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한의 한국기행_최북단 건봉사와 명파리

2021-10-06

미시령과 울산바위 그리고 라이더/미시령 옛길을 달리는 라이더


미시령을 넘어 구불구불 이어지는 옛길을 따라 속초 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울산바위 전망대가 있습니다.


미시령터널 부근 전망대도 괜찮지만 이 쪽이 좀 더 가깝게 보입니다. 옛길이 새 길과 만나기 직전 좌회전합니다.


도원리에 있는 거대농부


세계잼버리수련장을 지나 토성면 도원리 쪽 시골길을 달리다 보면 ‘진격의 농부’를 만납니다. 거대한 농부가 무릎을 굽힌 채 지게로 항아리를 짊어지는 자세를 하고 있는데, 일어서면 키가 12~13m는 족히 돼 보입니다.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뜬금없이 거인 농부와 마주친 터라 어이가 없기도 하고 왠지 헛웃음이 납니다. 아마 제작자도 이런 걸 노렸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한 번 더 반전이 있습니다. 거대 농부가 무릉도원권역 문화센터, 즉 마을회관으로 지어진 건물이라는 사실입니다. 이 특이한 건물 뒤편에 조성된 공원에는 항아리를 굽는 가마와 일꾼 모습 등이 재현돼 있습니다. 주변 마을에 전해지는 이야기를 주제로 볼거리를 만들어 놓은 듯한데…… 왠지 방치된 분위기여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피움미술관의 피에타


문암천을 건넌 뒤 야촌리 깊숙한 골짜기에 자리잡은 피움미술관을 찾습니다. 조형예술가 이건 작가의 대형 조소 작품을 전시한 곳입니다. 조금 전 들렀던 도원리 문화센터의 거대 농부가 B급 감성을 자극하는 조형물이라면 피움미술관에는 정상적인(?) 대형 조소 작품들로 가득합니다. 그 중에도 작가의 독특한 재해석이 더해진 ‘피에타’가 눈길을 끕니다. 


피움미술관으로 가는 길


여러 작품들 사이를 돌아보는 도중에 이건 작가 본인이 나타나 “아직 개관 전이라서 어지럽습니다”라고 하네요. 운 좋게 작가로부터 직접 작품해설을 듣습니다. 피움미술관은 규모가 매우 커서 차후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될 거라고 합니다.


고성 왕곡마을


7번 국도로 빠져나온 뒤 고성으로 북상합니다. 송지호 옆 고성왕곡마을은 고려 말에 조선 건국을 반대한 함부열이 은거해 살던 곳으로 강릉 함씨, 강릉 최씨 등이 어울려 사는 집성촌입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북방식 한옥(양통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부엌과 외양간이 붙어있고 겨울철 난방을 중요시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에서 윤동주가 살던 간도 용정마을을 대신해서 촬영한 곳이기도 합니다.


건봉사 전경


계속해서 7번 국도를 따라 고성군청이 있는 간성읍을 지납니다. 진부령에서 발원해 동해로 흘러드는 북천을 건넌 뒤 46번 국도를 거쳐 건봉사로 향합니다. 건봉사는 금강산 자락이 시작되는 건봉산에 자리를 잡아서 ‘금강산 건봉사’라고 불립니다. 신라 법흥왕 시기 아도화상에 의해 창건됐다고 전하며 고려와 조선을 거치며 많은 수난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수백 채 전각이 임진왜란 때 불타고 한국전쟁 때 폭격을 받아 폐허가 됐다고 합니다. 


건봉사의 지킴이인 강아지


최근에 불사를 일으켜 전각을 새로 짓고 있습니다만 옛 모습을 되찾기가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국내 최북단 민통선 지역이어서 출입이 어렵다가 1989년에야 전면출입이 가능해졌다고 합니다.


평양면옥의 산채비빔밥/송도물회


건봉사를 지나 조금 더 북상하면 제진검문소에서 군인들의 제지를 받습니다. 조금만 더 달리면 금강산이건만 더는 갈 수 없습니다. 명파리로 돌아 나와서 평양면옥에서 막국수와 산채비빔밥으로 점심을 하며 아쉬움을 삭힙니다.


글/사진 김종한(만화가·여행작가)

barami337@naver.com

https://band.us/@biketouring

 

도원리 거대농부

강원 고성군 토성면 성대로 438

피움미술관

강원 고성군 죽왕면 야촌리 1024-44

고성왕곡마을 033-631-2120

강원 고성군 죽왕면 왕곡마을길 36-13

평양면옥 033-682-0669

강원 고성군 현내면 금강산로 819

송도물회 033-633-4727

강원 속초시 중앙부두길 63


※ 모든 사진은 코로나 상황 이전에 촬영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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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384호 / 2021.8.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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