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라서 단순 명쾌한 즐거움’
엔진은 모터사이클의 심장이다. 단순히 동력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엔진은 저마다의 형식과 배기량, 방식에 따라 그 질감과 성능은 물론 감성적인 부분까지도 달라진다. 그 첫 번째는 당연히 단기통 엔진이다.
단순하고 심플한 매력을 가진 단기통 엔진
모터사이클의 역사는 단기통 엔진에서 출발한다.
역사상 최초의 모터사이클로 알려진 라이트 바겐(Reitwagen) 역시 그랬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모든 모터사이클 브랜드들의 출발점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아주 예외적인 경우도 있긴 하다.
단기통 엔진에 대해서 먼저 간단하게 정리해보자. 단기통 엔진은 ‘하나의 기통을 가진 엔진’이라는 뜻인데, 여기서 기통은 엔진의 피스톤이 상하 반복하면서 연소 반응이 이뤄질 수 있는 원통형 공간을 의미한다.
의미를 말로 풀어놓아봐야 괜히 더 복잡해지기만 한다. 비약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결국에는 단기통 엔진이 확장된 결과가 나머지 다른 형식의 엔진들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그냥 단기통 엔진이 가장 단순하다는 것이다. 왜 이것이 가장 중요할까. 그 단순함 덕분에 모터사이클이란 탈 것이 존재할 수 있었고, 전 세계인의 이동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모터사이클의 역사는 19세기 후반부터 시작된다. ‘모터사이클’이란 이름, 그러니까 ‘모터’와 ‘사이클’을 결합한 명칭이 처음으로 등장했던 것도 이 때다. 자전거를 뜻하는 사이클과 모터(엔진)가 결합된 단어로써 불리게 시작한 것처럼, 실제로 자전거에 보조 동력 수단을 제공할 수 있는 엔진이 장착된 것이 모터사이클의 첫 형태였다.
엔진은 보조적인 동력 수단이었기 때문에 초창기 모터사이클에는 자전거의 페달이 그대로 달려 있었다.
엔진의 회전수를 조정하는 스로틀 장치 또한 초보적인 수준이었고, 별도의 변속 기어가 없는 타입이었으니 상황에 맞게 엔진의 출력을 사용하기 어려웠다. 지금의 기준으로 생각하면 다소 어이없을 정도로 너무나 간단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결국에는 이 단순함이 모터사이클을 세계로 이끈 가장 큰 이유다. 단기통 엔진의 단순성은 상대적으로 적은 기술과 생산 장비로도 얼마든지 엔진을 생산할 수 있게 해주었고, 이 덕분에 수많은 초기 브랜드들이 시장에 존재할 수 있었다.
지금은 극히 일부 브랜드들만이 살아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지만, 과거 20세기 초반의 유럽 전역에서 모터사이클 브랜드들이 등장했던 것도 그 단순함 덕분이다.
사실 이런 특징은 비단 모터사이클 역사의 초창기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의 모터사이클 산업이 그 가장 가까운 예가 될 수 있다. 국내 모터사이클 제조 산업이 본격화된 것은 1970년대 후반부터다. 산업 구조로 보았을 때,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싼 인건비를 앞세운 경공업을 중심으로 초기 산업화가 이뤄졌다. 이후, 경공업과 본격적인 중공업으로의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것으로 이륜자동차가 주목받았다.
모터사이클 산업이 개발도상국에서 더 의미가 있었던 것은 포장된 도로 등 사회 간접자본이 잘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일반 시민들의 이동성을 높이고, 그로 인해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자동차가 대중화되기 이전이었으니, 당시에는 상당한 고가의 제품이었다고는 해도 자동차에 비하면 굉장히 경제적인 탈 것이었다.
또한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레저 및 스포츠 활동 등을 원했던 이들의 수요도 모터사이클이 해결할 수 있었다. 단순하기 때문에 유지 관리에 있어서도 접근성이 높았다.
HONDA SUPERCUB
모터사이클 산업, 아니 엔진이 달린 탈 것이 등장해서 이동성을 확장하고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게 되는 ‘모터리제이션(Motorization)’이 일어난 이래로 가장 중요한 하나의 모델은 혼다의 슈퍼커브다.
실린더가 앞으로 향하는 슈퍼커브의 엔진(사진은 2012년형)
엔진이 달린 탈 것 중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이자, 60년이 넘는 역사와 1억 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다. 단기통 SOHC 수평 배치의 공랭식 엔진을 얹는다. 엔진 실린더가 앞쪽으로 뻗은 수평식 배치로 작은 차체에서 높은 공간 활용성을 만들어 낸다.
단기통 엔진의 대명사인 혼다 커브의 다용도 모습
엔진의 구조도 매우 간단하지만, 1958년 처음 만들어진 이후, 현재까지 끊임없이 개량되고 개선된 만큼 완성도가 매우 높다. 배기량 109cc로 최고 9.1마력을 내는데, 4단 반자동 변속 기어를 통해서 높은 경사의 언덕길도 거뜬하다. 단기통 엔진, 다기통 엔진을 통틀어 역사상 모든 모터사이클 가운데 단 한 대를 꼽는다면 슈퍼커브 말고 어떤 모델을 꼽을 수 있을까.
PIAGGIO MEDLEY S 125
가장 대중적인 탈 것으로 여겨지는 스쿠터 장르 중에서도 125cc 클래스는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다. 쟁쟁한 125cc 스쿠터 모델들 중에서 피아지오의 메들리 S 125를 꼽은 것은 다름 아닌 가장 강력한 엔진을 갖췄기 때문이다.
메들리 S 125에 탑재된 수랭식 SOHC 4밸브 아이겟(i-get) 엔진은 현행 국내 판매되는 125cc 스쿠터들 중 가장 높은 14.95마력을 낸다. 쟁쟁한 경쟁 모델인 혼다의 PCX는 12.5마력, 야마하의 NMAX125는 12.2마력이다. 200마력 가까운 대배기량 모델에서 2~3마력 차이라면 실질적 체감이 어렵겠지만, 이 수치는 상당한 차이다. 12마력에서 15마력이 되면 그 향상 폭은 25%다.
심지어 양대 베스트셀링 스쿠터의 150cc급 상위 버전의 출력보다 메들리 S 125의 출력이 높다. 경쟁 모델들과 비슷한 라디에이터가 엔진 옆쪽으로 배치된 타입이며, 연비를 높일 수 있도록 공회전시 시동을 자동 차단하고 스로틀 그립을 열면 시동을 자동으로 거는 기능 또한 갖추고 있다.
ROYAL ENFIELD METEOR 350
2021년 3/4분기,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모델인 로얄엔필드의 메테오 350은 서슬퍼런 배기 배출가스 규제에도 신형 공랭식 350cc급 엔진을 탑재했다.
오랜 역사와 그 역사 속에서 꾸준히 유지되어 온 기존의 클래식 스타일과는 분명히 거리가 있는 모델이지만, 정통성을 계승한다고 볼 수 있는 이 공랭 단기통 엔진의 존재 하나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어필한다. 덕분에 새로운 크루저 장르의 모델로 소개되었음에도 실제 소비자들은 이를 크루저 장르로 인식하기보다, 레트로 또는 클래식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배기량 349cc의 공유랭 엔진은 최고 20.2마력을 낸다. 수랭식 엔진들의 출력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울 출력이긴 하지만 5단 변속기는 약 시속 120km 내에서 충분한 수준의 주행성을 제공한다. 기존 로얄엔필드의 단기통 엔진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에도 전반적 출력과 출력 전달성에 있어서 확연하게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며, 공랭 단기통 엔진 특유의 고동감을 제공하면서도 라이더가 체감하는 불쾌한 진동을 아주 잘 억제해냈다.
2021년에 만날 수 있는 공랭식 단기통 350cc 엔진의 담백한 맛은 물론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춰 매력을 더한다.
KTM 690 SMC R
‘READY TO RACE’를 지향하는 KTM은 언제나 가능한 최대의 성능에 집착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실제로 이들의 기함급 슈퍼모토 모터사이클인 690 SMC R은 그러하다.
수랭식 단기통 692.7cc의 엔진은 최고 75마력, 최대 토크 7.2kgf-m란 강력한 출력을 갖췄다. 이런 출력의 바탕에는 12.7:1의 높은 압축비가 한 몫을 한다. 이 엔진은 피스톤의 보어(지름)가 105mm, 스트로크가 80mm로 상대적으로 빅보어 엔진에 해당된다. 스트로크가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엔진의 회전 속도가 빠르게 솟아오르지만, 그보다 큰 보어를 가진 덕분에 엔진 연소실에서의 폭발감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차체 전반의 크기가 껑충하지만 의외로 다루기 쉽고 편안한 점도 장점. 현 시점에서 사실상 단기통 최대 배기량의 엔진이 제공하는 출력을 경외시하며 추켜세우기도 하지만 그것이 다루기 어렵다거나 접근성이 나쁘다는 것으로 연결되진 않는다.
주요 제원
| 혼다 슈퍼커브 | 피아지오 메들리 S 125 ABS | 로얄엔필드 메테오350 | KTM 690 SMC R |
엔진 배기량(cc) | 109 | 124.9 | 349 | 692.7 |
냉각 방식 | 공랭 | 수랭 | 공유랭 | 수랭 |
기어 | 자동원심식 4단 | CVT | 5단 변속 | 6단 변속 |
최고 출력(ps/rpm)
| 9.1/8,000
| 14.96/8,750
| 20.2/6,100
| 75/8,000
|
최대 토크(kgf·m/rpm)
| 1.0/5,500
| 1.22/6,750
| 2.75/4,000
| 7.2/6,750
|
차량 중량(kg)
| 100 | 145 | 191 | 147(건조중량) |
판매 가격
| 255만 원 | 419만 원 | 469만 원부터 | 1,660만 원 |
글/나경남(모터사이클 컬럼리스트)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단기통 #혼다 #슈퍼커브 #피아지오 #메들리S125 #로얄엔필드 #메테오350 #KTM #690SMCR
한국이륜차신문 389호 / 2021.10.1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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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라서 단순 명쾌한 즐거움’
엔진은 모터사이클의 심장이다. 단순히 동력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엔진은 저마다의 형식과 배기량, 방식에 따라 그 질감과 성능은 물론 감성적인 부분까지도 달라진다. 그 첫 번째는 당연히 단기통 엔진이다.
단순하고 심플한 매력을 가진 단기통 엔진
모터사이클의 역사는 단기통 엔진에서 출발한다.
역사상 최초의 모터사이클로 알려진 라이트 바겐(Reitwagen) 역시 그랬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모든 모터사이클 브랜드들의 출발점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아주 예외적인 경우도 있긴 하다.
단기통 엔진에 대해서 먼저 간단하게 정리해보자. 단기통 엔진은 ‘하나의 기통을 가진 엔진’이라는 뜻인데, 여기서 기통은 엔진의 피스톤이 상하 반복하면서 연소 반응이 이뤄질 수 있는 원통형 공간을 의미한다.
의미를 말로 풀어놓아봐야 괜히 더 복잡해지기만 한다. 비약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결국에는 단기통 엔진이 확장된 결과가 나머지 다른 형식의 엔진들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그냥 단기통 엔진이 가장 단순하다는 것이다. 왜 이것이 가장 중요할까. 그 단순함 덕분에 모터사이클이란 탈 것이 존재할 수 있었고, 전 세계인의 이동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모터사이클의 역사는 19세기 후반부터 시작된다. ‘모터사이클’이란 이름, 그러니까 ‘모터’와 ‘사이클’을 결합한 명칭이 처음으로 등장했던 것도 이 때다. 자전거를 뜻하는 사이클과 모터(엔진)가 결합된 단어로써 불리게 시작한 것처럼, 실제로 자전거에 보조 동력 수단을 제공할 수 있는 엔진이 장착된 것이 모터사이클의 첫 형태였다.
엔진은 보조적인 동력 수단이었기 때문에 초창기 모터사이클에는 자전거의 페달이 그대로 달려 있었다.
엔진의 회전수를 조정하는 스로틀 장치 또한 초보적인 수준이었고, 별도의 변속 기어가 없는 타입이었으니 상황에 맞게 엔진의 출력을 사용하기 어려웠다. 지금의 기준으로 생각하면 다소 어이없을 정도로 너무나 간단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결국에는 이 단순함이 모터사이클을 세계로 이끈 가장 큰 이유다. 단기통 엔진의 단순성은 상대적으로 적은 기술과 생산 장비로도 얼마든지 엔진을 생산할 수 있게 해주었고, 이 덕분에 수많은 초기 브랜드들이 시장에 존재할 수 있었다.
지금은 극히 일부 브랜드들만이 살아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지만, 과거 20세기 초반의 유럽 전역에서 모터사이클 브랜드들이 등장했던 것도 그 단순함 덕분이다.
사실 이런 특징은 비단 모터사이클 역사의 초창기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의 모터사이클 산업이 그 가장 가까운 예가 될 수 있다. 국내 모터사이클 제조 산업이 본격화된 것은 1970년대 후반부터다. 산업 구조로 보았을 때,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싼 인건비를 앞세운 경공업을 중심으로 초기 산업화가 이뤄졌다. 이후, 경공업과 본격적인 중공업으로의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것으로 이륜자동차가 주목받았다.
모터사이클 산업이 개발도상국에서 더 의미가 있었던 것은 포장된 도로 등 사회 간접자본이 잘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일반 시민들의 이동성을 높이고, 그로 인해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자동차가 대중화되기 이전이었으니, 당시에는 상당한 고가의 제품이었다고는 해도 자동차에 비하면 굉장히 경제적인 탈 것이었다.
또한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레저 및 스포츠 활동 등을 원했던 이들의 수요도 모터사이클이 해결할 수 있었다. 단순하기 때문에 유지 관리에 있어서도 접근성이 높았다.
HONDA SUPERCUB
모터사이클 산업, 아니 엔진이 달린 탈 것이 등장해서 이동성을 확장하고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게 되는 ‘모터리제이션(Motorization)’이 일어난 이래로 가장 중요한 하나의 모델은 혼다의 슈퍼커브다.
실린더가 앞으로 향하는 슈퍼커브의 엔진(사진은 2012년형)
엔진이 달린 탈 것 중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이자, 60년이 넘는 역사와 1억 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다. 단기통 SOHC 수평 배치의 공랭식 엔진을 얹는다. 엔진 실린더가 앞쪽으로 뻗은 수평식 배치로 작은 차체에서 높은 공간 활용성을 만들어 낸다.
단기통 엔진의 대명사인 혼다 커브의 다용도 모습
엔진의 구조도 매우 간단하지만, 1958년 처음 만들어진 이후, 현재까지 끊임없이 개량되고 개선된 만큼 완성도가 매우 높다. 배기량 109cc로 최고 9.1마력을 내는데, 4단 반자동 변속 기어를 통해서 높은 경사의 언덕길도 거뜬하다. 단기통 엔진, 다기통 엔진을 통틀어 역사상 모든 모터사이클 가운데 단 한 대를 꼽는다면 슈퍼커브 말고 어떤 모델을 꼽을 수 있을까.
PIAGGIO MEDLEY S 125
가장 대중적인 탈 것으로 여겨지는 스쿠터 장르 중에서도 125cc 클래스는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다. 쟁쟁한 125cc 스쿠터 모델들 중에서 피아지오의 메들리 S 125를 꼽은 것은 다름 아닌 가장 강력한 엔진을 갖췄기 때문이다.
메들리 S 125에 탑재된 수랭식 SOHC 4밸브 아이겟(i-get) 엔진은 현행 국내 판매되는 125cc 스쿠터들 중 가장 높은 14.95마력을 낸다. 쟁쟁한 경쟁 모델인 혼다의 PCX는 12.5마력, 야마하의 NMAX125는 12.2마력이다. 200마력 가까운 대배기량 모델에서 2~3마력 차이라면 실질적 체감이 어렵겠지만, 이 수치는 상당한 차이다. 12마력에서 15마력이 되면 그 향상 폭은 25%다.
심지어 양대 베스트셀링 스쿠터의 150cc급 상위 버전의 출력보다 메들리 S 125의 출력이 높다. 경쟁 모델들과 비슷한 라디에이터가 엔진 옆쪽으로 배치된 타입이며, 연비를 높일 수 있도록 공회전시 시동을 자동 차단하고 스로틀 그립을 열면 시동을 자동으로 거는 기능 또한 갖추고 있다.
ROYAL ENFIELD METEOR 350
2021년 3/4분기,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모델인 로얄엔필드의 메테오 350은 서슬퍼런 배기 배출가스 규제에도 신형 공랭식 350cc급 엔진을 탑재했다.
오랜 역사와 그 역사 속에서 꾸준히 유지되어 온 기존의 클래식 스타일과는 분명히 거리가 있는 모델이지만, 정통성을 계승한다고 볼 수 있는 이 공랭 단기통 엔진의 존재 하나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어필한다. 덕분에 새로운 크루저 장르의 모델로 소개되었음에도 실제 소비자들은 이를 크루저 장르로 인식하기보다, 레트로 또는 클래식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배기량 349cc의 공유랭 엔진은 최고 20.2마력을 낸다. 수랭식 엔진들의 출력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울 출력이긴 하지만 5단 변속기는 약 시속 120km 내에서 충분한 수준의 주행성을 제공한다. 기존 로얄엔필드의 단기통 엔진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에도 전반적 출력과 출력 전달성에 있어서 확연하게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며, 공랭 단기통 엔진 특유의 고동감을 제공하면서도 라이더가 체감하는 불쾌한 진동을 아주 잘 억제해냈다.
2021년에 만날 수 있는 공랭식 단기통 350cc 엔진의 담백한 맛은 물론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춰 매력을 더한다.
KTM 690 SMC R
‘READY TO RACE’를 지향하는 KTM은 언제나 가능한 최대의 성능에 집착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실제로 이들의 기함급 슈퍼모토 모터사이클인 690 SMC R은 그러하다.
수랭식 단기통 692.7cc의 엔진은 최고 75마력, 최대 토크 7.2kgf-m란 강력한 출력을 갖췄다. 이런 출력의 바탕에는 12.7:1의 높은 압축비가 한 몫을 한다. 이 엔진은 피스톤의 보어(지름)가 105mm, 스트로크가 80mm로 상대적으로 빅보어 엔진에 해당된다. 스트로크가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엔진의 회전 속도가 빠르게 솟아오르지만, 그보다 큰 보어를 가진 덕분에 엔진 연소실에서의 폭발감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차체 전반의 크기가 껑충하지만 의외로 다루기 쉽고 편안한 점도 장점. 현 시점에서 사실상 단기통 최대 배기량의 엔진이 제공하는 출력을 경외시하며 추켜세우기도 하지만 그것이 다루기 어렵다거나 접근성이 나쁘다는 것으로 연결되진 않는다.
주요 제원
글/나경남(모터사이클 컬럼리스트)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단기통 #혼다 #슈퍼커브 #피아지오 #메들리S125 #로얄엔필드 #메테오350 #KTM #690SMCR
한국이륜차신문 389호 / 2021.10.1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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