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한의 한국기행_지리산으로 가는 길, 함양 지안재

2021-11-10

개평마을 함양일두 고택


덕유산을 넘어온 37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가 거창에서 3번 국도로 갈아탑니다.


‘안의갈비찜’으로 유명한 ‘안의’에서 24번 국도로 또 한 번 갈아타고 조금만 가면 ‘지곡면’입니다. ‘안의’에서 점심을 한 뒤 지곡면 ‘개평마을’을 잠시 둘러봅니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유학자 정여창이 살던 ‘함양일두고택’을 비롯해서 ‘함양오담고택’ ‘풍천노씨대종가’ 등 고풍스런 기와집들이 마을을 이루고 있습니다. ‘함양일두고택’에서는 인기리 방영된 ‘미스터 선샤인’을 촬영한 바 있고 바로 옆에 ‘솔송주문화관’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솔송주문화관 우물을 찾은 청개구리


‘솔송주’는 정여창 문중에서 대대로 전승돼 오는 ‘가양주’로써 청와대 국빈 만찬에 제공되는 전통술이기도 합니다. 문화관 내부에는 각종 품평회에서 ‘솔송주’가 대상을 받은 이력과 대통령의 사인이 든 액자도 걸려있어서 5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전통을 이어오는 이들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습니다.


우물이 있는 문화관 마당에서 햇살을 받으며 쉬다가 ‘상개평마을’을 지나 대봉산과 백암산 사이 고개를 넘습니다. 고개 양쪽에 자리한 병곡면과 지곡면 이름을 딴 ‘병곡지곡로’를 따라 함양으로 들어섭니다. 대봉산에서 발원한 월암천을 비롯해서 주변에 많은 개천이 모여 위천을 이룬 뒤 함양 읍내를 휘감고 흐릅니다. 물줄기는 수량이 적당하고 잔잔할 때는 더할나위 없는 고마운 존재지만, 비가 많이 내려서 큰 물이 지면 무시무시한 수난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위천이 함양읍에 이르는 곳에 자리한 ‘상림’은 홍수를 막기 위한 ‘방수림’입니다. 1,100여년 전 신라 진성여왕 시기 천령군(함양) 태수로 부임한 최치원이 위천 홍수로 읍민이 수난을 당하는 걸 보고 해결책으로 조성한 숲이라고 알려진 곳입니다. 최치원은 위천 홍수가 읍내를 직격하지 않도록 물길을 돌리고 강변을 따라 숲을 조성해서 범람을 막았다고 합니다.


지리산 가는 길


우리나라에 전해지는 최초 인공조림 숲으로 천연기념물 제154호로 지정돼 있습니다. 처음 조성될 무렵에는 ‘대관림’으로 불리다가 어느 해 홍수로 숲의 가운데가 토막 나서 ‘상림’과 ‘하림’으로 나뉘었다고 합니다. ‘하림’은 마을이 들어서면서 훼손됐다가 최근에 일부 구간이 ‘하림공원’으로 바뀌었고, ‘상림’은 여전히 처음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서 ‘천년의숲’으로 불립니다.


함양을 벗어나 남원으로 이어지는 24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1023번 지방도가 나뉘는 이정표가 나타납니다. ‘지리산’ ‘지리산 가는 길’ ‘백무, 칠선, 오도재’ ‘한국의 아름다운 길’ 같은 문구를 이정표에 덧붙여 놓았습니다. 바이크 관련 커뮤니티에 사진이 많이 올라오는 장소로 손꼽히는 ‘지안재’를 품은 길입니다. 한 때 이정표에 적힌 ‘오도재’라는 이름으로 오도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지안재’로 알고 부릅니다.


지안재를 달리는 라이더


한 굽이 두 굽이 예쁘게 휘는 고갯길을 올라서니 역시나 많은 바이크들이 보입니다. 커피트럭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받아들고 전망대에서 ‘지안재’를 달리는 바이크를 구경합니다. 할리데이비슨, 트라이엄프, BMW, 야마하, 스즈키, 혼다, 두카티, S&T……, 한국에서 판매되는 거의 모든 메이커 기종들이 ‘지안재’를 달립니다. 저 멀리 보이는 조동마을 황금들판과 푸른 소나무들이 어우러진 경치 속에 구절양장 고갯길을 달리는 라이더들이 현대판 동양화 한 폭처럼 느껴집니다.


‘지안재’에 이어서 ‘지리산 제1문’이 서 있는 ‘오도재’를 지납니다. 지리산으로 통하는 관문 역할을 하는 ‘오도재’를 넘어서는 순간, 눈앞에 지리산 연봉이 장엄하게 펼쳐집니다.



글·사진/김종한(만화가·여행작가)

barami337@naver.com

https://band.us/@biketouring


※ 모든 사진은 코로나 상황 이전에 촬영된 것입니다.


함양일두고택 - 055-962-7077 경남 함양군 지곡면 개평길 50-13

상림공원 - 경남 함양군 함양읍 필봉산길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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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389호 / 2021.10.1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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