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치앙마이에서 치앙다오 산까지

모터사이클 투어 전문가 김종한 작가가 이번에는 태국의 최북단인 치앙라이를 거쳐서 매콩강, 골든 트라이앵글을 달립니다.
태국의 최북단 투어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지금 바로 함께 떠나보시죠.
치앙마이를 떠나 탐롯동굴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분위기가 흥청거릴 무렵, 이번 겨울에도 태국 치앙마이를 찾습니다.
지난 겨울에는 매홍손루프를 달린 데 이어서 이번 겨울에는 태국 최북단을 달리며 치앙라이와 메콩강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다만 그에 앞서 지난번에 빠트리고 스쳐 지난 곳을 하나 찾기로 합니다. 바로 팡마파에 있는 탐롯동굴입니다.
제각기 다른 바이크를 탄 일행들과 함께 치앙마이를 떠나 매홍손을 거친 뒤 사흘 만에 팡마파에 이릅니다.
지난 투어에서 가까운 반짜보의 코럴동굴을 찾은 바 있습니다만, 탐롯동굴의 유명세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더군다나 탐롯은 땅밑을 흐르는 매랑강을 따라 배를 타고 탐험할 수 있는 보기 드문 경험을 할 수 있는 동굴입니다. 보통은 매표소를 거쳐서 가이드와 함께 대나무 뗏목을 타고 1, 2, 3동굴을 탐방하는 식이지만, 카약(고무 보트)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동굴 부근에 자리한 민박 ‘케이브롯지’에 도착해서 짐을 풉니다. 해가 져서 어둠이 내릴 무렵 롯지에서 생활하는 다양한 국적의 장기투숙자들이 저녁을 먹으러 모입니다. 미국, 영국, 태국, 중국, 한국…, 주인장은 미국 태생으로 태국인 부인과 쌍둥이 딸을 데리고 이곳에 정착했다고 합니다. 탐롯동굴 뿐만 아니라 일대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다고 합니다.
저녁 식사 뒤 다국적 손님들과 함께 화톳불을 가운데 두고 맥주를 마시며 다양한 경험을 주고받습니다. 이 자리에서 우리 일행의 카약킹과 동반된 동굴탐험이 결정됩니다. 원래는 대나무 뗏목을 이용한 동굴탐험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지만, 계획을 바꾼 셈입니다.
롯지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쌀쌀한 찬 공기를 느끼며 아침을 맞습니다. 간단히 아침밥을 먹고 카약킹을 위해 옷을 갈아입습니다. 누구는 바이크용 레인기어, 누구는 반바지와 프라스틱 신발 차림입니다. 휴대폰이나 카메라 같은 전자장비는 플라스틱 통에 넣어서 밀봉한 채 카약에 오릅니다.
거대한 탐롯동굴
카약은 2인승으로 현지인(가이드)1명+우리 일행1명, 이런 식으로 탑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노를 저으니 곧 탐롯동굴 입구에 이릅니다. 매랑강 줄기를 따라 동굴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에는 살짝 긴장감이 듭니다. 아마 미지의 세계에 들어서면서 얻는 느낌일 테지요.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동굴 안 강변에 상륙한 뒤 나무계단을 오릅니다. 눈앞에 동굴 안 세상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기묘한 형태를 가진 종유석, 석순, 석주가 나타나고 광장처럼 보이는 큰 공간을 만나기도 합니다. 크고 넓직한 면적을 가진 종유석에 사슴을 사냥하는 고대인 모습을 그린 동굴벽화도 있습니다.
생성된 지 1억 년이 된 석회동굴이니 고대인들이 들어와 삶의 터전으로 삼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비교적 최근에도 소수민족 거주민들이 살았던 흔적이 남아있고 그들의 장례풍습을 볼 수 있는 나무관들이 많이 보전돼 있습니다.
현지인 가이드의 말로는 나무관 속 시신의 뼈를 중국인들이 사 갔다는 이야기도 있네요. 어쩌면 약(?)으로 만들기 위해서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만 실제 용도가 뭔지는 모르겠습니다.
지하 공간은 대략 1,7km쯤 되는데, 노를 저으며 나아가는 입장에서는 몇 배 더 길게 느껴집니다. 동굴이 끝나는 출구 지점에는 목책으로 둑을 쌓아놨습니다. 동굴 안 수위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 아닐까 싶은데 대나무 뗏목으로 관광객을 태우기 위해서 필요한 듯합니다.
새똥과 박쥐똥 냄새가 심한 동굴을 빠져나온 뒤 매랑강 카약킹을 마치고 기다리고 있던 차량을 타고 출발지점으로 돌아옵니다.
태국 최북단을 향해
탐롯동굴의 추억을 간직한 채 빠이로 넘어와서 하룻밤을 보냅니다. 1년 만에 온 빠이는 분위기가 왠지 좀 바뀌었네요. 거리가 좀 말끔해지고 노점상 ‘길막’이 줄어든 느낌입니다. 뭔가 정돈된 분위기가 있는 대신 활기찬 기운이 덜 합니다. 쉽게 말해서 흥이 덜 납니다.
1년 사이에 뭐가 바뀐 건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스테이크하우스에서 저녁 먹고 야시장 거리를 걸으며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을 구경하는 재미는 여전합니다. 바비큐 가게에서 삼겹살과 목살구이를 사서 호텔로 돌아와 일행들과 캔맥주를 마시며 매홍손루프 투어를 잘 마무리합니다.
다음 날 일행들이 치앙마이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저는 태국 최북단을 향해 북상하기 시작합니다. 바이크는 CB650R을 반납하고 CB300R으로 배기량을 낮췄습니다.
매홍손루프는 함께 달리는 일행들 바이크와 크기를 맞추느라 미들급을 골랐지만 치앙라이와 메콩강은 나홀로 달리는 데다 오프로드 주행을 염두에 뒀기에 배기량을 낮추었습니다. 처음엔 CRF300을 탈까 했으나 그래도 온로드가 오프로드보다 훨씬 많을 테니 CB300R이 맞겠거니 싶었습니다.
예상대로 북상하는 길은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잘 돼 있고 노면 상태가 상당히 좋습니다. 반창코를 거쳐서 치앙다오 산이 보이는 곳까지 오는 동안 일부러 큰 길을 피해 왔음에도 그렇습니다. 가능하면 거치는 동네마다 이름을 읽어보는데 ‘반창코’는 특이하고 재미나서 기억해 두기로 합니다.
간판이나 이정표의 태국어 읽기는 휴대폰 어플을 이용합니다. (참 좋은 세상입니다) 치앙다오 산은 흰 구름을 쓴 모습이 마치 유럽 알프스의 어느 산자락을 뚝 떼어서 옮겨놓은 듯합니다.
도이 치앙다오 산과 온천
치앙다오 산은 해발 높이가 2,175m에 이르고 태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산이라고 합니다. 태국의 다른 고산들과 달리 석회암 바위와 절벽이 즐비하고 등산로가 거칠어서 관광객이 정상에 가려면 공식 가이드와 함께 올라야 하는 곳입니다. 주변 산악을 내려다보는 압도적인 산세를 가져서 예부터 신앙과 존중 대상으로 여겨진다고도 합니다.
큰 길을 벗어나 치앙다오 산이 잘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 봅니다. 샛길로 조금 들어가자 차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주차장이 보입니다. 뭔가 싶어서 바이크를 세우고 언덕을 오르니 규모가 상당히 큰 카페가 나타납니다. 실내와 야외 자리 모두 빈 자리가 안 보여서 옥상에 올라보니 치앙다오 산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산 전망을 감상하며 커피를 마시는 이들을 보노라니 마치 서울 근교 양평이나 청평에 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며칠 전까지 달린 매홍손이나 여기나 시골이긴 마찬가지건만 이렇게 큰 카페가 성업 중인 걸 보면 이쪽이 유동 인구가 많은 모양입니다.
산 쪽으로 좀 더 깊숙이 들어가 봅니다. 비포장 흙길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갑자기 계곡에 벌거벗은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반바지나 엷은 옷을 걸치긴 했지만 왜 저런 차림일까 싶었는데, 치앙다오 온천을 찾은 사람들입니다.
계곡 옆에 욕조처럼 보이는 둥근 통에 들어가 온천욕을 즐기는가 하면 소풍을 온 듯 자리를 펴고 도시락을 먹는 가족도 보입니다. 바위 틈에서 솟는 온천수에 손을 넣어보니 제법 뜨겁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온천욕을 즐기고 싶지만, 기온이 30℃를 웃도는 날씨여서 포기합니다.
계곡에서 쉬다가 빠져 나오니 갈림길을 만납니다. 왼편으로 빠져서 치앙다오 산 둘레를 달리는 지방도를 달려볼까 하다가 메콩강으로 향하는 길과는 방향이 맞지 않아서 마음을 돌립니다. (다음에 계속)
김종한 모터사이클 투어 전문가(만화가/여행작가)
barami337@naver.com https://band.us/@biketo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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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치앙마이에서 치앙다오 산까지
모터사이클 투어 전문가 김종한 작가가 이번에는 태국의 최북단인 치앙라이를 거쳐서 매콩강, 골든 트라이앵글을 달립니다.
태국의 최북단 투어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지금 바로 함께 떠나보시죠.
치앙마이를 떠나 탐롯동굴로
지난 겨울에는 매홍손루프를 달린 데 이어서 이번 겨울에는 태국 최북단을 달리며 치앙라이와 메콩강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다만 그에 앞서 지난번에 빠트리고 스쳐 지난 곳을 하나 찾기로 합니다. 바로 팡마파에 있는 탐롯동굴입니다.
제각기 다른 바이크를 탄 일행들과 함께 치앙마이를 떠나 매홍손을 거친 뒤 사흘 만에 팡마파에 이릅니다.
지난 투어에서 가까운 반짜보의 코럴동굴을 찾은 바 있습니다만, 탐롯동굴의 유명세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더군다나 탐롯은 땅밑을 흐르는 매랑강을 따라 배를 타고 탐험할 수 있는 보기 드문 경험을 할 수 있는 동굴입니다. 보통은 매표소를 거쳐서 가이드와 함께 대나무 뗏목을 타고 1, 2, 3동굴을 탐방하는 식이지만, 카약(고무 보트)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동굴 부근에 자리한 민박 ‘케이브롯지’에 도착해서 짐을 풉니다. 해가 져서 어둠이 내릴 무렵 롯지에서 생활하는 다양한 국적의 장기투숙자들이 저녁을 먹으러 모입니다. 미국, 영국, 태국, 중국, 한국…, 주인장은 미국 태생으로 태국인 부인과 쌍둥이 딸을 데리고 이곳에 정착했다고 합니다. 탐롯동굴 뿐만 아니라 일대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다고 합니다.
저녁 식사 뒤 다국적 손님들과 함께 화톳불을 가운데 두고 맥주를 마시며 다양한 경험을 주고받습니다. 이 자리에서 우리 일행의 카약킹과 동반된 동굴탐험이 결정됩니다. 원래는 대나무 뗏목을 이용한 동굴탐험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지만, 계획을 바꾼 셈입니다.
롯지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쌀쌀한 찬 공기를 느끼며 아침을 맞습니다. 간단히 아침밥을 먹고 카약킹을 위해 옷을 갈아입습니다. 누구는 바이크용 레인기어, 누구는 반바지와 프라스틱 신발 차림입니다. 휴대폰이나 카메라 같은 전자장비는 플라스틱 통에 넣어서 밀봉한 채 카약에 오릅니다.
거대한 탐롯동굴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동굴 안 강변에 상륙한 뒤 나무계단을 오릅니다. 눈앞에 동굴 안 세상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기묘한 형태를 가진 종유석, 석순, 석주가 나타나고 광장처럼 보이는 큰 공간을 만나기도 합니다. 크고 넓직한 면적을 가진 종유석에 사슴을 사냥하는 고대인 모습을 그린 동굴벽화도 있습니다.
현지인 가이드의 말로는 나무관 속 시신의 뼈를 중국인들이 사 갔다는 이야기도 있네요. 어쩌면 약(?)으로 만들기 위해서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만 실제 용도가 뭔지는 모르겠습니다.
지하 공간은 대략 1,7km쯤 되는데, 노를 저으며 나아가는 입장에서는 몇 배 더 길게 느껴집니다. 동굴이 끝나는 출구 지점에는 목책으로 둑을 쌓아놨습니다. 동굴 안 수위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 아닐까 싶은데 대나무 뗏목으로 관광객을 태우기 위해서 필요한 듯합니다.
새똥과 박쥐똥 냄새가 심한 동굴을 빠져나온 뒤 매랑강 카약킹을 마치고 기다리고 있던 차량을 타고 출발지점으로 돌아옵니다.
태국 최북단을 향해
1년 사이에 뭐가 바뀐 건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스테이크하우스에서 저녁 먹고 야시장 거리를 걸으며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을 구경하는 재미는 여전합니다. 바비큐 가게에서 삼겹살과 목살구이를 사서 호텔로 돌아와 일행들과 캔맥주를 마시며 매홍손루프 투어를 잘 마무리합니다.
다음 날 일행들이 치앙마이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저는 태국 최북단을 향해 북상하기 시작합니다. 바이크는 CB650R을 반납하고 CB300R으로 배기량을 낮췄습니다.
예상대로 북상하는 길은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잘 돼 있고 노면 상태가 상당히 좋습니다. 반창코를 거쳐서 치앙다오 산이 보이는 곳까지 오는 동안 일부러 큰 길을 피해 왔음에도 그렇습니다. 가능하면 거치는 동네마다 이름을 읽어보는데 ‘반창코’는 특이하고 재미나서 기억해 두기로 합니다.
간판이나 이정표의 태국어 읽기는 휴대폰 어플을 이용합니다. (참 좋은 세상입니다) 치앙다오 산은 흰 구름을 쓴 모습이 마치 유럽 알프스의 어느 산자락을 뚝 떼어서 옮겨놓은 듯합니다.
도이 치앙다오 산과 온천
치앙다오 산은 해발 높이가 2,175m에 이르고 태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산이라고 합니다. 태국의 다른 고산들과 달리 석회암 바위와 절벽이 즐비하고 등산로가 거칠어서 관광객이 정상에 가려면 공식 가이드와 함께 올라야 하는 곳입니다. 주변 산악을 내려다보는 압도적인 산세를 가져서 예부터 신앙과 존중 대상으로 여겨진다고도 합니다.
큰 길을 벗어나 치앙다오 산이 잘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 봅니다. 샛길로 조금 들어가자 차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주차장이 보입니다. 뭔가 싶어서 바이크를 세우고 언덕을 오르니 규모가 상당히 큰 카페가 나타납니다. 실내와 야외 자리 모두 빈 자리가 안 보여서 옥상에 올라보니 치앙다오 산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산 전망을 감상하며 커피를 마시는 이들을 보노라니 마치 서울 근교 양평이나 청평에 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며칠 전까지 달린 매홍손이나 여기나 시골이긴 마찬가지건만 이렇게 큰 카페가 성업 중인 걸 보면 이쪽이 유동 인구가 많은 모양입니다.
산 쪽으로 좀 더 깊숙이 들어가 봅니다. 비포장 흙길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갑자기 계곡에 벌거벗은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반바지나 엷은 옷을 걸치긴 했지만 왜 저런 차림일까 싶었는데, 치앙다오 온천을 찾은 사람들입니다.
계곡에서 쉬다가 빠져 나오니 갈림길을 만납니다. 왼편으로 빠져서 치앙다오 산 둘레를 달리는 지방도를 달려볼까 하다가 메콩강으로 향하는 길과는 방향이 맞지 않아서 마음을 돌립니다. (다음에 계속)
김종한 모터사이클 투어 전문가(만화가/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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