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한의 한국기행 2_3편, 새만금방조제에서 영광 백수해안도로

2022-11-04

군산의 아침을 콩나물해장국으로 열어봅니다. 일출옥, 일해옥, 일흥옥 등 이름도 비슷한 해장국집이 골목 교차로를 사이에 두고 영업하는데 약간씩 개성이 달라서 입맛에 맞는 곳을 고르면 됩니다.


해장국집이 몰려있는 월명동 일대는 ‘근대화 거리’로 지정돼 있고 일제 강점기로부터 남겨진 유산을 비롯한 고풍스러운 건축물이 여럿 남아있어서 나름 독특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골목을 따라 걷다가 만나는 ‘초원사진관’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촬영한 곳이라서 젊은 커플들이 기념사진을 남기려 찾는 명소입니다.

 

세계 최대 새만금방조제


새만금을 가로지르는 12번 국도


월명터널을 지나서 좌회전한 뒤 21번 국도를 따라 주~욱 달리면 새만금방조제 들머리 비응항입니다.


갈매기가 날던 작은 섬 비응도는 1994년 새만금방조제가 연결되면서 육지가 됐습니다.


변산 채석강의 일몰


전북 부안과 군산시를 잇는 새만금방조제는 길이가 33.9km에 이르고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입니다. 전북의 젖줄인 만경강과 동진강이 바다를 만나는 곳에 우리나라 최대 넓이를 자랑하는 김제평야가 있습니다. 김제평야는 ‘만금평야’라고도 부르는데 만경읍(또는 만경강)과 김제시에서 한 글자씩 딴 이름입니다.


고군산군도 도보교


만금평야가 예부터 우리나라 최대 곡창지대였기에 그만한 땅을 새로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새만금방조제’라는 이름을 얻었건만 새만금방조제를 막아서 얻은 땅에 농사를 짓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비응항을 지나서 방조제 위로 이어지는 77번 국도를 달리노라면 내수면 호수가 된 새만금호와 바깥의 바다 수면 높이가 조금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여서 기분이 묘합니다.


군산 근대화거리의 적산가옥


야미도를 지나 신시도에서 고군산군도로 접어듭니다. 모두 섬이었던 곳이지만, 고군산군도의 무녀도와 선유도는 비교적 최근에 다리가 놓이며 육지와 이어졌습니다. 과거에는 군산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왔던 선유도에 지금은 대형 버스들이 관광객을 싣고 줄지어 들어옵니다.


신시해안교, 신시교, 고군산대교, 무녀교, 선유교, 장자교, 여섯 개 다리를 건너며 장자도에 이르는 바닷길 풍경이 호젓하면서 멋집니다. 바닷가 언덕 위에 자리한 전망대 카페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섬마을과 바다 풍경을 감상합니다. 버스에서 내린 관광객은 한바탕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만드는가 싶더니 곧장 장자도 북쪽의 대장봉전망대로 향하는가 봅니다.


변산반도


신시도와 심포항을 잇는 12번 국도


고군산군도에서 돌아 나온 뒤 신시배수갑문을 지나자 새만금호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12번 국도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신시도에서 대략 20여km 떨어진 심포항까지 이어지는 도로가 새만금호 위로 뻗은 모습을 보며 왠지 경이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몇 년쯤 세월이 흐른 뒤에는 도로 주변 내수면도 메꿔서 육지로 바뀌어 있을 겁니다. 33.9km에 이르는 새만금방조제를 벗어나 우회전합니다. 새로 뚫린 30번 국도가 변산반도 서편을 따라 뻗어있지만, 좀 더 오른편 바닷가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옛길을 달립니다.


채석강 식당의 해물찜

곰소 자매식당

곰소만 죽도


고사포와 하섬을 지나면 적벽강과 채석강을 품은 격포해변이 눈길을 끕니다. 모항을 지나 곰소에 이르는 해안 길은 변산과 바다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경관이 멋스러운데, 전망 좋은 곳에 있던 조그만 휴게소와 식당 등은 없어져서 안 보입니다. 바닷가 환경정비를 위해서 보상금을 주고 철거한 자리에 공원을 만드는 사업이 진행 중인가 봅니다. 


가끔 찾아서 해물칼국수와 백합죽을 먹던 할머니네 식당이 없어진 게 못내 아쉽긴 하지만 달리 도리가 없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찾은 내소사 전나무숲길은 여전해서 위안이 됩니다.


곰소 젓갈정식

슬지제빵소 소금흑당라떼


곰소에서 젓갈 정식으로 점심을 먹고 곰소염전 옆 ‘슬지제빵소’에서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시며 여유를 즐깁니다. 줄포를 지나 갈곡천과 주진천 다리를 건너면 고창 해변으로 이어집니다.


세계자연유산 고창갯벌


세계자연유산 고창갯벌

고창갯벌


선운리와 심원읍을 지나 계명마을에 이르기까지 바닷가를 따라 장어양식장이 즐비합니다.


고창을 대표하는 먹거리 ‘풍천장어’를 생산하는 시설들입니다. 주변에 장어구이 식당도 여럿 있지만 곰소에서 점심을 먹은 뒤여서 들르지는 못합니다. 계명마을 바닷가에 솟은 계명산은 높이가 겨우 29m로 작은 언덕 정도지만 바다 건너 중국의 산둥반도의 닭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실제 들을 수 있는지 확인하긴 어렵지만 자동차 소음이 없던 고요한 옛적에는 혹시 들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암수 닭과 병아리 조형물이 설치된 갯벌전망대


암수 닭과 병아리 조형물이 설치된 전망대에 ‘세계유산 고창갯벌’이라는 알림판이 붙어있습니다. 2021년 한국의 갯벌들을 묶어서 우리나라에서는 두 번째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바 있습니다. 세계유산에 등재된 곳은 네 곳으로 고창, 서천, 신안, 순천 갯벌입니다. 복잡한 해안선과 섬들이 있고 큰 조수간만의 차로 인해서 만들어지는 갯벌은 인류의 보물창고로 불립니다. 


세계적인 멸종위기 동식물을 비롯해서 수없이 많은 생명이 깃들어 살고 최근에는 탄소 저장능력이 새롭게 밝혀지는 등 사람에게도 헤아릴 수 없는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유네스코에서 주창하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라는 면에서 한국의 갯벌이 보전 가치를 인정받은 게 아닌가 합니다. 돌이켜 보면 오전에 건넌 새만금방조제 건설로 얻는 개발 이익과 갯벌로 남겨뒀을 때 어느 쪽이 더 가치가 큰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듯합니다. 동


호해수욕장을 거쳐서 일직선으로 뻗은 모래밭과 소나무 숲이 보기 좋게 어우러진 명사십리 해변을 지납니다.


영광 백수해안도로


칠산대교

칠산타워


구시포항과 가마미 해변은 차량 통행이 적어서 호젓한 기분을 맛보며 달리기 좋습니다. 와탄천이 바다를 만나는 곳에 ‘백제불교 최초도래지’로 알려진 마라난타사가 보이고 언덕 너머에 법성포 항구가 있습니다.


칠산바다 옆 향화도항

백수 해안도로


‘영광굴비’로도 유명한 법성포구는 조기를 널어 말리는 냄새가 가득합니다. 포구 앞 갯벌이던 곳에 인공섬이 조성돼서 큰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모습입니다.


법성포 마라난타사

신안 염전

초원사진관


15년전 해안선 일주 때는 법성포를 거쳐서 와탄천 상류로 돌아서 가는 길을 이용했지만, 이제는 새로 놓인 영광대교를 통해서 곧장 백수해안도로로 건너갑니다. 법성포에서 백수면까지 아기자기한 굴곡을 보여주는 언덕길을 달리는 재미도 있지만 서해 수평선 너머로 떨어지는 낙조를 만나는 즐거움이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일몰까지는 이른 시간이라 상사리 들판을 가로지고 불갑천을 건넌 뒤 칠산대교를 통해서 신안군 해제면에 들어섭니다.


해안 도로에 있는 주요 거점 지역


비응항: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

새만금휴게소: 전북 군산시 옥도면 새만금로 1563-26

장자도: 전북 군산시 옥도면 장자도1길 10

채석강: 전북 부안군 변산면 격포리

곰소항: 전북 부안군 진서면 곰소리

자매식당: 전북 부안군 진서면 곰소리 728

슬지제빵소: 전북 부안군 진서면 청자로 1076

고창갯벌: 전북 고창군 심원면 두어리

명사십리해변: 전북 고창군 해리면 명사십리로 678

마라난타사: 전남 영광군 법성면 백제문화로 203

백수해안도로: 전남 영광군 백수읍 대신리 산 234-11

칠산대교: 전남 영광군 염산면 옥실리

 

글·사진/김종한(만화가·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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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414호 / 2022.11.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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