 남는데, 흡배기와 매핑 재설정을 통해서 최고 175마력으로 3마력을 더 높였고, 스윙 암의 길이를 16mm가량 더 늘리면서 휠베이스는 1,414 mm로 늘어나게 됐다. 미세한 조정으로 크게 높인 차체 강성을 조금 더 부드럽게 세팅한 것도 포인트다.
이 4.5세대 YZF-R1은 또한 특별한 것이 있었는데, 당시로는 초호화급 스페셜 버전을 내놓았던 것으로도 잘 알려졌다. 당시 슈퍼바이크 팬들의 워너비로 손꼽혔던 YZF-R1 SP가 그것. 전용 스페셜 컬러로 등장했던 SP 버전은 전후 올린즈 서스펜션과 슬리퍼 클러치, 마르케지니의 휠 등을 기본사양으로 해서 전 세계 한정 1,330대가 발매됐다. 당연하리만큼 기본사양보다 가격이 훌쩍 높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갖춘 구성을 생각하면 오히려 염가에 가깝다는 반응으로 빠르게 물량이 소진됐었다.
(다음호에 계속)
나경남(모터사이클 칼럼니스트)
사진/야마하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한국이륜차신문 434호 / 2023.9.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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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of YZF-R1_1편
야마하를 대표하는 슈퍼바이크 YZF-R1이 올해로 25주년을 맞았다. 야마하 유럽에서는 이미 지난 7월 21일 25주년 기념 모델을 발표한 바 있다. 25년의 역사 속에서 YZF-R1은 어떤 의미였는지 함께 알아보자.
와인딩 최강을 노린 야마하의 승부수
YZF-R1 25주년 기념 모델
야마하의 슈퍼바이크 YZF-R1이 처음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98년이다.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의 일이다.
사실 야마하의 직렬 4기통 슈퍼바이크의 계보를 쫓아 올라가면 최초의 FZ750부터 시작해 계보를 이어간 FZR1000, 그리고 그 뒤를 잇는 YZF 1000R 썬더에이스로 이어진다.
1998년 초대 YZF-R1
이들은 모두 엔진이 앞으로 쏟아지고 있는 듯한 레이아웃을 가진 제네시스(Genesis) 엔진 계보를 이어갔고, 야마하 특유의 델타박스 프레임도 FZR1000 때부터 쓰였다. 하지만 YZF -R1에 가장 가까웠던 YZF1000R 썬더에이스만 하더라도 당시의 분위기를 그대로 따르고 있었다.
강한 출력을 낼 수 있는 거대한 엔진을 얹고 그 무게가 얼마가 되더라도 최고속만 낼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묵인하는 듯한 당시 분위기는 혼다의 CBR 900RR 파이어 블레이드가 등장하면서 꺾였다. 다룰 수 없는 무자비한 스피드의 무가치함을 꾸짖듯 등장했던 파이어 블레이드의 ‘토털 컨트롤’ 사상은 사실상 전 세계의 슈퍼바이크 시장에 큰 영향을 끼쳤고, 야마하도 예외는 아니었다.
CBR900RR의 등장 이후 거의 5년 만에 등장한 YZF-R1이었지만, YZF -R1의 존재감은 간단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야마하의 전속 디자인 스튜디오 GK디자인에서 만들어낸 완벽하게 차별화되는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승부수를 띄웠다고 할 만큼 엄청난 수준의 변화가 있었다. 외형적 디자인 변화는 차체를 최대한 경량화하고자 하는 노력을 아름답게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선대에 해당하는 YZF1000R은 무려 224kg에 달하는 무게를 갖고 있었지만, YZF-R1은 거기서 약 47kg을 덜어낸 177kg의 건조중량을 달성했다. 그러면서도 엔진 마력은 약 5마력을 더 끌어올렸고, 특유의 5밸브 엔진을 통해서 최고 150마력을 달성하며 주목받았다.
특히 견고하면서도 유연한 델타박스 프레임은 그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엔진 레이아웃을 구성해 전체 휠베이스를 줄이는 한편 스윙 암의 길이를 늘였다. 이 당시 대부분 슈퍼바이크의 스윙 암이 약 520mm가량이었던 것보다 60mm가량이 더 긴 580mm의 긴 스윙 암을 가졌는데, 이것은 전체 휠베이스의 약 41.5%에 해당했다.
이렇게 긴 스윙 암 덕분에 YZF-R1은 굽이치는 와인딩 로드에서의 최강자를 주장할 수 있었다. 가볍고, 강력한 엔진으로 기본 속도가 빠르면서도 휠베이스는 짧고, 스윙 암을 길게 가져갔기 때문에 연속적으로 굽이치는 도로에서 평균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2000년식 2세대 YZF-R1
모델 체인지의 주기가 아주 빨랐던 이 시기에 야마하는 YZF-R1의 차세대 모델을 단 2년 만에 내놓게 된다. 이미 연간 1만 대 이상이란 아주 훌륭한 성적을 거뒀음에도 진화를 개을리하지 않았던 것이다.
뉴 밀레니엄인 2000년에 등장한 2세대 YZF-R1은 기본 콘셉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약 2kg을 더 경량화했고, 티타늄 머플러를 채택하는 등 고급화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당시 개발 담당자였던 쿠니히코 미와(Kunihiko Miwa) 씨는 전설적인 케니 로버츠 팀의 레이스 엔지니어로 활약했던 바 있으며 그는 현재 야마하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는 3기통 CP3 엔진 프로젝트의 수석을 맡기도 했다.
2002년 3세대 YZF-R1, 엔진이 살짝 드러나는 것이 특징
YZF-R1이 2년 만에 세대 변경을 진행하면서 디자인적으로 또다시 큰 변화가 이뤄졌다.
기본적으로 YZF-R1다운 이미지는 여전했지만, 그 이전까지 엔진 측면부를 거의 다 가렸던 것을 탈피해 사이드 카울이 측면부를 완전히 덮지 않는 방식을 채택했다.
엔진의 마운트 위치는 이전보다도 20mm가 더 높아졌고, 델타박스III로 업그레이드된 프레임은 강성을 30%가량 더 높였다. 와인딩에서의 빠른 페이스를 유지하게 돕는 유연한 프레임이 본격적인 경쟁에서는 부족함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일 수 있다.
애초에 일반 도로에서의 라이딩을 염두에 둔 설정에서 출발했지만 보다 본격적인 슈퍼바이크로써 진화를 시작한 시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추가로 퓨얼 인젝션 방식을 처음으로 도입하고, 무게는 1kg을 더 경량화하고 엔진 마력을 2마력가량 더 끌어올려 최고 152마력을 달성했다. 뒤를 잇는 4세대 모델도 2년 만에 등장했다.
이 시기에 대부분의 제조사가 슈퍼바이크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많은 발전이 이뤄졌기에 야마하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큰 노력을 기울였다.
새롭게 개발된 엔진은 동급 최고 수준의 빅 보어, 숏 스트로크 엔진을 통해 극단적인 고회전형 엔진을 지향했고 그 결과 엔진 마력은 단숨에 20마력이 뛰어 최고 172마력을 달성했다. 이 수치가 대단한 점은 건조중량 172 kg으로 1kg당 1마력을 달성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강력해진 엔진에 맞춰 또다시 업그레이드된 델타박스V 프레임은 기존의 엔진을 좌우에서 감싸는 레이아웃을 벗어나 마치 백본에 가까운 레이아웃을 제시했다. 또 다른 특징적인 부분으로는 시리즈 최초로 배기 머플러를 리어 카울 아래로 배치하는 센터업 머플러를 채용하고, 레디알 방식의 브레이크 캘리퍼를 채택한 점 등이었다.
2006년 호화장비로 무장한 YZF-R1 SP
2006년에 모델 체인지를 거듭한 YZF-R1은 공식적으로는 5세대가 아닌 4.5세대로 분류된다. 그런데도 변화의 폭은 적지 않았다. 특히 이번 2006년식 4.5세대는 최초의 YZF-R1부터 이어졌던 5밸브 레이아웃을 계승한 마지막 세대로 남는데, 흡배기와 매핑 재설정을 통해서 최고 175마력으로 3마력을 더 높였고, 스윙 암의 길이를 16mm가량 더 늘리면서 휠베이스는 1,414 mm로 늘어나게 됐다. 미세한 조정으로 크게 높인 차체 강성을 조금 더 부드럽게 세팅한 것도 포인트다.
이 4.5세대 YZF-R1은 또한 특별한 것이 있었는데, 당시로는 초호화급 스페셜 버전을 내놓았던 것으로도 잘 알려졌다. 당시 슈퍼바이크 팬들의 워너비로 손꼽혔던 YZF-R1 SP가 그것. 전용 스페셜 컬러로 등장했던 SP 버전은 전후 올린즈 서스펜션과 슬리퍼 클러치, 마르케지니의 휠 등을 기본사양으로 해서 전 세계 한정 1,330대가 발매됐다. 당연하리만큼 기본사양보다 가격이 훌쩍 높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갖춘 구성을 생각하면 오히려 염가에 가깝다는 반응으로 빠르게 물량이 소진됐었다.
(다음호에 계속)
나경남(모터사이클 칼럼니스트)
사진/야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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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434호 / 2023.9.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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