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남의 더 히스토리_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MT’의 시대를 열다(2편)

2024-08-23

history of MT-09


MT-09 시리즈는 첫 등장이래 파생형 모델들로써 스스로의 가능성을 충분히 증명했다. 단단하게 다져진 기반 위에 더 다양한 변주가 가능해졌다.


2세대로 접어든 MT-09/SP (2017)


MT-09의 성공 이후 2세대 모델이 등장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시대의 변화에 따른 대응의 의미도 있었다. 우선적으로 디자인이 크게 달라졌는데 그것은 일반 할로겐 벌브 타입의 헤드라이트가 LED로 되면서 인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좌우 분할식 LED 램프가 적용되면서 공격적인, 그리고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한편 어시스트&슬리퍼 클러치의 도입과 조절식 프런트 포크 등의 실질적인 기능적 업데이트도 큰 폭으로 변화를 주는 포인트였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2018년식으로 뒤이어 등장한 SP 버전이었다. 야마하는 자사의 플래그십 슈퍼바이크인 YZF-R1 등에서도 SP 버전을 선보이면서 더 고급화된 사양을 원하는 이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곤 했었는데, 같은 방식으로 MT-09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시도를 감행한 것이다.


MT-09 SP는 리어에 올린즈 서스펜션을 적용하고, 프런트에는 KYB의 어저스터블 프런트 포크를 적용했고, SP 전용의 그래픽과 색상을 적용해 차별화를 이루었다.


새로운 가능성에 배팅한 나이켄 (2018)


야마하가 다륜화된 모터사이클에 관심을 보였던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많은 이들의 기억에 깊은 인상을 남겼던 사륜 모터사이클 콘셉트인 테서렉트(Tesseract, 2007년)가 이미 존재했고, 야마하는 2륜의 한계를 넘어서는 특별한 무언가를 만들고자 했다. 이미 125cc급으로 트리시티(Tricity) 같은 모델을 내놓은 바 있었으니, 일종의 테스트는 충분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2018년식으로 처음 등장한 나이켄(Niken)은 애초에 두 개의 검을 의미하는 ‘니켄'으로 출발했지만, 나이켄이란 이름으로 불리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MT-09의 엔진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비교 대상이 없는 아주 특별한 모델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었지만 결과는 전혀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트라이크와는 달리 좌우로 기울일 수 있는 스포츠 모터사이클로 제시됐지만, 엔진의 출력에 비해 차체 무게가 워낙 높았다. MT-09와 비교했을 때, 약 70kg 정도가 더 무거운 263kg이나 됐다.


트레이서900/GT (2018)


MT-09가 2세대로 접어든 만큼, 투어링 버전이라 할 수 있는 트레이서 역시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대형화된 스크린과 핸들과 시트의 형상을 다듬고 리어 스윙 암의 길이가 60mm나 늘어나는 꽤 다양한 변화가 있었지만, 외형상에서의 변화가 크게 느껴지진 않았다. 이미 콘셉트 자체가 장거리 투어링에 대응하는 모델로써 출발했지만, 그 특성을 극대화한 GT 버전도 등장했고 여기에는 더 다양한 편의 장비를 갖췄다. 풀 컬러 계기반과 퀵 시프터, 크루즈 컨트롤, 그립 히터 등으로 장비를 갖췄지만, 이와 같은 변화는 사실 그리 특별하게 느껴지진 어려웠다. 덕분에 1세대 트레이서가 등장했을 때만큼의 파급력을 발휘하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풀 체인지, MT-09/SP (2021)


MT-09로써는 3세대로 불릴 수 있지만, 사실상의 풀모델 체인지로 그 이전과 완전히 차별화되는 신모델로써 접근해 등장한 것이 2021년식 MT- 09였다.


우선은 엔진의 배기량부터 달라졌다. 엔진의 스트로크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43cc 가량 배기량을 높임으로써 출력을 더 확대했고, 신설계 프레임은 2.3kg이나 더 줄여냈다. 전자식 스로틀과 6축 IMU를 도입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인 전자제어 시스템을 탑재하기도 했다.


이들은 2세대 모델에서도 이미 선보인 바 있는 SP 버전 또한 등장시키기도 했다. 이 시기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더 이상 슈퍼모타드의 분위기와 스타일을 가미했던 것에서 보다 온전히 네이키드 스타일로 변모한 것이다. 최초의 MT-09가 크로스오버를 지향했다면, 이제는 MT-09가 스스로 새로운 스탠더드를 지향한다고 볼 수 있게 됐다.


3세대 트레이서9 (2021)


풀 체인지된 MT-09의 뒤를 이어 트레이서9의 업데이트는 상당한 변화였다. 3세대 MT-09의 디자인 변화가 극적이었던 것만큼 외형적인 차이가 가장 눈에 띄었다.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개개인의 취향에 따를 것이지만 3세대 트레이서9은 야마하가 헤드라이트의 부피를 크게 줄일 수 있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역대 모델 중 가장 멋진 모습으로 변모했다.


인상을 크게 좌우하는 헤드라이트를 모터사이클의 ‘눈'처럼 사용하지 않고 데이타임 러닝 라이트를 오히려 ‘눈’처럼 보이도록 한 것이 포인트였다. 적극적으로 기능들을 업데이트하고 소비자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는 점은 높게 평가할 수 있었지만, 3.5인치 크기의 2분할 계기반은 메뉴가 다소 번잡스럽고 그 컨트롤러마저 직관적이지 못했다.


80년대의 바이브, XSR900 (2022)


XSR900도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아쉬웠겠지만, 야마하는 1980년대 레이서 모터사이클에서 그 영감을 얻어 XSR900에 적용했다.


리어 탠덤 시트와 라이더 시트가 하나로 통합된 타입인데, 리어 탠덤 시트가 라이더의 엉덩이를 받쳐주는 스타일이기도 하며 그 안에 브레이크등이 통합되어 디자인적 완성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멋지게 구현됐다. 스윙 암의 길이가 늘어나고 시트고는 낮췄으니 다루기는 더 쉬워졌다는 점도 반가웠다. 하지만 앞서 등장했던 트레이서9에서 아쉽게 느껴졌던 부분도 여전했다. 다소 난잡하게 배치된 스위치류와 너무 작고 오밀조밀한 계기판 메뉴 구성 등이 그렇다.


꽉꽉 채워담은 트레이서9 GT+ (2024)


빠르게 대응하는 야마하의 반응성은 역시 칭찬할만하다. 트레이서9이 3세대로 변경된 것이 그리 멀지 않은 일이었는데 또 한 번의 업데이트로 완성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한편, 아쉽게 느껴졌던 부분들을 개선한 것이다.


새로운 트레이서9 GT+는 사실상 야마하의 최대 기함급 투어링 모터사이클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모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브랜드에서는 오버 리터급 투어링 모터사이클에 적용되는 최고급 기능들을 아낌없이 투입했기 때문이다.


트레이서9 GT+는 능동적인 전자식 서스펜션과 밀리미터파 레이더를 적용해 세미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제공한다. 2분할 식으로 어지러웠던 계기판도 7인치 통합형 계기반으로 바뀌고 심지어 이제는 스마트폰과의 연동성도 고려했다. 지나치게 복잡했던 스위치들도 모두 변경됐다. 2,000만 원대 이상의 구성을 갖추고도 실제 판매 가격은 1,700만 원대로 경쟁력 있게 설정된 것도 포인트다.


레트로 레이서, XSR900 GP (2024)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XSR900 GP는 그 이전에 업데이트된 XSR900에서 또다시 발 빠르게 야마하가 움직였다는 것을 증명한다.


GP라는 이름이 붙은 것에서 예상할 수 있는 것은 본격적인 레이서 스타일을 구현했다는 점이다. 야마하의 전설적인 2스트로크 레이서 모터사이클인 YZR500을 오마쥬하면서 레트로한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살린 프런트 페어링을 적용했고 컬러도 과거의 레이서를 곧바로 연상시킬 수 있도록 했다. 바로 이전 세대에서 아쉽게 느껴졌던 계기반과 스위치 류의 개선도 눈에 띄는 점은 트레이서9 GT+의 변화와 맥을 같이한다.


자동변속기의 도입, MT-09 Y-AMT (2025)


주요 모터사이클 브랜드들이 자동변속기 시스템을 도입하는 추세에 야마하도 발을 맞춘다. 새롭게 소개된 2025년형 MT-09는 ‘Y-AMT’란 이름의 자동변속기 시스템을 탑재한다.


2025년식으로 소개될 이 모델은 2023년 11월에 공개된 차세대 MT-09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세대 구분을 짓자면 이제 4세대에 해당하는 베이스 모델에 자동변속기 버전을 추가한 셈이 됐다.


과거 FJR1300A와 같은 세미 오토매틱이 아닌 오토매틱 트랜스미션을 적용한 첫 번째 모델인 MT-09 Y-AMT는 클러치 레버없이 좌측 핸들 바 뭉치의 시소식 +, - 버튼으로 기어를 수동으로도 변속할 수 있다. 자동 변속 모드는 일반 주행 모드인 ‘D’와 좀 더 다이내믹한 주행성을 제공하는 ‘D+’ 모드 중 선택이 가능하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신모델로써 2025년식 모델이기에 공급은 아직이지만, 자동변속기의 도입은 의미가 작지 않다.


2024년식 MT-09


발 빠른 모터사이클 제조사들이 자동변속기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역시 야마하다운 발 빠르고 정확한 대응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대형 모터사이클 수준으로 분류될 MT-09 시리즈는 아마도 동급 모델들 가운데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로 손에 꼽힐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먼저 발표된 신모델들과 차체 구성 요소를 공유하고 있기에 Y-AMT 시스템의 확장성도 충분히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첫 출시 이후 10년 사이에 MT-09 시리즈가 기여한 바는 그야말로 절대적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 기여도는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나경남 모터사이클 칼럼니스트

사진_야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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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457호 / 2024.8.16~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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